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토요일 보내셨나요?
저는 후회많은 토요일을 보냈습니다.
어떤 사람이 뜬금없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어요.
"제 오토바이가 방전되어서 시동이 안걸리는데, 출장서비스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친구의 도움을 받아 점프를 시도했으나 분해할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고 합니다.
제가 틈만 나면 오토바이를 뜯거나 차를 뜯는 것을 평소 자주 봐왔었기 때문에...
제가 뭔가 알고 있을것 같아서 물었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그 분은 이 건물 사우나에 정수기 A/S를 오시는 분이었고,
부인 몰래 오토바이를 구입해서 가끔 한 번 타고 있었던 것인데...
지난 가을부터 계속 운행않고 방치했더니 배터리가 방전되어버렸던 것이더군요.
어찌보면 남도 아닌데... 도와드렸죠.
IS250을 몰고가서 점프시켜 줬어요.
점프시켜 줬다기 보다는, 제가 평소에 하듯이 본인이 스스로 점프하도록 옆에서 도와드렸죠.
이렇게해서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는데...
2주 전에 건물앞에서 또 저를 만나게 되었고,
저는 당연히 또 오토바이를 뜯고 있었고,
그 분에게 새로 설치한 휴대폰 무선충전기를 보여드렸더니...
자기도 그게 필요하다면서 설치해 달라고 조릅니다. ㅜㅜ
블루투스 무선리시버도 필요하다고 하면서 조릅니다. ㅠㅠ
오늘 오전에 일이 있어서 등산하러 가지못했고, 오늘 시간이 있다고 연락해서 그 오토바이와 씨름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빌어먹을 오토바이는 난이도가 극악입니다.
카울을 분리시키는데 정말 입에서 욕이 계속 나옵니다.
두 시간쯤 씨름하다가 "이러다간 뭔가 부러뜨릴것 같다"는 불길한 느낌이 들어서 얼른 재조립했습니다.
그리고 "못하겠으니 오토바이 수리점에 맡기시라"고 전화하려던 순간...
"나를 믿고 부탁했는데, 수리점에서 눈탱이 맞을게 뻔하고, 아~ 어쩌지" 하고 생각하게 되었고
다른 접근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세 시간쯤 지나니까 눈물이 나오려 하더군요.
손은 긁히고 까져서 피도 나고...
아무튼 성공은 했어요.
좁은 틈으로 공구를 밀어넣어 헤드라이트 배선을 낚아 올렸고, 그 중간을 잘라서 전원을 도둑질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후회가 많았던 짜증나는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봉사활동을 너무 많이 하시는것 아닙니까? ㅎㅎ
고생 많으셨습니다.
베푸신 만큼 福으로 돌아 올겁니다.
하필 다운타운이엿네여 아이구 ㅠㅠ고생하셧습니다
"하필 다운타운이었다"는 표현이 뭔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멋진 표현일것 같은 느낌인데,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제가 아직 몰라요. ㅠㅠ
@은성훈 오토방이름이 다운타운이요ㅠㅠ 뜯는거 카울 뜯는게 빡셔서 ㅜㅜ
@준테크 ㅎㅎ 그랬군요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