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효경] '대포 전쟁'이 시작된다.
두산과 롯데가 벌이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가 29일 오후 6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막을 올린다. 5전3선승제로 플레이오프(PO) 진출팀을 가리는 이번 승부에서는 최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두 팀의 방망이 대결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롯데는 올 시즌 창단 후 최고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홈런(185개)과 타율(0.288)·장타율(0.461)에서 1위를 차지했다. 두산은 팀 홈런(149개)·타율(0.281)·장타율(0.440)에서 2위에 올랐고 출루율(0.365·2위)은 롯데(0.352·4위)보다 낫다. 준PO가 열리는 잠실과 사직은 넓은 구장이지만 두 팀의 화끈한 홈런쇼를 기대해 볼 만하다. 준PO 1, 2차전 입장권(각 2만7000장)이 27일 인터넷 예매 시작 10분 만에 매진되는 등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홍·대·갈 vs 김·동·석=롯데 타선의 핵심은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3~5번 클린업 트리오다. 이대호는 올 시즌 정교함과 힘의 조화를 완벽하게 이뤄내며 타격 7관왕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랐다. 홍성흔은 지난해보다 타율이 2푼가량(0.371→0.350) 떨어진 대신 홈런을 14개(12→26개)나 늘리며 슬러거 변신에 성공했다. 가르시아도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날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세 선수는 올 시즌 96홈런·332타점을 합작했다. 특히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이대호는 타율 0.412, 10홈런·28타점, 홍성흔은 타율 0.455, 8홈런·23타점을 쏟아냈다. 다만 세 타자가 시즌 막판 부상과 출장 정지 등으로 휴식을 가져 경기 감각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변수다.
두산에는 김현수-김동주-최준석의 '김·동·석' 트리오가 있다. 셋이 합작한 홈런(66개)과 타점(238개)은 '홍·대·갈'에게 밀리지만 타격의 정확도만큼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두산 트리오에게는 지난해 준PO의 좋은 기억도 있다. 세 타자는 당시 롯데와 네 경기에서 3홈런·13타점을 합작하며 팀의 3승1패 승리를 이끌었다.
◆20홈런 이상 타자가 9명=두 팀의 강점은 상·하위 타선이 고르게 장타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린 타자가 두산은 다섯 명, 롯데는 네 명이다.
롯데는 강민호와 전준우가 중심 타선의 뒤를 받친다. 강민호는 올 시즌 팔꿈치 부상 속에서도 데뷔 후 가장 많은 23개의 홈런을 때려 냈다. 올해 처음 붙박이 1군 선수가 된 전준우는 홈런 19개 중 6개를 두산전에서 기록했다.
두산은 이성열과 양의지가 '김·동·석' 트리오 뒤에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이성열은 24개로 김현수와 팀 내 홈런 공동 1위에 올랐고, 포수 양의지는 24일 넥센과 시즌 최종전에서 20호 홈런을 날려 사상 처음으로 한 팀에서 국내 선수 다섯 명이 20홈런을 넘는 신기록을 완성했다.
김효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