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7회정도(가능하면 주 1회) 시리즈로
지난날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그 아름다운 추억들을 회상하며
'교사의 보람, 그 아름다웠던 추억들'이란 제목으로 글(콩트형식으로)을 올리고저 하오니 함께하여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첫째 이야기
제목: 사랑은 오래참고
지금부터 약 30여년전 서울 T 삼육초등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매 수업후 쉬는시간 10분이 주어지고 그 10분이 끝나면 어김없이 수업시작 종이 울린다. 그날도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뛰어놀다가 시작종이 울리니 물밀듯이 일제히 교실로 들어간다.
나는 밖에서 서성이다가 마지막으로 2학년 2여학생이 손을 예쁘게 잡고 교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몸집이 좀 큰 아이와 작은
아이였다.
나는 "아이 예뻐라 빨리 교실로 들어가세요"했더니만 네~ 하면서 종종걸음으로 교실로 들어갔다.
그후 다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사간이었는데 누군가가 교장실 문을 똑똑두드렸다.
"네 들어오세요" 했더니
문을 살짝열고 얼굴을 빼죽이 내민 주인공은 다름아닌 바로 1시간전 운동장에서 '"아이 예뻐라 빨리교실로 들어가세요"라고
일러주었던 두 아이중 몸집이 큰(fat) 아이였다.
"어떻게 왔니?" 하니 아무 말이없고 배시시 웃기만 하였다.
그때 내 머리속에 섬광(閃光) 같은 생각이 떠 올랐다. 옳거니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어 왔구나 생각하고
"아주 예뻐요 사랑해요" 라고 했더니만 쌩긋 웃으면서 문을 닫고 총총히 사라졌다.
솔직히 나는 다만 그들이 손을 마주잡고 걸어오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아이 예뻐라" 했는데~~
아마 생각컨데 이 아이는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경험이 없지 않았나 싶다.
그런뎨 교장선생님으로 부터 "예쁘다"는 말씀을 들었으니 얼마나 좋았을꼬!
그 후에도 이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느 것이다. 나는 어김없이 하트 ❤️ 모양하고 "예뻐요 사랑해요" 라고 응답해 주었다.
그런데 그일이 계속 되었으니 말이다.
아름다운 노래도 한두번이지~
나는 참 곤혹스러웠다.
그러니 어쩌겠나
이젠 그만 오너라 할 수도 없고
그러면 그 어린 것이 얼마나 상처 받겠나?
솔직히 귀찮키도하고 지치기도 하였다. 한계에 이른 것 같았다. 이 일을 어쪄랴
이 아이가 어떻게 하면 이젠 그만 오게 할까? 묘한 대책과 지혜를 구하고 연구하였으나 그 해결 방법이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그 방법은 인내하는 수 밖에 없었다.
"사랑은 오래 참고 ~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견디느나라"로 "사랑은 오래 참고로 시작해서 오래 견디느니라고 끝을
맺는다. (고전13: 1~7)
그렇다 사랑의 속성 가운데 제 1은 인내하는 것이다 맞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예뻐라 했다가 이렇게 혼줄 난 줄이야~~ㅎㅎㅎ
그후 여름 방학이 지나고선 좀 뜸해졌다 철이 좀 들었는가?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그해 겨울방학하는 그날 이 아이의 어머님이 오셨다. 학교근처 담터마을에 사신다.
"선생님 우리아이 참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이 아빠 직장이 영등포 구로동으로 옮겨져서 그쪽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참 섭섭하게 되었습니다." 하면서 울먹였다.
"아이구 그래요 참 섭섭하게 되었네요. 따님이 잠 이뻤는데요~ 잘 가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데 겨울방학이 끝나고 2월달 개학후 어느날 급식실에서 식사하기 위하여 식당에 내려 갔는데 이게 웬 일이래요. 전학간다는 그 아이가 거기 있지 않는가?
나는 다가가서 "예쁜 녀석 너 어떻게 된 거니 전학 간다고 했는데"
그녀석 하는 말 "맞아요 우리 아빠, 엄마, 동생은 이사 갔지만 나와 할머니는 담터에서 그냥 살기로 했어요. 엄마 아빠는 같이 가야 한다고 달래고 야단도 쳤지만 나는 절대 전학가지 않는다고 했어요. 이 학교가 너무 좋아요 졸업하고 걀 거예요"
와 ~ 나는 그 아이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
그후 고학년이 되어서 가끔 만나면 좀 쑥스러하면서 미소 짓는다.
나는 이젠 '예쁘다'는 말 대신에 "오~ 멋져요"라고 치켜 세운다.
아 ~ 사랑은 오래참고 !
사랑의 힘 위대하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이젠 그 친구 아마 40대 초 가까이 되었을 것이다.
어떤 모습일까? 날씬한 모습일까?
아니면 옛날 그 fat 한 그 모습일까?
어디 사는지 궁금하다 이민 갔다는 소식도 들리고~
오늘 따라 그 친구 참 보고 싶다.
예쁘게 잘 살기를 간절히 바램해 본다.
2024. 4. 21
김영동
첫댓글 멋진선생님~^^
김영동 교장선생님은
경산의 삼육학교에서 서울의 삼육학교를 거치며
30대 교장으로써 정년까지 평생 동안 참 스승상을 펼친 거목으로써
카페지기와 교단에서 친구이며, 최근 '교사의 보람, 그 아름다웠던 추억들' 7회 시리즈(현재 3회)를 입수하여
혼자 보기가 너무나 아까워 옮겨봅니다.
정말 멋진 길을 걸어온 김영동 친구를 사랑하며 한 없이 존경합니다.
202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