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프놈바켕(Phnom Bakheng)
오후에는 저녁놀이 특히 아름답다는 ‘프놈바켕’ 사원으로 툭툭이(오토바이가 끄는 2인승 간이차)를 타고 갔다.
‘프놈’은 ‘산’이라는 뜻인데 ‘프놈’이라는 말 자체가 ‘신성하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하니 프놈바켕 사원은 ‘신성한 바켕산 사원’ 쯤의 뜻이겠다.
바켕산은 높이 67m로 산꼭대기에 사원이 지어져 있어 산 전체가 사원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원은 원래 평지에서부터 사원까지 4면에 가파른 계단을 설치했는데 거의 무너져 내려 사용하지 못하고 지금은 산을 빙 돌며 걸어 올라야 한다.
산 정상에는 거대한 사원(탑)이 들어서 있는데 약 70도 정도 경사의 좁은 계단을 올라야 하므로 조심해야 하고 제법 숨이 찬다.
저녁놀이 아름다운 프놈바켕
산 밑 입구 부근에 지뢰로 다리를 잃거나 눈이 먼 7~8명 초라한 차림새의 장애인들이 고유의 악기로 우리 민요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
이곳 말고도 몇 군데서 아리랑을 연주하는 이런 무리들을 보았는데 5달러를 모금함에 넣어 주면서도 왠지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년(2006) 캄보디아를 찾은 전체 관광객 중 25%가 한국인이었다는 가이드의 답변이 아리랑을 연주하는 이유이리라.
커다란 돌로 쌓아 올린 사원에 도착하여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오르면 광활한 밀림이 펼쳐지고 밀림 사이로 앙코르와트를 비롯하여 밀림에 흩어져 있는 사원들의 높은 첨탑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 밀림 속에는 사원들이 100개도 넘게 흩어져 있다고 한다.
일몰은 그다지 감동적이지는 못했으나 오히려 거대한 나무들로 둘러싸인 밀림 속을 빙빙 돌며 오르는 참배로(參拜路)와 거대한 사원 자체가 인상적이랄까... 그런데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이곳 사원들은 사원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알맞을 듯하다.
기도를 드리는 방이라든지 제단이라든지 도무지 그런 것은 보이지 않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그 윗부분의 빈 공간에 수미산(須彌山)을 형상화한 거대한 첨탑들로 구성된 형식이다.
*수미산(須彌山)-불교에서 말하는 세계의 중심이라는 상상의 산이름
사원은 방이라 이름 붙일 공간이 있기는 하나 극히 좁아서 작은 부처나 힌두의 신상 하나를 모시면 가득 찬다.
대부분 회랑(回廊)이 있고 벽면마다 가득 찬 정교하고 눈부신 부조(浮彫)들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