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에게 고함 / 전상곤
오래 살기를 원하나 죽고 사는 문제가 어찌 내 마음대로 되랴?
죽음이 없는 일처럼 항상 젊은 마음으로 살았다. 그러나 세월은 “너도 늙어 봐!”라고 말한다. 어쩐지 행동이 둔하고 망각 증세가 빈번하다. 이를 어찌하랴. 나는 실수하거나 잘못하면 곧바로 인정한다. 부정하면 오히려 비웃음거리가 되고 “저 노인네, 노망들었어!”라고 조롱할 테니까.
가까운 지인들이 죽음으로 내 곁을 떠나고 있다. K 친구는 생활고에 시달려 술과 담배로 폐렴을 앓고 있다. S형님은 고혈압과 당뇨합병증으로 투석 중이다. 그는 사회적으로 명성이 높았다. 고급스러운 옷과 장식품, 상장과 상패 등 소장했던 소품들이 아파트 공간을 가득 장식하였다. 그러나 죽음 앞에 무용지물이 되어 모두 버렸다고 했다.
노년은 외롭고 고독하다. 마음을 주고받고 소통하며 찾아오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Y 씨 93세 어르신은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장수를 원하지 않는다. “왜 하나님은 나 같은 사람 빨리 데려가지 않느냐?”라며 죽음을 원한다.
4050 기성세대는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책임과 의무가 크다. 아버지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가정이 어려움을 겪는다. 술에 취하고 방탕한 생활은 금물이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정신적 기둥이다. 자식들이 성장하여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사랑받지 못하면 청소년기에 탈선하거나 방황한다. 정신적으로 핍박받은 자녀는 부모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며 마음의 수난을 겪는다. 나는 4050 기성세대 때 조기 퇴임하고 직장을 잃었다. 가장으로서 정신과 육체적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고통과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다.
중년 취업은 고통이 있다. 적성과 기호에 만족할 만한 직업이 기다리고 있지 않다. 과거의 화려한 경력은 오히려 취업 발목을 잡았다. 사무직 화이트칼라가 블루칼라 노동 현장에서 일할 때 과거를 생각하면 자존심과 열등의식에 빠졌다. 그러나 아이들을 생각하면 눈으로만 지켜볼 수 없었다. 다시 일어섰다. 세상은 “내가 주인공이야.”라며 밤낮으로 일을 했다. 전세방 생활하면서 이사도 자주 했다. 그러나 다행히 내 집을 마련하여 집 없는 서러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과 자녀 교육비, 결혼문제, 노후대책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짐이었다. 검소한 생활이 이를 위한 대책이었고 저축해야 모든 일이 가능했다. 자유 분망한 생활이 이어지면 가정 살림이 무너지고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 육체적으로 힘들 때마다 가족을 생각하면 즐겁고 행복했다. 이를 위해 앞을 보고 뛰고 달렸다. 돌아보니 후회 없는 기성세대 삶이었다.
아들이 “아버지는 나의 롤 모델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나는 눈물을 흘렸다. 이것이 인생인가! 기성세대는 명예와 출세를 위한 유혹하는 일이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 현혹되지 않고 성실하고 검소한 삶이 나를 지켰다.
사욕과 거짓으로 남을 속이거나 탐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그곳은 캄캄한 세상이요, 자멸의 길이다. 두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네 꿈을 펼쳐라. 고난의 길, 힘든 세상일지라도 노력하는 자에게는 기회가 온다.
기성세대여! 당신은 인생의 꽃이요, 황금이다. 나는 “ 가정을 위해,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네 몸을 다해 던져라.”라고 고하고 싶다.
첫댓글
자식에게 “아버지는 나의 롤 모델입니다.”라는 소리를 들었다면 성공한 인생입니다. 참 흐믓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