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 프리미어리그 총결산에서 인상적이였던 매튜 르티시에 선수에대한 소개입니다^^

[VanNistelroo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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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매튜 르 티시에(Matthew Le Tissier) 흔히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로 자타가 인정하는 선수들의 경우, 대부분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팀 소속이다.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경우, 이번 시즌 데이빗 베컴까지 영입하며 그들의 끝없는 선수 수집 욕심을 엿볼 수 있었는데 레알 마드리드에는 이미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등 세계 톱 클라스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여전히 레알하면 '라울'이 첫손에 꼽힌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유벤투스의 경우도 비슷하다. 지난 시즌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파벨 네드베드나 다비 트레제게 등이 있지만 유벤투스를 대표하는 선수라면 역시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일 수밖에 없다. 비록 이번 시즌 베컴이 떠났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하면 우리는 베컴 또는 라이언 긱스를 떠올리고 리버풀하면 마이클 오웬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이유가 뭘까? 바로 이들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소속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량만 출중하다고 모든 선수들이 이들 선수들과 같은 대접을 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팀의 운명과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확고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팬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팀을 이끄는 실질적인 리더인 동시에 정신적인 구심점 역할도 동시에 해 내야 하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것은 비단 명문팀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약한 팀이라 하더라도 과거에서든, 지금 현재든 그 팀을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선수는 있기 마련이다. 프리미어쉽의 사우스햄튼도 마찬가지인데 사우스햄튼하면 이 선수를 빼놓고는 도저히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바로 매튜 르 티시에(Matthew Le Tissier)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축구 선수로서의 수명은 길어 봤자 20년 정도이다. 그 오랜 기간 동안 선수들은 이팀, 저팀을 오고 가며 경력을 쌓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매튜 르 시티에는 단 한번도 사우스햄튼을 떠나지 않았고, 사우스햄튼에서 모든 선수 생활을 바쳐온 대표적인 선수이다. 사우스햄튼은 지난해 이천수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비록 무산되었지만) 한국 내에서도 꽤 알려진 클럽이지만 명문 클럽이라 부를 수 없는 그저 그런 팀에 불과하다. 원래 잉글랜드 리그 역사가 길어 대부분의 팀들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또 사우스햄튼도 예외는 아니지만(1885년에 창단) 그 오랜 역사에서 1976년에 단 한번 FA컵 우승을 차지했을 뿐, 그밖에는 내세울만한 우승 경력(디비전 3 우승 제외)이 없는 팀이고 1992년 프리미어쉽이 창설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강등을 당한 적은 없으나 매년 강등을 모면하기 위한 안간힘을 써 왔던 하위권팀의 전형이라 할만한 팀이다. 도그 파이트(Dog fight-강등을 모면하기 위해 하위팀들의 치열한 열전을 일컫는 말)는 사우스햄튼의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고 항상 축구 전문가들로부터 강등 예상 순위 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이렇게 매년 어려움을 극복해 온 사우스햄튼는 솔직히 스타급 선수들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스쿼드 구성도 탄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말은 매튜 르 티시에에게만은 예외로 치부해야만 한다. 전성기 르 티시에는 분명 그 어느 스타급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보여 주었고 또 누구보다 환상적인 골을 많이 성공시킨 선수로 유명하다. BBC 방송의 ‘Match of the Day‘라는 축구 프로그램에서 매달, 매년 최고의 골을 선정하는 코너가 있는데 르 티시에의 골들은 항상 후보로 등록되어 왔다. 실제로 거기에 등록되는 그의 골들은 말이 필요 없다. 모두 하나같이 작품들이었다. 대포알같은 그의 중거리 슈팅은 그의 전매 특허였고 볼의 휘는 각도, 움직임은 과연 유체 역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 정도로 예상을 뒤엎는 슈팅이 많았다. 현지 전문가들로부터도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아 왔던 그가 그 정도 실력이면 충분히 명문 클럽에서 스타 플레이어로 추앙 받는 것도 가능했을 만도 한데, 하위팀 사우스햄튼에서만 자신의 모든 축구 인생을 보낸 것은 그래서 더욱 의문점이다. 하지만 사우스햄튼 팬들에게는 최소한 '신'이라 할만큼 그 존재성 또한 대단한 르 티시에다. [사진: 일반에겐 유명하지 않은 불운의 사나이 르 티시에. 하지만 이탈리아에까지 그의 ‘골수 팬클럽’이 존재했을 정도로 천재성 자체 만큼은 사랑받았던 인물이다. (게티이미지/유로포토)]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해 있지만 영국 소유의 섬인 채널 제도(Channel Islands)의 건지섬(Guernsey 영국령이지만 프랑스에 가까운 지리적 이유 때문에 언어도 그렇고 생활 약식도 프랑스 풍이 짙다. 그의 특별한 성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전 잉글랜드 레프트 백으로 활약했던 그레함 르쏘 역시도 전혀 영국인 답지 않은 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역시도 채널 제도의 저지섬-Jersey-출신이기 때문이다.) 출생으로 프랑스 대표팀에서도 그를 대표 선수로 발탁할 방법을 모색했을 정도로 그의 천재성은 어린 시절부터 빛을 발했다. (채널 제도 출신이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등 모든 영국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지만 그는 잉글랜드를 선택했다.) 고향의 아마추어 클럽 Vale Recreation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사우스햄튼 스카우터 눈에 띄어 곧 1985년 5월 사우스햄튼의 연습생으로 입단하게 된다. [사진: 어쩌면 사우스햄튼의 신화를 함께 이끌어 갔을 수도 있는 두 사나이. 매튜 르 티시에와 알런 시어러. 신예 시절 사우스햄튼 팬들에게 거대한 희망을 던져준 두 재능이었지만 시어러는 블랙번을 향해 떠났다. 적이 되어 만난 두 사람의 '재회'의 한 컷. (게티이미지/유로포토)] 그리고 약 1년 후, 1986년 10월 정식 계약을 맺는데 성공하며 질기도 질긴 사우스햄튼과의 인연이 시작된다. 그는 첫 시즌부터 평균 이상의 기량을 보여 주게 되는데 우선 레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성공시킨 것이 그의 이름을 잉글랜드 축구계에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1989/90 시즌, 무려 골 24골을 성공시켜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보증 수표인 ‘올해의 신인 선수(P.F.A. Young Player of the Year)’로 선정되었고 90-91 시즌에도 모두 23골을 작열 시키며 가공할 득점력을 과시(89-90과 90-91, 두 시즌 동안 그가 기록한 '리그골'은 모두 39골)했다. 90-91 시즌은 알런 쉬어러(Alan Shearer)가 본격적으로 축구계의 관심을 사기 시작했던 시즌이기도 한데 이후 92년 여름에 쉬어러는 사우스햄튼에서 블랙번으로 이적한 바 있다. 이렇게 눈부신 활약으로 인해 르 티시에는 당시 보비 롭슨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대표 B팀에 합류하게 된다. 즉 르 티시에의 축구 선수로서의 시작은 여타 스타 플레이어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또래에서는 발군의 기량을 자랑한 것이다. 전성기의 르 티시에의 기량은 분명 잉글랜드를 대표하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로 대단히 뛰어났다. 하지만 그에게는 ‘중소 클럽’ 소속이라는 불이익이 언제나 존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리버풀 등 명문팀 소속이 아니라는 점으로 인해 그는 항상 폴 개스코인, 폴 머슨, 이안 라이트 등에 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힘들었다. 1988년에 올해의 신인 선수로 선정된 폴 개스코인(당시 뉴캐슬 소속)과 1989년도 수상자 폴 머슨(당시 아스날 소속)에 비해 결코 뒤떨어짐이 없었던 1990년도 수상자 르 티시에, 하지만 이들의 잉글랜드 대표팀 인생은 훗날 확연히 구분되는데 결국 소속팀이 약체라는 점이 이들의 인생을 좌우했던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94 월드컵을 준비하는 시점에서는 그래함 테일러(Graham Taylor - 1990~93까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맡음)의 이해할 수 없는 선수 선발로 항상 대표팀에서 제외되곤 했다. 그러나 90년대 사우스햄튼의 모든 역사는 르 티시에의 발끝에서 창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년대 강호들의 틈바구니에서 동네 북과도 같은 존재로 전락하려는 소속팀을 그는 거의 혼자 힘으로 일으켜 세우다시피 했으며 또 팀이 가장 절실한 결정적인 순간에 그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마법을 부려, 팬들의 우상으로 추앙 받게 이르렀다. 실로 결정적인 순간에 르 티시에의 활약으로 사우스햄튼이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사례는 하나하나 세기도 힘들만큼 많았다. 개인기와 창조성을 겸비한 그는 동시대의 '가자'(폴 개스코인) 또는 폴 머슨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게 평가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우스햄튼 팬들은 그의 환상적인 슈팅과 기발한 개인기에 매료되었고 보다 큰 클럽으로 이적할 수도 있었으나 언제나 사우스햄튼과의 인연을 중요시 한 그의 인간성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결국 그는 영원한 '세인츠(Saints - 사우스햄튼의 애칭)의 우상'으로 자리를 굳건히 했다. [사진: 지난 시즌 예의 창의적인 패스와 킥들을 선보이며 포츠머스의 디비전 1 성공을 주도했던 '매직맨' 폴 머슨(현 월솔). 르 티시에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그 또한 국제 무대의 '큰 이름'이 되지는 못했던 불운의 재능이라 할 만하다. ‘음주’ 등에 있어서는 개스코인 쪽에 가깝다. (게티이미지/유로포토)] 실제로 매튜 하딩(Matthew Harding)이 구단주로 있을 당시의 첼시는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면서까지 르 티시에의 영입을 간절히 원할 정도였다고 한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그의 영입을 원했는데 특히 에릭 칸토나가 은퇴한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사우스햄튼에 남았다. 아마도 사우스햄튼 팬들은 왜 그가 일련의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들에게 외면을 받았는지가 쉽게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 오랜 선수 생활 동안 단 8번만 '세 마리 사자 문장'을 가슴에 달았고 그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는 1997년 2월 12일 웸블리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98 월드컵 지역 예선전이었다. 이 경기를 끝으로 그는 더 이상 잉글랜드를 대표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게 된다. 98 월드컵을 앞두고 그는 잉글랜드 B팀 경기에서 헤트트릭을 기록했는데 이로 인해 과연 그를 대표팀에 발탁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뜨거운 논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지만 결국 글랜 호들 감독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사진: 르 티시에, 머슨보다는 훨씬 더 큰 국제적 명성을 지녔던 폴 개스코인의 유로96 환상골 이후의 유명한 ‘음주 셀리브레이션’. 하지만 90년대의 재능들 가운데 한명인 그의 전체적 커리어는 ‘불행+말썽’으로 점철된 인상이 짙다. 역시 98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게티이미지/유로포토)] 그러나 당시 B팀으로 발탁된 다른 인물인 크리스 서튼(현 셀틱 소속)이 이와 같은 감독의 결정에 불만을 품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완전히 외면받은 것과는 반대로 르 티시에는 관심이 적은 B팀 경기에서도 진정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사실 이 부분은 정말 다시 한번 되짚어 볼만한 대목이다. 국내에 크리스 서튼을 알고 있는 팬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서튼은 케니 달글리쉬 지도하에 블랙번이 프리미어쉽 우승을 달성할 때, 알런 쉬어러와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선수였으며 비록 쉬어러는 이후 뉴캐슬로 이적했지만 그는 여전히 블랙번 공격을 주도하며 수준급의 득점력을 과시한 바 있는 스트라이커이다. 이후 비알리 감독의 부름을 받고 거액의 이적료에 첼시로 이적한 서튼, 하지만 첼시에서의 생활은 그의 선수 생활 중 가장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 정도로 최악의 부진한 모습만 보여준 채 셀틱으로 이적하고 말았다. 비록 첼시에서는 보여준 것이 없다 하더라도 그는 분명 수준급의 포워드였으며 또한 스타라면 스타라고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서튼은 쉬어러와 오웬은 물론이고 로비 파울러, 테디 세링엄같은 다른 대표급 선수들에 비해서는 못 미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그도 잉글랜드 A팀이 아닌 B팀으로 출전해서 기량을 보여 달라는 글랜 호들 감독의 결정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튼보다 휠씬 높은 평가를 받고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르 티시에는 묵묵히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며 헤트트릭을 달성, 차분하게 호들 감독의 결정을 기다리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튼, 르 티시에 모두 그 이후 더 이상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결과가 같다고 그 과정을 무시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 이와 같은 경우다. 서튼은 그 일로 인해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일말의 가능성마저도 없애버리는 결과를 초래했고 그보다 더 큰 타격은 팬들과 언론에게 집중 포화에 시달리면서 그의 ‘이미지’에까지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다. 이와는 반대로 르 티시에는 왜 그가 그토록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지, 프로 선수가 무엇인지, 팀과 조국 잉글랜드에 대한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 주며 '르 티시에는 역시 르 티시에다'라는 인식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끔 했다. 물론 그의 기량만 고려하면 분명 대표팀 레귤러가 되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당시 오웬의 상승세는 너무나 엄청난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르 티시에가 보여준 이탈리아 전에서의 부진도 너무 뼈아팠다. 그것이 치명타였다.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탈리아, 폴란드와 함께 98 월드컵 직행 티켓을 놓고 각축을 벌였다. 특히 이탈리아와는 전통적 축구 강국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이기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웸블리에서의 홈경기를 앞두고 잉글랜드의 호들 감독은 승리를 위해 르 티시에 카드를 과감하게 빼 들었다. 왼쪽 윙백인 그래엄 르쏘가 오랜 부상 끝에 대표팀에 합류했고 쉬어러도 건재했다. 그래서 호들은 르 티시에에게 유로 96에서의 '가자'(개스코인)와 같은 역할을 기대했었지만 애석하게도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더욱이 '첼시 레전드' 지안프랑코 졸라에게 골을 허용하여 홈경기에서 패배, 그것으로 인해 잉글랜드는 그 예선에서 매우 험난한 일정을 걸어야만 했고 르 티시에는 그것의 빌미(?)를 제공한 인물로서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다. 뚜렷한 실수를 했던 것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공격의 물꼬를 여는 창조적인 경기 운영은 보여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날 경기에서 양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두 선수가 졸라와 르 시티에였는데 졸라는 결승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몫을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졸라 역시 르 티시에와 마찬가지로 정작 98 월드컵 본선 무대는 밟지 못하고 만다.) [사진: 르 티시에가 출전한 잉글랜드를 격침시켰던 주인공, ‘첼시의 영웅’ 지안프랑코 졸라. 37세에 이르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마법의 효력’을 잘 간직했던 인물이다. (게티이미지/유로포토)] 그러나 르 티시에에겐 1번이 아닌 최소한 2번의 기회는 주어져야 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는 분명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A 매치 단 8경기에 출전, 이 중 5번이나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는 것은 그의 기량을 고려할 때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표팀 감독들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러시아 B팀과의 경기였지만 헤트트릭까지 달성한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많은 사우스햄튼 팬들의 분노를 샀고, 왜 르 시티에를 발탁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항상 (테리) 베너블스, 호들은 그의 개인기는 높이 사지만 팀 전술 상, 그를 제외했다는 방송용 변명으로만 일관했다. 물론 안정감을 우선시하는 대표팀 감독들의 특성상, 솔직히 르 티시에 같은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과 동시에 안정감도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특출한 기량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대표팀에서는 외면을 받았던 선수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무튼 98 월드컵 잉글랜드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을 기점으로 르 티시에는 서서히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후 종아리와 무릎 부상이 끊이지 않으며 어느덧 경기에 출전하는 횟수보다 벤치에 앉아 있는 횟수가 점차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환상적인 프리킥, 현란한 개인기, 재치 있는 경기 운영, 그리고 셀 수도 없는 그 많은 그림 같은 골 등, 팬들의 시선을 고정시켰던 그였지만 역시 부상은 쉽게 이겨 낼 수 없었다. 그의 하향세가 본격화되는 99-2000 시즌, 계속되는 부상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게 되지만 그는 프리미어 리그 개인 통산 100골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것은 2000년 4월 1일에 있은 선덜랜드와의 홈경기에서 종료 직전에 성공시킨 PK 골이었는데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그 골이 르 티시에가 찼던 50번째 PK였으며 이 가운데 무려 49번이나 그물을 갈랐다는 사실이다. 즉 50번 중 단 한차례만 실축을 했다는 뜻이다. 실로 놀라운 성공률이 아닐 수 없다. 2000-2001 시즌은 더욱 비참했다. 사타구니 수술 후유증으로 시즌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그는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부상 회복에 전념하여 그에게 선수로서 주어진 시간이 이제는 다 되었다는 것을 예감케 했다. 그러나 아무리 부상이 심하다고 해도 그는 역시 'Le God'이라 불리는 르 티시에였다. 그는 분명 여타 평범한 선수가 아니었다. [사진: 2001년 5월 19일 '델(The Dell)' 시대가 막을 내리는 고별전(대 아스날)을 마친 'Le God' 르 티시에. 절묘한 골로 아스날을 격침시키며 벅찬 감동을 선사했던 바 있다. (게티이미지/유로포토)] 새로운 홈구장 세인트 마리 스타디움으로 이동하기 전, 사우스햄튼은 그들이 오랫동안 홈구장으로 사용해 온, 델 파크에서 마지막 리그 경기를 가지게 된다. 그 오랜 시간 동안 팬들의 환호와 실망이 교차했던 델 파크의 역사적인 마지막 경기, 우리는 그 경기에서 또 마음을 울리는 드라마를 목격한다.경기가 끝나기 15분 전, 르 티시에가 교체 투입된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PK 박스 외곽에 위치한 르 티시에에게 공이 연결되었다. 하지만 그는 골문을 등지고 있어 쉽사리 턴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 몸을 회전하여 찬 공은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실로 절묘한 골로 연결되었다. 바로 그 순간, 델(The Dell-사우스햄튼의 예전 홈구장)이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는 것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 그렇게 팬들이 가장 원할 때, 뭔가를 보여 주는 선수가 르 티시에였다. 아무리 부상이 그의 출전을 제한해도,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고 해도, 한번 그라운드에 나서기만 하면 아주 특별한 장면을 연출하는 르 시티에, 이날의 장면도 사우스햄튼 팬들에게는 그 동안 수없이 많이 보아 온 장면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었지만 매번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안겨 주는 선수 또한 그였다. 이날 르 티시에의 드라마틱한 골로 인해 사우스햄튼은 아스날을 상대로 3-2로 승리를 거두었으며 2000-2001 시즌 38 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그것도 오랜 역사가 숨쉬고 있는 델 파크에서의 마지막 홈경기를 그렇게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진: 2002년 5월 14일, '르 티시에 헌정 경기'를 위해 모인 잉글랜드의 80~90년대 스타들. 스튜어트 피어스, 피터 비어슬리, 알런 시어러, 존 반스 등의 모습이 보인다. (게티이미지/유로포토)] 약 16년 간의 사우스햄튼에서의 선수 생활을 접고 은퇴를 결정한 르 티시에, 그의 은퇴 기념 경기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참가했다. 2002년 5월 14일, 약 30,000명 이상의 팬들이 그들의 영웅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는데 은퇴 기념 경기는 사우스햄튼 v 잉글랜드 올스타 간의 경기로 진행되었다. 잉글랜드 팀에는 알런 쉬어러(Alan Shearer), 캐빈 키건(Kevin Keegan), 피터 비어슬리(Peter Beardsley), 크리스 워들(Chris Waddle), 폴 개스코인(Paul Gascoigne) 이안 라이트(Ian Wright), 스튜어트 피어스(Stuart Pearce)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 플레이어들이자 르 티시에의 라이벌 들이 한자리에 모여 존경과 찬사를 표했다. [사진: '르 티시에 헌정 경기'에서 자녀들과 더불어. (게티이미지/유로포토)] 전반전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던 르 시티에는 후반전에는 사우스햄튼 유니폼으로 바꿔 입고 나머지 45분을 소화했다. 그것은 빨간색과 하얀색의 사우스햄튼 유니폼을 입은 르 티시에를 보는 마지막 모습이었다. 한자리에 모이기도 힘든 많은 불세출의 스타들이 모여 르 티시에가 사우스햄튼에서 이룩한 업적에 경의를 표한 것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은 또한 사우스햄튼 홈구장에서 이벤트와 같은 경기를 홈팬들에게 선사하여 모든 관중들이 한 마음이 되어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그들의 '신'에게 뜨거운 사랑을 표현한 하루였다. 실제로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정확히 31,904명으로 당시만 해도 사우스햄튼 역사상 2번째로 많은 관중이 세인트 마리 스타디움(2001년 8월에 오픈한 사우스햄튼의 새 홈구장)을 찾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매튜 르 티시에, 과연 그를 알고 있는 국내팬들이 몇 명이나 될까라는 생각을 문득 가져 본다. 실제로 유럽에 거주하지 않는 이상 그의 이름을 듣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물론 요즘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웹서핑을 통해 그의 이름을 알게 되거나 프리미어쉽 하이라이트 또는 골모음 동영상 등을 통해 그의 이름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짐작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의 소속팀 사우스햄튼이 그리 인기팀도 아니고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볼 수 없어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극소수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의 수많은 그림같은 골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것은 단언하건 데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만약 그를 처음 접하는 팬들 중, 옆집 아저씨와 같은 그의 어수룩한 얼굴과 축구 선수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그의 몸매만으로 그를 평가한다면 결단코 ‘후회할 것’이라 장담한다. [사진: ‘프리미어쉽 10주년 10골’에 자신의 골을 두 개씩 포함시켰던 선수는 둘 뿐이다. 매튜 르 티시에와 데니스 베르캄프. 르 티시에는 인터뷰에서 베르캄프의 레스터전 골을 최고의 골이라 찬미하기도 했다.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볼 터치, 절묘한 장거리 칩샷 등 두 사람이 터뜨려온 많은 멋진 골들 사이에는 일종의 유사성이 존재한다. (게티이미지/유로포토)] 그는 진정 천재였다. 90년대 후반부터 그의 몸매는 예전과 달리 불어나고 스피드도 현저히 떨어져만 갔지만 천재라는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약체 사우스햄튼 소속이기 때문에 그의 가치를 증명할만한 변변한 우승 타이틀 하나 없고 90년에 '올해의 신인 선수'에 선정된 것이 유일하게 받은 메이저 트로피이지만 단순히 그런 수상 경력만으로 그를 평가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선수이다. 그는 그 이상의 존경과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는 당대의 스타였다. 또 그를 가리켜 스피드가 떨어지고 ‘게으르다’는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그의 능력이나 그만의 타고난 창조성으로도 충분히 그런 약점을 메우고도 남음이 있었다. 실로 타고난 재능은 그 어느 스타 플레이어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신은 그에게 '천부적인 재능'과 동시에 '불운'이라는 가혹함도 함께 선사했다. 그리고 33살이라는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는다는 사실도 그를 사랑했던 팬들은 안타깝게 생각할 것이다. 단 몇 년 전만 해도 천재성이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여 주었지만 너무 일찍 조로해버린 천재의 말로는 항상 씁쓸함을 남긴다. 다행히 사우스햄튼 팬들이 가득 찬 경기장에서 은퇴 경기를 가지고 마지막으로 그의 플레이를 팬들의 기억에 각인 시켜 주었다는 것이 위안으로 남는다. [사진: 은퇴 후 르 티시에는 또 한 사람의 '특이한 캐릭터'의 천재 에릭 칸토나와 함께 ‘비치 풋볼’ 선수로도 활약했다. (게티이지미/유로포토)] 98 월드컵 출전 실패 이후, 서서히 영광의 뒤안길에 접어든 르 시티에. 혹자는 그런 쓸쓸한 말로가 멋있다고 하기도 하지만 사우스햄튼의 팬들은 결코 그의 플레이를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오랜 역사 속에서 사우스햄튼을 거쳐간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로 인정을 받는 르 티시에는 그들에게 있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신'과 같은 존재로 통하기 때문이다.　 - 글: 사커라인 김범석 - 사진 해설: 사커라인 한준희

[ⓢⓐⓗⓐ♬]

너무 길다, 사진만 봤다는 ㅋ

[상념]

음 ㅋㅋㅋ 간단하진 않군요 ㅎㅎ

[alla]

이런 선수가 있었군여... 감동적일만큼 대단한 선수였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