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약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인생의 권태를 느끼던, 좀 우울이 많던 사람이었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기 힘든 감정들을 많이 느꼈어요. 뭘 해도 갈등이 항상 따라오고, 인간관계가 많이 틀어지던 때였습니다. 나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 때문에 권태와 우울이 끊이질 않았어요.
포기하고 싶을 때가 정말 많았습니다.
이럴 때 날 유일하게 잡아주는 건 음악이었습니다.
소설 쓰는 거 아닙니다. 멋 부리는 것도 아니에요. 정말로요. 매일을 이어폰을 꽂고 다녔어요. 음악을 들을 땐 잡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음악에서 나오는 가사에 맞춰서 흥얼거리면 그 노래 안에 들어간 것만 같아서, 노래를 들으면서 현실을 회피했습니다.
솔직하게, 게을렀어요. 뭔갈 해보려는 노력도 욕구도 없었고, 맨날 유튜브에 플레이리스트 아무거나 틀어서 듣고 다녔어요. 이어폰을 양쪽으로 끼고서 멍하게 노래 감상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근데 어느 날 플레이리스트에서 저에게 인상을 남기는 노래 하나가 흘러나왔습니다.
'왜요 왜요 왜' 였어요.
이때 당시 틀어진 플레이리스트는 아이돌 노래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신나고 자극적인 노래들 가운데 "왜요 왜요 왜' 는 개인적으로 정말 편안한 노래였습니다. 나를 누군가가 포옹해주는 푹신한 노래였어요.
어떤 그룹의 노래지? 궁금해졌던 저는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왜요 왜요 왜' 동영상의 공식 채널을 찾아봤고 플래이브라는 버츄얼 아이돌 그룹의 채널이 나왔습니다.
아이돌이란 틀에서 버츄얼이란 요소는 저에겐 좀 낯설었어요. 버츄얼로 아이돌이란 직업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라는 의문이 조금 들었습니다. 이 의문은 결국 호기심이 됐고 플래이브라는 그룹에 관심이 생겼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그룹은 제가 그동안 봐왔던 아이돌들 중에 가장 큰 호감을 느낀 그룹이었습니다.
버츄얼을 떠나서 그룹도 소속사도 팬들과의 소통에 진심인게 느껴졌고, 특히나 멤버들이 팬들과의 유대를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버츄얼은 색다른 요소일 뿐이었고, 이 점이 플레이브를 방해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여러 능력자 플리 분들의 편집된 라이브 방송 영상을 보면서 배 잡고 웃는 날이 많아졌어요. 저도 모르게 플며들었나봐요. 아이돌을 팔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어느샌가 라이브 방송을 기다리고 있고 앨범을 샀어요.
예준이 덕분에 포기했던 보컬 연습을 다시 하고 있고,
노아 덕분에 뚱뚱하고 게을렀던 내가 시간에 맞춰서 운동을 하고 식단 조절을 하고 있고, (10kg 감량 성공)
봉구 덕분에 '발전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라는 좌우명을 가지게 돼서 뭐 하나라도 더 해내려고 하고,
은호 덕분에 아무리 미숙해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건 없다는 가치관을 가지게 되고,
하민이 덕분에 나도 저렇게 춤춰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지금 춤 기본기를 독학하고 있습니다.
우울도 권태도 많이 사라졌고, 인간관계도 조금씩 회복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브에게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단순히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제가 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전과 달리 많이 웃고 좋아져 보인대요.
신기합니다. 삶의 온도가 확 바뀌었어요. 플레이브가 저의 인생을 바꿔준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행복해진 것 같아요.
지금은 운동 꾸준히 하면서 노래랑 춤을 취미로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매번 무언가를 할 때면 바로 싫증을 내던 저에게 꾸준히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긴 건 처음이어서 기분이 벅차오릅니다. 이 싦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요.
이만 줄일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플레이브와 여러 플리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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