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동 · 불시울
1
예로부터 소문난 골 노대老大라는 효孝의 고장
짜 맞추듯 인연 닿아 미루벌*에 노대弩臺**가 섰다
활시위 힘껏 당기자, 저 목표를 겨냥하고
분적산粉積山*** 폭신한 땅, 들풀도 때깔 나고
마삭줄 군락지엔 늦가을 꽃물이 든다
질기고 길찍한 줄이 서로서로 보듬어 주는…
2
한낮 태양빛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달군 해 제 몸 살라 잎새에 낀 그을음
해질녘 불시울 후룩! 황혼이 붉게 탄다
깊은 샘 두레박질에 손 매듭 투박해도
덩굴손 뻗어가는 우리네 품은 소망
노대동 솔숲 바람결에 홍매화 다퉈 핀다
* 비교적 넓고 평평한 땅.
** 성 가운데 활을 쏘기 위하여 높게 지은 대臺, 이 대란 관청을 이르는 뜻으로도 쓰임.
*** 광주광역시 남구 소재. 해발 412m 편백나무 숲과 마삭줄 군락지가 있고 꽃가루가 쌓인 듯 부드러운 흙으로 인해 분적산이란 이름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