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열형 감상기입니다. 사안별로 정보와 느낌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1. 마블이 단독으로 제작한 최초의 작품: 마블 코믹스의 인기 시리즈인 '아이언맨'은 90년대초부터 영화화가 기획되었으나 여러 영화사를 포류하다가 결국 아무 성과도 없이 다시 마블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침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포함한 자사 캐릭터들의 영화화가 대성공을 거둔 까닭에 메릴-린치로부터 5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고 마침내 스스로 영화를 제작할 자본을 굴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동제작했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아이언맨은 오프닝 이전에 '마블 스튜디오'라는 로고가 눈에 띱니다. 그 결과는 어떤 작품들보다도 원작의 묘미를 잘 살린 영화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사실 창조자들만큼 원작의 특성과 장점을 잘아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2. 주인공 소개: 영화 초반부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연출은 아포지 시상식에서 토니 스탁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PT (프레젠테이션)였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의 어린 시절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사진 및 삽화의 형태로 보여주고 토니 스탁의 가족 배경과 천재성, 동업자 오바다이아 스테인과의 관계를 관객들에게 짦은 시간에 알려주는 파브로 감독의 연출솜씨가 일품이었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카지노에서의 기행과 리포터와 펼치는 애정행각을 보고나면 토니 스탁이 어떤 인물인지 강렬하게 각인됩니다.
3.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납치: 아시겠지만 원작에서는 토니가 납치당하는 장소가 베트남입니다 (1963년). 영화는 시대적 변화를 고려하여 기획 초기에는 이라크 (걸프전)로 설정했다가 아프가니스탄으로 최종확정한 것이지요. 대상은 다르지만 미국이 큰 전쟁을 벌였던 주적들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반공영웅 (anti-communism)으로 출발한 아이언맨의 태생을 고려한다면 영화판에서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설정에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으셨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cfs9.tistory.com%2Fimage%2F4%2Ftistory%2F2008%2F05%2F11%2F09%2F44%2F48264170acd17)
4.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 다우니에게 이번 아이언맨 프로젝트는 재기를 위한 일생일대의 기회였을 것입니다. 그는 촬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파브로 감독의 옆방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영화와 캐릭터에 관해 끊임없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는군요. 게다가 다우니는 원작의 오랜 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엄격한 다이어트와 몸가꾸기를 병행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런 각고의 노력 덕분인지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의 토니 스탁 연기는 무척 훌륭했습니다. 3편까지 출연계약을 했다니 앞으로도 계속 그를 볼 수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울러 다른 마블 영화들에서도요).
* 다우니가 파브로 감독과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파브로가 일전에 출연했던 [데어데블, 2003]의 장면이 떠오르네요. 파브로는 매트 머독 (벤 에플릭)의 변호사 친구를 연기했습니다 (연기도 상당히 잘합니다).
5. 영향을 준 작품들: 감독 존 파브로가 밝힌 아이언맨에 영향을 준 작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톰 클랜시의 소설들: 최첨단 무기들, 국제 테러리스트와의 대결.
2) 007 영화들: 본드도 슈퍼영웅인만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지요. 페퍼 팟츠와 토니의 관계는 본드와 머니페니의 관계를 떠오르게 합니다.
3) 배트맨 비긴즈 (2005): 영웅의 기원부터 탐구하는 현실적 접근법.
4) 로보캅: 아이언맨 대 아이언 몽거의 대결-인간크기 로봇과 거대 로봇.
6. 파브로의 독특한 연출: 로버트 알트만의 팬이었던 감독 파브로는 대사나 연기에서 연기자들의 창의적이고 즉흥적인 면을 살려주었습니다. 이런 순발력있는 연출 덕분에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더욱 생생하고 현실감있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페퍼 팟츠와 토니와의 재치있는 대사가 좋습니다. 기네스 펠트로우가 아이언맨 만화책을 읽으면서 팟츠의 캐릭터 분석을 한 점도 도움이 되었으리라 봅니다.
7. 버거킹과 아우디: 이번에 아이언맨을 통해 PPL을 벌인 대표적 기업인데...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렸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우디는 토니의 애마로 여러차례 존재감을 과시했고 특히 버거킹은 토니가 구사일생으로 미국에 돌아온후 먹은 치즈버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
8. 갑옷 업그레이드 과정: 사실 아이언맨이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구분되는 매력중 하나가 끊임없는 업그레이드를 통한 새로운 갑옷의 등장인데 이번 영화에서도 세 개가 등장했습니다.
원작 팬들에게 가장 흥미를 끈 장면은 역시 세 개의 갑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일 것입니다. 아프간 동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마크 원은 투박하지만 원초적인 둔중함이 매력으로 다가왔고 (실제로 42kg이나 나간다는군요) 은빛의 마크 투는 시험 비행장면이, 마크 쓰리는 날렵한 디자인과 색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으로 속편들에서는 또 새로운 디자인의 갑옷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바다 밑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갑옷도 등장하기를 빕니다).
갑옷들의 디자인은 [스파이더맨 2]의 삽화작가 필 샌더스와 마블 코믹스의 아티스트인 아디 그라노프가 맡았는데 제작은 특수효과의 대가인 [터미네이터]의 설계자 스탠 윈스톤이 담당했습니다. 스탠 윈스톤은 아이언 몽거도 디자인했습니다. 몽거의 경우 아이언맨 갑옷보다 휠씬 무겁고 조작하는데 다섯명의 인력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cfs8.tistory.com%2Fimage%2F20%2Ftistory%2F2008%2F05%2F11%2F09%2F45%2F482641abcc21f)
9. 역시 ILM: 고무와 금속으로 만들어진 아이언맨 갑옷은 스탠 윈스톤 스튜디오에서 만들었지만 영화에서 보여진 화려한 시각적 이미지는 조지 루카스의 ILM (Industrial Light & Magic)이 창조했습니다. 작년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와 [트랜스포머]의 업적에 이어서 역시 헐리웃 최고의 특수효과 전문회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10. 후속편을 위한 밀밥:
1) 먼저 토니를 납치한 아프간 테러리스트 조직 이름이 '열개의 반지 수호단'인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열개의 반지는 아이언맨의 숙적인 만다린이 소유한 힘의 원천이지요.
2) 로즈가 마크 투 갑옷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다음 기회에 하지"하고 돌아서는 장면은 그가 후일 아이언맨의 파트너인 워 머신 (War Machine)으로 등장할 것임을 암시합니다.
3) 그리고 엔딩 크레딧 이후 쿠키 장면에 등장하는 쉴드의 닉 퓨리는 마블의 영웅들이 어떤 형태로든 연합할 것임을 암시합니다. 실제로 2010년을 목표로 '어벤져스' (캡틴 아메리카를 리더로 한 마블 히어로들이 조직한 팀)의 영화화 계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1. 버지니아 페퍼 팟츠: 기네스 펠트로우는 언제나 금발 머리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빨간 머리도 나쁘지 않더군요. 한 때 [노트북]의 신성 레이첼 맥아담스도 팟츠 역할로 물망에 올랐는데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의 나이를 고려하면 역시 펠트로우 여사가 더욱 어울리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2. 자비스와 인센: 재미있었던 점은 원작에서 토니 스탁의 충실한 집사로 나오는 에드윈 자비스가 영화판에서는 인공지능 (A.I.)으로 설정되었더군요. 시의적절한 창조적 변형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 [도그빌], [다빈치 코드]의 배우 폴 베타니가 목소리를 연기한 점도 반가웠습니다.
아프간 동굴에서 토니의 탈출을 도와준 인센 박사도 원작과는 달리 중국인에서 아프간인으로 바뀌었는데 배경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역시 적절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13. 음악: 작곡가 라민 자바디는 원작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합니다. 보통 슈퍼히어로물에 사용되는 웅장한 분위기의 음악대신 강렬한 기타연주가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렸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에 샘플 음악을 올렸으니 감상해 보시지요.
14. 장소적 배경: 많은 마블 원작만화들이 그렇듯이 아이언맨의 배경도 동부 뉴욕입니다. 영화판에서 서부 L.A. 가 사건의 주요 장소로 설정된 것은 그같은 단조로운 설정에 변화를 주기 위함이었는데 엘에이라는 도시의 화려함과 플레이보이 토니의 특성과 사생활이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5. 액션: 영화에는 크게 네 꼭지의 액션장면이 등장하는데 가장 좋았던 것은 동굴 탈출 장면과 F-22와 벌이는 공중전이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의 매력은 액션보다는 탄생과정과 인간관계를 살펴보는데 있기에 다소 미흡하게 보여질 수 있는 액션들에 큰 불만은 없습니다.
이미 [트랜스포머, 2007]가 로봇 액션의 절정을 보여주었기에 상대적으로 마지막 대결의 박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아쉽네요. 불현듯 폴 버호벤의 [로보캅] 리메이크가 보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16. 속편 정보 몇가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공개된 정보입니다.
1) 3부작으로 기획되었고 주요 출연자들도 그대로 나온답니다.
2) 2편 개봉일: 2010년 4월 30일
3) 만다린 등장? : 감독이 계속 고민중이랍니다. 사실 현실감이 부족하죠.
4) 워머신?: 아직 이르지 않나하고 생각한답니다. 그렇다면 3편에서?
5) 줄거리: 토니가 알콜중독자가 되는 설정을 따른답니다. 페퍼 팟츠에게는 남자친구가...-_-
6) 현재 기획중인 '어벤져스'가 아이언맨 3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언맨이 중심이 되고 다른 캐릭터들이 보조하는 형식이 되겠군요.
ThE EnD. 이상으로 아이언맨 특집 시리즈도 막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스틸 사진들의 저작권은 파라마운트 영화사에 있습니다.
이상 다음의 한 블로거의 글 인용
첫댓글 저는 타루도님이 미국가서 현지에서 보고 오신줄 알았다는..이쿵
헉~! 아직 가까운 이웃 나라들도 못 가봤어요^^ㅎㅎ 저 글이 워낙 잘 나와 카피 했을뿐이죠^^
저도 출장으로 타루도님이 가까운 미국이라는 나라을 다려오셔구나 헤는데 으흐흐흐흐흐^ㅠ^ 즐거운 마음으로 글잘보구 갑니다 ^^ 오늘도 화이팅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