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달루시아, 아라곤, 카스티야라만차, 카탈루냐, 무르시아 및 발렌시아 자치 지방[Autonomous Communities of Andalusia, Aragon, Castille-La Mancha, Catalonia, Murcia and Valencia]에 속하며,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 지중해 연안에 있는 선사시대 후기의 암각화 지역은 유럽에서 발견되는 암각화군 중에 가장 규모가 크다. 또한 인류의 문화 발전에 있어서 중대한 시기인 당시의 생활 방식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그림의 방식과 소재가 매우 독특하다. 스페인 동부 지중해 연안에 있는 선사시대 후기의 벽화군(群)은 유럽에서 발견된 벽화군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또한 인류의 문화 발전에 있어서 중대한 시기인 당시의 생활 방식을 특출한 그림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 유산의 독특한 특성과 기록물로서의 가치, 주변 경관으로 통합되는 점들에서 인류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생태학적 가치와 손상되기 쉬운 자연의 면모도 지니고 있다. 이런 종류의 유적지는 이베리아 반도 지중해 연안에서만 발견된다. 그 이유는 선사시대 후기에 이 지역에서 일어난 문화적 변화의 복잡성 때문이었으며, 아울러 암석 종류와 독특한 환경 조건 같은 보존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기인하기도 했다. 스페인 동부의 암각화들은 그 다양성 면에서 놀라운 역사적 기록물이기도 하다. 또한 예술 기록물로서 선사시대의 사회경제적 현실에 관한 진기한 증거를 제공한다. 가장 많이 사용된 색상은 다양한 색조로 표현된 빨간색이다. 검은색은 그보다 빈도가 낮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흰색을 사용했다. 그려진 장면들은 선사시대 유럽에 관한 최초의 서술인 동시에 매우 다양한 지역을 다루고 있다. 사냥 장면이 가장 많이 그려졌는데 무리지어 사냥하는 사람들, 덫의 세밀한 부분들, 상처 입은 동물들을 추적하는 모습 등을 보여 주고 있다. 채집 활동 그림들 가운데는 벌꿀 채집 장면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 그림들은 양봉가들에게 훌륭한 역사적 자료가 된다. 궁사들이 활을 쏘아 희생자를 맞추는 그림처럼 전투와 처형에 관한 초기의 묘사도 나타난다. 가정 내의 일상생활을 표현한 그림들도 있다. 모여 앉아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함께 걷고 있는 사람들, 앉아 있는 사냥꾼, 가축을 도살하는 장면 등이다. 사람 그림들은 의복과 다양한 머리 모양, 팔찌, 목걸이 같은 장신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며, 아울러 이 모습들은 당시에 사회적 불평등이 시작되었음을 알려 준다. 장례 의식은 누워 있는 시신과 제의 장면으로 표현됐다. 선사시대 사회의 미신을 보여 주는 그림들도 있다. 이러한 그림들에서는 기이한 복장을 한 주술사가 흔히 등장하는데 주술사는 인간의 특징과 사슴・황소・새 같은 동물의 특징을 함께 지닌 형상으로 표현되어 있다. 여성의 모습도 흔하며, 그림에서 눈에 띄는 위치를 차지하거나 크게 그려져 있다는 점에서 여신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신석기시대 공동체에 의해 처음으로 인간에 의한 자연 경관의 변화가 일어났다. 스페인 동부의 수렵-채집 문화는 예술을 탄생시키며 번성했지만 인간에 의한 자연의 변화는 이 고원 지역에서 그리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이 지역은 매우 흥미로운 생물 군집들의 마지막 서식지이기도 하다. 여기에 속하는 생물 군집들로 로열독수리[royal eagle], 자고새독수리[partridge eagle], 송골매와 멸종 위기에 처한 여러 유럽 종의 맹금을 들 수 있다. 유럽에서 가장 희귀한 종인 이베리아 스라소니[Iberian lynx]는 여전히 이 지역에서 더러 발견된다. 선사시대 예술가들에 의해 가장 많이 표현된 동물인 야생 염소 또한 오늘날까지 이 암각화 지대에서 살고 있다. 살아서 움직이는 동물상과 선사시대 예술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 지역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경관을 지닌 특별한 곳이라는 느낌을 준다. 700곳이 넘는 장소에서 발견된 암각화는 지역별로 그 성격이 매우 다양해 분류하기 쉽지 않지만 대략 다음과 같이 나눠 볼 수 있다. 북부 지역 : 오로지 자연주의적 동물 형태를 본뜬 모양만 보이며, 일정하게 치장한 사람의 모습은 드물다. 마에스트라초(Maestrazgo), 에브로(Ebro) 강 하류 지역 : 사람의 형상을 담고 있는 역동적인 사냥과 전투 장면. 쿠엥카(Cuenca), 알바라신(Albarracin) 산악 지대 : 주거지와 규토질의 암석에 그린 벽화. 후카르(Jucar) 강의 동굴 및 인근 산악 지대 : 매우 역동적인 사냥 장면의 묘사. 사포르(Safor), 라마리나(La Marina) 지역[발렌시아와 알리칸테(Alicante)] : 사냥과 사회 활동 장면은 있으나 전투 장면은 없다. 세구라(Segura) 강 유역과 인근 산악 지대 : 동물 형태를 본뜬 그림이 지배적이다. 안달루시아 동부 지역 : 같은 형식의 벽화가 안달루시아 동부 지역 두 곳에서 발견된다. 로스 벨레즈(Los Velez) 지역과 시에라 모레나(Sierra Morena) 산맥을 이루는 작은 언덕들 : 대부분 동물 형태를 본뜬 모습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