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2024.4.30]
인천공항에서 서쪽으로 약 13시간을 날아온 프랑크프르트 공항은 오후 8시경이다.
아인슈타인이 이루지 못한 7시간의 시차만큼 세월을 거스르는 기적을 경험했다.
광활한 구릉지로 지평선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70%가 산인 우리나라에 비해 광활한 유럽의 평야가 부럽다.
다시 버스로 아우토반을 2시간 반 걸려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호텔에 도착해서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시차 적응에 실패하여 현지 새벽 3시부터 잠이 깨니 오늘은 모두 버스에서 코 골기 대회가 있을 것 같다.
[2일차 2024.5.1]
라인폭포에서 장엄한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와 거센 물결을 바라보며 인증샷을 찍기에 바빠 유람선을 타지 않았지만 주변 산책 만으로도 멋진 추억이 될 것 같다.
샤프하우젠에서 연어 스테이크와 샐러드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빈사의 사자상에 새겨진 스위스의 아픈 역사를 보고, 빙하가 흘러 만들어진 바다처럼 넓은 루체른 호수에서 쾌속정을 달리며 사방에 병퓽처럼 둘러 싸인 알프스의 설산을 바라보니 가슴이 탁트이고 무아지경에 이른 것 같았다.
칠순을 맞은 세 분을 위한 선상 와인 파티는 10년간 이어온 남고사모회의 끈끈함과 즐거웠던 추억을 돌아보며 또 한 페이지의 추억을기록할 수 있었다.
루체른 구도심의 문화유적들 사이를 걸어 카펠교를 지나니 로마에서 시작된 유럽의 역사와 전통이 느껴졌다.
무크제 성벽에 올라 좁은 계단을 지나 시계탑과 종탑을 돌아 봤다. 당시 부족한 건축 자재와 도구로 위대한 업적을 만든 이들의 노고가 더 위대해 보였다.
기차역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구도심을 걸어 식당에 가니 녹인 치즈와 감자 등의 야채를 함께 먹는 스위스 전통요리 라클렛이 나왔다.
신비의 세계에서 멋진 풍경과 새로운 맛을 느껴보니 여행은 즐거움의 연속이다.
세분이 함께쓰는 호텔방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개선을 요청하며 약간의 마찰이 있었지만 세 분의 양보로 잘 해결되었다.
무크제 성벽의 시계는 통나무 기둥에 로프를 감고 그 끝에 매달린 커다란 돌맹이가 천천히 5층 높이를 내려오며 태엽의 역할을 하고, 기다란 로프에 달린 돌맹이가 시계추가 되어 천천히 흔들리며 복잡하게 구성된 톱니바퀴들을 돌리며 시계바늘이 현재의 시간을 가르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로렉스, 오메가 등 명품 시계들의 기원을 보았고, 이런 정밀기술이 자동차 산업으로 이어져 유럽 경제의 원동력이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랜 역사와 전통과 함께 알프스를 배경으로한 관광산업, 그리고 전국민 함께한다는 안정적인 직접민주주의가 스위스를 풍요롭게 만들고, 유로라는 다국가 공동협력체제가 앞 날을 지켜줄 것 같다.
우리나라도 한강의 기적을 넘어 K-팝으로 시작해 K-전통과 문화, K-경제, K-정치 등으로 이어져 거듭니기를 빌어 본다.
[3일차 2024.5.2]
루체른에서 버스로 비츠나우로 이동하여 기차를 타고 기리산에 올랐다.
통신탑 주변을 돌며 사방에 광활하게 펼쳐진 알프스의 설산과 넓게 펼쳐진 호반을 내려다 보니 구름 사이로 나타나는 검고 흰빛의 산봉우리와 초록빛 대지 사이로 파란 호수가 조화를 이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전경이었다. 이런 장면에 매료된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 온다고 했다.
리기산 중턱의 기차 정거장에서 하차했다.
먼저 야채와 닭고기 스테이크로 점심을 먹고 리기 칼트바드라는 온천에 들어갔다.
따뜻한 온천수에서 몸을 풀며 멀리 보이는 장엄한 알프스의 설경을 감상했다.
무한의 자연 속의 한 점인 나 자신이 한 낱 티끌처럼 느껴지고 이 곳어서 1년만 살면 신선이 될 것 같았다.
나머지 코스로 케이블카로 하산하며 발 아래 펼쳐진 호수 주변의 푸른 초지들을 조망하니 스위스를 찾은 보람이 다시 느껴졌다.
내가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도 다행이라 생각했었는데 스위스 국민이 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버스로 베기스에서 인터라켓으로 이동하는 고갯길은 구부구불 돌아가는 구비마다 숫한 절벽과 폭포수들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노련한 폴란드 기사는 곡예운전을 즐기는 것 같았다.
웅프라우 등정을 위해 도착한 인터라켄에서 삼겹살 구이로 석식을 마치고 투숙하니 쏱아지는 졸움에 넉 다운되었다.
[4일차 2024.5.3 ]
튠 호수 주변의 멋진 호텔에서의 아침 산책은 시원한 산 바람과 밤에 내린 빗물로 더욱 싱그로웠다.
호텔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융프라우 등정을 위해 인터라켄으로 이동했다.
기차로 긴 터널과 안개 구름 사이를 힘겹게 오르며 수줍게 들어내는 웅프라우(숫처녀라는 의미라 함)를 즐기는 가운데 클라이네 샤이데역에 도착했다.
알파인 센세이션의 현란한 조명, 정교한 얼음조각들과 조명으로 장식된 얼음궁전, 안개로 가려져 조망할 수 없었지만 잘 만들어진 스핑크스 전망대를 지나니 구름속에서 눈부신 햇살이 퍼졌다.
기대와 실망이 환희로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끄러운 흰눈을 밟으며 플라토 전망대에 경쟁하듯 뛰어 올랐다.
사방에 펼쳐진 융프라우 설경의 신비로움을 배경으로 자신의 생애 중 가장 위대한 순간의 인증샸을 찍기 위해 분주했다.
이어진 아이거 익스프레스에서 우리나라에서 수입된 신라면을 먹고, 구석 구석 설치된 삼성전자 모니터와 TV를보니 작지만 우리나라의 국력이 느껴졌다.
7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대형 케이블카를 타고 오리무중 사이사이로 보이는 준엄한 빙산사이를 지나 하산하니 궂은 비가 내린다
숨막히는 순간 순간을 연출할 수 있도록 설계해 찐한 즐거움과 감동을 더해 주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후대에 까지 먹거리를 이어주려는 원대한 이들의 꿈을 볼 수 있었다 .
그린덴발트역에서 버스로 인터라켓으로 이동한 뒤 5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결코 화려하지도 않지만 세련된 상가를 지나 한적한 골목길을 산책하니 전통 목조 건물의 작은 호텔들이 즐비했다.
속리산 입구의 산채비빔밥 상가와 대비되는 우아함이 느껴졌다.
어마무시한 설산과 푸른 잔디를 배경으로 자리한 찻집에 앉아 커피와 맥주를 마시니 버킷리스트의 한 가지를 성취했다.
이른 석식으로 스위스 전통요리를 자유롭게 주문하여 먹고 떠들다 보니 버스에 승차할 시간이 되었다.
튠 호숫가 호텔에 돌아오니 엄습한 피로감에 서둘러 잠을 청했다.
언제나 시차에 적응하여 늦잠을 실컷 잘 수 있으려나...?
[5일차 2024.5.4]
튠 호수 주변의 신선한 공기가 아쉬워 새벽같이 산책했다.
어제 내린 비로 하늘이 더 맑았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조금 일찍 출발하여 태쉬로 이동(약 5시간 소요)하며 창밖에 비친 흰 모자를 쓴 산그림자에 연속 감탄사를 자아냈다.
태쉬에서 기차로 체르마트로 이동했다. (약 10분 소요)
청정 산악마을인 체르마트는 차량 출입이 불가능하므로 열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반호프 거리와 성 마우리티우스 성당을 둘러 주변을 산책하며 마테호른을 배경으로 몇 장의 인증샷을 찍었다.
중식으로는 빵을 치즈에 찍어 먹는 퐁뒤와 뢰스티라는 소시지 요리를 먹었다.
기차로 알프스 파노라마를 지나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 오르니 맑은 하늘 아래 마테호른 외에도 수 많은 봉우리가 흰눈에 덮혀 빛나고 있었다.
무릎을 덮는 흰눈을 밟으며 종횡무진 인증샷을 찍고 천문대를 둘러보았다.
어제 본 융프라우는 안개 속에 숨겨진 모양이라면 사방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었다.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나르는 기분으로 병풍처럼 둘러 싼 설산을 둘러보니 가슴이 뻥 뚤리고 시원했다.
다시 기차를 타고 체르마트에서 태쉬로 하산한 뒤 버스를 갈아타고
마티니로 이동(약 2시간 소요)하여 넓고 깨끗한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에서 야채와 쇠고기가 겉들여진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고
빠듯한 일정으로 만남의 시간이 아쉬웠던 회장은 회원들을 초대하여 와인 파티를 열었다.
칠순을 맞는 세 분의 건강과 행운을 축복하고 남사모회의 역사와 앞날에 대해 흉금을 털어놓고 열을 올리다보니 10시가 넘도록 대화하며 즐거웠다.
내일의 일정을 위해 서둘러 마무리하고 밀린 숙제를 다음으로 미루었다.
잠이 잘 올 것 같다.
[6일차 2024.5.5]
마티니의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여유롭게 출발하여 몽트뢰로 이동했다. (약 1시간 소요)
몽트뢰는 바다 처럼 넓은 레만 호수 주변에 있는 제네바 등의 많은 도시 중의 하나로 중세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 휴양지로 산과 호수가 어울려 무척 아름다웠다.
호수 위에 떠있는 중세의 시옹성을 관람했다.
한국어로 설명하는 수신기의 안내를 따라 한 때 감옥으로 사용되었던 흔적과 복잡한 구조, 창밖에 보여지는 경치들을 보았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주인공인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말년에 휴양했던 그의 동상 앞에서 독특한 모양의 폼을 흉내내며 인증샷을 찍고 그의 작업실에 설치된 악기, 음향기기, 팬들의 응원 편지 등을 보고, 헤드폰으로 그들의 유작들을 듣고 흔들어 볼 수 있었다.
근처 중식당에서 간단한 요리로 점심을 먹고 중식 베른으로 이동 (약 1시간 소요)했다
스위스의 수도이고 아레강을 중심으로 중세 유적 사이에 인구 약 14만명 정도가 모여산다는 베른으로 이동했다.
아레강과 베른 전체를 전망할 수 있는 장미공원을 보고, 구시가지를 지나며 많은 분수대와 상가 숲을 지나, 지금은 개신교의 교회로 사용되는 베른 대성당, 스위스 종합청사 등을 관람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근처 식당에서 철판에 구운 닭고기와 마카로니가 곁들여진 저녁을 먹었다.
맛은 별로였다.
가볍게 아레강까지 산책 후 목로에 앉아 맥주잔을 기울이니 노곤함이 옴습했다.
또 다른 내일을 기대하며 잠에 들었다.
[7일차 2024.5.6 ]
베른에서 호텔식으로 아침을 먹고 콜마르로 이동 (약 3시간 소요)했다.
스위스와의 작별이 아쉬운지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스위스 국경을 넘기 직전에 휴게소를 둘러 남아있는 스위스 프랑과 동전을 털기 위한 쇼핑을 했다.
갖고 있는 현금보다 비싼 상품을 구입한 뒤 현금으로 결제하고 나머지를 카드로 결제하면 아낌없이 동전을 털어낼 수 있다는 가이드의 아이디어를 참조했다.
중세의 고풍스런 건물들 사이로 운하가 흘러 쁘띠(작은) 베니스라 불리는 콜마르에 도착했다.
소의 볼살로 만든 부드러운 현지 요리에 포도주(윤영희)를 곁들여 점심을 먹었다.
아기자기한 구 시가지를 산책하며 쇼핑을 했다.
많은 고풍스런 영화의 배경이 될 정도로 아름다웠지만 궂은 비로 한기가 느껴졌다.
다시 독일의 풍취가 아름답고 알자스 와인가도가 시작되었다는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했다.
여러 세기에 걸쳐 만들어지고 다듬어졌으며 200년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는 웅장한 노트르담(우리의 여인 = 성모마리아) 대성당과 독일 풍의 도심을 가로질러 배가 다니는 운하를 관람했다.
가이드의 상세한 설명은 노트르담의 역사와 조각상등의 의미를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점심 요리와 비슷한 돼지고기로 만든 현지식에 포도주를 곁들인(심향섭) 저녁을 먹고 숙소에 도착했다.
매일 비슷한 요리를 먹고 살아야한다면 몹씨 힘들 것 같지만 언제 다시 먹어보겠냐며 남김없이 소화했다.
[8일차 2024.5.7]
스트라스부르 호텔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약 3시간30분 소요)했다.
맑았던 하늘에서 부슬부슬 비가 온다.
하늘도 석별을 아쉬워 하는가 보다.
'한국'이라는 식당에서 모처럼 한식다운 이른 점심을 먹었다.
공항에 가기 전에 3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겨 프랑크푸르트 시내의 도심과 시장을 돌아봤다.
인기 쇼핑 주제는 칼과 가위였다.
정밀하고 오래 써도 잘 든다는 고급 칼은 그리 싸지 않았다.
다시 마지막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니 노련하고, 상량하고, 친절했던 폴란드인 기사도 이별을 아쉬워 했다.
가이드의 세심한 계획과 진행, 속삭이듯 상세한 설명, 밝은 미소도 고마웠다.
이제 출국수속을 마치고 하늘을 날고 있다.
평온하고, 고풍스롭고, 목가적이고, 신비롭고, 깨끗하고, 꿈결같았던 스위스 여행의 여운을 가슴에 담고 돌아간다.
나의 여행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여행사, 공항, 상가, 숙소 직원 등 수 천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동거동락한 남사모회원님들과 머슴 친구들에게 더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돌아갈 집이 있어 여행이 즐겁다고 했던가?
기다리는 가족들과 신났던 장면들을 자랑하며 다음 여행을 계획해 봅시다.
좋은 추억 만들기에 수고하셨습니다.
추억할 때 마다 행복하시기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