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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사비나 (30세이상 남자들만의 벳남 생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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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주재원 생활 야그 스크랩 싱가포르-20> Kaya jam 날강도
LoBo 추천 1 조회 587 17.04.07 21:41 댓글 12
게시글 본문내용





여독이 많이 쌓였는지 간밤엔 비교적 잘 잤다. 잠자리 적응할 만하니 마지막 밤이다.

방광의 압박으로 6시에 깼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창밖에서 왠 사내녀석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첨엔 엄마한테 혼나는 소린줄 알았는데 간헐적으로 애 소리만 계속 들려왔다. 이 호텔은 구조상 중정에서 떠드는 소리가 고스란히 객실까지 찌렁찌렁 울린다.

짜증이 난채 깨 보니 7시. 나도 같이 소리를 질러 주려고 발코니로 나갔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보이는 백인녀석이 혼자 신나서 소리를 지르고 다니는 모습이 정원수 사이로 얼핏얼핏 보였다. 인종불문 애들은 다 싫다.


오늘도 아침하늘이 흐리다.


8시반에 경재가 카톡을 보내왔다. 우리 온다고 집안 청소를 다 해 놓은 사진과 함께... 지가 해 놓고도 대견한가 보다


9시반에 식당 야외 테이블에 앉아 양쪽으로 중국 소황제들에게 포위 당한채 아침을 먹는다. 오늘 식단엔 샐러드가 없다.

식당에서 며칠 계속 보이는 60대 배불뚝이 인도계 아저씨들은 가만보니 투숙객이 아니라 운전이나 벨보이등을 하는 호텔 직원이었다. 다시 오고 싶지 않은 호텔이다.


서서히 구름이 걷히며 주변히 눈부시게 환해졌다.

짱이는 집에 간다고 젤 행복해 하고, 은재는 벌써 귀국이냐고 아쉬워하고, 현주는 여행내내 내가 화장대를 차지했다고 이제와 지청구다.

배부르고 긴장이 풀려 약간 식곤증이 밀려온다.


방에 와 저질 두루마리 휴지까지 싹 챙겨 가방에 쑤셔 넣고 11시쯤 퇴실수속을 위해 먼저 나왔다.

프런트에서 첫날 긁은 deposit 취소.


기념동전 몇개 남기고 현찰을 써 버렸기에 직원에게 " 택시비 카드 결재 되냐 ? " 고 물었다.

" 물론인데 혹시 모르니 타기전에 기사에게 확인하라 " 고 알려주었다.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고 로비 소파에 잠시 앉아 있자 식구들이 짐을 다 챙겨 내려왔다

짱이에게 " 프런트 가서 택시좀 불러 달라고 해 " 랬더니 빼다가 아무도 안 도와주자 어쩔 수 없이 가서 이야기 하고 왔다.

은재가 갑자기 안구진탕을 일으키며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방에 핸드폰을 놓고 온거 같다고 한다. 참내, 택시는 불러 놨는데...

3층으로 튀어 올라가려는 은재 뒷주머니에 네모난 핸드폰 자국이 나 있다


바로 택시 도착

중국 한족 여자운전수에게 신용카드 받나고 물어보니 수수료가 7 % 붙는다고 한다.



싱가포르 택시가사들은 데시방위에 뭘 저리 많이 올려놓고 다니는지, 사고나면 다 흉기인데... 고유의 문화인가보다


대통령궁 근처 지나갈때 살짝 정치 이야기


시내를 벗어나 공항으로 가는 직선도로에서 기사 아줌마가 " 비행기가 날때 가로수에 꽃이 우수수 떨어진다 " 는 이야기


각 터미널마나 택시 스탠드가 따로 있냐고 물어보니 그렇다며 제 4,5 터미널이 계속 지어지고 있다는 이야기,


자국에 대한 기사아줌마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근데 그렇게 자랑하는 제 3 터미널을 현대건설에서 지었다는건 아는지 모르겠다.


춘절연휴 관광객들이 다 빠져 나가 썰렁한 공항 도착.

한결 친해진 아줌마랑 살갑게 인사하고 내렸다


기사아줌마가 준 영수증엔 탑승시간, 운행거리, 요금내역이 자세히 적혀 있다







청사내에도 한적해서 좋았는데


천장 인테리어는 멋있는거 같으면서도 뭔가 배관 터진거 같은 어수선한 느낌.



싱가포르 국적항공사가 여기 창이(Changi) 공항 3 터미널에 있어서 이동거리가 짧았다.

전광판 보고 바로 4번 코너로 가서 보딩패스받고 이번엔 내 배낭까지 다 부쳤다,



시식코너에서 짱이가 아빠 먹으라고 엿 같은걸 갖다 입에 넣어주는데 쪼개져서 바닥에 떨어졌다. 


내가 징징대자 짱이가 다시 가져와 이번엔 내 입에 던져 버렸다,



Tax free가 소액이고 번거로울거 같아 포기하려는데 은재가 표지판 보더니 자기가 해 온다고 가져 갔다




잠시후 은재가 자랑하듯 ' 한글 안내되는 기계로 잘 처리했다. 돈은 안에 들어가면 준다 고 했다 ' 한다



한참 줄서서 출국 수속 통과


환금금 받는 창구는 어디 카페 뒤쪽에 숨어 있었고 본인이 직접 가서 사인을 해야 한다고... 꽁똔 주기 싫은 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오기로 찾아갔다. 창구 유리너머에 아랍아줌마가 두 말 않고 현찰을 주길래 나오며 고객평가 모니터에 스마일을 찍어 주었다


예쁜 카페앞에서 은재 사진 찍어주고 현주랑 짱이가 기다리는 곳으로 의기양양하게 갔다,



현주는 ' 샤넬 썬그림 산다' 고 내가 받아온 6 $ 를 채틀어 갔다.


보따리 장수


여자들은 면세점 구경, 난 일찍 게이트에 가 있겠다고 헤어졌다,





"  너는 안돼, 음... 나는 되지 ! "

은재가 인천공항에서 Benefit chacha tint를 사고도 또 Benefit lip balm을 보자마자 사달라고 하자 현주가 한 말.

그 말을 들은 은재는 전율했고 짱이는 경악?다. 현주는 바로 샤넬로 가서 썬크림을 샀다,



그 시각, 난 면세점 앞에 나와서 호객하는 상인들의 시선을 외면하며 천천히 B gate 도착

이륙시간은 2시 30분, 게이트앞에 모이라는 시간은 1시 35분. 지금 12시 51분인데도 잘못 찾아온 것처럼 조용하다. 이렇게 쭈욱 비행기 좌석도 널널했으면 좋겠다,


카트에 다리 올리고 메모지 꺼내 끼적거리고 있으려니 사면초가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중국인 단체 여행객들이 어느새 뒤쪽에 모여들고 있었다. 언능 한국가고 싶다,


잠시후 식구들도 무사히 게이트를 찾아왔는데 애들이 날 보자마자 엄마의 만행을 일러 바쳤다.

현주는 사과 한마디 없이 무심하게 가방에서 사과를 꺼내 식구들에게 먹어 치우라고 명령했다. 안 그럼 ?긴다고...




게이트가 조용히 열리자 중국인 아랍인 단체여행객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여기선 수화물 검사를 각 게이트에서 최종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짱이 가방이 걸렸다. 가방을 열아보라더니 카야잼 (Kaya jam) 두통과 땅콩버터를 압수당했다. 

허탈하게 대기실로 들어오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난 치약도 뺐겼어 ! "


비싼게 아니여서 다행이지만 면세점에서 산 액체 화장품은 그냥 통과시키고 폭발해도 맛있는 잼과 버터를 강탈당하자 감정이 폭발해 버렸다. ' 저거 다 가져다 지네들끼리 나눠 갖는 거 아냐 ? 날강도들 '






현주랑 은재가 분에 못이겨 잼을 구하러 지퍼백을 들고 다시 검색대로 갔다.

짐을 쌀때 현주가 '카야잼 괜찮냐'고 나한테 물어봤었다. ' 당연히 괜찮을 거' 라고 한 죄도 있어서 속으로 응원했다



' 아마 못 찾아 올거라 ' 짱이랑 쏙딱거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현주랑 은재가 밝게 웃으며 금의환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놀란 눈을 뜨자 현주가 말했다

"  지퍼백도 안되고 밀봉백만 된대 "


기쁜 웃음이 아니라 허탈한 웃음이었다,


안내방송하는 여승무원의 목소리와 말투가 너무 고전틱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First 와 Business 승객 먼저 탑승하라는 방송이 나오자 세련되게 빼 입은 아가씨가 당당하게 줄 서서 들어가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우와 미모에 재력까지 ? 

그런데 표 확인하던 승무원에게 제지당했다. 한쪽 구석에 뻘쭘하게 서 있는 모습이 또 한번 주변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모든 승객들이 다소곳하게 앉아 기다리는데도 비행기가 움직일 기미가 안 보였다, 한참 후 안내방송이 나왔다

" 짐만 부치고 탑승을 안 한 승객이 있어 짐 골라 끌어 내리느라 늦어지고 있습니다 " 



비행기가 안전하게 이륙하자마자 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 전원' 이란 이름표를 단 한국인 스튜어디스가 차려 준 이 밥상이 이번 싱가폴 여행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식사다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 현주가 안 먹길래 내가 두개 다 먹었다.


2월달 기내지


스튜어디스에게 Singapore sling 과 Sencha green tea 주문해서 현주랑 조촐한 쫑파티.



인천에 무사히 도착했다

세관신고서를 일껏 작성해 놓고는 통과할 때 빈 종이를 잘못 꺼내줘서 직원이 황당해 하며 그냥 가라고 손짓했다.


늦은 밤이지만 습관처럼 커피 한잔 마시고



주차빌딩으로 향했다.

무빙워크 앞에 노끈줄을 처놓고 반대쪽 끝에서 직원들이 뭔가를 하고 있다. 가족들이 먼저 가서 '장애인이 있으니 무빙워크를 타게 해 달라' 고 했다. 잠시후 짱이가 뛰어와 " 청소중이라 안된대 " 라고 한다, 먼 거리를 힘들게 걸어갔는데 아줌마 둘이서 손잡이 부위를 비눗물 청소하며 날 보는둥 마는둥 흔한 인삿말 하나 없다.

지하 2층에서 내려야 하는데 중간에 엘리베이터가 열려 모르고 내렸다 다시 탔다. 은재에게 안 알려 줬다고 화를 내며 (어짜피 버리려고 했던) 지팡이를 바닥에 던져 버렸다.

넓은 지하주차장에서 우리 차를 찾아가는데 갑자기 천정 불들이 다 꺼져 주변이 껌껌해졌다. 늦은 밤에 자동으로 꺼지게 해놨나보다,

그 상황까지 이르자 나보다 먼저 현주 입에서 욕이 나왔다. (요즘 실력이 부쩍 늘었어)


고만 꿈 깨고 현실에 빨리 적응하라는 모국의 냉랭한 배려가 느껴져 반팔 걸친 상체가 달달달 떨려왔다


<인용사진>



투덜투덜 여행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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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7.04.08 00:52

    첫댓글 _()_ 항상 웃음과 재미,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시는 로보님 가족 행복과 평안을 빕니다...._()_

  • 작성자 17.04.08 10:14

    이번에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뵐때까지 건강하세요

  • 17.04.08 10:50

    여행기 잘읽었어요
    이원장....
    4월 한달도 무척이나 바쁘게 지낼것 같네..
    늘 몸조심하구...

  • 작성자 17.04.08 11:14

    한국오면 꼭 연락해. 밥 먹고 드라이브 가자

  • 17.04.08 17:33

    땡큐~~~

  • 17.04.08 21:00

    수고하셨내요..덕분에 좋은풍경 많이 보았네요...

  • 작성자 17.04.08 22:30

    담은 어느 나라 보고싶으세요 ?

  • 17.04.08 22:50

    ㅎㅎ~제가 원하면 가실껀가요??

  • 작성자 17.04.08 22:53

    바로는 아니여도 위시리스트에 올려놓겠습니다

  • 17.04.09 01:39

    프랑스를 한번 더 가시죠~~ ㅎ
    개인적으로 사정이 있어서리...
    아~ LoBo님의 과거 게시기록을 검색하면 나올려나~ ^~^

  • 작성자 17.04.09 03:55

    하이네켄님 아직 안 주무셨네요.
    2002년 프랑스 중부 트루 지방에 고성들 10여개를 둘러보며 3주간 여행한 기록은 있습니다. 물론 오래된 거라 여기 카페 말고 블로그에 정리되어 있어요. 필요하시면 비밀댓글로 주소 보내드리겠습니다

  • 17.04.09 22:54

    블로그에서 봤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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