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토요일, 원래는 몽산님 따라 경기 가평군 홍적령을 걸어야 할 날입니다. 그런데 주 초에 몽산님에게 여의치 않은 일이 일어나 급히 대체걷기로 걸어야 했습니다. 몽산님에게 일이 안생겨도 홍적령은 가기 힘든 코스, 주중 목요일에 큰 눈이 내렸고, 이번 주말에는 최강한파가 예고됐었기 때문이죠.
대체걷기를 하면서 코스를 짜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17일 당일, 피피사랑님 명동 일대 도심문화걷기가 있었고, 일요일은 곰이네님의 북한산걷기가 있습니다. 최소한 도심과 북한산은 피해야 했죠. 다음주 24일 토요일은 피피사랑님의 용산을 통해 노량진수산시장 가는 길, 25일 일요일은 기똥찬님의 남산걷기가 예정되어 있어 갈 곳이 정말 없었습니다.
다행히 물처럼님이 불암산둘레길을 제안하셨는데, 이마저도 폭설과 추운날씨 탓에 공지 올리자 마자 장소를 변경해야 하는 비운에 처합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명동도 피하고 용산의 극히 일부만 겹치는 경의선숲길을 선택했습니다. 걷는 것보다 코스짜기에 아주 애를 먹었습니다.
17일 토요일, 예상과 달리(?) 그리 춥지 않은 날씨,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유난히 파란 하늘이 빛나는 날, 녹사평역에서 모여 홍대입구역까지 7km의 구간을 산책하듯 7명이 모여 천천히 걸었습니다. 녹사평역에서 나와 삼각지로 가는 길, 4거리 같은 삼거리, 남산쪽은 경리단길, 그 반대쪽은 비극의 땅 이태원역, 잠시 추모의 인사만 남기고 삼각지로 걸어갑니다.
경의선 책거리역 어느 스튜디오에서 성탄파티도 즐기고~~
첫걸음을 떼자마자 외국에서 오래 사신 어느 분이 경의선에 숲길이 이해가 잘 안됐다고 하더군요. 도심 속에 경의선 철로가 아닌 숲길이라니...
사실 이해가 잘 안가기도 하죠. 경의선숲길은 2005년부터 시작된 이 지역 경의선의 지하화로 남겨진 좁고 긴 지상구간을 공원으로 만든 6.3Km의 길입니다. 공원 조성은 2009년부터 시작되었고. 2016년 5월 21일 전구간이 완공되었습니다. 아직은 숲길이라고 하기에는 10여 년 전 심은 묘목들이 겨울 시린바람에 꿋꿋하게 맞설 힘은 없고, 예전에는 철마가 달리고 기적소리에 갓난애 울음소리가 화답한 곳은 아파트숲으로 바뀐 곳이기도 합니다.
다만 녹지공간이 절대부족한 도심에 아파트나 상가 대신 이런 길을 만든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지요. 경의선 숲길의 성공으로 또 생겨난 곳이 서울 동북부 태릉-화랑대 일대의 경춘선 숲길이기도 합니다.
짧은 구간, 군데군데 도심을 가로지르고 헤쳐가야 하는 구간, 걸음을 빨리하지 않아도 쌀쌀한 날씨 속 쉬어갈데도 없어서 훌쩍 훌쩍 걸으니 어느새 서강대 부근 땡땡거리. 전망좋은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외부음식 반입금지임에도 몰래 카스테라 등을 먹으며 즐거운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책거리역을 지나는데 크리스마스 장식이 이쁘다고 사진찍고 가라는 호객행위에 얼떨결에 들어가서 성탄분위기도 실컷 즐기고 왔습니다.
방송에서 추운 날씨라고 하두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보통의 겨울 날씨임에도 잔뜩 움츠리고 나왔는데, 오케스트라는 역시 날씨의 요정들이 많았습니다.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7분이 모여 함께 걸으니 훈훈한 바람이 우리를 감싸준 느낌입니다.
함께 걸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글 중에 좋은 구절을 떠올립니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여름에는 옆 사람의 체온이 증오가 되지만, 겨울에는 가장 따뜻하게 다가오기 때문이죠. 겨울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계절입니다”
오케스트라가 있어 따뜻한 하루였습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녹사평역 나가기 전, 가득님이 쌍화차와 약밥을 가져오셨고 푸른돛님이 고가(?)의 콜라겐엠플을 참가자 전원에게 나눠주셨습니다.
전쟁기념관 옆 비행기에서... 이제 해외여행도 떠나야죠~~
전쟁기념관 앞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흉물스러운 공간이 전쟁기념관... 전쟁을 기념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
멋진 모델이 되어주신 또다기님
눈길에 철로를 걷는다고 너무 신난 에스더님... 그래서 배경음악을 '닥터 지바고'의 ost로.
라헬님과 가득님
또다기님과 에스더님
오랫만에 누이를 만난 바위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땡땡거리를 지키는 철도원과 함께~~
헤어진 오빠를 만난 듯... 또다기님
노래하는 뮤즈와 함께~~
통키타 가수와 함께... 라헬님
카페에서...
홍대입구역 포토존에서... 또다기님
성탄트리를 잘 꾸며논 곳인데 무료개방 하는 곳이라... 라헬님과 에스더님, 가득님
선물(?)을 받고 즐거워 하는 또다기님
연남동의 스타는 강아지더군요~~ 유튜브 촬영중이라고~~
기찻길에 가면 꼭 해야죠~~ 나 돌아갈래~~
혹시 에스더님 생일?
닥터 지바고의 라라 스타일로...
베트남 쌀국수 매운맛
보통의 맛으로...
연남동 베트남 쌀국수 맛집 반미푸엉에서... 피피사랑님은 추천하지 않는 곳~~
[참고] 한강진, 경리단, 경의선숲길.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으며~ (2017. 2. 18 낙화 후기)
https://cafe.daum.net/orchestraro/hM2A/345
첫댓글 고심끝에 변경한 코스인데...
생각보다 춥지 않았고...
성탄트리를 아름답게 장식해 놓은 곳도 만나 미리 성탄 분위기도 내보고..
카페에서 정겨운 이야기도 나누고...
마지막으로 모두가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었던 반미푸엉까지....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던 곳을 간 거 같이 좋았던 하루였어요~~
멋진 안내와 후기..수고 많았습니다^^
좋은 일 앞두곤 마음이 두근두근.
오케스트라 걸으러 나갈때면 전날부터 두근 두근 두근...
그래도 꽤 추웠던 길이었지만 길동무들 환한 얼굴보면서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로 훈기 가득한 길 나들이 하고 왔네요.
장갑낀 손도 시리던데 그 추운날씨에 멋진 사진 찍어주신 낙화님 푸른돛님 정말 감사드리고 낙화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어디서나 막힘없이 술술 풀어내시는 낙화님의 무한대 지식창고가 경외롭습니다
어찌 그리들 즐거워 하시는지 ㅎㅎ
별로 표정과 말이 없는 저도 많이 많이 웃었습니다.
기억에 남을만한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주신 동행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겨울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계절'...그렇군요!
따뜻함이 넘치는 사진들 보며
새벽 추위를 이겨봅니다.
낙화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낙화님 수고 많으셨어요. 세명이 길을 걸으면 그중에 나의 스승이 있다라고 했는데 모르는게 없는 낙화님과 걷기를 하면 늘 배우면서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네요. 닥터지바고를 상상하며 러시아의 벌판을 달리는 기분도 좀 내보고 철로에서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게 놀아도 보고. 여러가지 액티비티가 가능한 걷기여행이였어요. 함께한 오케님들 모두 감사드려요. 건강히 따뜻한 겨울 나시기 바래요.
즐거운 표정이 넘치는 모습들입니다~~
추운 날씨였는데도, 따뜻한 느낌이 참석하신 분들의 마음이겠지요
건강잘챙기시고, 한주 힘차게 시작하세요^-^
전쟁기념관에서는 다들 파일럿 같으시네요.
추운 날씨인데도 건강한 밝은 미소가 멋지세요. ^^
온가족이 설레임가득
나들이 오신것 같아요ㅎ
저도 함께 미소가 지어지네요~~~^^
탁월한 선택이였네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덕에 중무장하고 갔는데ᆢ다행 괘않았어요
하이라이트는 역시 클마스 분위기의 무료개방 전시장ᆢㅎ
즐건길 함께한 오케님들 모두 수고하셨어요~^^
낙화님ᆢ이쁜 사진ᆢ감사드려요~^^
낙화님길에서 중간에 카페타임이라니~ 그날 정말 춥긴 추웠나보네요~^^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추운날 이렇게 걷는것도 나름 매력있네요
길이 끝나고 둘러 본 연남동거리와
쌀국수는 애교스런 신의 한 수?
길 잡으시랴 사진찍어주시랴 애쓰신 낙화님 예쁘게 찍힌 사진 잘 가져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들 수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