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에서 ‘송영숙 모던헤어’를 20여년 넘게 운영해온 송영숙 원장은 고객 한 사람을 커트하는데 최소 5개의 가위를 사용하며 시술 시간만도 40여 분 이상을 소요한다.
일반커트 가위, 티닝 가위 2개, 드라이 커트 슬라이싱 가위, 블론트 가위 등 가위의 가격은 개당 100여 만원을 훨씬 넘어가 보유 가위의 가격만도 수 천 만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혁신적인 일본 B-드라이 슬라이싱 가위기법을 습득해 커트만으로 고객들의 모발을 실크처럼 부드럽게 연출하는 신기술에 흠뻑 빠져있다.
“펌으로 스타일을 연출하는 시대는 낮은 수준의 미용이죠. 헤어디자인의 생명은 커트에 있습니다.
커트에 대한 기술만큼은 일본과 유럽을 넘나들며 최신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현재 고객들에게 받고 있는 커트 가격은 십 수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이제는 커트 가격을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미용인들의 적극 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요?”
오랜기간 정체돼 온 커트 가격을 제대로 받자는 의지에 미용계가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커트 요금 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개인 살롱뿐만 아니라 브랜드 살롱에서도 나섰다.
이미 준오헤어가 커트 가격을 20% 이상 올렸으며 박승철헤어스투디오도 이달 중으로 커트 가격을 20% 정도 인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인상 이후 이들 브랜드들의 커트 가격은 2만원대에 이른다.
물론 커트만 10만원을 받는 청담동의 고급 살롱도 있고 미용계에서 손꼽는 유명 미용인들의 커트 가격은 부르는 것이 값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개인 미용실 또는 경쟁이 치열한 역세권 미용실의 경우 3,000원부터 5,000원까지, 받기에도 민망한 가격대를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미용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인상만으로 고객 들을 설득시키기란 쉽지 않다고 조언한다.
서비스란 가치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인테리어를 리뉴얼하고 고객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더 많이 배려하고 카페 못지않은 전문 바를 설치하는 등 고객들이 지불하는 금액만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 들은 밝히고 있다.
특히 한 외국계 프랜차이즈 살롱에서 3년간 조사한 결과 살롱 내 커트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유럽 등 외국 선진국의 경우도 헤어 스타일을 연출하는데 펌보다 커트에 대한 중요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살롱에서도 이같이 커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모발클리닉+ 커트” “두피마사지+커트” 등 다양한 메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승철헤어스투디오의 마케팅팀 관계자는 “사실 커트는 헤어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교육에서도 기술 숙련도가 무르익은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들어가는 기술인 만큼 헤어디자이너의 마지막 핵심 관문임에도 불구하고 근 20여년간 정체돼 왔다”며 “클리닉+커트 페스티벌” 등을 통해 고객들이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 메뉴 개발로 커트 가격을 정상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