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일) 글에 이어 오늘도 제가 1976년 여름방학 시절 충북 음성군 감곡면에 있는 원당초등학교에 농촌봉사활동 가서 있었던 추억을 말씀드리렵니다.
그때는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이어지는 봉사활동일이 무척 힘들었어요.
대도시인 서울에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며 편히 지내던 저희가 삽과 곡갱이 질을 하면서
비탈진 야산 경사면을 깎아 내리며 산사태 방지 공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죠.
날마다 저녁에 일을 마치고 학교에 돌아와서는 저녁식사를 준비해 먹고 남자들만의 냄새나는 생활을 했었는데,
음식솜씨 좋은 선배가 취사당번을 도맡아하고 저와 동료회원들은 조를 짜서 순번대로
설거지를 했던 기억이 나요.
어느 날 저녁에는 그때 그 학교에 3학년 담임이시던 이○○선생님(이씨 성이셨다는 건 기억하는 데, 성함은 잊었어요.)께서 밤늦도록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러 주시며 저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셨었는 데...
초등학교(물론, 그때는 국민학교라 했지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시던 동요가
아닌 그 당시 젊은이들이 기타 치며 노래하던 최신가요는 물론, 구슬픈 트로트 가수의 연가(戀歌)까지 멋들어지게 부르셨는데...
지금은 연세 많이 드셔서 퇴직 하셨겠는데요?
어디서 살고 계신지 몰라도 그때처럼 멋지고 행복한 생활이 되시길...
하긴, 그 때 미모의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처녀 선생님이셨으니,
아직 교직에 재직 중이실 수도 있겠어요.
또한, 류○○교장선생님(이분도 류씨 성이셨다는 건 기억하는 데, 성함은 잊었어요.)은 방학 중이라 텅 비어 있는 학교에 손자를 포대기에 업고 오셔서 저희들에게 손자 자랑을 하시며 좋아하셨었지요.
제가 어제 원당초등학교 홈페이지에서 졸업사진으로 확인해 보니,
교장선생님께서 2년 정도 더 계시다 다른 학교로 가셨는지 그후로 더는 안 보이시던데...
교장선생님으로서 보다는 손자를 사랑하고 우리들에게 자랑하는 할아버님의 모습이 저희들에게 순수함으로 다가와 감동을 주셨었죠.
저희들 봉사활동에 기꺼이 교실을 내어 주시고 협조해 주시는 게 감사하여,
저희가 어느 날인가는 새벽 일찍 일어나서 주천리 봉사활동 작업장에 가기 전에
원당초등학교 학교 원예장과 식물원에서 잡초를 뽑고 꽃나무를 돌봤던 일도 있었어요.
여름방학 중이라 학교 어린이들이 없을 때였으니...
게다가, 주천리 마을이장님과 젊은 주민 몇 분이 부근에 있는 남한강에서 잡았다는
물고기로 어죽을 만들고 김치를 갖고 위문 오셔서
라면탕 또는 삼계탕(물만 가득 넣은 냄비에 당시 유명하던 “삼양라면에 고추장을 풀어놓은 탕”을 삼계탕이라 고 했어요. 님들은 인삼에 닭고기 들어간 삼계탕을 생각하시겠지만...)을 실컷 먹어 질려가던 우리들에게 어죽 맛을 보게 해 주셨죠.
그때 시절 시골 인심이야 어디나 다 좋았지만, 감곡면 주민들은 더 순박하고 인정이 넘쳤다구요.
우리들은 어죽도 좋았지만, 몇 일만에 잘 먹어보는 김치가 더 좋았어요.
저희가 봉사활동 출발할 때 갖고 갔던 김치는 한참 젊고 혈기왕성한 저희들이라 벌써 해 치웠었으니...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은 김치와 떨어질 수 없는 민족인가 봐요?
김치가 발효식품의 왕이고, 소화기 계통은 물론, “사스”도 예방한다는 걸 보면,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가 대단하셨던 거죠?
그렇게 봉사활동을 하다가 어느새 1주일의 기간이 다되어 다시 짐을 꾸리고 비포장 길로 유난히 터덜거리는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었지요.
그런데, 제게는 집에 갔더니, 뜻밖의 슬픈 일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제 어머님의 병원 입원소식이...
평소에 어머님 오른쪽 다리 종아리부분에 양성인지 악성인지 몰라도 종양이 자라고
있어서 걱정이 많았었는데,
제가 농촌봉사활동을 간 동안에 경희의료원에 입원 하셨던 거였어요.
다행히 제가 간 다음날 종양제거 수술이 잘되어 3일 후에 퇴원하실 수 있었죠.
의사선생님 말씀이 종양이 어떤 건가는 조직배양을 해봐야 하지만,
수술은 깨끗이 잘 되었다 해서 그래도 다행이었죠.
농촌봉사활동을 가는 큰 자식이 일정에 차질 생기고 걱정할 까봐
돌아올 때를 맞춰서야 입원하셨던 제 어머님 박아가다.
지금은 3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천국에서도 저를 지켜보며 잘 되길 바라고 계실 겁니다.
제 어머님이 수술 받으시던 1976년 여름날
그때 열리고 있던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종목에서
양정모선수가 우리나라 올림픽 출전사상 첫 금메달을 따는 기쁜 일이 있었는데,
바로 그 날 제 어머님의 다리 수술도 잘 되었었다죠.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기쁨이 넘치는 날이었어요.
병원 안에서 어머님을 간호하면서 흑백T.V.를 지켜보며 응원했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그때 제 몸 전신(全身)에는 모기 물린 자리로 빼꼼할 틈이 없었어요.
봉사활동간 곳 학교교실에 잠자리를 마련하고 생활하는 데,
도시 것보다 무지 독한 시골모기에게 1주일간 회식을 시켜준 결과였거든요.
그래도 우리 일행들은 고생했어도 맡은 일을 잘 했다는 뿌듯함이 있었죠.
지금은 그런 여건에서 일할 일은 없겠지만요.
인생을 살다보면, 어렵고 힘들 때 즐겁고 행복할 때가 다 있는 거지만,
그래도 믿음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자세가 중요할 겁니다.
특히, 젊은 시절에는 그런 용기와 패기가 필요하겠어요.
그동안 두 번에 걸쳐 30년전 고교시절에 하였던 농촌봉사활동이야기를 하였는 데,
지금은 어느 농촌이고 그전보다 살기 좋아져서 이젠 봉사활동이 더 이상 필요 없나봐요?
물론, 의료봉사는 아직도 많이 한다두만...
아고, 오늘 얘기도 너무 길어졌네요.
최근 방영된 감곡초등학교 여자축구부 소개 T.V.프로그램으로
30년전 저 고교 1학년 여름방학때 농촌봉사 활동가서 겪었던 1주일간이 문득 생각나서
이 글을 썼어요.
저는 그 후로 30년 동안 감곡면을 못 가봤어요.
일가친척이 안 살고 전혀 저와는 인연이 없으니...
T.V. 프로에서 보니 온통 논뿐이던 그곳이 아파트도 많이 들어서고 달라졌던데...
그래도, 제가 감곡면에 오랜만에 가보면 어리둥절해 질 테죠.
1976년이면 강산이 세 번을 바뀐 건데요. (하하하)
그래도 언제든 함 가보고 싶운 곳입니다.
제가 1986년 충북 보은군 소속 지방공무원이 되어 공무원 교육을 갔을 때.
마침 감곡면에서 교육 온 여직원을 만나서 특히 반가워했던 일이 있었어요.
지금이야 제가 대전에서 밥벌어먹고 있지만, 충청북도(忠淸北道)는
청주 사직동 성당에서 혼인성사를 하고 복대동 공단지역에서 청주공단에 다니며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딸애 세실리아를 낳았고,
보은군청과 마로면사무소에서 공무원 근무를 시작하고, 아들 요한이를 낳았기에,
저희 가족 모두에게 좋은 곳이죠.
전국 어디에서든지 사랑하는 가족과 건강하게 열심히 사는 게 행복일 거여요.
저는 서울 경희고등학교 출신(17회 졸업)입니다.
요즘에 제가 동두천초등학교 48회 졸업 했다는 얘기는 종종 했었는데,
제가 중학교는 서울 중랑중학교(1회 졸업)에 고등학교는 경희고를 나왔죠.
대학은 이곳 대전에서 충남대학교 화학과 28회 졸업이니,
저의 학창시절은 제 고향인 경기도 동두천에서 서울, 대전으로 점점 남하하였어요.
제가 군대시절 전남 광주(지금은 광주광역시가 되었지만)에서도 생활했었지만
아직 대전 아래에서는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두고 살아보지 않았어요.
이제는 대전에서 뿌리박고 살고 있으니, 다른 고장에 이사 가서 산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겠구요.
이제껏 제 글을 보신 분들은 제가 저의 부모님의 큰 아들로 세상에 태어나 살아오는 동안에
무려 51번의 이사를 다닌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는 걸 아실텐데...
역마살이 뻗친 거란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저는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마치 “동가숙서가식”하듯 살아왔을망정,
언제 어디서든 올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오려고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어찌 생각하면 시건방지거나 오만처럼 들릴지 몰라도,
저는 제 신앙의 가르침대로 충실히 지키며 살려고 무지 애썼어요.
자주 말씀드리지만,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한얼님이든 각자의 믿음에 따라 절대자에게
의지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력하면 큰 은총과 축복이 함께 합니다.
오늘은 3월8일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오늘은 낭군님들이 할머님, 어머님, 짝지와 딸 같은 여성들을 위해 주는 특별한 날이
되어야죠.
그렇다고, 전혀 모르는 이뿐 아가씨 뒤만 쳐다보고 위해 주려 하지 마시고요. (흐흐흐)
모든 님들께 오늘이 어제보다 좋은 일 많은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밤 돼이소이~~~~~ㅎㅎ
조금은 역마살 때문에 쪼개피곤하셧군요 ㅎㅎㅎ오늘이 어제보다 더행복하시고 좋은밤 되세요.*^^*
언제나 솔직한 용화사랑 님의 마음 잘 읽고 갑니다...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