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 바람길에서 보문사 가는 길, 갈대가 무성한 길을 잘 걷다보니 예정된 시간안에 딱 맞추어 왔습니다. 아침 충무로 출발부터 장곶돈대, 스페인마을, 바람길 걷다가 풍성한 점심, 그리고 보문사 앞까지의 바람길, 너무 순조롭고 시간이 딱딱 맞아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떠올랐습니다. ‘이러다가 무슨 일 나면 안되는데’ 하는 불안감까지 살짝 들더군요.
보문사 입구에 도착시간이 오후 5시 전, 이제부터는 일몰과의 싸움이라고 했습니다. 미세먼지도 없는 청명한 날씨, 낙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날, 서둘러서 보문사 눈썹바위로 올라갑니다. 물론 긴 긴(?) 바람길을 걷고 와서 힘든 분도 계셔 눈썹바위는 최종 16분이 올라갔습니다. 종교에 상관없이 커다란 절벽에 처마(눈썹)같이 생긴 바위 밑으로 부처님을 새긴 마애석불, 그 자체로도 훌륭한 예술품이었습니다.
보문사 마애석불을 오랫동안 연구하신 청풍님에 의하면 보문사 극락보전 옆 계단에서부터 마애석불까지 419계단이라고 합니다. 노을공원 계단이 550여 개, 용마산 계단이 580여 개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은 숫자, 주저하는 분들을 격려하고 올라가 부처님을 만납니다. 사실 마애석불도 멋지지만, 눈썹바위 밑에서 불그스름 서서히 바다속으로 들어가는 낙조가 여간 멋지지 않습니다. 26일 당일, 낙조를 완벽하게 감상하기 좋은 날도 드물죠.
보문사 극락보전 앞에서 눈썹바위 올라가자고 결의했지만... 16분만~~
보문사 눈썹바위에 오르고 내려오면서 낙조까지 잘 감상하고 내려옵니다. 이제는 소월님이 좋아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 어둠이 짙어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밤에 더 빛나는 조양방직카페를 찾아가기 때문에 늑대의 시간이 되어도 더 반가울 뿐입니다. 조양방직카페로 떠나는 길, 버스 안에서 탄성이 나옵니다. 해변에 물든 불그스름한 낙조가 오케스트라를 배웅하는 것 같더군요.
버스는 석모도 보문사에서 강화도 읍내 조양방직카페로 달립니다. 30여 분 거리, 버스안이 잠잠해집니다. 낙화도 깜빡 잠이 들었는데, 그 짧은 거리, 대부분 눈을 감고 계시더군요. 조양방직카페 도착시간이 6시 30분, 다들 피곤하신 것 같아 7시 10분까지 자유시간을 드렸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조양방직카페, 더 밝아지고 화려해진 느낌인데 입구에 ‘선주문 하신 분만 입장’이라는 표지판에 걸음이 멈춰집니다. 저 넓은 곳을 들어가려면 선주문 해야 한다니... 이해는 가지만, 약간은 삭막해지더군요. 조양방직카페는 철거직전의 공장시설을 잘 활용, 문화재생의 아이콘으로 이 자체로도 환경보호와 예술적인 영감을 많이 주는 곳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더 많은 개방이 요구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낙화 개인생각, 운영하시는 분들의 애로사항도 있겠죠. 많은 분들이 메인홀은 안들어가고 부속건물, 별관 같은 곳을 기웃하는데, 다녀오신 분들 말에 의하면 ‘선주문’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구경 아닌 단원들을 찾으러 들어가서 사진 몇장 찍고 마무리 했습니다.
강화 석모도 버스걷기는 전체적으로 보면 ‘운수 좋은 날’이 아니라 ‘운수 대통한 날’이었습니다. 바람길, 매운 바람을 걱정했는데 날씨가 좋았고, 강화도 가는 길이 막히지 않아서 스페인마을에 일찍 도착, 여유있게 둘러보고, 보문사 눈썹바위에 시간 맞춰 온 덕에 서해안 낙조를 온전히 즐긴 날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단원을 위한 ‘키다리 아저씨’의 후원, 만차 성원의 ‘우렁각시’들 덕분에 풍성한 걷기가 됐습니다. 이 좋은 분위기, 낙화는 그저 얻어 걸린 길의 진행자로 폼만 잔뜩 잡고 온 날이 됐습니다.
2022년 11월 26일 석도모 바람길은 보이지 않은 분들의 성원과 참가자들의 애정으로 ‘겨울의 전설’ 영화 한편 잘 찍고, '해피엔딩'으로 끝난 날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참가해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보문사는 한국의 해수관음 4대 성지 중 하나... 기가 좋은 곳, 기 잘 받고 왔습니다.
마애석불까지 419계단... 가람님 인도로 힘들이지 않게 올라갑니다.
소연님이 약간 주저했는데, 안올라가면 엄청 후회한다고 압박해서~~
용이 여의주를 물듯 낙조가 용의 입에 걸려 있네요~~
소연님과 코이님
소월님과 청풍님은 낙조를 손으로 받치고 있네요.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마애석불 완등 16분... 부처님이 인자하게 쳐다보는 것 같네요~~
올라가신 분들은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좋은 기운을 받고 오신 분들, 얼굴들이 빛나네요~~
오백나한
보문사의 또 다른 자랑, 와불
강화읍내 일대는 하루 걸어다니면서 볼 것이 많은 동네
조양방직 표지판이 새로... 이하 핸드폰 사진입니다.
클로버님
니키타님과 안나님
골목도 환하게 만드는 니키타님
안나님
반야님은 기품있게~~
청풍님과 소월님
반야님이 반갑게 전화를 받으시는데....
아~ 나 기똥찬입니다~~
목마와 숙녀~~ 초승달님
리나님과 다다님
블랙님의 파안대소~~ 만족하셨나요^^
조양방직카페를 오케스트라가 접수한 날, 겨울의 전설은 해피엔딩으로~~ 감사합니다.
[참고] 강화 석모도 바람길, 바람없는 길, 한 해를 보내면서 걸은 길....(2018. 12.15 낙화 진행후기)
https://cafe.daum.net/orchestraro/hM2A/1364
강화나들길, 제방길따라 상주산 정상에 올라 만세부른 날 (2022. 3.1 후린님 진행)
https://cafe.daum.net/orchestraro/jVAs/1107
석모도 해명산 바다조망길, 좌우로 바다를 끼고 걸은 길 (2022. 3. 26 가람님 진행)
https://cafe.daum.net/orchestraro/hM2A/2659
첫댓글 반야님과 기똥찬님의
전화 통화 설정 빵~ 터집니다~ ㅎㅎㅎ
오케스트라 석모도 기행 - 장편 3부까지
정성스럽게 올려주신 글과 사진..덕분에
다시 한번 그날의 즐거움이 소환되네요!
2017년 12월 30일,
갯벌길 낙화님 모습도 소환합니다~ㅎ
낙화님...정말 애 많이 쓰셨어요.^^
석모도 바람길 후기1,2,3편
한편의 단편소설 (작가:이 **,필명,낙화는 유수처럼)
을 읽는 동안 ,아~~~우리 단원님들은
얼마나 감동받고, 웃음꽃이 폈을지...
이번 강화 석모도 버스 걷기는
낙화님 표현대로 날씨 등 제반 여건이
완벽했던 ‘운수 대통한 날’!!!
1박 2일 Workshop,
해명산/낙가산/상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종주,보문사 탐방 등 여러 차례 찾았던
석모도였지만,낙조를 완벽하게 감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보문사 극락보전 옆 계단 419개를 올라
마애석불이 있는 눈썹바위 아래에서 황홀한 낙조를 감상하니,
화남 고재형(1846~1916)이 보문사에서 겹겹이 밀려드는 서해의 조수에 묻힌 일몰을 바라보며 읊었다는 아래와 같은 시조가 떠오르고…
<보문사(普門寺) 첩도(疊濤)/고재형>
渡口錦山一路橫 (도구금산일로횡)
나루 어귀 금산은 한 길로 이어졌고,
普門寺下疊濤鳴(보문사하첩도명)
보문사 아래쪽엔 겹친 파도 울어대네.
石舟不去眉巖立(석주불거미암립)
돌배는 멈췄고 눈썹 바위 서있으니,
云是梵王窟宅成(운시범왕굴택성)
범왕과 석굴이 이뤄졌다 말을 하네.
*금산(錦山)은 낙가산의 옛 이름.
*범왕(梵王);인도 창조의 신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한 사바세계의 수호신.
낙화님 하루종일 리딩에 사진에 그 많은 인원을 통솔하시니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
썰물, 갈대, 낙조, 늦가을..
가는 곳 마다 쓸쓸함이 느껴져야 당연한 일일텐데
가을축제를 하루 놀고 온 기분입니다.
어떤길에서도 감동과 즐거움이 있는축제같은 '오케스트라' 걷기,
그것은 행운이고 행복입니다.
매번 우리의 걷기기억을 추억으로 잘 보관 해주시는 낙화님,
1,2,3부 장편으로 정리하시느라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른 아침 버스 출발부터,
귀가직전까지 한분한분 다 아이컨택 해주시고, 다정한 인사 건네주시는 그 모습에
찬탄!!
수 많은 일정을 다 소화해내시고,사진에~ 리딩에, 설명에!
소년의 순진무구함과, 우주만물의 이치를 훤히 꿰고있는 노인의 지혜까지 동시에 겸비하신 낙화님은, 인간과 신의 중간!!
유구무언입니다♡
늘 기대되고 편안한 정스런 놀이터로 점점 자리매김 해가고 잇는 오케에 늘 박수와 응원보냅니다!!!
고맙습니다 ~^^
이 완벽한 하루를 꽃피우기 위해 봄부터
낙화님은 그렇게 울었나보다...요.
사전답사까지 하시는 정성까지!
초열정 초인적 진행자님의 모처럼 맘편한 해피엔딩. 수고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날씨 풍경 동반자 먹거리까지 완벽했던 날.완벽한 후기까지 올려주신 낙화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고맙습니다.ㅎㅎ
코로나로 멈추어, 걷지 못했던 길들을 여러 세트? 로 구성해서
멋진 바람길에 바람 맞고 왔네요.
날씨까지도 좋아, 어떨땐 바람이 숨죽여 주고 때론 불어주며...!!
스페인 카페, 끝없는갯벌, 갈대숲, 납엽 깊은숲속,
낙조가 떨어지는 바다,
보문사 ,조양방직,
우와~~하루 여정 이라곤
믿기지 않네요.
코로나로 견디지 못해 문을 닫은
가게도 보이고 다듬어 지지 않은 길 들도 보였지만,, 이제 다시 통제 받지 않고
맘껏 걷을 수 있는 자유가 오다니
그저 꿈만 같네요~
모두들 건강해서 , 가고 싶은곳
어디든 갈 수 있다면!!
저는 더 예쁜 모습으로 자연속으로
가리라 생각해 보네요^^;;;;
낙화님 , 오케스트라에 최적화
되신분^^ 고생하셨구요~
늘 응원 드려요!!!👏👏👍
배경음악을들으며후기를읽으니한편의영화를보는듯합니다
어느가을날의축제...
오늘바빠서 이제사보니 3편이 올라와있어 단숨에읽었네요
정말 낙화님은 시간의흐름에따라 그날의 표정들을 놓침없이 잘 표현해주셔서 다시금 여행하는 느낌입니다
그날 걸었던길과 낙조와 그빛에 물들어가던 눈썹바위ㆍ마애석불을 잊지못할것입니다
낙화님 감사합니다~
힘들게 올라간 보람이 백만배 이상~~~~!!!
아직도 일몰의 장관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넘나 멋있었다능~ㅎ
힘들오소 절 못한거 부처님도 이해해 주실듯~ㅎ
격려해주시고 도움주신 분 덕분에 장관을 볼수 있었네요~~~
코이님과 저의 키다리 아저씨께도 감사의 맘을 전합니당~~~ㅎ
첫 버스 석모도 바람길 걷기 도전 ! 멀미걱정에 망설임을 무색하게 환상적인 걷기로추억의 한장을 완성했습니다,낙화님의 희생과 봉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
여행수필같은 후기 3편 ~
이로써 우리의 여행은 아름다운 추억속으로...
이제서야 끝나는 낙화님의 수고...
(설마 더 남은 건 아니겠죠?^^)
당연히 남았죠~~ 이프님에게(만) 드리는 특별보고서... 정산이 남았습니다. 잘 봐주세요~~
앗, 이프님 저도 같은 생각요~
초판을 몇권으로 해야 할까 생각해보기도 했네요 ㅋㅋ
한 20여 년쯤 됐을까요?
육군 상사로 전역하신 지인 분은 산행을 할 때는 출발 차량에서부터
메모를 시작합니다.
산행 당일 일기, 차편, 들머리,날머리 그리고 산행을 마치고 뒷풀이 분위기,
개인적인 소회 등 모두 메모지 속에 저장합니다.
한파 산행 등 메모하기가 쉽지 않을 때는 녹음을 하시더군요
그렇게 그 분만의 새로운 산행지도가 만들어집니다.
오래전이라 기억은 희미하지만 저하고만 해도 7~80여산 가까이 함께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것을 묶어 소책자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비매품으로요.
낙화님의 산행후기를 접할 때마다 저는 그분이 생각납니다.
다양하고 정교한 감정. 품격 있는 안목, 세련된 필체.꼭 필요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버럭 ^^;; 등이 잘 어우러진 낙화님의 후기는...
오케스트라 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후기는 없었다.
이것은 후기인가 자서전인가?
고생 많으셨습니다. ^^
<꼭 필요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버럭 !>
이 대목에서 빵 터집니다ㅋㅋ.
저희 어릴 때 낙화님께 야단 많이 맞고 컸어요. ㅎ
그 또한 열정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달았네요~^^
저 역시 낙화님의 후기를 볼때마다 우리만의 책을 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이프 네 그렇군요~
저도 이제 분위기 파악이 살짝 되는지라~~
낙화님 심경이 쪼~끔~ 복잡해 보이신다 싶으면
눈 안 마주치려고 얼른 선글라스 써요~~
이프님도 수고하셨습니다~~ ^^
^^
ㅋㅋㅋ 사진 몇개 올려요.
"버럭 낙화님"의 브레이크 타임중에...
오케의 키다리 아저씨 가야산님이랑 이쁜 코이님과 이프님.
이제서야 음악과 함께 후기를 보았습니다. 넘 좋은데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