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는 것을 좋아한다.
판에 박힌 헐리우드 <다이하드>총질 마약 형사 남성백인영웅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 진짜 명품영화들
총질영화는 질색이다. 리얼리티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의 생명은 리얼리티, 즉 사실성에 잇고, 사실성이 부족한 영화는 절대 긴 감동을 줄 수 없다.
일생 3편의 영화를 최고작으로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 같다.
< 멀홀랜드 드라이브> - 데이빗 린치 감독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원제목은 아델의 인생 1막과 2막> -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피쉬 탱크> -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
가장 따뜩한 색 블루는 전에도 글을 써서 소개를 햇던 것 같다.
데이빗 린치 감독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거장이고, 압둘라티프 케시시와 안드레아 아놀드(여성감독) 는 칸 영화제를 주름잡는 21세기의 신성이다.
칸과 베를린 영화제가 양대 거봉인데, 황금종려상과 황금곰상외에 진짜 수작은 심사위원특별상이다. 이게 진짜다
안드레아 아놀드는 <붉은 거리>와 뒤이은 <피쉬 탱크>로 심사위원특별상을 두번이나 차지한 유일한 감독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거장이자, 세계 영화계의 3대 거장이라는 구로자와 아키라를 보자.
과대평가된 대표적 인물이 구로지와 아키라다.
그의 작품을 티비위키로 몇편 보앗는데..
왜 그가 과대평가된 인물인고 하니,
영화장면중에 농부들이 타작을 하고 잇고. 옆에는 아름다운 벚꽃이 만발한 장면을 보여준다. 우습지 않은가^^
타작은 가을에 하는데.. 봄에 피는 벚꽃이 만발해 잇다니^^
그러나 구로자와 감독을 칭찬해야 할 단 하나의 이유가 잇긴 하다.
바로 역사극, 사극을 철저한 리얼리티 고증에 충실한 연출을 한다는 점만은 높이 사야 한다.
그래서 이 감독을 거장~ 이라고 칭하는 모양이다^^
그의 작품<란>을 보면 화려한 미술적 감각의 천국이다, 기마병이 등 뒤에 꽂은 형형색색의 깃발들. 눈썹을 민 여성들의 헤이안식 복장.이마에 눈썹을 그린 해괴한 모습들. 극도로 절제된 일본적 실내와 직선으로 이루어진 성내의 방의 구조들. 꽃무늬 의상. 고증에 충실한 헤어스타일과 갑주 무구류들.
현란하고 생생한 전투장면
천수각이 화염에 휩싸이고 화살이 빗발치며 (의도적으로 음향효과를 없애고 화살의 비행소리를 그대로 살려낸다)
피가 분수처럼 치솟고 강물처럼 흐른다. 비가 내리거나 희뿌연 안개를 전장에 배경으로 깔고 연기와 먼지 총성 말발굽소리를 사실대로 그려내면서 불에 타는 건물과 시신들을 무작위로 보여준다. 빠른템포와 느린 화면을 같이 보여주면서 긴장감과 현장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붉은 빛깔과 푸르고 검고 하얀 갑주와 무구, 깃발들이 어지럽게 화면을 수놓는다.
백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것이 더 낫다고, 티비몬이나 티비위키로 검색하여 한번 보시기 바란다.
이 영화의 마지막장면에 더욱 생생한 현장감을 살린 장면이 나오는데, 차마 아주 잔인하여 사진을 싣지는 못하겟다^^
일본적 분위기 라는 것을 가장 잘 살려낸 감독이 구로자와 아키라감독이라는데는 이견을 달지 않겟다^^
영화 <킬 빌>의 마지막 장면을 보자
루시 리우와 우마써먼이 눈발이 날리는 일본정원에서 결투하는 장면을 다들 잘 알 것이다.
이게 이 영화의 백미다. 더욱이 일본적 고전미의 절정이다.
작은 물레방아시계가 퐁당퐁당~ 물방울을 튕기고, 눈이 날리는 밤 보름달이 떳다
비장한 음악이 흐른다.
- 수라의 꽃 -
신 데 이 타~ 아 사 니, 토 무 라 이 노 유 키 가 후 루~ (목숨을 잃은 아침에 애도의 눈이 내리네)
하 구 레 이 누 노 토 보 에~ ~~ (유랑하는 개가 멀리서 짖고~)
.......
.......
쿠엔틴 타란티노가 일본인보다 더 일본을 잘 아는 듯하다^^
우리 역사극은 조선시대에 99퍼센트 집중되어 잇다.
사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박진감잇는 시절은 고려와 삼국시기인데~
고려시대와 그 전 고대 삼국시기의 우리 역사는 이렇게 정의될 수 잇다.
치정, 간통, 배신, 음모, 도주, 반란, 야합, 골육상쟁, 방탕, 방황, 잔인함과 더불어 용기, 미덕, 의연함 등이 살아 혼재하는 격동의 시대~
영화 주제로 사용가능한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면, 내가 영화감독이고 사극영화를 만든다면 불고기의 기원에 얽힌 이야기를 화면에 풀어보겟다
고구려 태조대왕의 아들 신대왕이 죽고 그 아들이 차례로 네명이 잇엇다.
태조왕때부터 주몽의 계보가 끊어지고 계루부가 아닌 나머지 5부에서 왕이 나왓다.
고구려국호도 태조왕대부터 사용되엇다. 그래서 연호도 태조~ 인 것이다.
태조 이전에는 졸본부여라고 불리어지던 국가가 태조대에 전부터 현토부의 7개도시가운데 하나로 존재하던 고구려라는 이름을 차용하여 국호로 삼은 것이다.
신대왕이 죽고 장남이 왕위를 계승하엿는데 이가 고국천왕이다.
그런데 고국천은 얼마안가 사망하고 고국천의 왕후엿던 연나부의 우씨부인은 왕이 죽은 사실을 숨기고 야밤에 미복으로 둘째인 발기를 찿아갓다.
속살이 비치는 야한 복장으로 발기에게 말하기를, - 왕이 무력하니 국인들을 선동하여 나와 함께 왕권을 차지하여 그대는 왕이 되고 나를 왕비로 삼아달라 운운-
고구려에서는 여러분도 다 아다시피 형이 죽으면 형수를 아내로 삼는 취수혼이 존재하지 않앗나^^
그러나 발기는 일언지하에 이를 거절햇다.
그러자 우씨부인은 셋째 연우를 찿아갓고, 정치감각에 예민햇던 연우는 재빨리 왕비의 의도를 알아채고 고기를 잘게 저며 된장에 버무려 구워내고 형수를 대접햇다. 이 때 연우는 고기를 써는 척 하다 자기 손가락을 슬쩍 찔럿고 피가 나자 우씨부인은 옷고름을 풀어 피를 닦앗다. 당연히 옷이 흘러내리고 우씨부인은 나체가 되엇다.
맥적이라 불린 이 음식이 바로 불고기의 기원이다.
두 사람은 이렇게 동침을 하고 다음날 궁성에 들어가 왕의 사망소식을 알리고 성문을 걸어닫고 연우는 산상왕으로 즉위햇다. 연나우씨부인는 왕후가 되엇다.
격노한 발기는 당장 궁으로 달려갓으나, 성문은 열리지 않앗고,
발기는 요동의 공손연에게 달려가 3만의 병력을 빌려 연우와 우씨부인을 적으로 돌렷다.
연우는 동생 계수에게 병력을 주어 형을 막게 하엿고, 양맥천의 전투에서 계수는 형을 크게 격파햇다.
도주하던 발기는 큰 느릎나무 아래에서 목을 매어 자결햇고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막내동생 계수는 죄책감에 역시 목을 찔러 자결한다.
맥적, 즉 불고기에 얽힌 이 이야기야말로 영화소재중의 최고다.
간통과 치정이 잇고, 공성전과 방어전이 잇으며, 형제간의 경쟁과 우애가 잇다.
신라 석우로의 이야기도 매우 좋은 영화소재다.
우로의 이야기는 다음기회에 하기로 하고,
우리 사극영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 허황한 근거없는 생활상과 의복 물품 건축을 나열할 것인가^^
고구려인의 풍속과 복장 전쟁기술에 대하여는 <일본서기> 백합의 들판 기사로 유추가능하다.
백제왕자 부여창(훗날의 위덕왕) 이 나라안의 모든 군대를 징발하여 고구려를 쳣고 한강 이북, 백합이 가득 핀 들판에(현재의 파주부근) 군영을 세웟다. 조용햇고 인기척 하나 없엇는데, 다음 날 새벽, 사방에서 북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엇다.
둘러보니 온통 푸른 군기가 들판을 가득 에워쌋고 엄청난 개떼들이 군대와 함께 몰려왓다.
고구려측에서 5명의 용사가 말머리를 나란히 하여 다가왓고,
목에 경갑을 두른자 1기, 등에 북을 멘자 1기, 어깨에 징을 매단 자 2기, 표범꼬리로 장식한 자 1기 등등...
이 기사로 많은 것을 알 수 잇다.
고구려인은 머리를 밀엇고, 정수리만 남겻으며 늑대가죽과 표범가죽등으로 치장햇고, 목갑주를 갖춘 자들은 귀족에 해당한다는 사실, 징이나 북을 메고 진퇴를 알렷다는 사실, 개떼들을 전투에 동원햇다는 것, 푸른 군기를 사용햇다는 것 등등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우리가 지금까지 사극에서 보아왓던 고구려인의 모습과는 전연 다른 내용이 사서에 즐비하다.
사극영화나 드라마는 극의 내용전개나 스토리, 대사. 이 딴 것보다 분위기가 화면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로자와 아키라가 그걸 잘 한 것이다^^
뿌연 안개, 어둠, 강렬한 의상, 아름다운 무구와 갑주, 바스락 낙엽밟는 소리. 음탕한 야합, 치정과 불륜, 화살의 비행소리, 검의 현란한 광채, 대사를 자제하고 분위기로 감상과 의도를 전달하는 방법, 태풍, 바람, 파도, 건물의 사실성, 풍토지( 삼국시대의 초목군과 풍토지리지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언어문제(현재 한국어는 7세기 신라로 가면 전연 통하지 읺는다^^), 문화종교등 이 모든 것을 철저히 고증하여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려야 제대로 된 사극영화가 나올것이다.
<명량>을 보고 코메디인지 영화인지 구분이 안갔다.
판옥선이 완전히 잘못 만들어져 잇고, 16세기 조선의 모습이 아니다.
어느나라 어느시대의 의상과 장비들인지 모르겟다.
사극은 내용과 스토리가 중요한게 아니다.
화면에 보이는 몇백년, 천년전의 세계.. 그것을 살려내야 진짜 역사극이다.
천년전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역사극의 성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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