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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 스크랩 결혼식 짝퉁 하객 알바
一波 추천 0 조회 574 09.06.23 23:07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예식장이 있는 아래 층에 짝퉁하객이 모였다. 다들 영감들이다. 

 

 

 예식장 2층 한적한 곳에도 영감들이 모였다.

 

 하객 도우미 직원이 인원을 점검하며 한 사람당 축의금 10만 원이 든 봉투를 준다. 혹시 떼 먹고 도망칠까봐서 수표 번호를 다 적어놓았다고 으름장은 논다. 자네나 등 치지 말게.

 

 

 

 이게 7만 원짜리 식사란다, 늙은 입에는 갈비탕이 더 입에 달지만 나오는 대로 먹어야 하는 곳에선 주는 대로 먹을 밖에.

 

 

 

 

 

결혼식 짝퉁 하객 알바

결혼식에 짝퉁 하객으로 알바 나가기

전화 한 통화가 걸려와 내게 알바가 생겼다. 2년 전에 한 번 했으니 참 오랜만이다.

하객 도우미 회사에서 연락이 하 없기에 내 이름은 삭제되었는가 싶더니 불사조처럼 살아났는가 보다.

결혼식 하객 도우미다. 이건 내가 아주 잘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잊을 만 하면 되풀이되는  일이니 친구의 아들딸이 시집 장가가네, 친척 조카 아들 딸이 가네 하면서 수시로 하객 노릇 열심히 했다. 축의금 봉투에다 배  쫄쫄 굶고 속알머리 늙고 해도 찍사까지 하니 직업이 결혼식장 하객이 된 판에 달인의 경지에 오른 나에게 짝퉁 하하라고 하니 이거야말로 떼어놓은 당상이다.

장소는 강남, 시간은 토요일 1시 반에 집합인데다 친구도 몇 명 달랑 달고 오면 더 좋단다. 말 전하는 결혼 도우미 직원에게 묻는다

일당이 얼마요?

만 오천 원에 점심으로 7만 원 짜리를 대접한단다.

역할은 신랑 아버지의 친구란다.

강남에서 제법 이름 알려진 예식장이니 식장 비용이 만만치 않을 터. 하객 한 명당 도우미 회사 돈 내고 오는 사람 밥 먹이자면 한 사람 10만 원씩 들어갈 테고 몇 십 명을 동원하면 몇 백만 원이 뜬금없이 사라질 판이건만 신랑 아버지는 얼마나 모임이나 친구 없이 살았다면 이 지경으로 하객을 동원할 정도로 하단 말인가.

 

있는 사람은 쓰는 일이고, 같은 사람은 재미삼아 소일 삼아 나가본들 어쩌리.

나는 나와 달랑 함께 갈 하객을 모려고 전화를 걸었다. 하객 도우미 회사에서 정한 조건대로 나이 적당한 근처 사는 동서에게 건다.

밥만 먹여줘도 가겠지만 그날은 다른 데 모임 있어 유감 천만이네.

 

다른 이에게 전화를 건다.

황형을 오랜만에 만나는 일인데 잘 됐.

 

전날 날씨가 덥더니 결혼 당일은 비가 와서 날씨가 구질구질하다. 친구 아들 딸 결혼식에 입고 나가던 쥐색 복 정장에다가 청색과 흰색의 사선 무늬 넥타이를 하고 나섰다.

약속 장소는 역삼역 지하철 안이다.

60은 넘어  보이는 영감들이 양복을 빼입고 끼리 리 모여 있다. 척 봐서 짝퉁 하객인 걸 알겠다. 이십여 명은 되겠다. 하객 도우미 회사 직원은 예식장 한 구석에 사람을 모고는 인원 점검을 한다. 그리고 돈 봉투 2개씩 준다. 한 사람 앞에 왜 두 사람분의 축의금 봉투를 주는지. 기기다가 방명록에 추가로 2사람 이름을 더 적으란다.

뭐 땜에 더 적는답니까?

나는 당연히 궁금하다.

방명록에 사람이 많을수록 좋답니다.

하객회사 직원의 말은 들을수록 아리송하다. 이건 좀 수상하다. 오지도 않은 짝퉁 숫자를 려서 신랑 아버지에게 삥땅을 칠 것  같은 느낌이다. 나중에 식이 끝나고 나서 하객 도우미 직원은 오늘 동원 인력이 100명이었다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결혼식미리 모였던 인원은 30여명 밖에 안 되었으니 나머지 70명은 어디 다른데 숨겨놓았단 말인가. 직원의 말투도 이상하고 야릇하다.

같은 필체로 글씨를 쓰면 티가 날까 봐 하는 수작인가.

 

2시에 시작하는 줄알았더니 식은 2시 반에 시작됐다. 신랑은 잘 났고 색시는 곱다. 신랑은 천하가 알아주는 대학을 나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직장에 다니고  신부그래도 중간쯤 하는 대학을 나와 제법 알아주는 직장에 다닌다. 신랑 아버지는 풍채도 좋고 돈도 있어  보이다. 부인도 참하다. 친구 많고 이웃이 많아 보이는 부부다.

그런데 하객당 10만 원을 들여서 100명에 1000만 원을 쓰면서 대접인지 적선인지 신부 측에게 과신지 할 일이 무엇인가.

내가 먼젓번에 갔던 결혼식은 신부 측 친척 노릇이었다. 강원도에서 서울에 와 홀로 일어선 신부에겐 친척들이 서울까지 올 힘이 없는가보다. 우리  짝퉁 도우미 10여 명은 가족사진까지 찍었다. 그때는 먹을 거리가 부족하다며 짝퉁들은 밥도 못 먹고 2만원 받고 할 일만 했다. 결혼식 가족 사진에 그 시간 이후로 단 한번도 만날 일이 없는 친척 사진을 보면서 그 젊은 부부는 그 사진을 가리키면서 만날 수 없는 삼촌과 육촌 언니라고 하겠지.

그때 생각을 하면 그런대로 짝퉁 하객은 필요할 수도 있다며 억지라도 수는 있겠다.

내가 앉은 자리는 아줌마 세상이었다. 남자라곤 나와 내 친구. 눈치를 보니 짝퉁 하객은 아니고 신부 어머니 친구들이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신랑 신부와 부모님이 하객들에게 인사를 할 때 신부 어머니와 자기들끼리만 아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보면.

결혼식은 축하를 받는 자리다. 마땅히 축하를 하는 하객들만 모여야 한다.

남 보란 듯이 사람을 모려면 차라리 서울 광장에서 모인 사라에게 국수 한 사발을 먹여 주는 게 낫다.

사람 사는 게 처지가 저마다 물론 다르다.

나 역시 때가 되 아들딸이 갑자기 눈에 콩깍지가 씌워 장가가네 시집가네 할지 모른다. 그때  나는 친척과 진짜로 축하해줄 10명 안팎만 돼도 그 얼굴만으로 반가울 것이다.

결혼식을 으레 그렇듯 밥만 먹으면 판을 거둘 때다.

신랑 아버지 밥 잘 먹고 갑니다.

애를 쓰셨으니 아들 며리 행복하게 지내라고 빕니다.

오늘 오는 비가 궂다고 서운해 마세요.

인생사도 이렇게 비 오다 개는 거지요.

내게 4번이나 다른 이름을 쓰게 시키던 하객 회사 직원은 오천 원을 내게 준다.

나머지 명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삥땅을 치는가 싶다.

100명을 동원 시키려던 신랑 아버지는 이러다간 서른 정도 밖에 것을 어떻게 아나.

사람이 오는 대로 조촐하게 하면 그뿐, 진정으로 행복을 축복하는 사람들만 청해야  한다. 이렇게 타인들을 불러 모아 부질없는 허세에는 헛돈이 나가도 행복하다면 무슨 말을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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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6.24 09:01

    첫댓글 세상사 사는 방법도 제각각이네요. 아직은 세상경험이 짧은 저로서는 감히...

  • 09.06.24 12:50

    동감합니다. 허세보다는 식의 뜻을 되새기는 시대가 얼렁 왔으면 합니다. 세대가 바뀌면 사람들 생각도 바뀌겠죠

  • 09.06.24 18:11

    하, 이런 일도 있군요...

  • 09.06.24 22:56

    그런일도잇엇군요... 오웅

  • 09.06.25 08:46

    아하~~~ 참! 세상~~~

  • 09.06.25 12:22

    이거야 참~ 그래도 신랑신부는 행복하게 잘 살았음 싶네요^^

  • 09.06.27 00:46

    허허... 그런 알바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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