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이지 않고도 광고가 된다? 일일이 발품 팔지 않고도, 막대한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홍보가 절로 된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물론 홍보 마케팅에는 어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관건은 이를 얼마나 절감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식생활 패턴의 변화와 함께 성장세를 보이는 배달 및 테이크 아웃. 단순히 매장 밖에서 먹는다는 공간적 개념의 차이를 떠나 운영 및 마케팅 방법에 이르기까지 상당 부분의 차별화가 요구되는 시장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경쟁력을 구축할 것인가. 배달 및 테이크 아웃의 필수 요소인 포장 용기를 활용하라. 고객의 눈에 드는 포장 용기만 있다면 홍보효과는 절로 따라올 테니까. 사진|이종호 기자
포장 용기, 브랜드를 담아라 배달 및 테이크 아웃 시장의 확대에 따라 이제는 전문점이 아닌 기존 다이닝 매장에서의 배달·포장 서비스도 일반화되어 가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배달이 힘들다는 파스타나 아이스크림까지도 배달해 줄 정도로 경쟁 또한 치열해지는 추세. 단순히 메뉴 및 서비스 차별화가 아닌 다른 부분으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소리다. 대표적인 포장메뉴 햄버거.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버거 전문점에 있어 ‘유산지’는 포장지로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소재였다. 사각의 유산지에 버거를 싼 후 누런 종이백에 담아가는 모습은 패스트푸드점이라면 매일 같이 접할 수 있는 광경이다. 이러한 햄버거 포장의 불문율을 깬 것이 크라제 버거다. 개당 7천원을 웃도는 프리미엄 버거를 표방, 고급화 마케팅을 펼친 크라제는 제품 차별화와 함께 포장 용기의 차별화를 통해 단시간 내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데 성공했다. 유산지가 아닌 친환경 천연펄프로 포장 용기를 제작한 것은 물론 크라제 고유의 로고를 패키지 전면에 새겨 넣는 방법으로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여기에 내용물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쇼핑백을 접목시켜 홍보 수단으로서의 포장 용기효과를 극대화했다. 단순히 제품만이 아닌 브랜드 컨셉과 이미지를 담아낸 대표적인 예다. 기능성뿐 아니라 디자인적 측면을 내세운 포장 용기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포장 용기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려는 업체들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브랜드 런칭 이전, BI 및 CI는 물론 포장 디자인 개발 작업을 함께 진행하는 업체도 상당수며 메뉴북 및 전단지, 포장 용기 등 홍보물을 전담하는 자체 디자인팀을 두는 곳도 적지 않다. 실용성·심미성은 기본, 차별화가 관건 포장 용기의 기본 요소는 단연 실용성. 음식물을 담았을 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새거나 흘러내리지 않아야 한다. 보온 및 보냉 효과라든지 휴대 시 편리함 등을 고려한 기능성까지 추가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비닐봉지에 음료를 포장하는 싱가포르 스타일을 접목시킨 야쿤카야 토스트의 음료 용기, 피자 용기를 연상시키는 대형 박스를 통해 제품 손상을 최소화한 크리스피 크림 도넛, 일회용 플라스틱이 아닌 캔 포장으로 보존성을 높이고 위생문제를 해결한 논현삼계탕 등은 휴대 편리성 및 제품 품질 유지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 경우다. 반면 투명 쇼핑백 등으로 포장 용기 및 로고의 노출 효과를 노린 크라제 버거나 일마레 미니 등은 패키지의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 차별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중점을 둔 케이스다. 단순히 기능성이 뛰어난, 혹은 브랜드 로고가 눈에 띄는 패키지만으로는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도 없을 뿐더러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같은 값이라면 은박지에 둘둘 말아 놓은 김밥 대신 깔끔한 종이 박스에 담긴 것을 원하며, 종이컵에 담긴 파스타를 먹으면서 손에 소스를 묻히느니 세련된 패키지에 담긴 파스타를 들고 길거리를 활보하고 싶어하는 것이 고객 심리다.
크라제버거 - Plus 버거·핫도그·샌드위치 종이 박스·투명 쇼핑백으로 고급화
런칭 당시 고급스러운 메뉴만큼이나 차별화된 포장 용기로 주목받았던 크라제. 유산지와 누런 종이봉투가 당연시 여겨지던 햄버거 포장을 종이 박스로 교체, 제품과 패키지의 고급화를 이끌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크라제는 햄버거 포장 시 유산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유산지에 밀봉하는 순간부터 버거에 습기가 차기 시작해 쉬 눅눅해지기 때문인데, 이러한 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천연펄프 재질의 종이 박스다. 인체에 무해한 무형광 천연펄프 소재를 활용, 음식이 용기에 직접 닿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없앴으며 사각 박스 형태는 여러개 포장 시에도 제품이 눌리거나 흐트러지지 않게 해 준다. 유산지에 비해 제품 보온효과도 뛰어나 테이크 아웃 최대 단점인 맛의 저하를 최소화했다. 크라제 버거 박스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바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용기에 표기된 설명을 따라 화살표 방향으로 박스를 펼치면 별도의 접시 없이도 편리하게 먹을 수 있게끔 제작돼 고객 편의성을 고려했다. 핫도그 용기 역시 같은 소재와 형태다. 페이퍼백이 아닌 투명한 플라스틱 쇼핑백은 안에 담긴 내용물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는 로고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포장 시 로고가 잘 보이도록 하는 법 등 포장과 관련된 별도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버거의 경우 여러개 포장 시 박스 방향을 지그재그로 해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로고가 잘 드러나도록 하는 식이다.
일마레미니 - Plus 파스타·피자 컨셉 부각, 인지도 제고 효과 만점
일마레의 배달·테이크 아웃 브랜드 일마레 미니는 브랜드 컬러와 로고를 새겨 넣은 포장용기를 통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이닝 중심의 기존 일마레와는 차별화 되는 브랜드 컨셉을 부각시키기 위해 1개월여의 개발 기간 동안 총 1천여 만원의 비용을 투입, BI 및 CI, 포장용기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포장 및 배달이 수월치 않은 파스타를 메인으로 내세운 만큼 특히 파스타 용기의 기능성에 중점을 두었다. 조리된 파스타는 1차로 위생 처리된 종이용기에 담은 후 이를 다시 봉투 모양의 유산지로 감싸 주어 소스가 흐르거나 새는 것을 방지한다. 마지막으로 마닐라지로 된 트레이에 담으면 완성. 이같은 3겹의 용기는 배달 및 포장 시 모양새 유지는 물론 내용물이 쉽게 식지 않게끔 하는 보온 기능까지 제공하며 파스타 트레이는 파스타뿐 아니라 음료와 피클 포장 시에도 유용하다. 또 흔히 사용하는 컵 또는 국 용기와는 달리 높이를 낮춰 불편함을 줄이는 동시에 디자인적 측면을 가미, 고객 편의는 물론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피자박스는 피자 크기에 따라 레귤러와 미니 두 가지로 미니 사이즈에 한해 얇은 두께의 여닫이 박스를 사용해 독특함을 부여했다. 이와는 별도로 매장에서 먹고 남은 피자는 별도의 중간 사이즈 박스에 제공된다. 배달과 테이크 아웃용 쇼핑백을 차별화한 점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배달용은 폴리에스테르 비닐을, 상대적으로 노출 빈도가 높은 테이크 아웃용은 투명 소재 비닐백을 사용해 제품 노출을 통한 브랜드 홍보 효과를 높이고 있다.
논현삼계탕 - Plus 삼계탕·죽 보온성·품질유지 고려한 2중 용기
24시간 영업과 죽 판매를 통한 비수기 매출 증대, 모든 메뉴의 포장 판매 등 논현삼계탕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삼계탕’ 이미지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곳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깔끔한 인테리어 및 양질의 식재를 사용한 고단가 정책을 표방, 젊은층보다는 중장년층이, 겨울보다는 여름에 즐겨 찾던 메뉴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족층은 물론 20대 젊은층까지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삼계탕과 죽의 포장 판매로 자체 개발한 캔 용기를 사용,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보온성을 높였다. 포장 방식은 1차로 뜨거운 삼계탕을 비닐백에 담아 상단을 묶은 후 이를 다시 캔에 넣어 뚜껑을 덮는 것. 진공포장에 비해 유통기한은 짧아지지만 매장에서 먹는 것과 거의 동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용기 특성을 감안, 고객에게도 당일 소비를 적극 권함으로써 품질 저하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동일한 포장 용기를 사용하는 죽의 경우 캔 뚜껑을 열고 비닐백을 개봉하면 별도의 세팅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 쇼핑백 또한 캔 용기에 적합한 디자인 및 소재로 별도 제작했다. 김밥이나 샌드위치, 버거 등 일반적인 테이크 아웃 메뉴와는 달리 중량감 있는 메뉴 특성에 맞춰 두꺼운 재질을 선택하는 등 견고함과 실용성에 중점을 뒀다. 쇼핑백 전면에는 로고와 함께 메뉴 이미지를 넣어 테이크 아웃 고객으로 하여금 브랜드 노출 효과를 꾀했다.
스타세라 - Plus 스키아차타·젤라또 편리성·홍보성·보온성 고려한 패키지
이태리식 씬피자 스키아차타와 파스타, 젤라또 등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세라는 다이닝은 물론 모든 메뉴의 테이크 아웃·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페테리아를 표방한다. 테이크 아웃 및 배달 서비스의 부수적 개념이 아닌 메인으로서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특히 신경 쓴 부분은 포장 용기의 디자인 및 재질. 3명의 조리사를 형상화한 간결한 캐릭터와 고유의 로고를 활용,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패키지를 만들어냈다. 테이크 아웃 및 포장 비중이 높은 메뉴는 스키아차타와 젤라또다. 겉보기에는 일반 피자박스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스키아차타 용기는 박스 상단 뚜껑 부분의 모양을 달리함으로써 여는 방식과 디자인 두 가지를 차별화했다. 크기와는 상관없이 한쪽으로 열게 돼 있는 피자박스에서 탈피, 양쪽으로 열게끔 디자인해 편의성을 높였으며 두꺼운 재질로 포장 및 배달 시의 보온성을 고려했다. 젤라또 포장용기도 간결하고 실용적이다. 200g짜리 젤라또 네 개 들이 테이크 아웃 박스는 사각 박스 안에 보냉용 패드와 미니컵에 담긴 젤라또를 넣은 후 드라이 아이스로 빈 공간을 채운다. 박스 형태라 배달 및 휴대가 용이한 것은 물론 사이즈별 용기를 별도로 제작할 필요가 없어 원가가 절감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패키지 곳곳에 사용된 조리사를 형상화한 캐릭터와 세련된 로고는 스타세라의 브랜드 컨셉을 명확히 해 주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