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홈플러스는 전국 130여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을 상대로 만족도 설문조사를 벌였다. 홈플러스는 전국에 있는 자사 매장에 30분 이상 머문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는데 실시간에 가까운 속도로 결과를 얻어 서비스 질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홈플러스 설문조사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위치기반 시스템을 설문조사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 큰 관심을 모았다. 리서치 앱 개발회사 두잇서베이(www.dooit.co.kr)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위치기반 설문조사는 패널(설문응답자)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해 묻는 신개념 설문조사기법이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패널을 대상으로 설문이 진행되며 참가자에게는 돈으로 환전이 가능한 포인트가 제공된다. 현재 두잇서베이에 등록된 모바일 설문조사 패널은 14만5000여명에 달한다.
위치기반 설문조사의 장점은 기존 오프라인 조사에 비해 비용과 조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최종기 두잇서베이 대표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위치기반 설문조사를 벌이면 오프라인 조사의 반값 수준에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의뢰받아 지난 10월부터 실시 중인 ‘고속도로 톨게이트 서비스 만족도 조사’는 340곳에 달하는 전국 모든 고속도로 톨게이트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만약 이를 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하면 전국 340개 톨게이트마다 조사인력이 나가 패널들로부터 결과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두잇서베이는 자사 서비스 이용고객이 해당 톨게이트를 지나면 자동적으로 설문에 참여하도록 해 인건비를 크게 낮췄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12월까지 고속도로 톨게이트 이용자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설문조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더 자주 고객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는 점이 위치기반 설문조사의 큰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1000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일 경우 오프라인 조사는 15일~1개월, 온라인 조사는 1주일가량 소요되지만 모바일 조사는 30분 내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사 기획부터 결과 분석까지 1개월 정도 걸리는 오프라인 조사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스마트폰 사용자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설문조사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기 두잇서베이 대표는 “저렴한 값에 자주 신속하게 고객의 의견을 듣는 것이 모바일 설문조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1000명 조사, 30분 내 결과 도출
하지만 두잇서베이 위기치반 설문조사는 스마트폰이라는 기기를 사용하는 고객에 한정돼 있다. 스마트폰 주 사용자가 20~40대여서 설문에 참여하는 패널들의 의견이 제한적일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최 대표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이들이 주 소비 계층이기 때문에 핵심 소비층으로부터 의견을 듣고자 하는 기업 수요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답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푸쉬(알림)서비스 때문에 응답률도 80%에 달한다.
정보통신 기술은 나날이 발달하고 있는데 설문조사 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데서 가능성을 발견한 최 대표는 지난 2009년 두잇서베이를 설립하면서 설문조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십년간 시장을 지배해온 외국계·대형 조사업체를 상대로 한 ‘무모한 도전’일 수 있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두잇서베이는 모바일 시장에서만큼은 확실한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설립 초기 자금은 주요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상금을 활용했다. 신용보증기금 주최 벤처아이템대회 우수상, 중소기업청 주관 아이디어상업화, 실전창업리그 등이 그동안 받은 대표적인 상이다. 지난해에는 옛 방송통신위원회(현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한 ‘유망 위치기반서비스(LBS) 공모전’에 참가해 최종 사업자(5개 회사)로 뽑혔다.
저렴한 값에 여러 차례, 그리고 빨리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들어 SK텔레콤, 네이버 등 기업고객들의 의뢰가 크게 늘었다. 아울러 두잇서베이는 온라인 설문조사도 병행하기 위해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 최근에는 조달청과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입점하는 MAS 계약도 체결했다. MAS는 조달청과 각종 상용 물품의 단가 계약을 체결하면 공공기관에서 별도 계약절차 없이 ‘나라장터 종합쇼핑몰’(shopping.g2b.go.kr)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제도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economyplus.chosun.com%2Fquery%2Fupload%2F110%2F1312_128_02.jpg)
미국 필두 세계 모바일 조사시장 도전
시의성 있는 주제로 일반인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이슈앤뉴스’ 설문조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방송인 강호동의 복귀와 연예병사 제도 폐지와 관련해 일반인들의 생각을 들어본 것이 대표적인 조사다.
현재 두잇서베이는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말에는 현지를 방문해 기업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최 대표의 설명이다.
“지리적인 여건상 전국 단위 조사는 엄두조차 내기 힘든 미국 기업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설명하니 굉장한 관심을 보이더군요. 그런 면에서 온·오프라인 조사가 외국에서 시작돼 국내 수입된 경우라면 모바일 설문조사는 한국이 ‘원조’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스마트폰 환경이 잘 갖춰진 나라를 찾기 힘든 데다, 관련 서비스 발전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이죠.”
두잇서베이는 이외에도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겨냥해 여론조사에 위치기반 설문조사 기법을 적극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RDD(임의전화걸기) ARS 전화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낮고 자체 패널들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는 여론 변화를 정확히 읽어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존 방식에 우리 위치기반 기법을 적용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위치기반 설문조사기법은 조사비용은 저렴하면서 응답률은 높아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최종기 대표는…
1982년 대구 생. 2010년 경희대 경영학과 졸. 2010년~현재 두잇서베이 대표. 2009년 서울시 창업경진대회 우수상, 2012년 LBS 서비스 우수기업 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