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잘까봐 걱정했는데 아침부터 네버가 일찍 일어나서
깨워줬다. 어제 술을 먹은것이 원인인지 아침부터 얼굴이 탱탱 부어서
꼴이 말이 아니다-_-;; 주섬주섬...
언제나 늦은 우리들. 남들 다 나간후에 밥먹을거 다 먹구 데굴거리다
아홉시 반쯤 도지안을 나섰다. 오늘은 날씨가 좋다. 우흐흐~
교토 시내의 이동은 버스로 해야한다는 얘길 듣고 시 버스 프리패스를 사기 위해
교토역의 정문으로 나가 바로 앞에 있다는
버스안내소 를 찾았다. 안보여서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이런;;
정문 바로 앞에서 물어본것이었다. 역시바보...
시 버스 카드는 일인당 500엔.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얼마나 유용하게 썼는지
나중엔 만나는 사람에게마다 시버스를 찬양했었다는-_-;;
버스카드 구입할때 꼭 영문으로 된 지도를 받자. 일어도 괜찮다는 사람들은
일어로 받아도 상관 없지만^^
이 지도로 우리는 교토 온 시내의 위치를 파악했다-_-;;
길을 잃으면 버스 노선도와 대조해 보면서 버스 정류장에 지나가는 노선버스의
숫자를 맞춰보고 그 지도로 여기가 어디쯤인가를 대충 파악해냈다.
그리고 버스타고 이동~ 아아... 멋지다. 버스만세!!
우리의 첫 목표지는 니시혼간지와 히가시 혼간지. 도시 한가운데에 어울리지 않는
절이 떡하니 서 있는것이 신기했다. 물론 이 절의 볼거리라면 역시 머리카락 밧줄;;;
히가시 혼간지를 지을때 목재를 들어올리기 위해 전국의 여신도들이 바친 머리카락
이라고 하는데으으;; 웬지 호러다. 원혼의 결정체 같지 않은가 머리카락이라니;;
히가시 혼간지를 구경하고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니시 혼간지로향했다.
나중에 다른 도시에 가서 느끼게 된 사실이지만 교토는 시내도 다른 도시에 비해
느낌이 꽤 좋다. 확실히 고풍스러운 느낌이랄까. 역시또 즐겁게 아침산책 하듯
니시혼간지까지 걸었다.^^ 히가시 혼간지에 비해 니시혼간지는 (개인적인 판단이겠죠?^^;;)
별로 눈에 끌릴만한것들이 없었다. 책에서 나온 까라몬을 찾아봤는데 안 보이길래
토지로 갈까..하고 버스정류장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아니!!!!
니시혼간지의 정문 옆 벽쪽으로 난 문에서 귀여운 체육복을 힘들 초등학생들이 달려나오고 있지 않은가!!
이런 멋진!! 놓칠수 없지>_< 아이들이 달려나오는 방향을 따라 들어간 곳은 골목길이었다.
길이 너무 느낌이 좋아서 띄엄뜨엄 달려나오는 아이들과 반대로 슬슬 걸어들어갔더니
책에서 본 까라몬이 나왔다. 까라몬 앞에서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달리는 마라톤'
같은 것을 하고 잇는것 같았다~~아아~귀여워~~ 봄 햇살이 완연한 거리에 부모의 손을 잡고 달리기를 하는
아이들은 마치 그림의 한장면>_< 우우~~ 덕분에 까라몬도 발견하고 좋은 구경도 했다. 아침부터
기분 백배^___^
다음 행선지는 도지. 우리가 묵은 도지안 근처지만 여기서 찾아가려니 정말 헷갈렸다.
버스를 타려고 헤메고 있다가 인심좋아보이는 할아버지에게 위치를 물었다.
아저씨가 자세히 가르쳐 주시길래 걸어도 되는 거리같아 또 교토의 거리풍경을 즐기며 걷고 있었다.
10분쯤 걷고 있는데 아니;; 누가 뒤에서...헉;; 아까 그 할아버지!!
자신이 가르쳐준 길이 잘못됐다며 우리를 따라오신것이다. 도지를 도후꾸지로 잘못 들었다며
자신을 따라오라셨다. 당황당황하며 따라가는데 아니!! 갑자기 택시를 불러 세우시는것이었다!
아니 더 당황!! 세상에=_=;; 택시로 우리를 도지까지 데려다 주신 것이었다. 요금을 내려고 했는데
그것까지 거절하시고... 아아... 정말 좋으신분...덕분에 교토의 이미지가 더욱 밝아졌다.>_<
어럽사리(?) 도착한 도지에서는 무슨 학교 단체여행 기간인지 단체버스로 온 중고생들이 가득했다.
사복을 입고 온 아이들을 보니 웬지 현재 일본의 유행패턴이 눈에 보였다;; 이런;; 다 똑같이 입었잖아;;
게다가 좀더 화려한 패션의 아이가 그룹의 리더인듯 좀 덜 화려한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더 무서운건!! 검은색옷으로 일관된 두세명의 그룹 낙오자들은 그늘밑에서 까마귀 밥을 주고 있더라는=_=;;
그 광경을 보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노코멘트로 일관...쿨럭;;
들어가려고하는데 아뉘...500엔이라니 너무 비쌌다. 결국 도지를 빙글빙글 돌며 바깥에서 구경-_-;
경계선이 그저 나무만 연결해 놓은 낮은 울타리라 바깥에서도 보일거 다 보이고;;;퍽!!!!
도지를 구경(?) 한 후 정문으로 나와 길을 건너 센뉴지로 가는 버스를 탔다.
차에서 내려 김스시를 사들고(우리가 보기에는 김밥이다)소풍가는 기분으로
센뉴지로 이어져 있는 산을 올랐다. 올라가는 주변에 여자 육상부의 연습장소나 합숙소가
있는지 열심히 뛰는 여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흐흐 여기와서 이런것들을 보면 학원물
만화들이 생각나 은근히 즐겁다.^^
센뉴지는 책에 나온대로 정말 조용한 절이었다. 사람도 없고 봄햇살에 나른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양귀비 관음이 어쩌고 하는 설명이 있지만 뒤에는 문이 닫혀있는듯 했다. 흐음... 대신 절 주변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져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니 입장료가 안 아까울정도.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 가장 가보고 싶었던 기요미즈데라로 향했다.
역시 유명한 관광지여서 그런지 올라가는 기에 사람이 와글와글.. 센뉴지와 비교된다...헉;;
산 꼭대기라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올라가는 길에 즐비한 기념품 상점들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기요미즈데라의 입구. 다들 손을 씻고 들어가는듯 했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그냥 들어갔다;;
조금 올라가면 유명한 기요미즈데라의 본당이 나온다. 산의 절벽에 바로 세워진 본당은 교토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올정도로 전망이 좋았다.
터무니 없이 위험한 짓을 저지른다는 의미의' 기요미즈데라 난간넘기' 라는 속담이 있다던데
정말인듯 거기 온 일본 남자애들은 거의다 넘으려는 시늉을 하며 친구들은 말리고 있었다-_-;;
산쥬노또랑 이것저것들을 구경하고 니넨자까와 산넨자까를 찾아 내려갔는데-_-;; 이런;;; 잘못 내려온 것이다;; 결국
길을 걸으며 한참 헤매다가 그 다음 코스인 야사까신사에 도착해버렸다..이런.. 전통공예품 상점거리를 놓치다니..
결국 거꾸로 야사까 신사를 관람. 신사 안에서는 신주와 무녀로 보이는 사람들이 만화에서 많이 본 작대기에
하얀색 종이로 만든것을 흔들며 의식을 하는듯 했다.
뭘 하는거냐고 물었더니 악령을 쫒아내는 의식이란다. 악령퇴치군-_-;; 악령퇴치 금액은 엄청나게 비쌈;;
야사까 신사의 바로 앞부터는 기온의 거리이다. 저녁이 되 무렵이라 기모노를 입고 일을 나가는
기녀들의 모습이 눈에 보인다. 고풍스러운 교토의 거리에서 벗어나 여기부터는 휘황찬란한 번화가
가 눈에 들어온다. 인파도 많아 조금만 정신 놓쳤다간 서로 헤어질것 같았다+_+;;
오잉..-_-;;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하나씩 끼고 있는 봉투는...헉;; 만화 어둠의 후예에 나왔던
교토의 특산품이라는 요지야의 기름종이가게 봉투가 아닌가!! 그 사람들을 줄줄 따라가 보니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가게가 있었다. 우우 너무 비싼데다 기름종이 쓸데도 없지만 구경하는데 돈 받는건 아니니까^^
흐흐... 정말 만화에서 봤던것들이 하나하나 실제로 보일때마다 굉장히 즐거웠다.^^
기온의거리를 걷다보면 교토를 흐르는 수로가 보인다. 수로의 모습자체도 너무 고풍스러워서 또 감동.
나중에 도쿄에서 교토 다큐멘터리같은 프로그램을 봤는데 거기서 이 수로가 사람이 판 수로라고 들었다.
오오... 일본식 정원에서 호수를 파서 새로 만들어내듯이 으음..
도시 사이를 간간히 흐르는 버들가지들이 늘어진 크고 작은 수로들은 정말 너무 멋졌다.
이쯤되니까 노을지는저녁. 하도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이쯤이면 오늘의 관광은 끝. 도지안으로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돌아와서 네버와 이상야릿구리한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우리는 근처의 동네목욕탕으로 (센토)
향했다. (도지안에서는 동네 목욕탕을 100엔에 이용할수 있도록 할인해 주고 있었다.)
목욕탕분위기는 우리나라랑 비슷. 외국인이 많이 와서 그런지 한국어로도 주의사항이 붙어있다.
단지 다른건 남탕과 사이에 천장이 뚫려있더라는것-_-;; 저쪽에서 떠드는 소리가 다 들린다.
몸을 씻고 玉이라고 써 있는(느흐흐) 탕속에 들어가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극락~극락~
오늘은 내일을 위해 일찍 자기로 했다. 자려는데 또 오늘팀의 술파티가 벌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흐흐 내일도 교토시내관광이다. 하루 지냈지만 우리는 교토가 너무 마음에 들어버렸다.>_<
또 내일의 멋진 교토를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