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산 공룡능선 ∼ 신불산 공룡능선
<사진은 맨 아래에 있읍니다>
▣ 산행일자 : 2004. 5. 26(수).
▣ 산행구간 : 간월산장 ∼ 간월공룡능선 ∼ 간월산 ∼ 신불산 ∼ 신불공룡능선 ∼ 홍류폭포 ∼ 간월산장
▣ 산행개요
▶ 산행인원 : 9명(샤샤,전원일기,좋은친구,절벽산책,수풀림,무지개,청솔,영자 그리고 나)
▶ 산행거리 : 8.5㎞정도(도상거리 기준)
▶ 날 씨 : 흐리고 가끔 바람
▶ 소요시간 : 7시간(점심 및 휴식시간 포함)
▶ 구간별 시간
간월산장(10:30) → 임도(10:55) → 간월공룡 시점(11:20) → 간월산 주능선(12:30) → 간월산(12:40) → 간월재(13:05) → 중식 및 휴식(13:05∼14:00) → 신불산(14:50) 20분 휴식 → 신불공룡 갈림길(15:50) → 홍류폭포(16:40) 35분 휴식 → 간월산장(17:30)
▣ 산행지 요약
▶웬만큼 근교 산을 안다는 산악인들도 "간월공룡"을 찾아 본 사람은 드물다. 그만큼 산길을 꼭꼭 숨기고 있는 데다 일부러 찾아 나서는 사람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신불산 공룡릉이나 천성산 공룡릉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간월공룡의 암릉 길은 최근에 개척되어 산악동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각광을 받고 있는 새로운 코스이다.
▶울산시 언양읍 등억리 간월산장에서 간월공룡∼간월산∼신불산∼신불공룡∼간월산장으로 빙 돌아 내려오는 이번 산행은 바위로 시작해 바위로 끝나는 암릉의 연속이며 간월산에서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의 호쾌한 영남알프스의 고산준봉들을 조망하는 것은 절로 가슴을 탁 트이게 해준다.
▶하산 길에 용이 승천하는 듯한 물줄기를 아래로 내 뿜는 홍류폭포가 있는 시원한 계곡에서의 족탕도 일품이고, 등억온천의 뜨거운 온천수에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어 더욱 좋고 간월산장 입구에 있는 작천정 계곡 또한 더위를 식혀주기엔 아주 좋은 명소이며 인근의 언양 자수정동굴유원지도 한번쯤 찾아 볼만하다.
▣ 산 행 기
▶ 간월공룡의 암봉들을 넘고 넘어 간월산에 오르고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이다. 특별히 절에도 다니지 않는 데다 불심도 미미하고 해서 그간 맘만 먹고 있었던 간월공룡릉을 찾아보기로 작정한다. 석가탄신일에 삼도에 있는 세 군데의 절을 찾아 봉양해야 복을 받는다고 하는데 그저 하루 공휴일이라 좋다고 산에나 찾아가서야 어디 나중에 극락왕생이나 하려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산을 오르면서 맘속으로나마 부처님의 탄신을 봉축해드려야겠다.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반가운 알프스의 산 친구들과 시지중학교 앞에서 합류하여 경부고속도로를 신나게 내달려 언양으로 진입하니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작천정계곡의 맑은 계류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예전에 비해 숫자가 훨씬 더 늘어난 듯해 보이는 등억리 온천지구의 수많은 여관촌을 지나 간월산장 앞에 도착하니(10:20) 이미 주차장은 만원이다.
간단한 산행 준비를 마치고 곧장 산으로 향한다(10:30). 알프스지기 영자씨 곧 있을 설악 용아릉 산행에 대비한 전초전이라며 자일까지 준비를 해왔다. 처음 오르는 코스지만 자일까지는 필요 없을 거라며 두고 가자고 말린다. 맨손으로 못 올라가면 돌아가지 뭐~~~~
간월산장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계곡을 건너면 푸른 신록으로 뒤덮인 숲길이 이어지고 숲길을 따라 슬금슬금 오르다 보면 홍류폭포가 한눈에 들어오는 능선에 올라선다(10:45). 이곳에서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치고 오르면 이내 간월재로 이어지는 임도와 만난다(10:55). 잠시 이마의 땀을 훔친다.
산행 길은 임도 건너편 능선으로 이어지고 입구의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시그널이 길을 쉽게 안내해준다. 능선에 진입하여 이어지는 숲길을 한참 오르면 간월공룡능선의 시작임을 알리는 듯 로프가 매달려 있는 암벽과 마주친다(11:20). 지금부터 간월공룡릉이 시작되는구나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뒤따라오는 일행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오늘 처음으로 만난 좋은친구님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간월산으로 힘차게 뻗어 올라가는 간월공룡의 아기자기한 암릉을 타고 넘는다. 좋은친구님은 본격적인 산행을 작년 가을부터 시작하여 매주 산을 찾는다고 하는데 산행솜씨가 여간 아니다. 이때까지 산행보다는 오지 계곡 트래킹을 주로 하였다고 하니 앞으로 관심이 많았던 그쪽으로의 많은 조언을 부탁드려야 할 것 같다.
바위를 타고 넘으면 또 바위가 기다리고 있어 지겨운 줄 모르고 암릉을 올라 간월산 정상이 한 눈에 올려다 보이는 암봉에 올라서서 잠시 숨을 돌린다(11:40). 생각보다는 암릉이 그렇게 위험하지 않고 위험한 곳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오르기에 별로 부담감 없이 재미를 솔솔 느끼며 여기까지 왔으며 암봉 사이사이의 시원한 숲길이 한결 여유로움을 더해 주었다.
일행들과 합류하여 점점 기세를 더해 가는 암릉을 조심하면서 진행하다 높이 솟아 있는 암봉을 기어오른다(12:00). 정상에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어 간월공룡의 위험함을 암시하고 있다. 신불산과 간월산이 좌우로 날개를 펼치고 발 아래로는 간월재로 이어지는 임도가 구불구불 길게도 드리워져 있다.
잠시의 휴식임에도 모두들 생기가 되살아나고 확 트인 시야와 아기자기한 암봉들을 타고 넘는 재미에 모두들 들떠 있는 듯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어 있다. 마지막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로프를 잡고 올라서면 간월재에서 간월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헬기장에 닿는다(12:30).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불어와 이마의 땀을 식혀준다.
영남알프스의 광활함이 한눈에 펼쳐져 가슴이 활짝 열리는 능선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엄쉬엄 간월산(1,083m)에 오른다(13:40). 대부분 영남알프스에 처음 온지라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영남알프스의 봉우리들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며 주변의 경관에 빠져 들어간다. 언제나 찾아도 편안하고 시원함을 안겨주는 영남알프스는 내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
▶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비몽사몽 신불산에 오르고
간월산에서 단체기념촬영을 한 뒤 간월재로 내려서서(13:05) 주막에 들러 동동주와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갈증 탓인지 술 한 사발을 단숨에 들이키고 또 한잔으로 건배를 한다. 모두들 준비해온 음식들을 꺼내 놓으니 진수성찬이 순식간에 차려진다. 자제를 하지만 이것저것 맛보는 사이 또다시 과식을 하고 만다. 배가 부른데다가 얼큰하게 취기까지 올라 신불산 오를 일이 꿈만 같다(14:00).
술에 취해 비몽사몽으로 오르는 신불산 오름 길은 그야말로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고 숨은 거칠어져만 간다. 일행들을 저만치 앞세워 보내고 뒤따르는 발걸음이 왜 이리도 무겁고 숨은 가쁘기만 한지...... 술이 웬수로다.
오르다 다리 쉼을 하라고 설치한 벤치와 돌탑이 있는 암봉에 올라(14:40) 잠시 가쁜 숨을 고른다. 아직도 취기가 남았는지 정신이 흐릿하나 시원한 바람과 함께 트이는 조망만은 그저 그만이다. 몽롱한 상태에서 신불산 정상(1,208.8m)에 당도한다(14:50). 사방으로 펼쳐지는 파노라마의 물결이 일대 장관을 연출하며 정신을 번쩍 뜨이게 한다.
11시 방향의 천성,원효산(922.2m)을 비롯하여 시계방향으로 12시 방향의 영축산(1,092m)에서 채이등(1,025m),죽바우등(1,055m),시살등(980.9m)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그림같이 멋진 곡선을 자랑하고 배내골 넘어 향로산(953.8m)과 드넓은 사자평원을 거느린 재약산 수미봉(1,108m)과 천황산 사자봉(1,189.2m)이 처녀 젖가슴 마냥 볼록하게 솟아 있으며
운문산(1,188m)은 날카로운 암릉을 북 사면에 가리운 채 두리 뭉실한 부드러움만 사알짝 보여주고 있으며 그 오른쪽엔 영남알프스의 맹주 가지산(1,240m)이 점잖게 앉아 내려다보고 있으며 그 바로 옆에는 상운산(1,114m)이 가지산의 명성에 눌려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고 운문령 넘어 문복산(1,013.5m)과 고헌산(1,032.8m)이 홀로 떨어져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그야 말로 고산준봉들로 에워 쌓인 첩첩산중이다.
▶ 환상적인 신불 공룡의 암봉을 넘어 홍류폭포에서 여흥을 즐기고
신불산 정상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언제나 바라봐도 가슴 시원한 주변 조망을 바라보는 사이 취기도 말끔히 사라진다. 발 아래의 칼날처럼 솟은 신불공룡능선의 암릉이 꿈틀대며 어서 오라 시늉한다. 영축산을 배경으로 멋진 기념사진을 찍고 신불공룡릉으로 진입한다(15:10).
주능선에서 동쪽방향으로 내려서면 산길이 예사롭지 않고 잠시 더 진행하면 칼날 같은 암봉들이 펼쳐진다. 지금부터 신불공룡능선이 전개되고 바위를 넘고 넘어 내려가야 한다. 조심스럽게 바위를 타고 넘어가지만 오를 때보단 내려갈 때가 더 힘든다. 무지개님과 청솔부부의 정겨운 입담이 바위를 타 넘는 재미와 함께 일행들의 분위기를 시종일관 압도한다. 언뜻 싸우는 듯한 말투 속에 부부간의 정이 솔솔 솟아나 괜한 질투심이 생기려 한다.
환상적인 바위능선을 타고 넘다 보니 어느새 아쉬움이 남는 신불공룡의 끝 지점인 갈림길이다(15:50). 똑바로 내려가면 제2신불공룡을 지나 자수정동굴로 내려가게 된다. 갈림길에서 신불공룡능선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왼쪽 홍류폭포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서면 바로 급경사 암벽에 로프가 메여 있고 계속하여 연이어 설치된 세 군데의 로프지대를 내려서면 등산로는 경사가 누그러들고 숲은 우거지며 잠시 더 내려가면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능선 왼쪽에 홍류폭포가 모습을 나타낸다(16:40).
폭포는 수량이 적어 가는 물줄기를 뿜어내고 소에는 맑은 물이 가득 고여 있다. 서로들 가방을 벗어 놓고 세수를 하랴 족탕을 하랴 난리법석 인데 그 와중에 절벽산책님 더위를 못 이겨서인지 아님 흥에 겨워서인지 성숙한 여인이 둘씩이나 있건만 아랑곳 않고 홀라당 벗고 젊음을 과시하며 알탕을 즐긴다. 그 모습이 마냥 부럽기만 한 듯 끝내 좋은친구님 마저 알탕에 합류한다. 이놈의 감기 땜에 그냥 보고만 있자니 몸이 근질근질 해온다.
▶ 산행 뒤의 피로함 보다 마냥 즐거움이 더하고
저녁 앞산에서의 야간 번개산행이 계획되어 있는 영자씨만 시간에 쫓기듯 시계를 자주 들여다보지만 나머지 일행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원일기님이 준비해 온 족발을 안주 삼아 남은 술병을 순식간에 해치운 뒤에야 겨우 일어선다(17:15).
홍류폭포를 벗어나면 이내 간월산장에서 간월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 닿고(17:18) 그 자리에는 간월산 3.0㎞, 칼바위 1.5㎞, 홍류폭포 0.1㎞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을 잠시 더 내려와 아침에 출발하였던 간월산장에 도착하여(17:30) 산행을 마무리한다. 모두들 산행 뒤의 피로함 보다 즐거움이 더 역력해 보이고 대구로 향하는 차안은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진다.
혼자 운전을 담당한 무지개님 괜한 심술인지 운전 솜씨를 뽐내려는지 난폭 운전이 잦다. 아예 엉덩이를 들고 가야할 지경이다... 하긴 오며가며 도맡아 운전하느라 누구보다 피곤하고 고생이 되었으리라. 아무튼 수고가 많았소. 덕분에 편히 산행을 다녀올 수 있었기에 늦게나마 감사를 드린다오....두분 더욱 더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돌아오는 길의 반대편은 석가탄신일을 맞아 절을 찾은 차량들이 줄을 길게 지어 정체현상을 빚건만 대구로 가는 길은 다행이 큰 정체 없이 잘도 간다. 그래도 계획보다 시간이 늦어 영자씨 안절부절 한다. 시지에서 샤샤님 좋은친구님과 함께 내리고 일행들은 앞산으로 부리나케 떠난다.
참 체력들 좋지.....그러고도 밤에 또 산을 오르려고 하니~~~~
처음 만난 좋은친구님 그리고 샤샤님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간단히 하산주 한잔으로 하루의 일정을 접는다. 님들 덕분에 산행 길 정말 즐거웠소이다. 그리고 좋은친구님 기회가 되면 오지계곡 탐방에 꼭 한번 데리고 가 주이소~~~
사진 원본파일이 필요 하신 분
별도 꼬리 달아 주세요
첫댓글 슬라이드에선 카피가 안돼네요 원본 부탁을 드립니다 정기산행때나 뵙게 돼겠네요 좋은 사진 정말 잘 보았읍니다
정말 잘 봤습니다. 언제 시간 있으시면 사진 올리는 방법 좀 알려 주세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산,오지)가 많은데 공유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