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히 사랑하는 제형들아!
내 떠날 때, 내 주님의 훈계를 좋은 마음으로 받아 지성으로 따라서 행하여라.
떠나도 너희를 자주 생각하여 그리워하고, 너희를 위하여 항상 기구하고, 너희 영혼의 신익(神益)을 항상 돌아볼 것이오, 멀리서라도 통공하는 은혜로 너희 가운데 있음과 같으니, 나를 생각하여 너희 본분을 열정으로 지켜라.
환난 이후에는 잊기 쉬우니, 어려운 가운데 너무 겁내고 낙심하지 말며, 부디 사람의 힘으로 구해 주기를 생각하지 말고 오직 주님의 도우심만 바라고 구하며, 너희들이 주님을 위하여 당한 것을 주님께서 알고 계시니 당신 인자하심만 믿고 기다려라.
예로부터 환난이 성교를 널리 펴는 법이다.
또한 주 예수께서 여러 가지 말씀으로 미리 가르쳐 주셨으니, 그 말씀을 생각하면 어찌 지나치게 염려하겠느냐?
또 성 베드로 말씀에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욕을 당하는 사람은 진복자(眞福者)다”라고 하셨으니, 너희 모두는 마음을 일으켜 감심(甘心)으로 참아 받아 흩어지지 말고, 사언(思言) 행위에서 애주애인(愛主愛人)하는 진실한 덕을 드러내고, 해롭게 하는 사람도 모두 사랑하여 그 회두(回頭)함을 천주께 구하고, 국왕과 관장에게 원망을 품지 말고, 도리어 성실히 받들어 섬길지니, 이렇게 하면 예수의 참 제자가 될 것이다.
이 몇 가지 훈계를 착실히 지킬 것으로 바라며, 너희 모든 이에게 강복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