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목) 9년간 큰딸 정혜 프란체스카 로마나와 합가하여 살아 오던 정든 길음뉴타운을 떠난 이래 컴퓨터에 접속하기가 쉽지 않아 숫제 기록 정리를 포기한 채로 오늘 까지 지내고 말았다.
그 사이에 참으로 많은 사연과 이야기 거리가 있었지만, 기억력의 한계로 그나마 메모가 되어 있는 부분만 발췌하여 저간의 사정을 기록하려 한다. 잘 될 지 모르겠다.
10월 8일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맑고 쾌청.
나나 아내아 모두 잠에서 일찍 깨어 일어나 곧 닥칠 치삿짐 센터 사람들과의 조우에 대비하였다.
마치 대학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마냥 온갖 짐 꾸러미들을 과감하게 내다 버ㅗ린 아내의 과단성 덕분(?)에 짐은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그러나 오늘 이 이삿짐은 바로 이사갈 집에 들어 가지를 못하고, 내부 수리가 끝나는17일(토)까지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옮겨 온다는 계획이다.
이 와중에 포럼팀에서는 오후 4시경에 구의역 부근으로 나오라는 전갈이 와 갈등 속에, 아내의 양해를 받고 꾸역꾸역 출근을 하엿다.
그러다 보니 8박 9일 동안 묵게 될 에어 비 앤 비(Air Breakfst & Bed) 회현동 숙소에 짐을 푸는 일은 아들 규화 에로니모가 독차지, 수고를 하고 말았다.
아들을 돌려 보낸 후 이 곳 비 앤 비 숙소에서의 첫 날밤을 맞이하였다.
그나마 작년에 아일랜드 여행을 한 것이 도움을 준달까, 좁은 방이지만, 없을 것 없는 환경에 금방 익숙해지면서 사랑의 콜센터 방송도 아내와 같이 봐 가면서 편안한 첫 날 밤을 지낼 수 있어서 감사하였다.
천주님께 감사!
10월 9일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맑음.
한글날이다.
혹시 몰흘 펑크(?)에 대비한다며 나왔으면 좋겠다는 포럼 팀원들의 성화에 못 이겨 오전 중 출근.
오전 오후 각 1건씩 활동을 펼쳤다.
10월 10일 토요일, 맑음.
오늘은 내가 길음동 성당 남성 충구역장으로서 마지막 구역장 및 총무 회의를 주관하는 날이다.
회현동 숙소에 오후 까지 머물다가 6시 토요일 주일 미사시간에 맞춰 길음동으로 출발하였다.
어차피 회의를 마치고 나서 나를 위한 송별연도 마련된다고 하니 일잔은 불가피할 듯 하여 차는 숫제 성당 주차장에 파킹하기로 작정을 하고 토요일 주일 미사에 참레하였다.
회의장에 본당 신부님도 오셔서 격려의 말씀과 함께 나의 전출에 대하여 몹시 아쉬워하시는 듯한 뉘앙스가 물씬 풍기는 발언을 하고 나가신 후, 종전 대로 기도를 바친 후 회합을 이어갓다.
평소보다도 더 많은 구역장들이 참석해 주어 그나마ㅡ 날르 떠나 보내는 석별의 정이 아쉽기는 하였던 모양이다.
나의 후임 문제는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현재 부총구역장인 세라피노 형제가 연말 대림 시기쯤에 새로운 인물을 선정한다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회의를 종료.
길음시장 안 보쌈집으로 가서 늦은 저녁 식사와 소주와 맥주를 마시며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마칠 무렵 나의 영세 대자이기도 하고, 4구역 총무를 맡고 있는 요셉이 합류하여 그를 위한 2차 자리는 내가 마련하여 치킨집에서 일잔을 더 하였다.
부총구역장이 주는 태ㅑㄱ시비로 회현동 까지 편안하게 잘 올 수 있어서 감사하였다.
그 때 까지 아들이 남아 있어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그를 돌려 보낸 후, 씻고 이틀째 밤을 니냈다.
10월 11일, 연중 제28주일, 성 요한 23세 교황 기념 없음, 맑음.
어제 주차해 두었던 차도 찾을 겸 하여 마지막으로 11시 교중 미사에 참레하였다.
미사를 미친 후 유력(?) 신자들과 하직 인사를 하겠다던 나의 의도와는 달리 그럴 만한 사람들이 별로 안 보여서 약간은 서운하고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
미련(?) 따위는 깨끗이 지워 버리자 싶다.
곧장 집으로 와 아내와 함께 점심 식사.
여행자 숙소의 그 좁은 방에 주야장창 죽치고 앉아 있기도 무엇하여 기왕에 잡혀 있는 당구 동아리 모임에 참여키 위해 창동행.
그러나 종전과는 달리 1차전만 하고 곧장 귀가.
집에 오면 연일 재방송에 또 재방송하는 미스트트톳맨들의 노래 듣기 방송으로 일관.
TV 란 바보 상자라고 하더니, 여기에 물두(?)하다 보니 과연 그리 되어 가는 느낌.
사를째 밤을 지냈다.
10월 12일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맑음.
오후 3시에 옛 시청 동료들의 당구 당아리 모임의 하나인 욱인회 번개팅에 참여하면서 하루를 지나 보내었다.
10월 13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맑음.
오늘은 수리중인 새집에 가서 이 것, 저 것 챙겨 볼 것도 챙겨 보고, 동 주민센터에 가서 전입신고도 해야 한다고 해서 늦은 아점을 들고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다.
그런데 진입 신고에 브레이크가 걸려 다시 길음동에 다녀 오는 길에 치와와종 루비의 동물병원에 가서 기록물을 찾아 오는 길에 예방 주사도 맞게 하였고, 아내도 내과 볼 일을 봤으며, 나중에는 이마트 미아점에 들러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여 회현동으로 돌아 왔다.
10월 14일 연중 제28주간 수요일, 성 갈리스토 1세 교황 순교자,. 맑음.
오늘은 순전히 나의 공적인 행보가 있었던 날이다.
두 곳의 복지관을 방문하였으나, 한 곳은 흐림, 그러나 또 다른 한 곳은 맑음이어서 스스로 위로하며 퇴청하였고, 마치는 길에 단골 치과에 들러 치아 점검을 하였는데, 딱히 별도 치료 게획은 없으니, 앞으로 아프면 다시 오라는 말을 듣고 올 수 있어서 감사하였다.
10월 15일 목요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맑음.
에수의 데레사 성녀는 1515년 스페인의 아빌라에서 태어났다. 가르멜 수도회에 들어간 성녀는 평생을 완덕의 길에 정진하며 살았다. 데레사 수녀는 수도회의 발전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면서 많은 어려움에 맞닥뜨렸으나 주님께 매달리며 곤경을 이겨 나갔다. 수도 생활과 영성 생활에 관한 많은 저서를 남긴 성녀는 1582년에 세상을 떠났다. 1622년 그레고리오 15세 교황이 데레사 수녀를 시성하였고, 1970년 바오로 6세 교황이 "교회 학자"로 선포하였다. 성녀는 "아빌라의 데레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 2020년 가해, 10월 매일 미사책 85쪽에서 옮겨 적음 -
오늘은 오전 중 주역 수강 일정이 있었으나 가지 않고, 방학동 이사갈 집에 들러 공사 마무리 작업 상황을 둘러 보고 와서 아내를 회현동 숙소에 내려 준 후 6시 30분에 개최될 내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고향 사람들의 친목 모임인 일일회 회합 장소인 신설동 풍물시장 안 소머리국밥집으로 향하였다.
오늘의 밥값 전액을 원로회의 J 의장님께서 흔쾌히 쾌척해 주셔서 감사하였다.
그나마 일찍 회합이 마치는 덕분에 부산에서 올라 온 중학교 동기생 친구 R 을 서울역에 내려 준 후 4호선을 타고 숙소에 도착하였다.
10월 16일 연중 제28주간 금요일, 성녀 헤드비제스 수도자, 또는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리코크 동정, 맑음.
서울에 살면서 세계적인 체인점인 여행자 숙소인 에어 비 앤 비에서 8박 9일간의 체루를 마치고 오늘은 퇴실하는 날이다.
이사갈 집의 수리도 대강 마무리 되어 간다고 해서 우정 오후에 우리가 입주키로 한 방학동으로 향하였다.
그동안 "견손"을 가르쳐 주신 좋으신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바치며 이동해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서 좋았다.
아들이 10시 40분경 도착하는 것을 보고, 싣고 온 짐들을 두 대의 차에 분산 승차시킨 후 방학동행.
새롭게 둥지를 틀 이 곳 방학동은 예로 부터 鶴이 날아 들어 평안히 노닐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처럼 비교적 안정적이고 넉넉하고 푸근해 보여 참 좋게 여겨진다.
당장에 횡단보도 한 개만 건너면 바로 성당이 잇고, 5분도 채 안 걸려 산 입구가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입지 여건이 또 어디에 있으랴 싶어 거는 기대가 크기만 하다 할 것이다.
아들과 일을 다 본 후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고 돌려 보낸 후, 아내는 강아지 루비 때문에 식당에 같이 못 가는 바람에 집에서 밥을 해 먹으며 입주 첫 날 밤을 맞이한 것이다.
아직 수리가 덜 끝난 상태어서 먼지 투성이지만, 여행자 숙소에 비하면 대궐 같은 집.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바치며 첫 날 밤을 지나 보낸다.
천주님께 감사!
10월 17일 토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맑음.
이냐시오 성인은 시리아의 안티오키아(현재는 터키의 안티키아)에서 태어나 그곳의 주교가 되었다. 요한 사도의 제자였다고도 하는 그는 초대 교회의 중요한 지역이었던 안티오키아에서 오랫동안 호라동하다가 110년 무렵 로마에서 순교하였다. 이냐시오 주교는 안티오키아에서 로마로 암송되는 도중 들르는 곳마다 신자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 편지들은 지금지 보존되어 초대 교회의 신앙생활에 관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2020년 가해, 10월 매일 미사책 93~4쪽에서 옮겨 적음 -
이른 아침 7시경에 보관해 두었던 이삿짐이 들어 오기 시작하였다.
일사분란한 팀웍을 자랑하는 이삿짐 센터 멤버들은 착착 손발을 맞춰 빈틈없이 짐을 옮기고, 제 자리에 물건을 갖다 나 주면서, 전기 제품을 자리 잡게 하는 등 잠시도 쉴 틈 없이 움직이더니 정오 무렵 모든 이사를 완전히 마치고 철수하였다.
아주 짧은 시간 중노동하고 제법 많은 돈을 챙겨 가는 저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엔터테인먼트요, 돈 잘 버는 기계(?)들 처럼 보였다면 과언일까.
하여간 대단해 보였던 것이다.
이사를 마치려 할 무렵 큰딸 정혜 프란체스카 로마나가 와서 집 앞이며, 성당 바로 옆 그 유명하다는 대문(大門) 한정식집에 가서 모란 정식으로 대접해 주어 아주 포만감 넘치게 잘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였다.
귀한 손님 래방시 적극 활용해 볼 만한 집이었지 싶어 만족스러웠다.
아들이 왓으면 같이 먹었을 텐데, 어제까지 밤잠을 제대로 못 전 것이 우너인이었던 듯, 결국 오지 못하여 안타까움.
부디 큰 병이 아니기를 수시로 화살 기도를 바쳤던 것이다.
그래도 짐이 들어 오니 비로소 이사온 집인 듯, 제법 구색을 갖춰 가는 집 모양새가 기분이 참 좋았다.
이제 방학동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인생 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의 뜻깊은 해에 이사 온 운세가 만사형통, 운수대통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기도 바친다.
2020년 10월 18일 연중 제29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전교 주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없음, 맑음.
이 동네에 이사 와 첫 교중미사 참례.
길음동 성당에 비해서는 작은 성당이지만, 교적 인구가 5,400여 명이나 된다고 하니 비교적 큰 성당인 셈.
본당 신부님의 미사 집전과 강론 말씀.
우리를 소ㅓ개시켜 준 부동산 부부와도 만나 볼 수 잇어서 반가움.
미사를 마치고 나서 이 동네 분위기라도 접한다며 도깨비 시장 부근으로 진출.
시장 입구에서 생선 구이를 잘 하는 집을 만나 배불리 늦은 아점.
그리고 시장 안에 들어 가 과일 등을 사기 위해 마트행.
모든 것이 생소하기는 하지만, 있을 거 다 있고, 왠만한 상점들이 다 있는 이 곳은 서민들이 살기에 최적지가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였다.
몸살이 심하다던 아들 규화 예로니모는 하루 푹 쉬고 나니 좀 나아진 듯,같은 연기자가 출연하는 연극을 보고 오겟다고 연락이 와 기다렸다가 함께 저녁 식사.
어제 큰딸이 한 턱 쏜 대문이라는 한정식집을 또 다시 방문하여 어제 것 보다 더 비싼 메뉴로 만찬.
아들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던 것이다.
식사 후 집에 들어 와서 온갖 자질구레ㅐ한 일들을 아들이 대부분 처리해 주어 감사!
이사 와 첫 주님의 날은 이렇게 저물어 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