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소설, 만화 원작 드라마들이 충돌하다
2006년 가을을 뜨겁게 달구었던 조승우, 김혜수 주연의
영화 '타짜', 그리고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인터넷
소설가 귀여니의 작품들을 리메이크해서 만든 영화들인
'내사랑 싸가지', '그 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등등.
여기에 이번 2007년 봄, 여름을 맞이하여 각 주요 방송사
들은 마치 짠 것처럼 차례대로 인터넷 만화 및 소설을 원
작으로 하는 것들을 드라마로 재생산해서 시청자 앞에 내
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SBS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쩐
의 전쟁' 을 수목 드라마에 배치시켰고, MBC는 인터넷에
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신성진 작가의 인터넷 소설 '한심
남녀 공방전' 을 각색해서 '메리 대구 공방전' 으로 맞불 작
전을 놓았다.
SBS는 한가인, 재희, 데니스 오, 김정훈 등등 기라성같은
톱스타들을 내세워서 인기몰이를 할려고 했던 수목 드라마
'마녀유희' 가 기대한 것보다 표를 굉장히 적게 받았다. 그
래서 SBS는 인기 면에서 이미 보증을 받은 화제의 만화 '쩐
의 전쟁' 을 주제로 해서 다시 왕좌를 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역시나 SBS는 박신양, 박진희, 김정화, 신동욱 등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을 배치시켰다. 이 라인업은 '마녀유희' 만큼이나
화려하다.
이런 가운데 MBC는 앞서 말한대로 인터넷 소설 '한심남녀
공방전' 을 재구성해서 '메리 대구 공방전' 으로 포장한 다음,
그간 1년동안 문제없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상승 곡선을 그
리고 있는 여배우 이하나, 그리고 계속되는 미니시리즈 도전
을 통해서 더 큰 배우로 발돋움할려는 남자 배우 지현우를 투
톱으로 세웠다. 그리고 그들을 받쳐줄 조연으로는 각각 이영하,
이민우 (탤런트), 왕빛나 등등을 선택했다.
이 두 드라마가 등장하기 전부터 앞서 말한대로 이미 인
터넷 소설, 만화 등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대한민국
대중문화계에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다. 이제는 소설, 만화
를 토대로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것은 기본 공식이 되었
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수목 미니시리즈 자리를 놓고 방
송사들이 경쟁을 벌이는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5월 16일부터 SBS와 M
BC 사이의 총성없는 전쟁이 더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억척스런 캐릭터를 다시 맡은 이하나
'메리 대구 공방전' 에서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는
역시 이하나가 아닌가 싶다. 왜냐면 메리 대구 공방전의
배우 라인업을 볼 때, 가장 기복없이 승승장구했던 탤런
트고 2006년 초반기부터 지금까지 약 1년여동안 SBS, K
BS, MBC 방송 3사를 모두 넘나드는 내공을 펼쳤기 때문
이다. 그리고 그녀가 맡은 배역 '황메리' 는 메리 대구 공
방전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할 캐릭터다.
황메리는 축산학과에 합격해서 축산업에 대해 공부를 했
지만, 자신의 진로와 맞지 않아서 다른 길로 돌린다. 그리고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수십차례의 뮤지컬 오디션에 참
가하는 억척스런 여자다. 비록 집안에서는 그 나이에 결혼
도 왜 못했냐는 둥 구박받는 역할이지만 말이다.
황메리의 역할은 이렇게 드라마의 전체적 줄거리를 책임
지는 핵심 인물이다. 아마 황메리가 자신의 라이벌이자
무능력한 무협소설가 대구와 함께 언젠가는 러브 라인을
형성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메리 대구 공방전의
중심에는 황메리가 서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데 황메리는 앞서 말한대로 일반적인 드라마의 여주인공
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억척스럽고, 포기할 줄 모르고,
힘 닿는데까지 달리는 역전의 인물이다.
이런 역은 여배우가 함부로 맡기 참 힘들다. 하지만 이하
나를 염두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녀는 이미 자
신의 성공적 데뷔작 '연애시대' 에서 언니 (손예진) 를 뒤
에서 안전하게 받쳐주는 믿음직한 동생 '지호' 역을 굉장
히 깔끔히 소화했다. 지호 또한 멋낼 줄 모르고, 사랑에 대
해서 무덤덤하고, 식탐이 많은 여자였다.
그리고 두번째 드라마 작품인 '꽃피는 봄이 오면' 에서도
이런 억척스런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물론 꽃피는 봄이
오면의 여주인공 '채리' 는 지호나 메리에 비해서 강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는 아니다. 그렇지만 예쁘게 포장된 모습
보다는, 내면의 고통을 가지고서 내일을 위해 살아가는 도
전의 여성이었다.
이름이 꽤나 알려진 여배우 치고 무난하게 연기하기가 힘
든 지호, 채리 캐릭터를 마치 자신의 모습인양 태연스럽게
연기한 이하나가 '메리' 역을 허술하게 소화할 수 있을까.
이미 예고편 영상에서 이하나는 벌써 메리가 되어있었다.
아직 드라마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메리 대구 공방전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는 이하나가 메리 역을 100퍼센트 이해
하고 연기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요즘 여배우
들의 대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연기자다.
더 큰 그릇을 가지기 위한 지현우의 도전
탤런트 지현우는 2004년부터 2005년까지 KBS 시트콤의
부활을 알렸던 화제의 인물이었다. KBS 인기 시트콤 '올
드 미스 다이어리' 에서 신사답고 깔끔한 외모의 소유자
'지피디' 역을 맡아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다.
지현우는 아시다시피 록그룹 '더 너츠' 의 리드 기타를 맡
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재능이 다양한 그는 KBS 시트콤
을 빠져나와서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거친 항해를 시작
했다.
2005년 KBS 드라마 '황금사과' 에 첫 선을 보인 지현우는
아쉽게도 실패를 겪고 말았다. 그리고 2006년 여름과 가을
초를 관통했던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 를 통해 재기를
꿈꿨지만, 아쉽게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 와
중에 영화도 꾸준히 노크했다. '사랑하니까 괜찮아' 및 영
화 '올드 미스 다이어리' 로 스크린 무대에 섰다.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하면서 계속 큰 그릇의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현우는 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 에서 보여준
그 능숙한 연기력을 더 큰 무대에선 좀처럼 사용해보지 못
했다. 지현우는 물론 신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많은
작품들을 접해야 하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가 2007년 선택한 드라마 '메리 대구 공방전' 은
그에게도 많은 의미가 갈 것이다.
파트너는 같은 신인급이지만 이미 많은 작품 등에서 호평
을 받아온 여배우 이하나다. 그리고 지현우의 주위에는 왕
빛나, 이영하, 이민우라는 능력있는 조연들이 받쳐주고 있
다. 게다가 드라마의 주제는 코미디 멜로다. 올드 미스 다
이어리가 메리 대구 공방전처럼 즐겁고 흥겨운 분위기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지현우에게 굉장히 낯익다. 이번이 바
로 기회다.
'제 2의 김삼순' 이 될까
MBC는 이미 코미디 멜로라는 장르에서 대박을 터트린 적
이 있었다. 2005년, '삼순이 신드롬' 이라는 새 조어까지 만
들면서 엄청난 유행을 탔던 바로 그 작품 '내 이름은 김삼순'
이다. 특히 2~30대 여성들의 높은 지지율을 받으면서 드라
마계를 평정했고, 주연 배우 김선아와 현빈은 이 작품을 통
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MBC는 약 2년만에 다시 코미디 멜로물을 들고 나왔
다. 그것이 바로 '메리 대구 공방전' 일 것이다. MBC는 그
때의 영광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도 그
때만큼의 성과는 아니지만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 되리라 굳게 믿고 있을 것이다.
멋진 주연급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황메리, 그리고 변변한 작품
하나 없이 계속 무의미하게 무협소설을 만들고 있는 대구. 그들
이 엮어나가는 좌충우돌 생활기는 생각만 해도 즐겁게 만든다.
이것은 어느 특정 상위 계층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네의 이야기다.
'내 이름은 김삼순' 또한 다를 바가 없다. 김삼순이라는 노
처녀를 주제로 해서 자신과 이상한 계약을 맺은 젊은 사장
과의 티격태격 다툼과 사랑, 그리고 노처녀들이 겪는 애환
을 그린 드라마다. 우리 일반 사람들에게 강하게 어필되었
기 때문에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대히트를 친 것
이다.
조심스럽게 장담을 한다. 분명히 메리 대구 공방전은 많
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제 2의 김삼순' 은 이하나가 될 가능성도 높다. 이하나는
꾸밈없고 자연 그대로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여배
우다. 그렇기 때문에 김선아처럼 털털한 캐릭터를 완연하
게 구축할 수 있다. 지현우 또한 '올드 미스 다이어리' 에서
이미 코미디 멜로의 가능성을 보였다. 분명 메리 대구 공방
전은 기대했던 것보다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이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는데 그쵸?...
기대평..?
5월 17일까지 기대평을 적어서 올리면 추첨해서 상품을 드린다고 운영자님께서 적어주셔서 이렇게 한번 글로 적 어봤습니다.
후..길다...지금은 시간이 없구..이따가나 내일 읽어볼꼐여~ㅎㅎ
헉 님 인터넷 기자같으세용~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