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08년 5월 17일 토요일 날 씨 : 맑 음
어 디 : 설악산 토왕폭
소공원~비룡폭포~토왕성 폭포~칠성봉(1076.9m) ~소토왕골~소공원
(산행소요시간 7시간)
누구랑 : ‘사람과산’ 정기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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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곳에 가면...
골수 깊숙이 배어버린 올빼미 생활리듬이 오늘 하루만이라도 뺄건 빼고 더할건 더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또한 그리 호락호락하질 못해 억지잠 청하기를 포기한채 어영부영 딴짓하다 집을 나서니
새까만 밤하늘에 걸린 달님이 히멀건히 먼길 밝힌다.
42명의 밤도깨비들을 실은 버스는 03시 청주를 출발하여 간간이 치켜뜨는 실눈사이로 가늠되는 거리감에 끄덕거리다
낙산의 한 식당에 들러 아침먹고는 설악의 그늘로 들어서니 제일 먼저 우리들을 반기는 건
푸르름이 휘감아 도는 기암봉들의 사열이었고 그와 동시에 또다시 시작되는 내마음의 북소리 둥둥둥~~
왜 그곳에만 가면 도지는 내안의 반란은 식을 줄을 모르는 건지...ㅎㅎ
차분하게 내려앉은 아침공기 만큼이나 절제된 움직임이 오늘의 사람과산 컨셉인 이유는
입산통제된 곳을 가기 위한 몰래산행의 기본수칙 첫 번째...말을 아끼고 행동폭을 줄여야 하는 벙어리놀음 때문이다.
평소대로 라면 문화재 관람료란 명목으로 징수되는 입장료가 부당하다던가 웃기는 ㄴ ㅓ ㅁ들이라던가 궁시렁거렸겠지만
앞으로 저지를 딴짓에 대한 관심도를 분산시키기 위한 위장술의 일환으로 너무도 순하게 입장료 내고 명랑하게 인사 건네고
돌아서니 휭~다들 바람과 함께 사라져 갔다.
아~ 몰래산행의 기본수칙 두 번째가 민첩성이지..ㅎㅎ
상쾌한 바람, 초록빛 그늘이 베풀어 주는 혜택을 누리며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벗삼아 산책길 같은 고른 산길은
철계단과 난간에 도색작업중인 한무리의 사람들을 지나쳐 비룡폭포 좌측으로 오른다.
[입산 통제구역]팻말을 심드렁하니 쳐다보며...ㅎㅎ
지독한 봄가뭄으로 큰일났네 작은일났네 끌탕인 바깥세상과는 달리 미로처럼 뻗어나간 자잘한 촉수로 부터
모두어온 물줄기가 깊어갈수록 계곡이 되고 폭포가 되는 계곡의 역사는 수정처럼 맑고 투명하다.
비룡폭포를 지나며 토왕폭 만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는 시작되었다.
출입이 통제되어 인적이 뜸한 깊은산속 골짜기는 고립감에서 오는 서늘함이 싫어 걸음 서둔다.
콩콩콩 섬돌 건너듯 거스름의 시간속에 마디마디 숨어있던 비경은 여기서 불쑥 저기서 불쑥 모습을 드러내고
격앙된 듯 톤높은 탄성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촘촘한 푸르름이 휘감아도는 뾰족뾰족 기암봉들의 하늘바라기는 열두폭 병풍속 수려한 산수화요
초록숲 차양막 넘어 빼꼼히 드러난 하늘가는 투명한 수채화요
얽히고 설킨 바윗덩이들의 부대낌이 살아있는 계곡이야기는 투박한 묵화...
그 그림들 담기 위한 진사님들의 몸놀림 또한 가히 전장을 누비는 전사들 같다.
와글와글 속시끄런 축제 속에 서서이 모습을 드러내는 토왕폭!!
가늠키 어려운 거벽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는 마치 하늘에서 부터 시작된 듯 경이로움 그자체...
모두는 얼음땡 마법에 걸린듯 꼼짝 못하고 멍~하니 쳐다본다.
누군 설설기고 누군 성큼성큼 메마른 물길 거슬러오르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진지하고 집중해야 하는데
왜그렇게 신나고 즐거워 하는지 수다스런 사춘기 아이들처럼 재잘재잘 소란스럽다.
누군 몰라서 누군 용기가 나질 않아서 또 누군 기회가 그리고 또 누군 여건이~~수많은 핑계 속에 선뜻 나서질 못했던
칼칼한 도전을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가능한 이 순간을 모두가 즐거워 한다. 감사해 한다. 행복해 죽겠다 한다.
하늘에서부터 쏟아져 내린 물줄기가 흐름을 쉬어가는 곳...
마법의 문을 통과하니 전혀 다른 세상이 나타나는 영화속 한 장면처럼 토왕폭 마루턱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들이 머물던 현실이 아닌 환상을 보여주는듯 신비롭다.
좁쌀알갱이만한 결정체로 뭉쳐진채 단단한 딱정이처럼 남아있는 눈 또한 경이로움의 대상
5월의 문턱을 넘은지가 언젠데..아직도 눈이라니~~ 폴짝폴짝 뛰어도 보고 구석구석 돌아도 보며
벅차오른 감정의 기류에 맡긴채 축제의 시간은 흥청망청 도끼자루 썩는줄도 모른다.
그시간도 영원할 수 없는것 “나 가기싫어 더 놀다 가자” 떼쓰듯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돌아섬이 내내 인색하다.
긴 외줄타기를 하듯 쏟아져 내리는 토왕 물줄기의 시작.. 그 하늘끝이 궁금하여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유격훈련이 따로없다.
길게 늘어뜨린 로프에 의지해 올라서야 하는 바위사면이 좀 난해한 곳이 더러 있어 구간구간 정체가 되어 나아감이 더디다.
기다리는 동안 놀면 뭐하냐며 간식도 주섬주섬~참견도 여기저기~나머지 공부도 중얼중얼~
그러는 사이 긴~토왕폭 옆라인의 환상적인 몸매가 실루엣처럼 스쳐간다.
겨울이면 하얗게 얼어붙어 있을 빙벽과 개미들 처럼 매달려 있을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군침이~~?
그때 함 다시 와야지...ㅋㅋ
금강 봄맞이, 돌단풍 처녀치마, 특히나 에델바이스 만나는 횡재까지...척박함에 뿌리내린 그들과의 교류속에
드디어 올라선 토왕폭 머리꼭대기...은근히 기대하였던 하늘나라 구름의 영접은 눈부신 초록이 가득한 하늘정원이 대신한다.
우뚝선 화채봉을 필두로 칠성봉 사이사이 자잘한 화채능 갈래마다 바위도 얹어놓고 숲도 채워놓고 새도 불러들여 놓은
꿈같은 정원이다.
눈으로 더듬어 보면 그리 깊거나 그렇다고 골짜기가 그리 긴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항상 마르지 않는 물줄기를
토해낼 수 있는것일까? 그저 놀랍고 경이로울 뿐이다.
한바탕 즐김의 시간은 동심으로 돌아간듯 썰썰거림으로 그려넣은뒤 또다시 짚어가는 바위벽들을
스파이더맨들의 후예처럼 덕지덕지 들러붙어 기어오른다.
한점 점처럼 홀로 설 수 있는 바위봉에 서니 권금성이 지척이다.
공룡능선을 비롯하여 울산바위, 달마봉 그리고 동해바다 까지 거느리는 듯한 포만감
아! 배부르다. 먹지않아도 배부르다.(11:40)
누누이 당부했던 몰래산행의 기본수칙도 잊은듯 웃고 떠들고 막 자랑하고 싶은 마음 드러내놓기에 여념이 없다.
칠성봉은 거쳐가야할 봉우리가 아니라 갔다 다시 되돌아와야 할 곳이라서 갈까말까 망설이는데
안갔다 오면 후회한단 한마음님의 한마디에 용수철 처럼 팅겨 칠성봉 오르니
화채봉에 가려 볼수없었던 대청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청봉만이 할수 있는일!! 5월에 내린 눈으로 희끗희끗 치장을 한 그의 모습이 놀라울뿐이다..
아! 정말 가기싫다.. 그런 내맘 아는지 모르는지
울퉁불퉁 바윗살 타고가는 산님들의 쫄로래미 행렬이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솜털 보송보송한 에델바이스의 잦은 배웅도 서럽다.
손에 닿을듯 다가선 권금성을 외면하고 소토왕골로 접어든 하산길은
수북수북 쌓인 낙엽아래 숨죽인 가파른 너덜길로 삐끗거리질 않나 엉덩방아를 찧질 않나 나아감이 만만치 않다.
토왕폭에 비함 애교스러운 소토왕폭을 지나 긴 하산길이 멀미가 난다 생각들 즈음
거미처럼 바위에 들러붙어 암벽훈력중인 사람들 구경하는 잔재미끝에 소토왕골을 막 벗어나려는데
조오기 나무들 사이 황황스레 가로질러(도망?ㅎㅎ) 가는 앞팀들을 만났다.
입구에서 계엄군(관리소 직원)들이 지키고 있다고...
그렇담 여기서 몰래산행의 기본수칙 세 번째..혹여라도 계엄군과 부딪치면 모르세 청문회 버전으로 버티기
그다음은 무조건 튀기..!!
멀쩡한 도로와 번듯한 출입문 포기하고 먹거리 상가앞을 가로질러 뻥둟린 개울 건너는 도하작전 끝에
담장 개구멍으로 쏙~머리 내어밀며 설악 깊은곳 토왕폭과의 짜릿한 밀회도 갈무리 한다(14:00)
팍팍한 가슴속을 한바탕 휘젓고 간 찐한 감동의 메시지에 취해 발그래 상기된 산님들의 얼굴엔
귀에 까지 걸린 만족스런 웃음이 씨익~~그리도 행복하셨담 그걸로 된거지요...
시원한 물회 한그릇 둑딱 해치우고 돌아서는 길 그제사 모자란 잠이 와르르 쏟아진다.
첫댓글![^-^](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대여섯번의 기다림 끝에 이제서야 겨우 첫인사를 나누어본 토왕성폭포... 그 옛날... 어느 나뭇꾼이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신선놀음하던 곳이 바로 여기 토왕폭일 것이란 생각을 해 봅니다... 가을에 가면 더 멋지다고 하던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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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은근히 불지피는 거지...![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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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 태우셈...![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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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여 이자 찌끔 잠잠해 지더만 또 들쑤시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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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든 한줄 또한줄 줄바꿔 감에 따라 입가를 비집고 나오능거 분명히 웃음 이렸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첨엔 우덜 횐님들 눈 호강 시켜준지가 오래라서 뭐시든 입을 막어야 겄는데.... 딱히 떠오르는 거이 토왕폭 인데 쩝![~](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쩝![~](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우짜지![?](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뭘어째 배째라구 드리대 보능거지 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하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6.gif)
성공리에 계엄군도 물리친 용감 무쌍한 용사들께 ![박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3.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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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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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혀서 담에 또하나 준비혀 볼란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볼까![?](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말까![?](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푸하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1.gif)
고운글 올려준 손길에 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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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산금지구역 산행한 사람 과태료 을마죠? ㅎㅎㅎ
일단은 별다른 일 없이 안전산행에 감사드립니다.....토왕폭 언제 가도 좋으련만 왜 그리 못가게 하는지요 ㅎㅎ 가을에 또??? ㅋㅋ
가을엔 지도 필하게.........![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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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만원 벌어서 기분이 더존 날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