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정일 : 12월 13일
2. 분만일 : 12월 15일 (남아 3.15kg 49cm)
3. 나이 : 29세 (초산)
4. 병원 : 서울 길동 고은빛 산부인과
5. 담당의사 : 이미리 원장님
6. 병원비 : 약 46만원(2박 3일 입원, 분만비, 아가 검사비 등 포함)
7. 분만형태 : 가족분만(길동 고은빛은 기본적으로 가족분만)
8. 병원에서 제공하는 것 : 매일맘마분유1통, 젖병, 하기스기저귀, 배넷저고리, 속싸개, 산모패드, 수건, 좌욕대야, 세면도구 등
지난 12월 15일에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 있다가 집으로 온지 벌써 1주일이 되었네요. 시간이 정말 빠르면서도 길게 느껴집니다. ^^
애가 배속에 있을때가 좋을때라고 어른들이 말씀하신 것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진통간격이 점차 줄어들면서 진통의 강도도 세졌다.
오후 3시경부터는 진통이 오기 시작하면 신랑을 불러서 마사지를 시켰다. 혹시 이슬이 비출까 싶어서 확인해보았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다.
그러던 진통이 5시를 넘어가면서 5분간격으로 좁혀졌다.
아궁... 새벽부텀 지금까지 게 뭐람.. ㅜ.ㅜ
병원에 가려고 일어서니까 진통이 다시 불규칙..
아프긴 아픈거 같은데 진통간격이 규칙적이다가 불규칙적이다가.. 좀처럼 알수가 없었다.
결국은 밤 10시가 넘도록 나의 진통을 5분간격.. 10분간격.. 때론 7분간격으로.. 왔다 갔다.
신랑은 계속 진통이 있을때마다 마사지를 해주고..
암튼 종잡을수가 없어서 병원에 전활했다.
새벽부텀 진통을 했는데 아직도 불규칙인데 어케 하냐구..
병원에서 오랜다.
진통 검사랑 아가 심박동 체크하자고 한다.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다.
병원가는 택시 안에서는 또다시 5분간격..
병원에 도착해서 분만실로 들어갔다.
배에다 이것저것 두르고 30분정도 있으란다. 하나는 진통간격 검사고.. 하나는 아가 심장박동검사란다.
검사 결과 진통이 매우 불규칙적이란다. 그럼.. 여지껏 가진통인가..??
이럴수가.. 근데 넘 아팠다.
간호사가 그래도 내진 함 해보잔다.
내진결과.. 허걱 벌써 30% 진행됬단다. 그럼 그렇지... 그렇게 아팠는데... 공으로 아팠을리가..
입원 수속하라고 해서 신랑이 입원수속 하고..
길동 고은빛은 기본이 가족분만이라 신랑이랑 둘이서 편하게 있었다.
친정에 전활 걸어 병원에 왔다고 알렸다.
시간이 넘 늦어서 낼 아침에 오시라고 하고 신랑하고 있기로 했다.
그리고 분만실에 온 기념으로 침대에 누워서 승리의 브이까지 그리면서 사진도 찍었다..ㅋㅋㅋ
이때가 거의 11시가 다 되어갔다.
새벽 12시가 넘어가면서 진통의 강도가 점점 세지기 시작했다.
난 진통이 올적마다 신랑한테 등마사지 해달라고 했다.
새벽 2시부텀인가.. 진통이 올적마다 다리가 너무 아팠다.
딴 사람들은 배나 허리가 아프다던데.. 난 그런데는 어땠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나고 지금도 다리가 너무 아팠던 기억만 생생하다.
어쩜 그렇게 아플수가..
다리가 아프니 제대로 누워있기 조차 힘들었다.
진통이 올적마다 울 신랑 양쪽 다리 마사지 하느라 꾸부정하게 허리 구부리고 마사지 하고..
새벽 4시쯤 되어 울 신랑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마사지 해주느라 무척 힘든 모양이었다.
토욜날 하루종일 내 심부름 하느라 낮잠한번 못자고 새벽내내 마사지 하느라 쫌 고생한다...
그래서 좀 봐주기로 하고 5시까정 혼자서 진통을 참아보았따.
아.. 5시가 넘어가자 도저히 혼자서는 못참을 지경에 이르렀다.
자는 신랑 깨우고...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간호사 부르라고 소리질렀다.
간호사가 와서 보더니 넘 아프면 또 부르란다.
글구 내진하더니 60% 진행됬단다..
흑흑~ ㅠ.ㅠ
30%라는 말에 좋아했을때가 밤 11시였는데... 5시간동안 불과 60%라니.
그말을 들으니 정말 앞이 깜깜했다.
글구나서 새벽 6시.
갑자기 양수가 터졌다. 아.. 이제 시작하나부다.
간호사 부르니 내진하고선 이제 다 열렸단다. 오홍~ 1시간만에.. 40%라.. 그렇게 아픈 와중에도 넘 기뻤다.
뭔가 정신없이.. 진행됐다.
간호사들이 3명이나 우르르 들어와서 분만 준비하고..
신랑은 나가 있으란다. 의사 샘 오실때 들어오란다.
간호사 언니들과 나만이 남아서 힘줬다.
간호사 언니의 신호에 맞춰서 힘주길 여러번..
아가가 힘들까봐 거기에만 신경이 쓰였다.
내가 힘줄때 마다 간호사 언니가 손을 집어넣어서 아기를 꺼내는거 같았다. 아플 줄 알았는데 그럴때 마다 시원했다..
힘을 잘 못주는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좀있다가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신랑도 같이 들어온다.
울 신랑이 내 손을 꼭 잡아준다.
의사샘이 마취주사를 회음부에 놓는단다.
그리고 회음부 절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의사샘의 말과 함께 간호사 언니가 내가 힘줄때 배를 눌러줄꺼라고 했다.
아프더라도 참으란다.
울 신랑도 내 손 꼭 잡아준다.
어째든 난 넘 정신이 없었다.
그저 아가가 힘들까봐 거기에만 신경이 쓰였다.
내가 아픈거 10배만큼 아프다던데...
힘 잘 못주면 아가 머리 찌그러진다던데..
뭐 이런 생각만이 들어서 정말 있는 힘껏 배에 힘줬다.
간호사 언니도 내 배를 쑥 누른다.
그순간...
무언가 쑥 나오는 기분과 함께 울 아가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의사 샘이 울 오빠한테 탯줄을 자르게 하신다.
아가가 힘들었는지 울음소리가 힘이 없다.
간호사 언니가 양수를 씻기는 동안 오빠가 옆에서 아가 애칭을 불러주며 말을 건내었다.
근데 신기하게 이녀석이 울음을 뚝 그친다.
그간 열심히 밤마다 읽어주었던 태교동화의 효과를 정말 체험했다.
같이 분만실에 있던 간호사 언니들도 넘 신기해한다.
아가가 아빠 목소리를 알아차린다면서..
나도 신기했다.
아가 얼굴을 보여준다.
꼭 감은 두눈때문인지 올록볼록하다.
그 신기한 기분... 참 이상했다.
절개된 회음부 봉합하고 태반 빼낼때 넘 아프긴 했지만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너무 편했다.
이렇게 울 아가가 태어난 시각이 오전 6시 51분...
꼬박 26시간의 진통끝에 녀석이 나왔다.
울 신랑은 울 아덜 나온날 병원에서 완전히 뻗었다.
밤새 나 마사지 하느라 애 낳은 나보다 더 힘들어했다. 오죽하면 면회온 사람들이 아빠가 애 낳은거 같다고 했다..
울 신랑 마사지 해주면서 졸다가 나한테 많이도 맞았따.
울 신랑 다시는 애 안낳는단다.. 넘 힘들다고... 신랑 입에서 힘들다는 얘기 듣기 쉽지 않은데 정말 힘들었던 모양이다..ㅋㅋㅋ
그러게.. 애 낳는게 뭐 쉬운일인감.. ^^
진통이 너무 길어서인지 그후 2주내내 난 온몸이 퉁퉁 부어서 지냈다.
붓기 빠진다는 한약먹고.. 지금은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왔지만..
아가 낳은날 면회온 사람덜이 다들 놀랬다... 왜 이렇게 부었어..?? 라고. ^^*
산후조리원에서 울 아덜 별명이 미남이었다.
선생님들이 울 아가 넘 잘 생겼다고 부은 나를 보면서.. 엄마는 안닮았네요.. 라고 말한다...
우쒸~ 나도 붓기 빠지면 눈 큰데... ㅜ.-
울 아덜이 눈이 꽤 크다.
하지만 좀 부으면 어떠랴.. 지금 울 아덜 보면 그렇게 오랬동안 했던 진통도 하나도 생각 안난다.
배냇짓한다고 씩씩 웃어대고 입술 삐죽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참 행복하다는 생각만 든다.
임출 가족 열분~
저도 여기서 많은 분만기 보면서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신랑이랑 같이 분만 전 과정을 함께 한 시간도 너무 소중한 거 같습니다.
다들 힘내시고요..
즐태 즐육하세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