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는 더 싸게, 잉크는 더 비싸게?'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www.danawa.co.kr)'가 지난해 HP, 삼성전자, 캐논, 엡손 등 4개사의
5만~6만원대 잉크젯 프린터 4종을 대상으로 하루 3장, 1년간 1000장을 프린트할 경우의 유지비용
을 조사한 결과, 잉크 구입비용이 프린터 값의 '2∼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프린터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을 재확인시켜 준 이 실험에서 잉크젯 프린터
시장점유율 1위 HP의 경우, 1년간 잉크값이 프린터 값의 약 6배에 달해, 가장 많은 유지비용을 기록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P는 이 분야에서 47%의 점유율(2분기 기준)로 삼성(20%), 캐논(17%)을 누르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HP의 전체매출 가운데 소모품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0~60%. HP의 잉크카트리지
마케팅 정책과 관련 '지나친 상술'이라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다.
10만원 이하제품 '1년 1000장 인쇄비용' 조사서도 지적 |
"파격적 기계값으로 유혹 후 비싼 소모품 이용해 장사?" "교체 비용 감당못해- 수리비, 제품값 육박" 소비자 분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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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모델엔 5㎖ 잉크만 넣어라?"
2002~2004년 무렵 출시된 HP 데스크젯 800시리즈나 900시리즈의 경우 10만원 내외 가격에
25㎖ 잉크카트리지(15번-2만8500원, 5% 밀도 인쇄시 약495매))를 채용, 가격과 유지비 면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저가형 모델에서 25㎖는 물론 17-19㎖등 대용량 잉크카트리지가 자취를
감췄다. 최근 출시된 10만원 이하 HP 저가형 프린터의 경우 잉크 카트리지 양이 5㎖로 통일됐다.
21-22번으로 대표되는 5㎖ 잉크의 가격은 1만9000원으로 25㎖과 비교할 때 잉크량은 5분의 1
수준이지만 가격은 고작 1만원 차이.
HP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10만원 이하의 저가형 모델 가운데 유지비가 적게 드는 프린터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상담원은 "10만원 이하 모델 가운데 잉크량이 5㎖ 이상인 제품은 없다"면
서 "경제성을 원한다면 10~17㎖ 잉크카트리지를 갖춘 10만~20만원대의 기업용 제품을 구매하
라"고 권했다.
"왜 저가형 모델에는 5㎖ 잉크카트리지만 넣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HP 측은 "저가형 모델을
구입하는 이들은 대부분 프린터 사용을 적게 하는 일부의 사람들이다. 출력량이 많은 사용자들
은 이에 맞는 10만~20만원대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2006년
2분기 기준 10만원(미화 100달러) 이하의 저가형 잉크젯 프린터 판매율은 전체 잉크젯 시장의
70%로. 10명중 7명은 10만원 이하의 저가형 프린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잉크 사느니 프린터를 사라?"
이를 반영하듯 인터넷 쇼핑몰의 저가형 프린터 구매후기란 등에는 잉크양과 관련, 네티즌들
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2년부터 데스크젯 845C 사용하다가 데스크젯 3940 구매했는데 잉크통 너무 작다. 용량이
5㎖란다 전의 것은 25㎖였는데 잉크 충전하다 볼일 다보게 생겼다"(ID ujune77) "기계값보다
잉크값에서 이윤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잉크양이 많은 기종은 없구요. 잉크양
이 적어졌다고 해서 잉크값이 많이 내리지도 않습니다. 요즘 저가형 기종에 들어가는 잉크양
5㎖l라지요? 옛날에는 42㎖짜리도 있었는데…"(ID greenksm) 저가형 모델 '데스크젯 3920'를
구입했다는 또다른 네티즌(ID Hunter37)은 "21, 22번 잉크카트리지 출력량은 정말 어이 없습니
다. 21은 150장 22는 140장… 소모품 장사하려고 만든 라인업입니다. 필히 사용가능한 잉크카
트리지 용량 잘 살펴보세요.. 소모품으로 낭패 봅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5만원대에 산 HP프린터가 고장나서 용산 HP서비스센터 갔더니 수리비가 4만2000원이
랍니다. 직원 왈 "그냥 하나 사세요" 그후로 다시는 HP 사용하지 않습니다."(ID 아싸라비아)
"정품 잉크 쓰시는 분이라면 이 제품은 수집용이죠. 잉크 다 닳으면 다시 사니까 취미로 집에
프린터 쌓아놓기 되는 거죠. 방 하나 가득 채우기 캠페인 등 쓸모가 많은 프린터입니다."(ID ThePower)등 '배보다 배꼽이 큰' 1회용 프린터에 대한 비아냥성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HP에서 엡손으로 프린터를 바꿨다는 서모씨(33ㆍ서울 신길동)도 "잉크 카트리지 기술이 발
전했다면서 유지비가 적은 저가형 프린터를 만들 기술은 없는 것인가? 파격적인 프린터 가격
으로 일단 소비자를 유혹한 후 소리소문없이 잉크카트리지 양을 줄여 구매 횟수를 늘리는 식
의 얄팍한 상술 아니냐. 결국 소비자들은 비싼 정품 대신 유지비가 싼 재생잉크나 무한잉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HP측의 속보이는 상도를 비난했다.
실제로 '다나와'가 지난 1월27일부터 2월16일까지 사이트 이용자 112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5%가 "재생 잉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HP 관계자는 "잉크 카트리지는 분사속도, 출력속도 등을 좌우하는 기술의 집약체로 잉크양과
출력양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발전으로 장당 프린트 비용은 오히려 낮아졌다"라고 주장
하며 "최근 10㎖에 1만2900원인 '심플블랙' 잉크를 출시하는 등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전영지 기자 sky4us@>
첫댓글 작금의 현실이 안타갑네요... 그러나 잘 살펴보면 아주싸게 프린터 할수있는 방법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