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8일, 대한민국 72만 수험생이 치르는 대행사인 수능도 끝이 났다. 이제야 한숨 돌리고 정시 원서를 준비할 수험생 중 많은 이가 한양대에 입학하고 싶어 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양대의 위상이 예전만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에서는 수험생의 인식이 학교의 위상이나 입시결과를 많은 부분 결정한다는 점에 착안해 고등학생들 사이에서의 한양대의 선호도와 이미지를 알아보기 위해 수도권 소재 고등학교 3학년생 18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의 첫째 질문은 한양대에 대한 선호 여부를 묻는 항목이었다. 186명의 학생 중 한양대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128명으로 전체의 69%, 선호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은 31%로 비선호 학생이 생각보다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선호 이유로는 ‘한양대의 사회적 위상(평판)’이 63%로 가장 많은 답변을 얻었다. 평판에 이어서 13%의 학생들이 ‘지망학과가 있어서’를 한양대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았다. 한편, 한양대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 중 38%가 그 이유로 ‘홍보의 부족으로 한양대에 대해 잘 모른다’를 꼽았다. 이어 26%의 학생들이 ‘지망학과가 없어서’를 비선호의 이유로 밝혔다.‘학교의 비전이 자신과 맞지 않아서’라고 이유를 밝힌 학생들도 14%나 있었다.
한양대의 이미지를 자유롭게 적어달라는 항목에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이 나온 답변으로는 ‘공대’가 75표로 압도적으로 많은 응답을 얻었다. 또한 ‘명문’ 33표, ‘인서울’ 28표, 장근석, 하석진 등 ‘연예인’이 25표,‘전통, 보수적인 이미지’가 18표로 뒤를 이었다. ‘에리카 캠퍼스’도 17표의 대답을 얻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학교의 상징색인 ‘파랑’이 10표를 얻었고 ‘음대’와 ‘미대’또한 각각 6표와 5표씩을 얻었다.
전혀 엉뚱한 답변도 있었다. 9명이나 되는 뜻밖에 많은 학생이 학교와는 별 관련 없는 ‘한의학’을 한양대의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었고, 역시 별 관련 없는 ‘황토색’도 3표나 나왔다. 또한, 무응답자나 ‘모른다’고 적은 학생들이 43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23%나 되는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번 설문 결과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한양대가 학생들 사이에 특별한 이미지가 없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생각한 한양대의 이미지 중 ‘공대’를 제외하고는 구체적으로 한양대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것이 거의 없다. ‘인서울’이나 ‘명문’과 같이 막연한 것 외에는 응답자들이 한양대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가 뚜렷하지 않다. 학생들이 한양대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이 평판인데 반해 정작 학생들이 한양대에 대해 잘 아는 점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한양대 의 이미지를 적으라는 항목에 ‘황토색’, 혹은 ‘한약’처럼 학교와 전혀 상관없는 답변을 적는 학생들이 꽤 많았다는 점에서도 학생들이 얼마나 한양대에 대해서 잘모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대에 비해 문과 인지도가 낮다는 점도 한양대가 당면한 과제이다. 한양대의 이미지를 물으면 ‘공대’가 압도적일 정도로 공과 계열 학과들에 비해 문과의 인지도가 낮을뿐더러 심지어 문과 계열 응답자의 경우에는 한양대를 선호 하지 않는 이유로 ‘공대에 비해 문과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를 꼽은 학생들도 여러 명 있었다. 경영대를 비롯한 문과가 이공계열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다는 것은 문과학생들의 기피현상을 불러 학교의 균형 발전에 결과적으로 부정적일 것이 분명하다.
한양대가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이미지를갖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이다. 학생들이 적은 한양대의이미지 중 ‘딱딱하다’, ‘청학동’, ‘속세와 멀 것 같은 이미지’등의 의견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한양대가 당면한 여러 문제의 원인은 한가지로 귀결된다. 바로 홍보의 부족이다. 구체적으로는 상징물의 부재라고 볼 수 있다. 성균관대나 고려대 등 타대학교의 경우 특색 있는 정문이나 재미있는 축제등 학생들이 떠올릴 수 있는 확고한 이미지가 있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경우 특별히 내세울 만한 상징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한양대가 학생들 사이에서 뚜렷한 이미지를 갖지 못하고 인식이 저조한 상태임에도 홍보는 뒷전으로 한 채 조용히 내실만을 추구한다는 학교의 태도가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일 수 밖에 없다. 건물 확충과 장학금 혜택 등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한양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가 아닐까.
첫댓글 이쁘고 똑똑한 것이 글도 잘 써요
이젠 공부도 좀 해야지?
예쁜 따님 보경이에 보도실력 집중력 탐구력 대단합니다. 기성 신문기자 모두 울고 가겠네요 보경이 화이팅 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