3월 둘째 주까지만 해도, 10경기 정도 남은 상황에서 2위 그룹과 3경기 차 정도의 승차를 보이며 넉넉하게 동부 우승을 거머쥘 것만 같은 히트였지만, 3월 3주차 4경기에서 모두 전패하면서 동부 1위를 빼앗긴 것은 물론 경기 중 스포와 지미가 말싸움을 하고, 이걸 말리려는 UD와 지미가 더 거친 언사를 주고받는 일까지 발생하자.. 히트의 몰락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며 동부 상위권 순위 경쟁에 혼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추측 아닌 추측이 일었습니다.. 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언론이 오랜만에 사우스비치에서 생간 분란에 기름을 부으며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려고 했지만, 아직 22세인 타일러 히로가 플옵에서 이런 모습 보이는 거보다는 정규시즌에서 이렇게 지는 게 낫다라는 프로페셔널한 인터뷰와 카일 라우리의 우리는 조정을 하고 있다는 인터뷰, 그리고 사건 당사자인 지미와 이젠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오너 생활하며 방송에 맛들인 와데가 입을 맞춘 듯 "큰일(플옵)을 앞두고서 가족끼리 크게 한바탕 한 것일 뿐"이라는 말로 사건이 될수 있는 일을 헤프닝으로 일단락 시켰죠.
이후 킹스전에서의 작은 조정 이후 모두가 질 것이라고 예상한 셀틱스 원정을 접전 끝에 잡아내면서 한 시름 놓은 뒤 이전 샬럿 경기까지 다시 5연승하며 정규시즌 2게임 남은 현재, 히트는 2위 그룹과 다시 2게임 차 동부 1위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현재 스포가 코비드 이슈 때문에 토론토 원정부터 팀에 부재하지만, 감독 대행을 맡고 있는 크리스 퀸이 스포가 만들어 놓은 스킴을 잘 유지하며(스포에게 보스가 신앙이듯, 퀸에게 스포는 신앙이죠), 모두가 위기라고 생각한 팀을 정말 빠른 시간 내에 본 궤도로 다시 올려놓으며 동부 플옵 홈코트를 놓치지 않을 모양새입니다.
이 5연승 기간 동안 어떤 조정이 이뤄졌는지 조촐하게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양아들 벤치오프 - 스트루스 주전행
히트 팬이라면 당연히 아실 부분이지만, 올 시즌부터 거대 계약이 시작된 던컨 로빈슨은 히트의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여전히 승리하는 경기에서의 3점 효율은 PPP로만 보자면 커리 안 부러울 수준이지만, 질 때의 양아들은 연 평균 18M 계약자로서는 절대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을 골라서 보여줬죠. 3점이 안들어가는 건 물론, 다른 팀들의 공격 포인트가 되어 픽을 한 다음 스위치 한 뒤 상대의 가드에게는 돌파로, 상대 스윙맨 이상의 선수들에게는 포스트업이나 운동능력으로 유린당하며 본인이 제일 잘 하는 3점에서도 꼴아박 단계까지 떨어지면서 3월 3주차 팀의 4연패를 이끄는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했죠.
슈팅도 메롱이지만, 자신감도 메롱된 양아들을 본 양아버지 스포는 드디어 칼을 듭니다. 바로 양아들의 벤치오프, 스트루스의 주전행이라는 작은 조정을 실행하고, 이후 팀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규 시즌 내내 보여줬던 솔리드하고 강력한 동부 1위 히트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을까?
일단 스트루스는 양아들을 상회하는 수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 들어와서 무릎 부상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아들을 뛰어넘는 운동능력과 퀵니스, 그리고 같은 100kg의 몸무게이지만, 상대 포스트업을 버티는 능력이 양아들보다 나은 편입니다. 양아들이 상대에게 공격 대상으로 지목 되어 근성 하나로 버텼던 것에 비해 스트루스는 상대가 만만하게 보다가 저들이 제대로 된통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나오는 데요. 가장 제대로 된 예가 바로 셀틱스전 4쿼터 클러치 타임 때 셀틱스가 하던대로 픽을 건 다음 테이텀의 공격 상대로 스트루스를 선택 한 뒤 공격하다가 스트루스가 2블락 1차징으로 테이텀을 막은 뒤 히트는 차곡차곡 득점하면서 셀틱스 던전을 격파하는 모습이라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양아들이 히트 최고 슈터라고 한다면, 그 다음 자리는 바로 스트루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히로도 캐치 앤 슛으로만 따지면 누가 2위냐를 이야기해봄직 합니다만, 히로는 슈터라고만 하기엔 너무 대단한 공격수죠). 그런데 양아들이 자무룩하면서 이 최고 슈터자리를 스트루스가 가져가게 됩니다. 이 조정이 이뤄지고 난 뒤 5게임동안 스트루스는 평균 13.4점, 야투 50%(FG 50%, 3점 50%), FT 100%라는 경이적인 슈팅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 중이죠.
스트루스 얘만 잘하면 되는데.. 벤치 오프하고 있는 양아들도 "주전"이라는 부담감을 떨고 난 이후에는 지난 2시즌 동안 보여준 3점 스페셜 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다시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것 볼 필요도 없이, 양아들의 가치는 3점에서 나타나는데, 벤치 오프한 5경기 동안 47%로 3점을 넣어주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양아들이 리그 탑 3점 슈터로 명성을 갖게 된 첫 시즌의 3점슛 성공률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기록이고요.
이 두 선수가 서로 자리를 바꾸면서 히트는 양아들에게 편중된 수비 약점을 완벽하지는 않지만, 양아들보다는 뛰어난 수비수인 스트루스로 보강을 하는 한편, 스포가 언제나 추구하는 48분간 동일한 경기력을 코트에서 보이는 부분에 있어, 벤치 오프하는 양아들이 부담을 털어내면서 3점 라인에서의 경쟁력을 중시하는 히트의 게임 플랜이 보다 강화된 측면이 있는 거죠.
그리고 사족 하나, 스트루스가 이번 5경기 전까지 히트가 부상 및 코로나 프로토콜로 인해 주전을 뛴 경기가 10경기 있었는데.. 그 경기의 승률이 무려 8할이었습니다. 이 5경기가 들어간 뒤로는 13승 2패.. 거의 승리 요정이나 다름 없죠.
2. 다시 쿼터백이 된 카일 라우리
4연패 기간 동안, 히트 선수 중 가장 빛났던 건 카일 라우리였습니다. 연패 중이었지만, 팀 2위 득점인 18.8점을 극도의 효율 높은 공격(FG 53.2%, 3점 47.2%)을 보였지만, 팀을 연패 수렁에서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시즌 히트에서 특수한 상대 몇을 제외한다면, 라우리가 공격 전면에서 공격 첨병의 역할을 맡아 득점에 전념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라우리는 코트의 쿼터백으로서 리딩과 볼운반 및 공격 조립에서 힘을 내줄 때 버틀러와 슈터들이 득점을 해줘야 히트가 히트로서 빛을 발하는 것이지, 라우리가 전면에서 뛰는 시간과 클러치 타임을 빼고 라우리가 공격을 마무리하는 모습은 히트에게 그렇게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해당 기간 동안 라우리는 이번 시즌 평균 야투 시도인 7회를 훨씬 상회하는 12회의 야투 시도를 했는데요. 물론 효율은 좋으나 이 자체가 히트의 경기 플랜과는 배치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라우리가 공격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슈터들이 메롱 되는 경우인데요.. 연패기간동안 히트가 자랑하는 양아들, 스트루스, 빈센트, 터커신의 3점 성공률은 고작 27%.. 이러니 라우리가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거죠.
하지만, 양아들 오프, 스트루스 주전 조정 이후, 그리고 연패 기간 동안 가용하기 어려웠던 히로가 돌아오고 난 뒤 라우리가 다시 쿼터백으로 돌아왔습니다. 슈팅 시도는 12개에서 10개로 줄어 득점은 16.8점으로 줄었지만, 어시스트가 무려 경기당 8.5개로 수직상승하면서 스포가 추구했던 라우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아.. 슈팅 시도는 줄었지만, 효율은 더 좋아진, FG 53.8%, 3점 52%로 쏴주고 있고요.
3. 3점 슈팅 폼을 조정한 버틀러
요건 간단합니다. 이젠 새깅이 아니라 버리는 정도가 된 지미의 이번 시즌 3점은 저 5경기 전까지 19.8%로 커리어 로우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3월 3주까지 지미는 이전에 던지듯이 점프슛으로 3점을 때렸는데, 이걸 3월 마지막 주부터 바꿨습니다.
바로 자유투 던지듯이 셋포지션에서 거의 점프를 안하면서 던지는 것으로 3점 슈팅 폼을 바꿨는데요. 이렇게 폼이 바뀐 뒤 3점 성공률은.. 무려 46.7%입니다. 물론 완전한 점프슛이 아니기 때문에 이전처럼 스탭백 등 기교 부리면서 3점을 때리기는 어렵지만, 저렇게 세팅 포지션에서라도 던지는 3점이 50%에 육박하게 들어간다면, 상대는 지미에게 3점을 버릴 수는 없게 됩니다. 게다가 아무리 셋포지션에서 던지는 슛이라고 해도 릴리스가 매우 신속하기 때문에 히트는 지미를 무려 슈터로 활용하는 공격세팅까지 선보이더군요.
이렇게 자잘한 조정 속에서 히트는 다시금 5연승 힘을 내면서 자력으로 동부 1위를 먹을 수 있는 9부능선까지 와 있습니다. 모레 호크스전이 홈 피날레인데, 잘 매조지하기를 바라면서.
첫댓글 화이팅 히트 담경기 필숭 부탁드립니다.
지미 일내자!
버블 히트 이후로 또 한번 드라마틱한 플옵을 볼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코칭스태프가 진짜 대단한 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아주 잠깐이긴하지만 올라디포도 슬슬 폼이 올라와보이던데 이 모습에 얼마나갈지 궁금하군요. ㅎㅎ 지미와 스포의 자세한 스토리가 궁금하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