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는 것을 좋아 합니다.
왜 고치는 것을 좋아할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 광석라디오 부서진 것을 고치려고
백열전구 스탠드를 켜며 안경 고쳐쓰는 수리기사 아저씨를 보며
비장함에 침 꼴깍 삼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멋져 보였습니다.
납땜 연기가 두어번 허공으로 날아오른 후에
기적처럼 들려오는 이미자의 노래소리....
운전을 배우려면 운전기사 조수로 따라다녀야 했던 시절
지에무씨(GMC) 트럭이 비포장 도로 한 가운데에 버티고 있고
그 차 안에는 운전기사가 여유롭게 운전대를 잡은 채 준비상태에
조수는 길다란 쇠막대기를 들고 트럭 배꼽에 꼽고 돌리면
기운차게 살아나던 트럭엔진의 굉음....하늘이 하나 열리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쁜 말로 포장을 하더라도
직접 수리하면 쩐이 안들어서 경제적인 부담이 전~~~혀 없다는 것 때문에
수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일례로 21만 키로를 뛴 자동차 엔진이 여러곳에서 발악을 한 적이 있습니다.
폐차장 이곳 저곳을 알아 보다가 마침 연식이 맞는 2만 키로 짜리 엔진을 발견했습니다.
엔진 가격은 60만원.....
얼른 사다가 교체를 했습니다.
든 비용을 따지면 엔진오일 4만원, 변속기오일 4만원....
토탈 70만원 정도 밖에 안든 것 같습니다.
정식절차를 밟아 남의 손을 빌리면 3백~4백만원은 들어야 할 걸요?
뭐 경제적인 이익이야 결론으로 보면 그렇다는 것이고
제 손으로 수리하면 가장 좋은 것은 자유롭다는 겁니다.
어디 고장나도 불안하지가 않아요.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옮겼더니 순서가 뒤바뀌었어요
게시글을 어디 경연대회에 출품하는 것도 아니고 있는 상태대로 꾸며갑니다.
요트는 대부분이 FRP입니다.
어선은 배의 주변을 강력한 스텐레스 봉으로 중무장합니다.
어선 사이에 요트를 정박시켜놨더니....어선들이 드나들며
쿵쿵 인정사정, 배려, 공감도 없이 들이 박습니다.
박아 놓고서는 나몰라라 뒷감당 없습니다.
가해 선박 주인이 꽉막힌 선비스타일 아니고서는 이런 피해는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합니다.
비가 오면 그 비가 고스란히 요트 안으로 고입니다.
그러다보면 요트가 아니라 잠수함이 됩니다.
잠수한 요트를 두 번 물밖으로 끄집어 낸 적 있습니다.
그래서 잠수해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잠수에서 자유롭습니다.
오늘 비가 온다고 해서 어제 오후 늦게 달려가서 후다닥 깨진 부분 작업을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박살난 부분 FRP 임시보강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우당탕퉁탕 어선으로 들이 박아도 걱정없습니다.
그래도 박살난 부위가 넓으면 손쓸 수가 없습니다.
작게 박살난 것을 보면 저는 한결같이 행운이 넘치는 인간입니다.
이 사진은 요트수리하려고 뚜껑 딴 FRP가 아닙니다.
사진 순서가 거꾸로 되다 보니 설명이 결론 먼저 말하게 되어 버리네요.
실은 잔머리 자랑질하려고 한 겁니다.
매번 FRP 양철통 뚜껑이 안열려서 고생을 했습니다.
자동차 오일교환할 때에 사용하던 렌치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한번 이용해봤습니다. 결론은??? 버킹검!!!! 매우 수월하게 열었습니다.
매번 파이프 렌치에 망치질에 드라이버 쑤시기에 별 수선을 다피웠는데...
한 방에 끝!! 깔끔하게 끝!!!
그 자랑질 하려고 위 사진을 올렸더랩니다.
마음먹기로는 이 게시글의 처음에 올라왔어야 할 부러진 바이올린 활!!
이미 활 줄을 교체하려고 인터넷 주문을 한 상태이지만
임시로라도 수리해서 사용하려고 부러진 활을 꺼냈습니다.
이런 파손 부위는 FRP가 제격입니다.
수리를 구상할 때는 설렙니다.
수리할 때는 즐겁습니다.
수리가 끝나서 결과물을 보자면 뿌듯함과 자유로움에 몸무게가 가벼워 지는 느낌입니다.
영어로 수리는 REPAIR, RENOVATION이라고 다음 단어장에 나오네요?
원상복구에 끝나지 않고 혁신에 이르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혁신에 이르는 단계까지 이르렀으면 기쁨이 배가 될 것이겠다 싶습니다.
어제의 수리일기 끄으으으으읏!!!
첫댓글 갖은 자의 여유 인것 같아요 ~^^
그것과 비슷하긴 한 듯해요
가진 자는 까짓꺼 돈으로 때워!!!
수리애호인은 까짓 꺼 수리하면 돼!!!
금손 이십니다
뭐든지 손수 고칠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저는 그라인더가 돌다 안돌다 해도 무조건 선을 교체 해달라고 수리센터에 들릅니다
예초기는 시동이 안걸리면 해마다 캬브레터 교체하느라 6~7만원씩 몇년 들이다가 새로 샀고 엔진톱도 마찬가지랍니다
금손이 아니다보니 어쩌다 고쳐서 기분 좋으면 이 난리입니다
ㅎㅎㅎ
고쳐쓰는 재주도 가지시고 ~~부럽네요..
저희집은 둘다 ~~~~~~영 ....
그러고 보니 고쳐쓰는 이의 단점을 게시글에 빠뜨렸네요
온갖 부속에 고물에 정리가 안됩니다
고쳐쓰지 않으면 그럴 일이 없지요
부서진거와 고친거 대비 사진이 아쉬워요
그렇기도 하겠네요
요트는 어두워지기 전에 마무리 지어야하니 비포 찍을 시간은 있어도 여유가 없어 못찍고 바이올린은 굳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아프터는 깜빡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