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내내 바다로 산으로 들로 나다녔더니 몸이 곤하다.
오늘 쉴까말까 잠시 망설이다 밖을 보니 봄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햇빛이 환하다.
그냥 두고 보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걸...저것을...그냥 지나쳐버리다니...안되지... 언제 또 올지 모르는 햇살인데...
종일 걸으면서 햇볕을 쬐고 싶어졌다.
우리집 두남자는 이미 두손 두발 들고 제발 오늘만은 내버려달라고 애원한다.
급히 문자를 보냈다.
몇 친구가 동행하리라 답이 왔다.
아무도 답이 오지 않아도 혼자 갈 생각이었다.
그만치 봄볕같은 환한 빛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제 가파른 산을 타고 힘들게 오르내리는것보단
천천히 느릿느릿 편편한 길을 걷는것이 더 정겨워졌다.
산으로 둘러쌓인 길가나 논둑길과 같은
둘레길을 걸으면서 넉넉해지는 마음을 품는 것이 더 즐거워졌다.
이게 나이 들었다는 걸게다.
한해 한해가 다르게 몸이 느껴진다.
그저 나이들면 서두르지 않고 묵묵히 걷는것
바람과 햇볕과 들판과 산을 어깨에 걸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는것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으리라.
양지 바른 산등성이에선 벌써 연둣빛 물이 오르고 있었다.
겨우내내 얼었다 풀린 논둑에선 풋풋한 흙내음이 났다.
온종일 봄 내음이 물꼬를 트는 둘레길을 걷고 또 걸었다.
하루 종일 볕을 쪼이고 돌아오는 길에 왜 그렇게 마음이 산들거릴까?
살림살기 싫어 집나온 바람난 여자처럼 왜 그렇게 마음이 산들거릴까?
-제인, 주디, 주리와 함께 영남알프스 둘레길을 걷고나서-
코스: 석남사 살티마을 - 소아정교- 양등리 -거리-간창- 하동-길천리-명촌-다시 터언해서 -
지곡저수지 지곡마을 - 돌아오는 길에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수목원 주인장)
상북면사무소 앞에서 택시타고 다시 주차된 곳까지 총 5시간 정도 달팽이처럼 걷고 걸었다.
**소아정교 지나 양등리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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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803F93C4D4D2F5501)
**농로를 따라 걷고 또 걷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25FB43C4D4D2F553A)
**시골향이 묻어나는 흙돌담길도 만나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67FDA3C4D4D2F5606)
*양등리 마을회관 앞 족히 300년은 되었을 노거수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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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8618E3C4D4D2F5734)
**마을 어른신께 지도를 보여주며 길을 찾는다. 간창가는 길 어디로 갑니꺼?
요 아랫길로 쭈욱 따라가소. 근데 웬 여자들이 이렇게 다니능교?
일하기 싫어서 집나왔어예 ㅎㅎㅎㅎ 할머니들도 웃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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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창 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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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창마을 버스 정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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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마을을 찾으면서 다시 지도보기, 지도보며 찾아가는 둘레길
정말 재미있다.그자? ㅋㅋㅋㅋ 우리 노년에 맨날 이렇게 살자. 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1E663B4D4D2F590B)
**폭신폭신한 하동마을 흙길, 발밑에 푹신푹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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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곡마을 가는 길
![](https://t1.daumcdn.net/cfile/cafe/191A783B4D4D2F5A0F)
**간월산 자락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지곡마을
![](https://t1.daumcdn.net/cfile/cafe/1223E13B4D4D2F5A01)
**지곡마을 전원주택지 수석갤러리 <석호당> 앞에서 ....
꽃피는 봄에 다시 들리면 차 한잔 주겠다고
주인장께서 약조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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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겁게 걸었군요.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운동하는 날이라 산을 5시간 반 정도 탔어요. 다음엔 같이 걸어봅시다.
선생님과 함께 꼭 가고 싶었어요. ㅎㅎㅎ 담엔 꼭 같이 가입시더 둘레길 걷는 맛이 더 좋더라구요,산보다..ㅎㅎㅎ
야생초 돋아날 때 관찰도 할 겸 같이 갑시다.
윈드님 다음엔 저도 한 번 부르시구랴.
저도 불러주이소, 김해는 구제역&산불땜시 구제역 끝날 때까지 김해 모든 산이 입산 통제예요. 해서 가야골프장까지 두시간 가량 친구랑 걸어갔다 왔어요.
나도 가고 싶다구요...
문자 해독 제때 안하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는 기라예...*^^* 어제 밤에 보고는 오늘 전화했더니 이렇게 좋은 글로 길을 만들어 두었네용..*^^* 좋은 시간 글로 함께 하게 해 주시어 감솨 감솨!! 절 꾸벅*^^*
ㅎㅎㅎ 그저 윈드따라 다니면 건강하게 오래산다는 소문이 있대요 ㅎㅎ 앞으로 잘 따라다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