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주도주(株)」가 있다면 부동산시장에는 「랜드마크 아파트」가 있다. 「랜드마크 아파트」란 재건축아파트 등 기존아파트 주변에 건립되어 인근지역 시세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아파트를 일컫는다. 재건축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이들의 위력은 대단하다. 가격결정의 직접적인 기준 역할을 해 이들 랜드마크 아파트 가격이 인상되면 재건축아파트 거품도 그만큼 커지기 마련이다.
서울지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상승을 기록한 곳은 강남구 대치동. 우성 1차 등의 아파트가 재건축된다는 소리가 가격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며 여기에 지난해 11월 완공된 도곡동 삼성 래미안도 한 몫 거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도곡동 삼성 래미안이 입주하면서 인근 지역 아파트 가격을 동시에 올렸다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도곡동 삼성, 대치동 가격 상승 부추겨
실제로 얼마전 거품논란에 휩싸였던 도곡주공 1차도 가격을 정할 때 바로미터로 삼는 것이 도곡동 삼성 래미안이었다.
대치동 일대 중개업소에서는 인근 대부분의 아파트 가격이 도곡동 삼성 래미안과 비교되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도곡동 삼성 래미안 가격이 상승하면 주변 아파트 가격이 덩달아 동반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재건축 시장의 핵폭탄= 재건축단지 주변에 이같은 랜드마크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핵폭탄」정도의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이들 랜드마크 아파트가 가격거품을 불러일으키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업승인을 놓고 4단지와 각축을 벌였던 잠실2단지의 경우 기대심리가 팽배해지면서 가격이 큰 폭을 뛰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4단지가 먼저 승인 되면서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았던 가격도 차츰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당시 바로미터로 기준 삼은 곳은 인근 잠실 주공 5단지. 올 3월초만해도 2단지 17평형과 5단지 34평형 가격이 4억5천만원으로 같게 나타날 정도였다. 5단지 가격이 상승되면 2단지 가격도 같은 상승을 기록한다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랜드마크 아파트는 어디=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서울지역에서 가격상승률이 높았던 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지역 대부분에 랜드마크 아파트가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원동에서는 한솔마을을 대표적인 랜드마크 아파트로 볼 수 있는데 일원동 대림공인 김영훈 대표는 『한솔마을은 배후에 산이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면서 『이같은 이유로 주변 아파트 가격이 한솔마을 가격에 따라 들쭉날쭉한 경향이 많다』고 지적했다.
높은 상승세를 이어간 동대문구 이문동에서는 지난해 11월에 입주한 이문동 삼성 래미안이 주변아파트 가격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문동 삼성 래미안은 신규아파트이면서 외대역까지 도보로 15분 소요되며 교육여건과 주거환경이 우수해 중산층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문동 삼성 래미안 34평형은 입주전인 지난해 6월22일 매매가가 1억7천500만원선이다가 8월31일 조사에는 2억1천만원으로 3천500만원정도 올랐다. 그런데 당초 삼성 래미안보다 500만원정도 비싸게 거래되던 쌍용아파트도 삼성 래미안의 가격이 오르자 2개월후인 8월31일부터 가격이 상승세를 탔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정동, 오금동에서는 훼미리아파트가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아파트로 단지가 크고, 강남과 인접해 있으며 교통이 편리해 가격비교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랜드마크 아파트 특징= 이들은 주로 신규아파트이면서 단지가 크고 우수한 조망권이 형성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광진구 광장동에서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랜드마크 아파트인 프라임 현대는 송파, 잠실과 쉽게 연결되고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장안동에서는 내년 6월에 입주하는 삼성 래미안 1차 분양권이 인근 아파트 가격을 좌지우지한다. 마포구 중동에서도 올 10월에 입주하는 대림아파트가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석동 LG밤섬 현대는 한강조망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용강동, 염리동 등지의 아파트 분양권 가격을 주도하고 있으며 공덕동 삼성래미안은 대단지여서 마포구, 용산구의 시세에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신도림동에서는 지난해 11월에 입주한 신도림 대림 e-편한세상 2차가 신규아파트인 관계로 주변아파트 시세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