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에 사시는 처형네가 6월 중 미국에 갈 예정이라 하여 모처럼 시간을 내어 들리기로 하고.
먼지 묻은 차를 씻고 보니 또 어느 양심불량자가 차의 앞 밤퍼를 긁고 갔다.
손 본지가 며칠되지도 않았는데.
처가 친구들과 제주도 갔다 온 이야기를 들으며 운전을 하다보니까
전번부터 궁금해하던 새 건물이 근사하게 다 완공되어 높다랗게 간판까지 붙었다.
쳐다보니 매스컴에서 예산 낭비 운운하던 "잡 월드"이다.
나로서는 걱정이 앞선다. 저런 구직자가 들어가기도 송구스러운 호화판 건물에서
취업알선과 직업 훈련을 시킨단 말인가?
건물을 유지관리를 위한 운영경비와 저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인건비는 어떻게 감당을 할까?
쓸데없이 인천 은하철도나 용인 경전철, 토요일 무의도 산행 가는 길에 공항 고속도로 옆을 지나가던 텅텅빈 공항철도열차 등,
자기돈 아니라고 펑펑 써대면 결국 부담은 국민이 할 터이고 이런 걸로 망한 도시의 예가 일본 홋가이도의 유바라시가 있다.
처형집에 도착을 하니 시원한 맥주를 내어 놓는다.
술을 별로 하지 않으시는 동서가 나를 위하여 준비한 듯.
점심은 선택을 하라며 바지락 칼국수, 이는 어제 용유도에서 먹었다 하니,
한식 정식은 어떻한가?
결국 가기로 한 곳이 지난번에 갔던 커피 펠로우에서 스파게티를 먹기로 한다.
실내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어 보니까 이 벽지 그림이 붙어있다.
소위 DIY(do it yourself)로 뒷면을 뜯어 내고 붙이면 된다.
저 옆길이 걷는 길로 완전히 조성이 되면 이 집도 손님들이 많을 터인데.
맛있는 음식과 갓내린 커피, 수제 아이스크림 등과 분위기로 보면 가격대비 훌륭한데도.
식당 앞은 물은 맑은 물이 흐르고
길을 죽 따라가면 죽전이 나온다고 동서가 말한다.
수제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냉장고.
예쁜 분을 가져다 놓았네.
나의 후배가 로마에 가서 젤라토를 찾았는데 그동네는 아이스크림을 젤라토라 하는 것도 모르고서.
무얼 시킬까 하다.
시킨 해물 토마토 파스타와
해물 크림 파스타
그리고 오븐 파스타로 크림과 토마토 반반.
양이 적을까 걱정하였더니 넉넉하다.
시원한 맥주를 한병 서비스로 가져다 준다.
나온 음식들은 풍부한 재료로 이것 저것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사진은 빠졌으나 아보카트 아이스 크림을 시켜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에소프레소 커피를 부어 나온다.
동서가 이건 압구정동의 P 제과점 커피보다 싸고 맛있다며 칭찬한다.
이 사진은 네이버의 나의 블로그에서 "생일 점심을 스파게티로"에서 나온다.
식사 후 아파트로 올라가기 전에 들른 "Sunken Garden"이다.
마치 밴쿠버의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부챠드 가든처럼.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 내려 온다.
고목을 시멘트같은 걸로 구멍을 매워놓으면 나무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
이러한 나무들은 수령 300년 이상의 보호수로 시원한 그늘에서 일어나기 싫다.
가을철에는 느티나무 단풍도 좋다.
다시 처형네 집에 들어가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를 한다.
나와는 연배가 정확히 10년 위이나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같다.
지난 4월 벗꽃구경으로 국립 현충원을 두번이나 갔다 왔다며
장군묘역의 12.12 군사반란때 반대편인 진압군 쪽에 섰다가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그 후 정병주장군은 서울 근교의 야산에서 죽엄으로 발견된
정장군의 묘비는 검은 돌위에 아무런 글씨가 적혀있지 않고 빈 공간으로 나와있었다. 라고 말씀드렸다.
사실 그런 격변기에 나는 소령으로 국군 정보 모부대 의무실장을 하고 있었으니
10.26과 12.12사태의 모든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이야기를 나누며 재미있게 놀다가 처형이 빈대떡을 부쳐 저녁 반찬으로 하라며 챙겨 준다.
사실 나도 이제 가까운 친척이라고는 몇 없다.
자주 만나 뵈어야지 생각을 하며 아파트를 내려와 차까지 배웅하는 처형부부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