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한창 혈기 왕성한 시기인 27살(지금으로부터 7년 전), 자동차 사고로 목뼈가 으스러져 한순간에 전신마비 중증장애인이 된 코난님의 사회생활 도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누구의 도움 없이는 하루종일 방 안에만 누워있어야 하는 암울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삶의 길을 찾아나선 코난님...순간 누구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어느 한가한 평일날 코난님이 살고 계신 경기도 이천으로 길을 나섰다.
집
일찌감치 도착했을 땐 오전 10시 정도..평소 이 시간에 회사로 출근한다는 코난님은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바쁘게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팔을 움직일 수 있어서 전동휠체어 작동 등 간단한 동작은 할 수 있지만 손가락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나마 활동보조인을 고용할 수 있는 형편에 있는 장애인은 복 받은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수많은 전신마비 장애인들은 집에서 누워지내다 결국 장애인 시설로 보내진다. 그리고 또 하루종일 누워지내다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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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회사로 가기 전 한군데 들를 곳이 있다. 바로 영화관이다. 2년 전 '반지의 제왕'을 본 후로 한번도 영화관에 가본 적이 없다는 그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휠체어에 앉으면 피가 뇌까지 전달이 잘 되지 않아 어지럼증이 인다는 이유로 5분 간격으로 배쪽을 '툭,툭' 쳐야하는 번거로움에도 그의 얼굴만은 설레 보인다.
"그래도 저 직업 선택 잘 한 것같지 않아요? 일한 만큼 성과도 얻고...이렇게 평일날 영화도 볼 수 있고...후후~"
그는 현재 한 보험 회사에서 자동차 보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아마도 본인이 겪은 사고 후로 보험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깨달은 까닭일 게다.
이천에는 저상 버스가 아예 존재하지 않아 버스를 탈 생각은 꿈도 못꾼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버스를 타는 일은 모험과도 같은 일"이라고 한다. 때문에 중고 중형 자동차 한 대가 그의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20~30kg 무게의 휠체어를 실으려면 소형차는 어림도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휠체어를 접었다, 폈다, 들었다, 놓았다해야하는 활동 보조인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영화관
영화관으로 가는 차 안, 블로그에 올려 놓은 사진 중 강원래 씨와 찍은 사진이 생각나 어떤 관계인지 물어 보았다. 강원래 씨 형의 소개로 만나 모임을 자주 갖는다고 한다. 또한 자동차 보험 문제로 자주 통화한다고..역시 직업은 속일 수 없다.
그럼 특종상 받은 다음 캐쉬는 어떻게 사용하셨는지..
"저는 이제...와이셔츠는 불편하다 보니까 반팔 티셔트를 많이 입어요.....그래서 그거 하고..부모님 선물을 따로 사드릴까 하다가...현금으로 드리고....."
후에 블로깅하실 때 슬쩍 캐쉬 잔액을 봤더니 400원이 남이 있었다. 참도 알뜰하게 사용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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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턱도 전동휠체어의 힘으론 역부족이다. 최근에 생긴 영화관도 엘리베이터가 있긴 하지만 4층에서 티켓을 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 극장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4층 위로는 엘리베이터 작동이 되지 않는다. 한층만 올라가면 되는 간단한 일을 우리 일행은 직원한테 연락이 될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가 올라가야만 했다.
대부분의 영화관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따로 마련해 둔 곳이 없다. 때문에 제일 앞 혹은 제일 뒷좌석 복도에 휠체어를 고정시켜 보는 수 밖에 없다. 영화 보는 동안에도 코난님은 혈액 순환을 위해 배를 '툭,툭'친다. 자신의 몸이 불편하면서도 "뒤에 부담 되려나?"라며 남을 걱정한다.(만약에 활동보조인이 없었다면 코난님은 어떤 수난을 겪어야 했을지 상상해 보십시오. 턱을 오르고 티켓을 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극장 안으로 들어가기까지...전신마비 장애인들한테는 하나하나가 높은 벾일 수 밖에 없습니다..어쩌면 집에 가만히 누워 있는게 더 편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심 식사
조금 늦은 시간에 먹은 점심...코난님은 활동이 적기 때문에 입맛이 별로 없어 아침과 점심은 아주 적게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저녁 때 배가 고파질 때쯤에 많이 먹는다고. 오후 3시 정도 되면 소변이 차서 집에 소변을 빼러 가야한단다. 그는 소변을 빼지 않으면 통증이 온다. 그래서 하루 꼬박 3번은 호수를 넣어 소변을 빼내야 한다. 이제 부모님 연세가 드시면 그것도 힘드시다며 또 부모님 걱정이다. 참.... 그는 효자다.
점심을 먹는 내내 전신마비 장애인이 비만이면 주변 사람이 고생이라며 몸관리를 해야한단다. 툭툭 던지는 농담이 유쾌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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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누구의 도움을 받아 밥을 먹는 것도 익숙해졌다. 적게 먹으면석도 미식가인 그는 그의 블로그에도 '음식남녀'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맛있는 음식점, 맛있는 음식들에 대한 정보가 그득하다.
활동보조분의 설명에 의하면 대부분 맛있는 음식점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 많기 때문에 분식집을 자주 이용한단다. 분식집도 점심 시간 때가 되면 자리가 없기 때문에 고생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점심을 먹고 이동하는 도중...그는 울퉁불퉁한 인도보다 차도가 편하다며 휠체어를 타고 차도를 달린다. 뒤에서 오는 차가 다소 위험해 보임에도 그는 아랑곳 않는다. 그래도 인도보다는 편하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
보험 설계사 2년차. 지하 주차장에서 전화를 걸면 소장님이 마중을 나오신다. 휠체어 타는 것, 배를 '툭,툭' 쳐주시는 모습이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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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도착하면 보물 1호, 노트북 전원부터 켠다. 키보드는 마우스 스틱으로. 다른 사람들은 타자를 치면 손목이 아프지만 그는 입이 아프다. 기사도 이렇게 마우스 스틱을 이용하여 완성한 것이다.
그리고 전화를 하거나 만나야할 고객들의 목록을 정리한다. 다른 직원들은 회사 전화기를 사용하지만 그는 손 사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목에 걸어놓은 핸드폰을 이용한다. 많을 땐 30만원, 요즘은 아끼고 아껴 10만원 정도 나온단다. 그런데 지금 가지고 있는 핸드폰도 액정이 너무 작고 버튼 누르는 것도 만만치 않아 새로운 핸드폰을 구입할 예정이다. 활동보조인 월급에, 차 기름값에, 밥먹고 뭐하면 금방 한달치 월급이 사라진다. 거기다가 700만원 상당의 전동휠체어, 7만 5천원짜리 마우스 스틱, 50만원 상당의 욕창 방지 방석 등 장애인 용품을 사야할 때면 더욱 등골이 휜다. 장애인 용품은 대부분 수입품이고 소량 생산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게 그의 얘기다. 장애인 보조금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고객 관리에 여념이 없다.
웬만큼 정리가 되고 여유로워지면 블로깅을 시작한다. 특종상 받은 기사가 나간 후로 방문자 수가 늘었다며 자랑을 늘어 놓는다. 2년 후쯤엔 장애인이 되고 난 후 사회 생활을 하면서 느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보고 싶단다. 혹시 초원이나 기봉이처럼 영화 주인공이 되는 거 아니냐며 농담을 던지자 "그럼 좋죠!"란다. 훗!
옆에서 동료이자 상사로서 코난님을 지켜본 임태성 소장님은 "저 스스로도 돌아보게 되는" 사람이라고 한다.
오늘 내내 내가 느낀 바도 그것이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사람"
왜 꼭 나보다 불편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고나서야 그런걸 깨닫게 되는 것일까? 오랜만에 바깥 바람을 쐰 코난님도 100% 에너지 충전 되셨길...그렇다면 오늘 데이트(?)는... ...구웃이겠다!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