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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고3 햄치즈입니다!
제가 요즘 무지좋을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공부를 하는데 저도 올려보고자하는 썰이 있어 올려봅니다🙃
이 이야기는 5년 전, 제가 중1 때의 이야기 입니다.
6년동안 다녔던 초등학교를 졸업해 처음으로 가는 중학교는 많이 긴장되었습니다.
초등학교와는 다르게 다른 동네에서 오는 친구들도 있고, 또 저와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 중 몇 명이 옆동네 중학교로 가게 되었거든요.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한 친구들이(아마 초등학생 시절 함께 다니던 무리 같습니다) 저에게 먼저 다가와주어 금방 친한 친구들도 생기고 학교에도 빠르게 적응해갔습니다.
그 친구들의 추천으로 반장 선거에도 출마해 반장도 하고 학생회 생활도 하며 즐거운 학교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어느날, 선생님은 학교가 끝난 뒤 교무실로 와달라며 부르셨습니다.
선생님은 종종 방과후에도 학생회 활동을 위해 학교에 남아있는 저에게 심부름을 시키셨기에 그 날도 심부름을 시키시려는 건가? 하고 교무실을 찾아갔습니다.
“치즈야. 너 우리반 A알지? 그 친구가 학교생활에 잘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되는 것 같아. 치즈가 반장이니 챙겨줄 수 있겠니?“
A는 항상 쉬는 시간에는 엎드려 잠을 자고, 급식 시간에도 밥을 거르는 친구였습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입을 연 적이 없는 친구였습니다.
그런 A의 모습에 친구들도 쉽사리 다가가지 못한 것 같아요.
”네! 제가 A한테 말도 걸어보고 급식실도 데려가고 해볼게요.”
“고맙다 치즈야. 선생님도 A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그렇게 저는 A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서 여러가지 노력들을 했습니다.
쉬는시간 말을 거는 둥, 급식시간 급식실로 데려가는 둥, 또 심심하면 연락하라며 제 전화번호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 끝에 A는 저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죠.
A는 정말 착한 친구였습니다.
저와 친해진 이후 저에게 학교에서 젤리나 초콜릿같은 간식을 챙겨주고, 직접 만든 비즈 팔찌를 선물해주는 등 정말 마음씨가 좋은 친구였어요.
이렇게 A와 친해진지 어느날이 지나 A는 학교가 끝난 후 자신의 집에 놀러오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당시에 학원도 안 다녔고 그 날은 학생회 활동도 없던 지라 저는 흔쾌히 좋다고 하였고, 그렇게 A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저희동네는 이렇게 아파트들이 모여있는데 그 뒤로는 00리라는 작은 시골동네가 있습니다.
중학교는 아파트들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A의 집은 00리에 가장 깊은 곳, 아파트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약 50분 정도를 걸어 A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A의 집은 요즘 지어지는 주택들과는 다르게 마당에 화장실이 따로 있는 조금 노후한 집이었습니다.
A는 할머님과 단 둘이 살고 있고 전국으로 화물차를 운전 하시는 아버지께서 가끔 집에 들르신다고 했습니다.
A는 할머님은 약간의 치매를 가지고 계시지만 심하지는 않다고, 가끔 우리를 못 알아보고 화를 낼 수도 있는데 놀라지 말라 말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A의 당부와는 달리 다행히 할머님은 저를 아가라고 불러주시며 라면도 끓여주시고 과일도 깎아주시며 다정히 대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이 날 A와 즐겁게 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이후로도 학생회 활동이 없는 날엔 종종 A의 집에 놀러가 놀곤 했습니다.
그런데 갈 때마다 할머님의 치매 증상은 점점 심해지기 시작했고 저와 A를 쫓아내시려는듯 물건을 던지는 등 그러다가도 좀 시간이 지나 진정하시면 저희를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부르며 챙겨주시는 등 저는 자연스레 A의 집에 가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A의 집으로 놀러가는 날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해 결국엔 더이상 A의 집으로 놀러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학교에서는 계속 붙어다니며 사이를 유지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주말이었습니다.
A는 같이 점심을 먹자며 오랜만에 자신의 집에 놀러오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날은 다른 친구와 선약이 있는 날 이었고 가까운 다른 지역으로 놀러가기에 하루종일 시간이 없을 듯 하다고, 다음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친구와 한참을 놀고 귀가하는 길, 열심히 노느라 확인 못 했던 휴대폰을 확인하는데 A에게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잔뜩 와있었습니다.
문자의 내용은 날 버리는 거야? 나랑만 놀아야돼. 너 지금 전화 안 받으면 나 죽어버릴 거야. 전화 받아. 너 지금 000이랑 있어? 등등 소름끼치는 집착이었습니다.
문자를 보고 화가 난 저는 전화를 걸었고 A는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치즈야 너 왜 나 버려? 너 왜 000이랑 놀아?”
“나는 너랑만 놀아야돼? 내가 왜 그래야해?”
그러자 전화는 뚝- 끊겼고 남은 주말 내내 사과를 기다렸지만 A에게서 단 한 번의 연락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주말이 다 가고 등교를 했고 아침 조례 시간 A가 편지와 초코우유를 건네주며 어제는 미안했어. 라며 사과를 건네더군요.
저는 다음부턴 그러지 말아달라 부탁했고 오랜만에 집에 놀러오라는 A의 말에 알았다며 오늘은 학생회 활동이 있으니 기다려 줄 수 있냐고 물었고 A는 웃으며 흔쾌히 알았다며 고맙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A의 모습과 진심이 담긴 편지를 읽고 금방 화가 풀렸고 학교가 끝난뒤 A와 함께 A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날은 할머님이 보이지 않았고 A에게 물어보니 이장님께서 마을 어르신들 몇 분을 모시고 놀러 가셨다고 했습니다.
조금 예의없는 말 일 수 있으나 치매가 심해지신 할머님께서 안 계시니 한결 편히 놀 수 있었어요.
보드게임을 하고 티비를 보며 간식을 먹다보니 시간은 금방 갔고 더이상 할 것이 없어 가만히 누워있던 와중 A는 숨바꼭질을 하자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숨바꼭질이 재밌을듯 하여 좋다고 했습니다. A는 자신이 술래를 하겠다며 30초를 셀테니 어서 숨으라고 했습니다.
저는 어디에 숨지? 한참을 허둥지둥 하다가 결국엔 마당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금방 들키겠구나 생각하는데 A의 노랫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 들렸습니다.
이렇게 일찍 들킨 거 A를 놀려줘야겠다 싶어 문 앞에서 A를 놀래킬 준비를 하는데 문이 열리기는 커녕, 마당의 흙이 쓸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는 화장실의 문 앞에서 멈추더니
쾅
문에 부딪히며 굉음을 냈습니다.
“A야! 무슨 일 있어? 너 다친 거 아니지?“
그러자 A의 대답 대신 A의 웃음소리가 한참동안 이어졌습니다.
“너… 나 버렸잖아… 너는 나랑 놀아야지!!!!”
저는 큰 공포감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숨이 막혀오는 듯 해 죽겠다 싶어 문을 미친듯이 두드렸습니다.
제 잘못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연신 미안하다고 외쳐댔고 그럴 수록 A의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만 커져갔습니다.
“치즈야 오늘 집에는 나밖에 없어. 무슨 뜻인지 알겠어? 우리 학교 때려 치우고 내일도 같이 놀자!”
이 말만 남긴 채 A는 어디론가 떠나버렸습니다.
휴대폰은 거실에 놓고와 신고를 할 수도 없고 그냥 지나가던 누군가가 듣도록 소리를 지르고 문을 두드리는 방법 뿐이었습니다.
창문이라도 있었다면 금방 탈출했을텐데 창문조차 없는 정말 좁은 공간이었습니다.
한참 문을 두드리고 나니 힘이 잔뜩 빠져 저는 결국 반쯤 포기하고는 주저앉아 눈물만 훔쳤습니다.
제발 누군가가 이 문을 열어주기를 간절히 바랬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해가 지고 밤이 되었는지 개구리 소리가 들려오고 이젠 흘릴 눈물도 다 흘려 눈물도 안 나오고 엄마 아빠 생각도 나고 머릿속이 잔뜩 꼬여버린 털실마냥 어지러운 와중에도 잠이 와 점점 눈이 감기고…
그러다 갑자기 대문 너머로 ‘어머님 조심히 들어가셔!’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분명하게 이 집의 대문 근처에서 나는 소리가 분명했습니다.
제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대문이 열리는 끼익- 소리가 들렸고 정신이 번쩍 든 저는 문을 쾅쾅쾅 두드리며 소리쳤습니다.
“저기요!!! 제발 문 좀 열어주세요!!!”
“아가…? 아가야?”
할머님의 목소리였습니다.
할머님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오고 저는 눈물이 터져나와 엉엉 울며 할머니 저 치즈에요 열어주세요 갇힌 것 같아요 하며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쳤습니다.
마당의 흙이 쓸리는 소리가 나고 곧이어 문이 열렸습니다.
저는 할머님이 보이자마자 안겨 엉엉 울며 연신 감사하다 얘기했죠.
”아가, 도대체 누가 그런 거야. 응?“
”A가 숨바꼭질 하자고 하더니 여기에 저를 가뒀어요…”
“뭔가 불안해서 그냥 집에 오겠다 했는데, 오길 잘 했네. 아가, 많이 무서웠지?”
그렇게 한참 할머님이 저를 달래주셨고 저는 거실의 가방과 휴대폰을 챙겨 빠르게 집을 빠져나와 마을의 슈퍼 평상에서 숨을 고르며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 나 A가 A네 집 화장실에 나 가둬놨었어. 지금 00슈퍼 앞이야 빨리 데리러 와줘!”
부모님은 금방 도착하셨고 곧 이어 부모님이 부르신 경찰도 도착했습니다. 한시름 마음이 놓인 저는 또 다시 엉엉 울며 모든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모든 상황을 파악하신 부모님은 A를 고소하겠다며, 벌 받게 하겠다며 가만두지 않겠다고 크게 화를 내셨습니다.
경찰도 그 집에 찾아가 보겠다며, 늦었으니 얼른 집으로 귀가하시라며 저희를 집으로 보냈습니다.
다음날 저는 당연히 학교에 가지 못했고 선생님을 통해 A의 아버지의 연락처를 알아낸 부모님은 A의 아버지에게 모든 일을 설명하셨습니다.
A의 아버지께서는 많이 놀라신듯 좀 뵙고싶다 하셨고 다음날 저희 집으로 오셨습니다.
A의 아버지께서는 도착하시자 마자 무릎부터 꿇으셨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연신 죄송하다 제가 잘못 키웠다 하시며용서를 비셨습니다.
A가 어릴 때 A의 어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돌아가셨고 A는 아버지와 단 둘이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A의 아버지는 충격이 컸고 우울에 빠지셔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시고 약 1년 반 정도를 쉬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원래 어려웠던 집안 형편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A의 아버지는 이대로는 안된다며 전국으로 화물차를 운전하는 일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처음엔 A의 고모의 집에 A를 맡겼는데 그러다 아이가 태어나 A는 외할머니 댁으로 가게되고 얼마 안되어서 외할머니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셔 또다시 다른 집으로 옮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결국엔 치매를 앓고 계신 친할머니댁으로 와 살게 된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A는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졌고, 그 때문에 저에게 이런 못할 짓을 저지른 것 같다며 다 자식 잘못 키운 자신의 탓이라 하시며 어떤 벌이든 받겠다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된 저는 오랜 고민 끝에 부모님께 부탁하여 결국 법적 대응은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A의 아버지께 A가 치료를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A의 아버지는 용서해주어서 정말 고맙다며 일을 쉬고 A의 치료를 도우겠다고 하셨어요.
그 후 선생님을 통해서 A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A는 저를 화장실에 가두고 아파트들이 있는 쪽으로 가 편의점에서 제가 좋아하는 간식을 사러갔다고 하더라고요.
양심은 있는지 배는 채워주려고 했나봐요.
아마 편의점은 A의 집에서 정말 멀기 때문에 제가 탈출하기 전에 도착을 못 한 듯 합니다.
다행이죠.
그리고 저는 다행히도 4개월 정도 정신과 상담을 받고 금방 불안을 극복했습니다!
이 얘기를 직접 꺼낼 수 있을 정도로 이겨냈어요😊
쓰다보니 생각보다 정말 길어졌네요…~
당시 A와 나누었던 문자 내용 등등 사진들이 아빠 폰에 남아있어 몰래 입수하려고 했는데 그건 실패했어요😭
혹시 몰래 입수하게 되면 나중에 첨부하겠습니당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