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성격유형체계 모형
2.각 성격유형의 이해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은 무게중심에너지에 따라 본능 중심의 8, 9, 1유형, 감정 중심의 2, 3, 4유형, 사고 중심의 5, 6, 7유형 세 그룹으로 분류한다. 에니어그램의 선구자인 구르지예프는 이 세 기능이 인간의 신체와 미묘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 에니어그램의 교사인 리소는 이 세 중심이 에고가 가장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기능이며 가장 자유롭지 못한 정신의 구성 요소라고 한다. 리소에 따르면 본질이 막혀서 공백이 생긴 부분을 성격이 채우는데, 각자의 성격이 속해 있는 중심에너지는 어디에서 본질이 막혀서 성격이라는 인공필터가 강하게 작용하는지를 나타낸다.
본질과의 연결을 잃을 때 성격은 우리에게 잘못된 독립성을 가져다준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자아경계(ego boundary)라고 한다. 리소는 자아경계는 자신의 의지를 사용하기 위하여 자신이 자아라고 여기는 것과 자아라고 여기지 않는 것 사이에 '벽'을 형성함으로써 전체성과 독립성에 대한 감각을 창조하려고 한다고 하였다. 말하자면 우리의 자아경계는 외부로 향하기도 하고 내부로 향하기도 하면서 또는 동시에 내외부로 향하면서 마음의 습관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세 중심 에너지는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려는 지향을 갖는다고 한다.
1)본능중심 유형
본능중심 유형은 8유형 도전하는 사람(challenger), 9유형 평화주의자(peac emaker), 1유형 개혁가(reformer)로 '장형'이다. 리소에 따르면 이들의 기본 관심은 환경에 저항하고 통제를 통한 생존이다. 이들은 세상에 영향받지 않고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자아경계를 강하게 형성한다. 장형의 주된 감정은 분노이다. 독립성을 추구하며 세상의 억압과 지배에 분노를 표출한다.
히데코(Suzuki Hideko, 1997)는 8유형은 강함을 추구하고 자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세상이 위협적이고 적대적이라고 느껴져서 선제공격으로 맞서 싸우는 전사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자아경계가 밖으로 향하고 있어서 핵심정서인 분노를 외부로 표출한다. 초점이 외부에 있어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세상에 흘려보낸다. 따라서 자기주장이 강하고 직설적이며 무모하게 덤비는 면이 있다. 리처드 로어(Richard Rohr, 1989)에 의하면 8유형은 통제 당하지 않으려고 남들이 다가오도록 허용하지 않으며 이들의 주된 방어기제는 힘을 확보하기 위한 부정과 부인이다. 로어는 이들이 약해지고 부드럽게 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가장 영웅적인 참된 위안(true comfort)이라고 한다. 9유형은 내면의 혼란을 싫어하고 갈등이나 긴장을 피하는 평화주의자이다. 리소에 의하면 이들은 위협에 대항하여 자아경계가 내외부로 향하여 내면의 육체적 긴장과 외부현실의 저항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진한다. 그로 인해 쉽게 지치며 삶에 사용할 에너지가 별로 남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핵심 감정인 분노를 인식하지도 못하고 내면에 쌓아 놓기에 수동적 공격으로 드러난다. 로어는 9유형이 갈등을 피하려고 자신의 이익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피해의식이 쌓여서 어느 순간 엉뚱하게 폭발한다고 한다. 그러고 나면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되어 자기 안으로 다시 움츠려든다. 이들은 긴장과 삶의 도전에서 도피하여 어떠한 중독 상태로 빠져들거나 곧잘 멍한 상태가 되는데, 로어는 이것을 이들의 방어기제인 혼수상태라고 했다.
마리아 비싱(Maria Beesing, 1974)은 1유형의 바람직한 특성을 예수님의 이상주의에서 찾았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마태 5,48)"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또 스스로를 개혁가로 여기신 것처럼 높은 기준으로 세상을 개선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세상의 결함을 개선해야 하기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리소는 1유형의 자아경계가 안으로 향하여 에고의 충동을 억압하므로 억압된 분노는 우선 자기 자신을 비판하고 자아통제로 이어지며 엄청난 긴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산드라 마이트리(Sandra Maitri, 2000)에 의하면 1유형은 의학적으로 강박 성격(obsessional character)을 가지고 있어서, 불안을 야기하는 상태나 감정을 무의식 속에 단단히 가두어 놓거나 또는 의식 밖으로 밀치어 내거나 하면서, 반대의 감정이나 행위로 대체한다고 한다. 즉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을 통하여 내면의 위협을 방어한다는 것이다.
2)감정중심 유형
감정중심은 2유형 돕고자 하는 사람(helper), 3유형 성취가(achiever), 4유형 개인주의자(individualist)로 '가슴형'이다. 리소에 따르면 이들의 정체성의 근원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가슴을 열고 소통하는 것이다. 가슴은 사랑이 세상으로 흘러들어가게 하는 수로이므로, 가슴이 막혀 있어서 본질과 연결을 잃게 되면 성격이 끼어들어 대체할 정체성을 만든다. 이러한 상실로 사랑과 관심을 끌어들일 자아 이미지를 발달시키는데, 그것이 바로 이들이 동일시하는 거짓된 정체성인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성격을 강화시켜 나간다. 리소는 감정형의 자아경계는 내면의 감정인 수치심 그리고 불안과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레니 배런(Renee Baron, 1994)은 2유형은 사랑을 받고 가치 있게 여겨지기를 원하여 사람들의 기분을 맞추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자아경계가 밖으로 향해 있어서 상냥하고 보살피는 이미지를 형성하며, 타인에게 관심을 쏟고 스스로를 희생하는 것이다. 자신의 선행을 알아주기를 바라며 보답이 없을 때에는 분노하기도 한다. 로어(1989)는 이들의 방어기제를 억압이라고 하는데, 1유형은 도덕ㆍ윤리적으로도 완벽하려고 부정적 감정충동을 억압하는 데 반해 2유형은 사랑의 후퇴나 거부를 초래하게 될까 봐서 나쁜 감정을 억압한다는 것이다. 리소(1999)는 이러한 정서적 억압이 신경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신체적 증상 및 질병으로 바뀌는 히스테리 전환반응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엘리사벳 와겔리(Elisabeth Wagele, 1994)는 이들이 억압된 진짜 감정을 표현할 때 보상심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히데코(1997)는 3유형들은 유능하고 성공적이라는 자아이미지 때문에 실패하거나 주목받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피한다고 한다. 시간도 성취의 수단이기에 쪼개 가면서 효율적으로 이용한다. 자아경계가 자신과 다른 사람들 모두를 향해 드러난다. 2유형처럼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 피드백과 승인도 필요로 하고 4유형처럼 내면의 그림도 창조ㆍ유지하려고 양방향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쏟는다. 3유형은 자신의 감정과 잘 접촉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일의 성취에 효율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고 히데코는 말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가 곧 일의 성공이라고 여기며 정체성으로 삼는다. 파머(1998)에 의하면 결과중심의 이들은 직장에서 상사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고, 공적인 성공과 물질적 이득으로 감정의 희생을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다. 이들의 방어기제는 훌륭한 역할과 성공한 사람과의 동일시로 이와 같은 거짓된 자아이미지로 살 수도 있다.
4유형은 특별한 나만의 세계에 대한 자아이미지를 갖고 있는 낭만적인 사람들로 클라우디오 나란조(Claudio Naranjo)는 이들을 우울한 자아로 표현한다고 한다. '잃어버린 연결'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결코 연결될 수 없을 거라는 깊은 절망감이 이들을 우울하게 한다는 것이다. 자아경계가 자신의 내면으로 향해 있어서 별난 존재가 되려고 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게 된다. 리소(1999)에 따르면 감정을 각색하여 유지하면서 남들과의 차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이들의 정체성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희생자라 여기며,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기에 엉뚱하고 특별한 것에 의미를 둔다. 이것이 바로 평범함과 일상을 거부하는 태도인 것이다. 로어는 이들의 주요 방어기제가 인위적 승화라고 하고, 산드라 마이트리(Sandra Maitri)는 4유형이 내적 작업의 결과로 내면의 욕구가 고요하고 단순해지면 자신자체로 특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비로소 정체성이 거짓 자아이미지에서 참된 자기로 옮겨 간다는 것이다.
3)사고중심 유형
사고중심은 5유형 탐구자(investigator), 6유형 충실한 사람(loyalist), 7유형 열정적인 사람(enthusiast)으로 '머리형'이다. 이들은 내면의 안내와 지원에서 정체성을 찾는다. 내면 안내의 원천은 고요한 마음인데, 리소에 의하면 사고형은 고요한 마음인 본성과의 접촉을 잃어서 그 사이에 성격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내면의 지혜와 안내가 막힌 이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사고형의 세 유형은 두려움에 대한 반응으로 자아경계를 형성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의 주관심사는 전략과 신념들이다. 리소는 이들은 합리적 사고를 위해 사람들과의 거리두기가 습관화되어 있고, 이들의 정신에너지는 두려움을 처리하는 쪽으로 주로 사용된다고 했다.
5유형은 지적 탐구자이자 냉철한 관찰자이다. 감정과 적절히 거리를 둘 수 있기에 냉정하게 사고할 수 있다. 이들은 지식 쌓는 것을 좋아하고 외부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아경계가 내면으로 향한다. 이들에게 안전한 장소는 자신의 마음속이며 세상에 뛰어들 준비가 늘 부족하다고 느낀다. 스스로를 너무 약하고 충분치 못하다고 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처로 무엇이든지 비축하려고 한다.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중시하고 주목을 피하며 경계적 자세로 개입하지 않으려 한다. 마이트리(2000)가 자기 숨기기(self-hiding)라고 하는 이러한 행동은 이들을 본질과 더욱더 멀어지게 한다. 독신자적 기질이 강하며 신체적인 접촉을 싫어하는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는 후퇴와 거리두기이다. 캐시 헐리(Kathy Hurly, 2000)는 이들의 행동지성을 일깨우기 위해 "일어나서 나가라. 뭔가 가치 있는 봉사를 하라."고 요구한다.
6유형은 안전을 추구하고 충실한 사람이다. 책임감이 강하고 순종적이며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은 두려움에 반응하는 자아경계가 안팎으로 향해져 있다. 깊은 내면에서 올라오는 불안한 마음을 접하지 않으려고 외부 활동에 초점을 두었다가 실수나 책임질 일이 생길까 두려워서 내면으로 도망치기도 한다. 이들은 안전한 전통이나 단체에 강한 충성심을 드러내고 외부인에게는 경계심이 많다. 권위와 공포에 순응하는 '공포순응형'과 더 큰 화(禍)가 초래될까 봐 맞서는 '공포대항형'의 두 가지 태도를 지닌다. 히데코(1997)에 의하면 공포에 대한 양면성은 주로 권력의 부당성에 대한 경계에서 초래된다. 이들의 주된 방어기제는 투사와 책임전가이다. 마이트리(2000)는 이들의 투사를 '개인이 용납하기 어려운 충동이나 생각을 외부세계로 돌리는 정신작용'으로 보며, 자신의 욕구를 마치 타인의 것처럼 인식하려는 태도로 정의한다.
7유형은 낙천적이며 호기심이 많고 주변에서 즐거움을 찾는 매우 열정적인 사람들이다. 내면세계의 감정적 고통과 슬픔, 불안감 등과의 접촉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아경계가 바깥세상의 활동과 활동에 대한 기대로 향한다. 재미없거나 부정적인 것은 고통이므로 어두운 현실에서도 머릿속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만들어 낸다. 비싱(1974)은 이러한 이들의 열정을 방종(self-indulgence)이라고 보았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는 고통을 거부하고자 궤변에서 나오는 합리화라고 한다. 이들은 인내심으로 고통을 직면하고 받아들일 때에 극복이 일어난다. 풍부한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이들은 다재다능한 아이디어 뱅크이다. 또한 이들의 자유분방한 발상은 미래를 잘 예견하며 발명가적 자질로 드러난다. 이들은 비권위적이고 유쾌하기에 인기가 많고 분위기 메이커이다.
에니어그램 아홉 유형의 고유한 특성을 정리하면 아래 <표 4>와 같다.
< 표 4> 각 성격유형의 종합정리
<통합나선동역학과 에니어그램의 상관성에 기반한 통합의식치유모형에 관한 기초연구/ 이종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학과 심신치유교육학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