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4의 닮은꼴
A4용지를 절반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종이를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전지의 규격이 보기 좋아야하고, 이를 절반으로 자르고 또다시 절반으로 자른 작은 종이들이 전지의 규격과 같으면 바람직하다. 수학적으로 말하면 서로 닮은꼴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전지의 길이 대 폭의 비를 x:1이라고 하자. 그러면 이것을 절반으로 자른 종이의 길이 대 폭의 비는 1: x/2 이다. 두 직사각형이 서로 닮은꼴이므로 비례식 x : 1 = 1 : x/2 가 성립하고, 이로부터 이차 방정식 x^2=2 를 얻는다. 그래서 x=√2이다. 이렇게 전지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를 √2로 택하면, 반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이 비가 항상 유지된다. √2는 황금비는 아니지만 눈으로 보아서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렇게 도형의 닮은꼴, 비례식, 이차 방정식, 무리수 등의 수학적 개념이 실생활에 유용한 종이의 재단에 이용된다.
◆ A4와 B4의 차이
앞에서 A4 용지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는 약 1.414였다. 눈치챘겠지만, 이 값은 실제로 √2를 가리킨다. 단지 제조 과정에서 편의를 위해 근사값을 택했을 뿐이다. 그런데 왜 297mm×210mm일까. A4 용지의 전지를 A0라고 하는데, A0의 규격은 1189mm×841mm이다. 더 복잡한 수치다. 그런데 A0 용지의 넓이를 계산해보면 999949mm^2임을 알 수 있다. 이는 1000000mm^2, 즉 1m^2의 근사값이다. A0는 폭에 대한 길이의 비가 √2이고 넓이는 1m^2가 되도록 만든 종이이다. 이를 절반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A1, A2, A3, A4 등의 ‘에이(A)판’ 용지가 만들어진다.
B4와 B5 용지도 많이 사용된다. 이런 종이도 A판과 같은 원리로 만들어진다. 전지 B0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는 √2이고 넓이는 1.5m^2가 되도록 규격을 1456mm×1030mm로 정했다. 이를 절반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B1, B2, B3, B4, B5 등의 ‘비(B)판’이 만들어진다.
A판과 B판의 모든 용지가 서로 닮은꼴(A0와 B0의 닮음비는 √1.5이기 때문에, 적절한 비율로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다른 용지에 복사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점이 있다.
A판과 B판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는 우리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황금비는 아니다. 그렇다고 주변에서 황금비를 이루는 종이나 책을 찾아보기 쉬운 것도 아니다. 실제로 황금비를 이루는 직사각형을 그려보면 이것이 매우 길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수학적으로’ 만들어진 종이인 A판과 B판이 현대적 황금비가 아닐까.
내용출처 : [인터넷] 권택문의 수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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