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잘지내지.
먼저 미안하다. 동창 모임에 자주 나가지 못해서 말이다.
암튼 요번엔 늘 말하던 영화 대신 다른 이야기 하나를 할께.
난 얼마 전 작은 꿈 하나를 이루었어.
할리데이비슨이라는 오토바이를 하나 장만하는 사고를 쳤지. 왜냐고?
그건 나의 오래된 꿈이었고 로망이었기 때문이야.
대성고에 진학하기 전, 휘문중학교 재학시절
그 큰 도서관에서 내가 목격하고 경험했던 것 중에서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것은
당시 수도여대 사범대 김찬삼 교수님의 책 '김찬삼의 세계일주'였지.
일제 야마하를 타고 5대양 6대륙을 종회무진 누비던 모습을
당시로는 드믄 컬러 양장본으로 만든 그 책을 접했을 때
내가 받았던 충격은 실로 엄청났었어.
그리곤 '나도 커서 이런 걸 꼭 해야지'라고 다짐했었고 말이야.
물론 난 전에도 오토바이를 타곤 했어.
두 대의 스쿠터에 이어 대림 데이스타(125cc)를 구입했는데
도무지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김찬삼 교수님의 그 멋과 맛이 나오지 않더라구.
그래서 이번에 과감히 교체를 한 것이지.
또 다른 이유가 있어.
나 역시, 검은 머리보다 흰 머리가 많아지고,
주변에서 지인들이 퍽퍽 쓰러져 죽어나가고,
입시생으로 전락한 아이들의 귀가는 한밤으로 늦춰지면서
요즘 서서히 인생의 후반부가 다가왔음을 느끼곤 하지.
그래서 더 늦기전에 내가 꿈꾸었던,
아니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인생숙제'를 하자고 다짐했지.
할리를 사고, 그걸 타고 투어를 하는 것은
아마도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 치면서
그동안 미루어 놓았던 큰 숙제를 하나 해치운 셈이지.
보다 깊은 나의 속내를 밝힌 글을 소개한다.
아래 것은 내가 가입한 '할리데이비슨을 사랑하는 자유인들의 모임'에 올린 글이니 한번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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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리 투어 참가기>
어느 현자는 오토바이를 놓고 '과부제조기'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고가 많고, 부상이나 죽음도 많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사실 교통사고의 으뜸은 사발이(네바퀴 차량) 임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는 이런 오명을 들어가며 현대인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교통수단으로 대접받지 못해온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할리데이비슨이라는 미제 오토바이는 더욱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 배기음이 유난히 요란하거니와 그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복장 또한 유별났기 때문이다. 사발이 보다 앞서서 질주하거나 단체로 떼지어 달리는 모습을 볼 때도 난 배가 아팠고, 얼굴을 찡그리며 쳐다보곤 했다. 남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난 그랬다.
지난 5월15일, 50줄을 막 넘긴 난 이런 오명 덩어리인 할리를 하나 입양했다. 일렉트라 스트리트 글라이더라는 품종의 중고를 눈 질끔 감고 산 것이다. 그리고 6월6일 사이버 공간에서 만들어진 카페 중 가장 큰 할리 모임인 '할리데이비슨을 사랑하는 자유인들의 모임'에서 주최한 충북 괴산 정기모임(정모)에 처음 참가했다. 당일 현장에서 회비를 내지 않고 미리 통장으로 돈을 입금을 시켰으니 참가하겠다는 나의 각오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할리를 구입하기 전이나, 정모에 참가하기 전 나의 생각은 좀 각별했다. 할리를 타는 사람은 이 사회에서 특별한 사람들, 그러니까 돈 많고, 시간 많고, 부자고, 특권층이고, 나아가 요상한 행색을 하고 다니기에 조폭 혹은 야쿠자도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은 한갓 기우였다. 물론 다른 모임에선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괴산 정모에 참가한 사람들을 본 뒤로는 그동안의 나의 생각이 편견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모임에서 만난 사람은 세상에서 내가 처음 본 분들이었다. 70여명이 참가했지만 단 한명도 아는 이가 없었다.
하룻밤을 묵게되는 바람에 낯선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전주에서 장난감 가게를 하는 분, 서울에서 호프집을 하는 분, 인천에서 전기공사를 하는 분, 울산에서 회사에 다니는 분, 얼마전까지 회사를 다니다 백수가 되신 분…. 대화를 나눈 그분들의 직업을 알곤 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듯 그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저 이 사회를 지탱하는 평범한 사람들, 선남선녀요, 필부필부요, 장삼이사였다.
할리는 다른 오토바이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중고가격도 만만치 않다. 웬만한 부품비 역시 고가다. '정품'을 써야 한다며 쉽게 대체재를 찾기도 어렵다. 2종소형이라는 면허도 있어야 한다. 구입도 힘들거나와 유지도 어려운 것이 할리 오토바이다. 그렇다면 부자도 아니오, 큰 유산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오, 아마도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닐터인데 그들은 왜 할리를 고집할까.
난 이런 '할리 문화'의 이유를 '자유'에서 찾고 싶었다. 아시다시피 할리는 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국산 오토바이다. 그것을 만드는 미국인들은 도처에서 마치 세계의 표준 혹은 본보기인냥 행세를 해왔다. 또 영화 '이지 라이더'에서처럼 미국의 젊은이들은 그들의 주장(예컨대 베트남 전쟁 반대)을 오토바이를 타면서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난 이것을 뭉뚱그려 '할리 문화'로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미국인들과 다를 바 없다. 세상의 온갖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향유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굳이 할리를 고집하는 것은 아마도 오래 세월 누적돼 온 자유를 향한 인간의 꿈, 즉 '할리 문화' 때문일 것이다.
할리라는 오토바이가 위험하다는 그간의 편견에서 벗어난 것도 이번 정모참가의 적지 않은 소득이었다. 무엇보다 정모에 참가에 앞서 2종소형이라는 면허를 취득하면서 교통사고의 경각심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방어운전의 소중함도 얻었다. 정모에서 단체이동은 마치 무리지어 움직이는 철새들처럼 나름의 질서와 규율이 있었다. 무리의 앞과 뒤에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맡았고, 도로에서의 위험물이나 돌발상황은 즉각 뒤편으로 전달되는 체계로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건강의 소중함도 재삼 깨달았다. 할리는 다른 오토바이에 비해 무겁다. 400kg이 넘는 것도 있다. 무리지어 이동할 경우에는 낙오되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때문에 할리를 타기 위해선 건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 몸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할리는 그저 타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탈 수 있는 것이다.
일상은 누구에게나 각박하다. 어쩌면 사는 자체가 전쟁과도 같다. 동트기 전 기상해 해가 진 뒤에야 귀가해야 하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그들이나 나에게 할리는 작은 여유를 주는 동시에 삶의 희망을 견인하는 듯했다. 그런 탓에 이번 정모를 통해 할리라는 오토바이가 나에게 준 기쁨은 그 무엇에 비할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이었다.그래서일까. 우둥퉁~ 말발굽소리 혹은 방구소리 유별난 할리와 그 문화에 당분간 빠져 있을 것 같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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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호일아!!!뜻을이뤄 기쁘겠구나 ...부러우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다만 대개는 실행을 못했을 뿐이고 난 그저 했을 뿐이고..그런 차이 아니겠니![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
하여튼 호일이엉아는 귀여운 괴짜여~~ 축하하고 , 부러우이~~ㅎㅎㅎ
괴짜는 해덕이 같은 넘이고 난![그냥](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3.gif)
..하고 싶었을 따름이고...
호일아 축하하고 부럽구나.... 사고없이 조심해서 안전한 운행하기 바라고........그래 그렇게 즐기면서 살아야 사는 보람도 있는데 이건 붜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으니 한없이 부럽구나.....
양선아,,,걱정해줘 고맙다...반복되는 일상은 나도 마찬가지야..난 그저 조금![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리 생각했을 뿐이지.^^
이제부터 호일이가 하니라 "할리 킴"이다
OK...I think so![!](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
그나 저나 신문 기사 쓰듯이 쓰네.... 직업병인가봐
진호야...그러네...직업병...![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6.gif)
나도 하고 싶은데 오토바이 한 번도 못타본 사람도 할 수 있니?
남자는 두가지 부류가 있다더군...할리 타는 사람과 할리 타고 싶은 사람..윤영이는 후자군아...가능해..얼마든지..단...오토바이가 처음이라면 스쿠터로 1년만 연습하고 와라...
와우! 호일이 친구 대단허이! 뒤에라도 타고~ 오빠야 달려~~ ㅎㅎㅎ
대단은 아니고..걍...그 무리 속에 들어가 자유를 느끼고 싶었을 뿐이고...^^
할리입성을 축하한다....소방울은 어찌됐냐...^^
당연히 아직 없지..^^매일 희영이가 보낼 택배 기다리고 있어^^![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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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일 할배!! 정말 망설이다 제대로 별명 불러보누만.. 최민수 일당과 자주 만나겠는걸... 역시 멋쟁이셔, 함 봅시다.
감사합니다. 유 이사님..그리고 동문회 참석하는 열정 정말 부럽습니다.. 정말 함 봐야 하는데^^![!](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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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 없어 할리타면 얼마나 좋을까 ㅋㅋ
이건![완전](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5.gif)
히 덩일이한데 딱인데...목숨을 내건 익스트림...한주일의 스트레스가 쫙![~](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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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할리 투어 참가기 - 제목을 보고는 얘가 또 최할리(영어쬐금하고 TV에서영어강사하던여자)하고 또 뭔 썸싱이 있는가보다하고 보니..왠 연예인 girl 야그가 아니고 오토바이 ,,..제목을 보고 예측했던 내용과 다른 할리데이비슨...전세계자본주의 첨병,,전세계자동차회사들의 영원한 적,,오토바이..그 대표격인 할리데이비슨..하여튼 부러워...고등학교1학년때 영어선생님이 오토바이타고 학교에출근하면서 ,,오토바이가게 주인이 또 과부하나 만들었다고 하더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지..택시들이 더 싫어하는 오토바이..할리데비슨은 방구소리가 커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달려오기 때문에 안무서운데..125CC미만의 오토바이들 무서워
할리도 사발이(자동차)가 엄청 무서워...![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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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유인 ! ....호일이 화팅 !
진정한 자유인은 귀하...그 뒤에 어렵게 줄서 봅니다^^해덕 함 보자..^^
우~~~와!! 결단이 부럽당....
대단한 결단이라기 보단 객기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