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 큰아씨들의 시골 잔칫집』
명옥 친구 대정원 초대 모임을 마치고
“칠십 큰아씨들의 시골 잔칫집이 생각나네요,”
순백시인 박영숙 친구가 올린 글을 보곤 대전사는 인복친구는 "칠십 큰아씨들의 시골 잔칫집 같다, 다음기회가 있으면 꼬옥 가보고 싶다.” 고 단체카톡방에 느낌을 전했다. 고향갈 때마다 늘 싱글벙글 미소짓는 인복친구의 느낌이 이름만큼 정겹다.
우리들도 10년 후 이 카페 글을 볼 때 "아~그때가 제일 행복했었구나. 그때만해도 참 젊었구만.." 빙그레이 웃으며 회상하겠지,
한생 가정과 사회를 위해 거침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죽마고우 친구들의 우정도 넓다란 야외정원에서 서로 음식도 장만해가며 더욱 움텄다.
청산초 52회 재경동창회장을 맡아 두 번째 정기모임은 총무인 박명옥 친구가 초대해 6월10일(토) 경기도 하남시 자택서 열게 됐다. 모임 전 사전답사를 해보니 자택이라기 보담 도심 속에 좀처럼 볼 수 없는 훌륭한 야외정원이었다.
수 십년 된 느티나무 주변으로 관상목들이 수 백 그루는 됨직 했다. 가꾸는 것만 해도 보통일이 아닌데 친구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집이란다. 마당 수돗가에 놓인 옛날 세숫대야를 보니 친구의 알뜰한 내조살림이 깃들어 있었다.
요즘처럼 비밀이 많은 세상 좀처럼 자신의 집을 공개하는것을 꺼리는데 초대해준 명옥 친구 배우자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뒷동산이 딸린 명옥친구 자택은 도심 속 지친 친구들이 힐링하며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장소였다. 다만 시외곽에 있어 교통이 다소 불편해 찾아오기 힘든 친구들이 있을것 같아 명옥친구는 사전에 교통편도 상세히 알렸다.
모임당일 차를 가져오지 않는 회원들을 위해 나도 아침 일찍 출발하며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회원 단톡방에 공유했다.
잠실역서 내려 롯데타워 건너편서 하남가는 마을버스가 있는데 8분 정도 기다리니 마을버스가 도착했다. 마침 안양 최명숙 친구를 만나 반가왔다. 나는 직업병인지 사람을 늘 먼저보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에도 적중했다.
20~30분 오는동안 서로의 근황을 알리며 요즘 집사람이 지난 주 부터 직장도 그만두고 외손자 보느라 밥도 내가 차려먹고 아내가 고생한다 고 하자, 명숙친구도 손자들 보느라 그것도 2년 6개월 보고나선 어깨힘줄이 파열돼 수술하고 휴우증으로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그런데 그 손자뿐만 아니라 현재 고등학교 다니는 손자까지 여럿을 봐주었다니 당찬 친구의 삶을 볼 수 있었다.
손자들을 일찍 키워 본 명숙친구정보가 아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흉금 없이 서로의 생활고를 털어놓는 고향친구들 모임이 이래서 좋은거구나 생각 됐다. 마을버스에 내려 도착지까지는 네비게이션을 보니 750m, 걸어서 10분 안밖이라 선선한 아침바람도 맞아가며 도착하자, 벌써 6~7명의 여자친구들이 부산히 준비하고 있었다.
느티나무 아래 탁자와 의자를 깨끗히 닦고 영숙친구가 탁자 위 하얀 식탁보를 깔며 준비한 음식들을 차리기 시작한다. 여럿이 하니 재미도 있는지 주방과 야외 데크를 오가는 친구들 발걸음 손놀림도 가볍다.
데크 아래선 종환친구가 숯불바베큐를 준비하느라 여념없다, 잘 사용하지 않았는지 숯불을 붙이는 도치램프가 작동이 안 된다 며 매운 연기를 맞아가며 친구들 보양 시킨다 며 진땀 흘리는 종환친구의 바통을 이어 용철친구가 팔을 걷어 부치니 바베큐 경험이 선수급이다.
오늘의 주 메뉴는 고향의 별미 올갱이 국, 느티나무 데크 아래 본가에서 순애친구가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 거실 문을 열자 올갱이 구수한 냄새가 거실에 가득코를 자극했다,
순애친구는 개봉동 전철역 앞에서 국수가게하며 출퇴근 직장인에 이름 날리고 있는 프로인데 역시 손놀림이 대단했다. 올갱이는 된장이 맛있어야 하는데 된장도 마침 이집 주인 명옥친구가 담근거라 하니 오늘의 주메뉴 올갱이 국은 성공한 셈이다.
손도 몸짓도 빠른 순애친구가 아욱을 수북이 국거리에 넣어 슬근슬근 자르더니 나보곤 문밖에 살구를 먹어보라고 한다. "왠 살구지?" 했더니 여기서 따온것을 명옥이가 씻어놓았는데 오랜만에 살구 싱싱한 맛을 보았다. 정원에 살구나무를 보니 노랗게 익은 살구가 바닥에 수북이 떨어져 있었다. 은수가 나무가지를 훅 치자 후두둑 잘익은 살구들이 수 십개가 떨어졌다.
이윽고 정오가 되자 친구들이 속속 도착했다,
멀리 평택에 사는 박이순 친구도 여길 오느라 한참을 찿았다며 상기된 표정이다, 이순 친구는 초등시절 앳된 모습 그대로이다. 목소리도 소녀같이 오랜만에 얼굴을 보았다, 뒤로 아침 혈액투석하고 온 박대용 친구는 힘이 많이 부치는지 얼굴이 부어있었다. 멀리서 친구들 보기위해 어려운 여건서도 참석한 친구들 보며 이래서 이 모임이 30년 넘게 유지되며 결속시키게 하는구나 생각 들었다.
식탁위에 놓인 음식들 보니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지난번 청산고향 모임가서 올갱이 국이 없어 아쉬웠다 하더니 친구가 맘먹고 준비한 듯 했다,
우리를 초대한 명옥친구는 말이 없지만 행동으로 모든 걸 보여주는 친구다. 거의 매일 아침 운동(골프)을 다녀오고 칠순나이 성당봉사(전례 꽃꽃이 단장, 성가대)하기만 해도 힘든데 이 넓은 정원 가꾸기, 운동, 봉사 친구는 대저 어디서 그런 열정이 솟아날까 동학농민혁명 제2기포지이자 육군대장(고 박준병, 전 보안사령관), 국내저명 재력가(박유재, 오리표 씽크 창업자)를 배출한 청산 한곡리 출신 저력을 보여 준 것만 같다,
마침 같은 한곡리 출신 후배라며 가까운 마석서 농장한다는 박대성 후배님도 찿아와 잠시 음식을 들더니 준비해 온 재초기를 들고 뜨거운 햇볕아래 온몸은 땀으로 젖은 채 풀을 깎아주는 후배님의 마음에 감탄했다.
지난 번 팔당서 우리친구들에게 매운탕 대접도 한 바 있는 대성 후배님은 나이는 우리들과 동갑(1954년생)인데도 "나이가 같아도 후배는 후배" 라며 친구들의 거친 농도 다 받아주며 산전수전 겪어본 후배의 마음됨이 보통이 넘었다.
데크가 딸린 원룸 주방에선 계속 음식장만이 계속된다, 이번엔 영구친구가 불태운 고기 먹으면 암걸려 죽는다고 눙치자, 여친구들이 다시 제육복음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의정부서 온 은옥친구가 제육담당, 애순이, 순복친구와 맛을 봐가며 제육볶음 내음이 바깥식탁에까지 풍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제육볶음이 나오자 애주가 형태가 제육볶음은 소주가 최고라며 "순애야~ 씨원한 소주 한병 부탁한다." 라 하자 옛썰하며 한잔씩 우정어린 시간이 이어졌다.
어린시절 부터 운동(기계체조, 달리기, 배구)을 해 아직도 허리도 꽂꽂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형태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어 술도 조금씩 약해지고 친구들도 갑자기 칠순 들어 술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 번 근 십년만에 얼굴을 보인 재순이 친구도 나처럼 마나님에 경고를 먹었다 며 술잔을 받질 않았다.
드디어 순애가 한솥 끓인 올갱이 국에 밥을 한 공기 넣어 말아먹는 친구들의 즐거운 모습, 명옥과 여친구들은 계속 뒤바라지로 분주하지만 모두들 행복해 보인다,
부지런한 고향 여친구들의 이런 근성들이 우리친구들 가정을 건강한 부자로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모임이 끝나고 귀가하는 전철안에서 순애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너무나 애썼는데 어머니 핑계로 저녁대접도 못하고 그냥 나온게 후회됐다. 영구친구는 여친구들 차라도 나누라고 찬조금도 내놓고 갔다고 하는데 나는 식사대접이라도 해야겠다. 모두가 소중하고 고마운 고향친구들이다.
모임 진행하느라 소중한 추억을 잘 담지 못했는데 마침 청경회 조감독 순복이 친구가 두루 영상을 담아두어 이날의 기록이 더욱 생생히 남게 되었다, 순복친구에도 감사~
첫댓글 아우님 들즐거운 모습잘보았습니다.
건강들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