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원 모 집 단 위 |
수 험 번 호 |
성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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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의 사항
1. 제목은 쓰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2. 답안 작성은 어문 규정과 원고지 사용 규칙을 따르되, 분량은 각 문제마다 요구하는 글자 수로 작성하며, 글자 수를 초과하거나 미달한 답안은 감점이 된다.
3. 필기구는 반드시 흑색 펜만을 사용하여야 한다. (연필을 사용하여 작성한 답안,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작성한 답안, 흑색 이외의 색 필기구로 작성한 답안은 모두 0점으로 처리함.)
4. 수정시에 흑색 이외의 색 필기구나 수정액 등을 사용한 경우에도 0점으로 처리한다.
5. 문제와 관계없는 불필요한 내용이나 자신의 성명 또는 신분이 드러나는 내용이 있는 답안, 낙서 또는 표식이 있는 답안은 모두 0점으로 처리한다. (답안지에 연필 흔적이 있는 경우에 모두 0점으로 처리함.)
※ 다음 지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A>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기를 목적으로 삼는 탐구, 즉 진리의 인식 그 자체를 목표로 삼는 학문과, 마땅히 있어야 할 세계 또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밝히고자 하는 연구, 즉 올바른 실천을 궁극의 목적으로 삼는 학문을 서로 영역이 다른 두 가지 분야의 소속으로 보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 이래의 전통이다. 만약 전자를 ‘존재의 학(學)’ 또는 ‘사실의 학(學)’이라고 부른다면, 후자를 우리는 ‘당위의 학’ 또는 ‘가치의 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존재의 학’의 문제가 예컨대 “물체는 어떤 법칙에 따라 낙하하느냐,” “정신과 육체는 어떤 관계에 있느냐”와 같이 스스로 있는 사실에 관한 것들임에 반하여, ‘당위의 학’의 문제들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 “남북통일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냐” 하는 따위와 같이 앞으로 있어야 할 것을 위한 실천에 관한 것들이다. 그리고 사실에 관한 물음의 대답이 “두 개의 물체는 그 질량의 상승적(相昇積)에 비례하며 그 거리의 평방에 반비례하는 힘으로 서로 당긴다,” “정신과 육체는 상호 작용한다”는 따위의 사실 판단임에 반해, 실천에 관한 물음의 대답은 “네 양심에 따라 행동하라,” “전민족의 대다수가 원하는 방식으로 남북을 통일함이 옳다”는 따위의 가치 판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다.
- 김태길, 『윤리학』에서
<B>
일반적으로 의사 결정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계에서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즉, 문제의 내용과 배경이 무엇인지, 왜 문제가 되는지 등을 정확히 알아야 문제 해결의 방향이 바를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주요 용어와 개념의 의미를 분명히 한다. 둘째 단계에서는, 문제의 성격을 분석하여 사실 문제인지, 가치 문제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이는 양자의 문제 해결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문제는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자료가 있으면 해결이 가능하지만, 가치 문제는 그렇지 않다. 셋째 단계로, 사실 문제의 경우에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가치 문제라면 어느 가치가 우선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 때,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과 같이 인간 사회의 보편적이고 영원한 가치가 특수하고 일시적인 가치보다 중시되어야 한다. 또한, 공공의 이익을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가 개인적 가치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다. 넷째 단계에서는 여러 대안을 모색해 보고, 그 결과를 예측해 본다. 이 때, 단기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결과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단계에서는 여러 대안 중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
-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C>
‘의사 결정 사태와 대안의 확인’ 능력을 위하여 특별히 유념할 사항을 종합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민주 시민으로서의 질 높은 삶은 그들이 당면하는 공적 문제와 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얼마나 적절한 대안을 찾아내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둘째, 의사 결정 과정에서 대안을 찾다 보면 여러 대안 간에 예상 밖의 일치점을 찾을 수도 있고, 의견의 차이가 심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으며, 또 찬성과 반대가 아닌 제3의 대안이 도출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중략)
‘의사 결정 대안의 조사와 평가’ 능력에 대해 특별히 유념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의사 결정 대안을 조사하는 데에는 합리적 대안의 결과를 빠짐없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 현상의 인과 관계에 대한 다양한 일반화와 원리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의사 결정 대안을 평가하는 데에는 가치 판단이 필요하고 가치의 우선순위에 따라 평가가 결정된다. 따라서, 가치의 우선순위는 평가자의 가치 체계에 의존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중략)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가 있다. ‘소망 전략’은 결과와 관계없이 자신이 가장 바라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고, ‘안전 전략’은 위험성이 있는 대안을 피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안을 택하는 것이다. ‘도피 전략’은 초래할 결과보다는 손해를 피한다는 관점에서 택하는 것이고, ‘복합 전략’은 가장 높은 성공 가능성이 있고 결정자가 가장 바라는 것이 합쳐진 것을 택하는 것이다.
- 고등학교 ‘시민 윤리’ 교과서에서
<D>
건국 후 200년이 지나도록 변경의 소요는 있어도 국가 간의 전면전을 겪진 않았던 조선의 조정은 국제정세에 어두웠다. 오랜 전국시대를 통합한 일본의 심상찮은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외교를 요구하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을 탐색하기 위해 선조 23년에 서인인 황윤길을 정사로, 동인인 김성일을 부사로 일본에 파견했다.
그런데 이듬해에 돌아온 두 사신은 같은 사안에 대해 정반대로 보고했다. 서인인 황윤길은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보고했고, 동인인 김성일은 이를 부정했다. 당시는 동인이 정계를 주도했기 때문에 김성일의 보고가 채택되었다. 그에 따라 전란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함으로써 결국 다음 해에 조선 역사상 가장 참혹한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것이다.
유성룡이 전란 후 왜란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국난 극복의 과정을 기록하여 훗날을 경계할 목적으로 쓴 징비록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어전회의가 끝나고 물러나오는 김성일에게 유성룡이 물었다. “그대의 보고와 황윤길의 보고가 다른데, 만약에 정말로 왜가 쳐들어온다면 어떻게 한단 말이오?” 그러자 김성일이 대답했다. “나도 어찌 왜가 쳐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겠소? 다만 황윤길이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말하여, 조정과 백성이 모두 놀라고 어지러워질까 봐 그리 했던 것뿐이오.”
- 김태완, 『책문』에서
<E>
2006년 1월에 서울고등법원은 2005년 2월 서울 남부지방법원의 무죄판결과는 달리, 내기골프를 한 행위로 기소된 사람들에 대하여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내렸다. 형법상 도박죄에서 도박이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서 우연은 ‘당사자 사이에 확실히 예견하거나 자유로이 지배할 수 없는 사실’을 뜻한다.
골프장에서 상습적으로 내기골프를 하여 총 32회에 걸쳐 약 8억여 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하여, 1심 재판부는 ‘운동경기 등과 같이 당사자의 기량과 재능에 의하여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우연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내기골프는 도박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같은 사건에 대하여 2심 재판부는 ‘기량 차이가 있는 선수들 사이의 운동경기라고 하더라도 핸디캡의 조정 등과 같은 방식으로 우연이 경기 승패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도박의 조건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내기골프는 도박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 법원 판례에서
<F>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고자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주택대출 규모의 지속적인 증대가 주택가격 불안정의 원인으로 지적됨에 따라 정부는 주택구입가격 대비 대출액 비율(LTV)의 축소를 통하여 전체 대출액의 규모를 제한하는 한편 연소득 대비 대출액 비율(DTI)을 하향 조정하여 대출액에 비해 소득이 낮은 차입자에게 대출을 제한하는 등 주택금융 축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하고 있으며, 그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주택금융 억제정책이 부동산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투기세력에 대한 견제보다는 서민(가구 월 소득 150만원 미만)의 삶만 더욱 어렵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집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서민들이 잇단 주택금융 억제정책으로 인해 자금을 마련할 길이 막혀서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아래의 자료는 2006년 주택금융 수요실태조사 결과를 도표로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사용된 주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주택구입가격 대비 대출액 비율(LTV; Loan To Value ratio)은 ‘내 집 마련’에 있어 주택금융의 역할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는 지표로서 ‘대출액/주택구입가격’으로 계산된다.
2. 연소득 대비 대출액 비율(DTI; Debt To Income ratio)은 주택대출의 가구별 상환 부담 정도를 나타내며 차입자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대출액/연소득’으로 계산된다.
3.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비율(PIR; Price Income Ratio)은 주택구입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서, 소비자가 몇 년치 소득을 저축해야 대출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지를 의미하며 ‘주택구입가격/연소득’으로 계산된다.
* 여기서 ‘Loan’과 ‘Debt’는 공히 대출액을, ‘Value’와 ‘Price’는 주택가격을 표시하고 있다.
<2006년 주택금융 수요실태>
|
금융기관 차입가구 비율(%)1) |
평균주택 구입가격 (만원)2) |
LTV(%) |
DTI(%) |
PIR(%) | |
전체 |
62.4 |
20,753 |
38.5 |
181.1 |
470.4 | |
가구 월 소득 |
150만원 미만 |
43.3 |
13,830 |
28.1 |
330.2 |
1175.1 |
250만원 미만 |
65.2 |
15,568 |
43.5 |
201.3 |
462.8 | |
350만원 미만 |
68.3 |
17,920 |
36.9 |
170.4 |
461.8 | |
500만원 미만 |
63.1 |
23,186 |
34.4 |
171.1 |
497.4 | |
500만원 이상 |
62.1 |
28,748 |
42.6 |
142.1 |
333.6 |
주 : 1) 최근 3년간 주택을 구입한 가구 중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한 가구의 비율
2) 최근 3년간 주택을 구입한 가구의 평균 주택구입가격
<G>
내가 문을 열고 기다리자 여자가 아무 말도 없이 쓱 다가섰다. 내가 그녀와 함께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돌아서는데 그녀가 갑자기 쓰러지듯이 내 어깨에 기대며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하자마자 여자가 내 몸에서 미끄러지며 주저앉았다.
“내 남편이 잡혀갔다우.”
나는 그녀의 겨드랑이를 잡아 일으켜 루나 언니와 내가 서로 다투어 앉는 푹신한 팔걸이 소파에 끌어다 앉혔다. 여자는 검은 얼굴에 눈물이 가득 번진 채로 말했다.
“주유소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이 전화를 해주었어요. 남편은 노동허가증이 없었어요.”
나는 그제야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우리가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 우리는 돌아갈 데가 없어요.”
내가 주방에 가서 물주전자를 올려놓고 찻잔을 꺼내는 동안 여자가 끊임없이 얘기를 계속했다.
“증명이 없어서 주당 백 파운드나 주고 한 달씩 빌렸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많으니까 서류 말고 직접 대면해서 조사하면 금방 드러나요. 대개 주인들은 임금을 깎지요. 증명서라도 빌리면 남들의 칠십 퍼센트는 받아요. 없으면 잘해야 절반이나 심할 때는 삼십 퍼센트만 받고 일하는 경우도 많지요.”
(중략)
나는 그녀 남편의 뒷일에 대하여 묻지 못하고 있었지만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내 남편은 추방 결정이 났어요. 하지만 저는 이대로는 못 돌아가요. 우리는 둘 다 비아프라 내전기에 태어난 아이들이죠.”
나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알아듣지 못했다.
“그때 어린애들이 수없이 죽어갔어요. 내 말은 우리가 끈질기게 살아남은 아이들이었다는 거예요. 내 남편은 어떻게 해서든 다시 돌아올 거예요.”
나는 나중에 아프리카 쪽에서 오는 사람들이 어떻게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고 대륙을 지나 도버 해협을 건너서 오는지 알리가 얘기해 주어서 알았다. 모로코까지 오는 행로와 보트로 해협을 건너는 일들은 내가 두만강 국경을 넘던 일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험난한 길이었으리라. 기차로 또는 걸어서 험난한 산맥을 넘고 국경을 몇 번이나 지나서 다시 도버를 건너야만 한다. 영국으로 오는 사람들은 누구나 실낱같은 연줄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착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알리가 아는 어느 가나 출신의 미니캡 운전사는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는 데 삼년을 허비했고 다시 깔레에서 도버 해협을 건너다 두 차례나 발각되었으며 드디어는 유로스타의 지붕에 매달려 영국 땅을 밟았다. 해저터널이 가까워지는 사오십 킬로미터 전방에는 인근의 농작물을 보호하느라고 양옆으로 높다란 둑을 쌓았는데 그 사이로 고속철이 통과한다. 터널이 가까워지면 열차가 속도를 늦추게 마련인데 이때 둑 위에 엎드려 있다가 열차의 지붕으로 뛰어내린다. 그대로 매달려서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십분 이상을 바람과 속도에 맞서서 견디어야 한다. 영국 쪽에 이르면 열차가 다시 속도를 내기 전에 땅으로 뛰어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 양측의 철로관리원들은 가끔씩 터널 안에서 떨어져 죽은 밀입국자들의 시체를 수거하곤 한다.
알리의 친구인 그 미니캡 운전사가 희망으로 삼은 사람은 고향에서는 온 동네에 소문이 난 친구의 삼촌이었다는데 런던에 도착하여 수소문해 보니 그는 이미 몇 해 전에 죽고 없었다. 결국 그 사람의 이름만이 그를 여기까지 오게 한 상징적인 희망의 역할을 해주었던 셈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다가 자신들이 떠나온 나라에 대하여 말을 나누다 보면 싸움과 굶주림과 질병과 무섭고 엄혹한 장군이 권력을 잡고 있었다는 데에서 끝나곤 했다. 아직도 세상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하루라도 맘 편히 먹고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들은 끝없이 국경을 넘고 있었다.
- 황석영, 『바리데기』에서
※ 문제 1
지문 <A>에서 말하는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D>와 <E>에 나타난 의견 대립을 비교 분석하시오. (401-500자)
※ 문제 2
지문 <B> 또는 <C>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지문 <F>에 나타난 ‘서민’의 문제 상황에 대한 다음 주장을 도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평가하시오. (501-600자)
* 갑 : 주택금융 억제 정책을 더욱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것이 우선이다.
* 을 : 주택금융 억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서민들이 최대한 빨리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 문제 3
지문 <C>의 내용을 참고하여, 지문 <G>에 나타난 국제적 문제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901-1,100자)
문제 출제의도 및 문항별 해설(인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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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체 출제 의도
2008학년도 수시1학기 논술고사는 건국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통합교과형 논술로, 문학, 역사, 윤리, 사회, 법, 경제를 아우르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일반적으로 2개의 지문을 제시하고 이를 근거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는 문제를 하나만 물었던 기존의 출제방식과는 달리 이번 논술에는 다양한 지문을 주고 지문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문제를 첨가하였다. 그리고 이번 시험에서 처음으로 글이 아닌 도표를 활용하여 답을 해야 하는 문제도 나왔다. 이러한 문제들은 인문 사회 과목 전반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으로, 어느 특정 과목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진 학생보다는 서로 다른 과목을 넘나드는 통찰력이 있는 학생들이 좋은 답안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지문의 내용이 고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자료로부터 출발하였기에 수험생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 실시하는 통합 논술임을 감안하여 지난 6월 본교에서 실시한 모의논술 문제의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만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KU리더십 특별전형과 KU사랑 특별전형의 평균 경쟁률이 각각 약 80:1과 약 20:1이었기에 변별력을 두기 위해서 다소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였다.
이번 논술고사의 전체적인 맥락은 “주어진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바람직한 대안을 찾는 의사결정의 단계”를 학생들이 잘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지문 <A>는 김태길의 『윤리학』에서 뽑은 것으로,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고등학교 ‘사회’에서 인용한 <B>는 각각 의사 결정의 단계를 설명하고 있으며 ‘시민 윤리’ 교과서에서 발췌한 <C>는 의사 결정의 과정 중,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유의할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이 세 지문이 제시된 문제를 풀기 위한 기초 자료에 해당한다.
지문 <D>는 김태완의 『책문』의 일부로, 임진왜란 직전에 일본에 사신으로 갔던 황윤길과 김성일이 일본의 침략 가능성에 대하여 조정에 서로 다른 보고를 한 역사적 사실이며 <E>는 최근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내기골프가 도박인가?”에 대한 판례의 일부를 요약하여 정리하였다. 지문 <F>는 2006년 주택금융 수요실태에 해당하는 도표를 중심으로 한 내용이고 마지막으로 <G>는 황석영의 최신작 『바리데기』에서 밀입국에 대한 묘사를 선택하였다.
문제 1은 역사적 사실과 법원의 판결에서 등장하는 의견의 대립의 발생이 생기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을 요구하는 것으로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다 아는 역사적 내용과 고등학생에게는 생소한 내기골프에 대한 법원 판결에 대하여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의 구분을 정확히 적용할 수 있는가를 물어보고 있다. 이는 의견 대립에 대하여 학생들이 그 원인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가 여부를 측정하는 것이다.
문제 2는 최근 시사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주택 정책에 대하여 수험생들이 통계자료의 분석과 이해를 통해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LTV, DTI, PIR과 같은 생소한 경제용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통계자료에서 유의미한 변수를 찾아낼 수 있는지도 이 문제를 통해서 측정하고자 했다.
문제 3에서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들의 밀입국에 대하여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해결 방안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는 본교에서 이제까지 시행한 논술 문제가 가장 가까운 형태이기에 기출문제를 풀어본 학생이라면 당황하지 않고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이번 논술고사는 다양한 자료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측정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직면했을 때 학생들이 합리적으로 진단하고 독창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2. 문항별 해설
<문제 1>
지문 <A>에서 말하는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D>와 <E>에 나타난 의견 대립을 비교 분석하시오. (401-500자)
(1) 문제 해설
이 문제는 <A>에서 설명되고 있는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의 구분을 적용하여 <D>와 <E>에서 등장하는 의견 대립이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 이 문제는 단순히 황윤길, 김성일, 1심 재판부 및 2심 재판부가 내리는 판단이 사실 판단인가 가치 판단인가를 설명하라는 것이라기보다, 황윤길과 김성일, 1심 재판부와 2심 재판부가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리는 이유가 사실 판단의 차이에 있는가 아니면 가치 판단에 있는가를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문제로 느껴질 수 있지만,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문제이며 가채점 결과에서도 의도한 답안을 제시한 학생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D>에서 나타난 대립은 일본이 침략할 것인가에 대한 황윤길과 김성일의 보고가 서로 상반되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이 사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같은 경험을 했음에도 서로 다른 판단을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이 침략할 것이라고 조정에 알렸을 경우, 조정과 백성이 혼란스러워 할 것을 김성일이 염려하였던 것이며 이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가치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다. 반면에 황윤길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야 한다는 전제로부터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보고한 것이므로 두 사람의 의견 대립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 판단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E>의 지문에 등장하는 의견 대립은 1심 재판부(서울 남부지방법원)가 내기 골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반면 2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는 유죄를 선고한 점이다. 이러한 대립은 내기 골프를 도박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사실 판단의 차이에서 발생하며 이는 ‘도박’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박’에 대한 이해가 다른 이유는 도박을 설명하는 데 핵심 개념인 ‘우연’에 대한 이해가 달랐기 때문) 1심 재판부나 2심 재판부가 “도박은 나쁘다”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에는 동의할 것이기에 이들의 의견 대립이 가치 판단의 차이가 아닌 사실 판단의 차이에서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다.
얼핏 보면, <D>에서 ‘일본이 침략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연결되고, <E>에서 ‘내기골프는 유죄/무죄’라는 판단은 좋고 나쁨에 관련된 가치의 문제라고 여겨질 수 있기에 이 문제가 수험생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문제 2>
지문 <B> 또는 <C>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지문 <F>에 나타난 ‘서민’의 문제 상황에 대한 다음 주장을 도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평가하시오. (501-600자)
* 갑 : 주택금융 억제 정책을 더욱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것이 우선이다.
* 을 : 주택금융 억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서민들이 최대한 빨리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1) 문제 해설
본 문제는 수험생들이 통계자료를 분석하고 이해하여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하여 출제하였다. LTV, DTI, PIR 등 생소한 경제용어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주어진 통계 자료에서 문제해결에 필요한 유의미한 변수들을 찾아내어 타당하게 해석하고 그 해석 결과를 의사 결정(주장)에 정합적으로 연결시키도록 하였다. 통계 자료는 서로 다른 몇 가지 주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바, 상반된 주장을 예시하고 그것을 자신의 분석에 입각하여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주체적 판단능력을 보고자 하였다. 한편 지문 <B>와 <C>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활용하게 한 것은 다양한 정보 속에서 유용한 것을 선별하는 판단능력을 점검하는 한편, 추상적 지식과 구체적 정보를 연계하여 통합적 사고를 전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전체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선별 조직하여 명쾌하게 논지를 펼친 답안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문제 3>
지문 <C>의 내용을 참고하여, 지문 <G>에 나타난 국제적 문제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901-1,100자)
(1) 문제 해설
금번 논술고사의 3번 문항은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대안 도출과 문제 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출제하였다. 지문 <G>는 황석영의 신작 장편소설 『바리데기』의 한 대목으로, 극빈국 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몰래 국경을 넘어서 불안과 갈등 속에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는 한 개인이나 사회를 넘어서 국제적인 차원의 문제 상황이 담겨 있다. 단순하게 보면 밀입국과 불법 취업의 문제로 규정할 수 있으나, 그 배경에는 국가 간의 극심한 빈부격차와 기본적인 생존권을 위한 투쟁이라는 요소가 가로놓여 있어 손쉽게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어려운 문제라 할 수 있다. 과연 그 근본 원인이 무엇이고 해결을 위한 합리적 대안이 무엇일지 깊고도 진지한 사고가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합리적이고도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유능한 인재를 선별한다고 하는 고사 취지에 맞추어 지문과 문제의 수준을 조절하였다. 교과서 글인 지문 <C>에 소망스럽고도 현실적인 대안 도출을 위한 유의 사항과 전략이 서술돼 있거니와, 그것을 참고하여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도록 함으로써 문제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문 <C>와 <G>를 연결하라는 주문은 추상적 지식을 구체적 상황에 유효하게 적용하는 통합적 사고능력을 발휘하라는 의도도 담고 있다. 지문 <C>가 ‘대안 도출’에 초점을 맞춘 글이므로 수험생은 자신의 견해를 논술함에 있어 문제에 대한 진단과 평가에 머물지 않고 해결을 위한 대안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건국대 2008학년도 수시 1학기 모집 논술고사 문제지 (인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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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원 모 집 단 위 |
수 험 번 호 |
성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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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의 사항
1. 제목은 쓰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2. 답안 작성은 어문 규정과 원고지 사용 규칙을 따르되, 분량은 각 문제마다 요구하는 글자 수로 작성하며, 글자 수를 초과하거나 미달한 답안은 감점이 된다.
3. 필기구는 반드시 흑색 펜만을 사용하여야 한다. (연필을 사용하여 작성한 답안,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작성한 답안, 흑색 이외의 색 필기구로 작성한 답안은 모두 0점으로 처리함.)
4. 수정시에 흑색 이외의 색 필기구나 수정액 등을 사용한 경우에도 0점으로 처리한다.
5. 문제와 관계없는 불필요한 내용이나 자신의 성명 또는 신분이 드러나는 내용이 있는 답안, 낙서 또는 표식이 있는 답안은 모두 0점으로 처리한다. (답안지에 연필 흔적이 있는 경우에 모두 0점으로 처리함.)
※ 다음 지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A>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기를 목적으로 삼는 탐구, 즉 진리의 인식 그 자체를 목표로 삼는 학문과, 마땅히 있어야 할 세계 또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밝히고자 하는 연구, 즉 올바른 실천을 궁극의 목적으로 삼는 학문을 서로 영역이 다른 두 가지 분야의 소속으로 보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 이래의 전통이다. 만약 전자를 ‘존재의 학(學)’ 또는 ‘사실의 학(學)’이라고 부른다면, 후자를 우리는 ‘당위의 학’ 또는 ‘가치의 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존재의 학’의 문제가 예컨대 “물체는 어떤 법칙에 따라 낙하하느냐,” “정신과 육체는 어떤 관계에 있느냐”와 같이 스스로 있는 사실에 관한 것들임에 반하여, ‘당위의 학’의 문제들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 “남북통일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냐” 하는 따위와 같이 앞으로 있어야 할 것을 위한 실천에 관한 것들이다. 그리고 사실에 관한 물음의 대답이 “두 개의 물체는 그 질량의 상승적(相昇積)에 비례하며 그 거리의 평방에 반비례하는 힘으로 서로 당긴다,” “정신과 육체는 상호 작용한다”는 따위의 사실 판단임에 반해, 실천에 관한 물음의 대답은 “네 양심에 따라 행동하라,” “전민족의 대다수가 원하는 방식으로 남북을 통일함이 옳다”는 따위의 가치 판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다.
- 김태길, 『윤리학』에서
<B>
일반적으로 의사 결정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계에서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즉, 문제의 내용과 배경이 무엇인지, 왜 문제가 되는지 등을 정확히 알아야 문제 해결의 방향이 바를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주요 용어와 개념의 의미를 분명히 한다. 둘째 단계에서는, 문제의 성격을 분석하여 사실 문제인지, 가치 문제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이는 양자의 문제 해결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문제는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자료가 있으면 해결이 가능하지만, 가치 문제는 그렇지 않다. 셋째 단계로, 사실 문제의 경우에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가치 문제라면 어느 가치가 우선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 때,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과 같이 인간 사회의 보편적이고 영원한 가치가 특수하고 일시적인 가치보다 중시되어야 한다. 또한, 공공의 이익을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가 개인적 가치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다. 넷째 단계에서는 여러 대안을 모색해 보고, 그 결과를 예측해 본다. 이 때, 단기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결과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단계에서는 여러 대안 중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
-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C>
‘의사 결정 사태와 대안의 확인’ 능력을 위하여 특별히 유념할 사항을 종합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민주 시민으로서의 질 높은 삶은 그들이 당면하는 공적 문제와 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얼마나 적절한 대안을 찾아내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둘째, 의사 결정 과정에서 대안을 찾다 보면 여러 대안 간에 예상 밖의 일치점을 찾을 수도 있고, 의견의 차이가 심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으며, 또 찬성과 반대가 아닌 제3의 대안이 도출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중략)
‘의사 결정 대안의 조사와 평가’ 능력에 대해 특별히 유념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의사 결정 대안을 조사하는 데에는 합리적 대안의 결과를 빠짐없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 현상의 인과 관계에 대한 다양한 일반화와 원리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의사 결정 대안을 평가하는 데에는 가치 판단이 필요하고 가치의 우선순위에 따라 평가가 결정된다. 따라서, 가치의 우선순위는 평가자의 가치 체계에 의존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중략)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가 있다. ‘소망 전략’은 결과와 관계없이 자신이 가장 바라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고, ‘안전 전략’은 위험성이 있는 대안을 피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안을 택하는 것이다. ‘도피 전략’은 초래할 결과보다는 손해를 피한다는 관점에서 택하는 것이고, ‘복합 전략’은 가장 높은 성공 가능성이 있고 결정자가 가장 바라는 것이 합쳐진 것을 택하는 것이다.
- 고등학교 ‘시민 윤리’ 교과서에서
<D>
건국 후 200년이 지나도록 변경의 소요는 있어도 국가 간의 전면전을 겪진 않았던 조선의 조정은 국제정세에 어두웠다. 오랜 전국시대를 통합한 일본의 심상찮은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외교를 요구하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을 탐색하기 위해 선조 23년에 서인인 황윤길을 정사로, 동인인 김성일을 부사로 일본에 파견했다.
그런데 이듬해에 돌아온 두 사신은 같은 사안에 대해 정반대로 보고했다. 서인인 황윤길은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보고했고, 동인인 김성일은 이를 부정했다. 당시는 동인이 정계를 주도했기 때문에 김성일의 보고가 채택되었다. 그에 따라 전란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함으로써 결국 다음 해에 조선 역사상 가장 참혹한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것이다.
유성룡이 전란 후 왜란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국난 극복의 과정을 기록하여 훗날을 경계할 목적으로 쓴 징비록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어전회의가 끝나고 물러나오는 김성일에게 유성룡이 물었다. “그대의 보고와 황윤길의 보고가 다른데, 만약에 정말로 왜가 쳐들어온다면 어떻게 한단 말이오?” 그러자 김성일이 대답했다. “나도 어찌 왜가 쳐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겠소? 다만 황윤길이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말하여, 조정과 백성이 모두 놀라고 어지러워질까 봐 그리 했던 것뿐이오.”
- 김태완, 『책문』에서
<E>
2006년 1월에 서울고등법원은 2005년 2월 서울 남부지방법원의 무죄판결과는 달리, 내기골프를 한 행위로 기소된 사람들에 대하여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내렸다. 형법상 도박죄에서 도박이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서 우연은 ‘당사자 사이에 확실히 예견하거나 자유로이 지배할 수 없는 사실’을 뜻한다.
골프장에서 상습적으로 내기골프를 하여 총 32회에 걸쳐 약 8억여 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하여, 1심 재판부는 ‘운동경기 등과 같이 당사자의 기량과 재능에 의하여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우연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내기골프는 도박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같은 사건에 대하여 2심 재판부는 ‘기량 차이가 있는 선수들 사이의 운동경기라고 하더라도 핸디캡의 조정 등과 같은 방식으로 우연이 경기 승패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도박의 조건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내기골프는 도박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 법원 판례에서
<F>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고자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주택대출 규모의 지속적인 증대가 주택가격 불안정의 원인으로 지적됨에 따라 정부는 주택구입가격 대비 대출액 비율(LTV)의 축소를 통하여 전체 대출액의 규모를 제한하는 한편 연소득 대비 대출액 비율(DTI)을 하향 조정하여 대출액에 비해 소득이 낮은 차입자에게 대출을 제한하는 등 주택금융 축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하고 있으며, 그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주택금융 억제정책이 부동산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투기세력에 대한 견제보다는 서민(가구 월 소득 150만원 미만)의 삶만 더욱 어렵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집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서민들이 잇단 주택금융 억제정책으로 인해 자금을 마련할 길이 막혀서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아래의 자료는 2006년 주택금융 수요실태조사 결과를 도표로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사용된 주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주택구입가격 대비 대출액 비율(LTV; Loan To Value ratio)은 ‘내 집 마련’에 있어 주택금융의 역할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는 지표로서 ‘대출액/주택구입가격’으로 계산된다.
2. 연소득 대비 대출액 비율(DTI; Debt To Income ratio)은 주택대출의 가구별 상환 부담 정도를 나타내며 차입자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대출액/연소득’으로 계산된다.
3.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비율(PIR; Price Income Ratio)은 주택구입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서, 소비자가 몇 년치 소득을 저축해야 대출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지를 의미하며 ‘주택구입가격/연소득’으로 계산된다.
* 여기서 ‘Loan’과 ‘Debt’는 공히 대출액을, ‘Value’와 ‘Price’는 주택가격을 표시하고 있다.
<2006년 주택금융 수요실태>
|
금융기관 차입가구 비율(%)1) |
평균주택 구입가격 (만원)2) |
LTV(%) |
DTI(%) |
PIR(%) | |
전체 |
62.4 |
20,753 |
38.5 |
181.1 |
470.4 | |
가구 월 소득 |
150만원 미만 |
43.3 |
13,830 |
28.1 |
330.2 |
1175.1 |
250만원 미만 |
65.2 |
15,568 |
43.5 |
201.3 |
462.8 | |
350만원 미만 |
68.3 |
17,920 |
36.9 |
170.4 |
461.8 | |
500만원 미만 |
63.1 |
23,186 |
34.4 |
171.1 |
497.4 | |
500만원 이상 |
62.1 |
28,748 |
42.6 |
142.1 |
333.6 |
주 : 1) 최근 3년간 주택을 구입한 가구 중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한 가구의 비율
2) 최근 3년간 주택을 구입한 가구의 평균 주택구입가격
<G>
내가 문을 열고 기다리자 여자가 아무 말도 없이 쓱 다가섰다. 내가 그녀와 함께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돌아서는데 그녀가 갑자기 쓰러지듯이 내 어깨에 기대며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하자마자 여자가 내 몸에서 미끄러지며 주저앉았다.
“내 남편이 잡혀갔다우.”
나는 그녀의 겨드랑이를 잡아 일으켜 루나 언니와 내가 서로 다투어 앉는 푹신한 팔걸이 소파에 끌어다 앉혔다. 여자는 검은 얼굴에 눈물이 가득 번진 채로 말했다.
“주유소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이 전화를 해주었어요. 남편은 노동허가증이 없었어요.”
나는 그제야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우리가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 우리는 돌아갈 데가 없어요.”
내가 주방에 가서 물주전자를 올려놓고 찻잔을 꺼내는 동안 여자가 끊임없이 얘기를 계속했다.
“증명이 없어서 주당 백 파운드나 주고 한 달씩 빌렸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많으니까 서류 말고 직접 대면해서 조사하면 금방 드러나요. 대개 주인들은 임금을 깎지요. 증명서라도 빌리면 남들의 칠십 퍼센트는 받아요. 없으면 잘해야 절반이나 심할 때는 삼십 퍼센트만 받고 일하는 경우도 많지요.”
(중략)
나는 그녀 남편의 뒷일에 대하여 묻지 못하고 있었지만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내 남편은 추방 결정이 났어요. 하지만 저는 이대로는 못 돌아가요. 우리는 둘 다 비아프라 내전기에 태어난 아이들이죠.”
나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알아듣지 못했다.
“그때 어린애들이 수없이 죽어갔어요. 내 말은 우리가 끈질기게 살아남은 아이들이었다는 거예요. 내 남편은 어떻게 해서든 다시 돌아올 거예요.”
나는 나중에 아프리카 쪽에서 오는 사람들이 어떻게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고 대륙을 지나 도버 해협을 건너서 오는지 알리가 얘기해 주어서 알았다. 모로코까지 오는 행로와 보트로 해협을 건너는 일들은 내가 두만강 국경을 넘던 일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험난한 길이었으리라. 기차로 또는 걸어서 험난한 산맥을 넘고 국경을 몇 번이나 지나서 다시 도버를 건너야만 한다. 영국으로 오는 사람들은 누구나 실낱같은 연줄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착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알리가 아는 어느 가나 출신의 미니캡 운전사는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는 데 삼년을 허비했고 다시 깔레에서 도버 해협을 건너다 두 차례나 발각되었으며 드디어는 유로스타의 지붕에 매달려 영국 땅을 밟았다. 해저터널이 가까워지는 사오십 킬로미터 전방에는 인근의 농작물을 보호하느라고 양옆으로 높다란 둑을 쌓았는데 그 사이로 고속철이 통과한다. 터널이 가까워지면 열차가 속도를 늦추게 마련인데 이때 둑 위에 엎드려 있다가 열차의 지붕으로 뛰어내린다. 그대로 매달려서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십분 이상을 바람과 속도에 맞서서 견디어야 한다. 영국 쪽에 이르면 열차가 다시 속도를 내기 전에 땅으로 뛰어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 양측의 철로관리원들은 가끔씩 터널 안에서 떨어져 죽은 밀입국자들의 시체를 수거하곤 한다.
알리의 친구인 그 미니캡 운전사가 희망으로 삼은 사람은 고향에서는 온 동네에 소문이 난 친구의 삼촌이었다는데 런던에 도착하여 수소문해 보니 그는 이미 몇 해 전에 죽고 없었다. 결국 그 사람의 이름만이 그를 여기까지 오게 한 상징적인 희망의 역할을 해주었던 셈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다가 자신들이 떠나온 나라에 대하여 말을 나누다 보면 싸움과 굶주림과 질병과 무섭고 엄혹한 장군이 권력을 잡고 있었다는 데에서 끝나곤 했다. 아직도 세상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하루라도 맘 편히 먹고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들은 끝없이 국경을 넘고 있었다.
- 황석영, 『바리데기』에서
※ 문제 1
지문 <A>에서 말하는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D>와 <E>에 나타난 의견 대립을 비교 분석하시오. (401-500자)
※ 문제 2
지문 <B> 또는 <C>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지문 <F>에 나타난 ‘서민’의 문제 상황에 대한 다음 주장을 도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평가하시오. (501-600자)
* 갑 : 주택금융 억제 정책을 더욱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것이 우선이다.
* 을 : 주택금융 억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서민들이 최대한 빨리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 문제 3
지문 <C>의 내용을 참고하여, 지문 <G>에 나타난 국제적 문제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901-1,100자)
문제 출제의도 및 문항별 해설(인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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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체 출제 의도
2008학년도 수시1학기 논술고사는 건국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통합교과형 논술로, 문학, 역사, 윤리, 사회, 법, 경제를 아우르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일반적으로 2개의 지문을 제시하고 이를 근거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는 문제를 하나만 물었던 기존의 출제방식과는 달리 이번 논술에는 다양한 지문을 주고 지문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문제를 첨가하였다. 그리고 이번 시험에서 처음으로 글이 아닌 도표를 활용하여 답을 해야 하는 문제도 나왔다. 이러한 문제들은 인문 사회 과목 전반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으로, 어느 특정 과목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진 학생보다는 서로 다른 과목을 넘나드는 통찰력이 있는 학생들이 좋은 답안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지문의 내용이 고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자료로부터 출발하였기에 수험생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 실시하는 통합 논술임을 감안하여 지난 6월 본교에서 실시한 모의논술 문제의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만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KU리더십 특별전형과 KU사랑 특별전형의 평균 경쟁률이 각각 약 80:1과 약 20:1이었기에 변별력을 두기 위해서 다소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였다.
이번 논술고사의 전체적인 맥락은 “주어진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바람직한 대안을 찾는 의사결정의 단계”를 학생들이 잘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지문 <A>는 김태길의 『윤리학』에서 뽑은 것으로,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고등학교 ‘사회’에서 인용한 <B>는 각각 의사 결정의 단계를 설명하고 있으며 ‘시민 윤리’ 교과서에서 발췌한 <C>는 의사 결정의 과정 중,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유의할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이 세 지문이 제시된 문제를 풀기 위한 기초 자료에 해당한다.
지문 <D>는 김태완의 『책문』의 일부로, 임진왜란 직전에 일본에 사신으로 갔던 황윤길과 김성일이 일본의 침략 가능성에 대하여 조정에 서로 다른 보고를 한 역사적 사실이며 <E>는 최근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내기골프가 도박인가?”에 대한 판례의 일부를 요약하여 정리하였다. 지문 <F>는 2006년 주택금융 수요실태에 해당하는 도표를 중심으로 한 내용이고 마지막으로 <G>는 황석영의 최신작 『바리데기』에서 밀입국에 대한 묘사를 선택하였다.
문제 1은 역사적 사실과 법원의 판결에서 등장하는 의견의 대립의 발생이 생기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을 요구하는 것으로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다 아는 역사적 내용과 고등학생에게는 생소한 내기골프에 대한 법원 판결에 대하여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의 구분을 정확히 적용할 수 있는가를 물어보고 있다. 이는 의견 대립에 대하여 학생들이 그 원인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가 여부를 측정하는 것이다.
문제 2는 최근 시사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주택 정책에 대하여 수험생들이 통계자료의 분석과 이해를 통해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LTV, DTI, PIR과 같은 생소한 경제용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통계자료에서 유의미한 변수를 찾아낼 수 있는지도 이 문제를 통해서 측정하고자 했다.
문제 3에서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들의 밀입국에 대하여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해결 방안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는 본교에서 이제까지 시행한 논술 문제가 가장 가까운 형태이기에 기출문제를 풀어본 학생이라면 당황하지 않고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이번 논술고사는 다양한 자료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측정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직면했을 때 학생들이 합리적으로 진단하고 독창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2. 문항별 해설
<문제 1>
지문 <A>에서 말하는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D>와 <E>에 나타난 의견 대립을 비교 분석하시오. (401-500자)
(1) 문제 해설
이 문제는 <A>에서 설명되고 있는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의 구분을 적용하여 <D>와 <E>에서 등장하는 의견 대립이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 이 문제는 단순히 황윤길, 김성일, 1심 재판부 및 2심 재판부가 내리는 판단이 사실 판단인가 가치 판단인가를 설명하라는 것이라기보다, 황윤길과 김성일, 1심 재판부와 2심 재판부가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리는 이유가 사실 판단의 차이에 있는가 아니면 가치 판단에 있는가를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문제로 느껴질 수 있지만,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문제이며 가채점 결과에서도 의도한 답안을 제시한 학생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D>에서 나타난 대립은 일본이 침략할 것인가에 대한 황윤길과 김성일의 보고가 서로 상반되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이 사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같은 경험을 했음에도 서로 다른 판단을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이 침략할 것이라고 조정에 알렸을 경우, 조정과 백성이 혼란스러워 할 것을 김성일이 염려하였던 것이며 이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가치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다. 반면에 황윤길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야 한다는 전제로부터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보고한 것이므로 두 사람의 의견 대립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 판단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E>의 지문에 등장하는 의견 대립은 1심 재판부(서울 남부지방법원)가 내기 골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반면 2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는 유죄를 선고한 점이다. 이러한 대립은 내기 골프를 도박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사실 판단의 차이에서 발생하며 이는 ‘도박’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박’에 대한 이해가 다른 이유는 도박을 설명하는 데 핵심 개념인 ‘우연’에 대한 이해가 달랐기 때문) 1심 재판부나 2심 재판부가 “도박은 나쁘다”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에는 동의할 것이기에 이들의 의견 대립이 가치 판단의 차이가 아닌 사실 판단의 차이에서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다.
얼핏 보면, <D>에서 ‘일본이 침략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연결되고, <E>에서 ‘내기골프는 유죄/무죄’라는 판단은 좋고 나쁨에 관련된 가치의 문제라고 여겨질 수 있기에 이 문제가 수험생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문제 2>
지문 <B> 또는 <C>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지문 <F>에 나타난 ‘서민’의 문제 상황에 대한 다음 주장을 도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평가하시오. (501-600자)
* 갑 : 주택금융 억제 정책을 더욱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것이 우선이다.
* 을 : 주택금융 억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서민들이 최대한 빨리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1) 문제 해설
본 문제는 수험생들이 통계자료를 분석하고 이해하여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하여 출제하였다. LTV, DTI, PIR 등 생소한 경제용어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주어진 통계 자료에서 문제해결에 필요한 유의미한 변수들을 찾아내어 타당하게 해석하고 그 해석 결과를 의사 결정(주장)에 정합적으로 연결시키도록 하였다. 통계 자료는 서로 다른 몇 가지 주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바, 상반된 주장을 예시하고 그것을 자신의 분석에 입각하여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주체적 판단능력을 보고자 하였다. 한편 지문 <B>와 <C>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활용하게 한 것은 다양한 정보 속에서 유용한 것을 선별하는 판단능력을 점검하는 한편, 추상적 지식과 구체적 정보를 연계하여 통합적 사고를 전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전체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선별 조직하여 명쾌하게 논지를 펼친 답안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문제 3>
지문 <C>의 내용을 참고하여, 지문 <G>에 나타난 국제적 문제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901-1,100자)
(1) 문제 해설
금번 논술고사의 3번 문항은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대안 도출과 문제 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출제하였다. 지문 <G>는 황석영의 신작 장편소설 『바리데기』의 한 대목으로, 극빈국 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몰래 국경을 넘어서 불안과 갈등 속에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는 한 개인이나 사회를 넘어서 국제적인 차원의 문제 상황이 담겨 있다. 단순하게 보면 밀입국과 불법 취업의 문제로 규정할 수 있으나, 그 배경에는 국가 간의 극심한 빈부격차와 기본적인 생존권을 위한 투쟁이라는 요소가 가로놓여 있어 손쉽게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어려운 문제라 할 수 있다. 과연 그 근본 원인이 무엇이고 해결을 위한 합리적 대안이 무엇일지 깊고도 진지한 사고가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합리적이고도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유능한 인재를 선별한다고 하는 고사 취지에 맞추어 지문과 문제의 수준을 조절하였다. 교과서 글인 지문 <C>에 소망스럽고도 현실적인 대안 도출을 위한 유의 사항과 전략이 서술돼 있거니와, 그것을 참고하여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도록 함으로써 문제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문 <C>와 <G>를 연결하라는 주문은 추상적 지식을 구체적 상황에 유효하게 적용하는 통합적 사고능력을 발휘하라는 의도도 담고 있다. 지문 <C>가 ‘대안 도출’에 초점을 맞춘 글이므로 수험생은 자신의 견해를 논술함에 있어 문제에 대한 진단과 평가에 머물지 않고 해결을 위한 대안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2008학년도 수시 1학기 모집 논술고사 문제지 (자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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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원 모 집 단 위 |
수 험 번 호 |
성 명 |
※ 유의사항
1. 제목은 쓰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2. 답안 작성은 답안지 범위 내에서, 초과한 답안은 감점이 된다.
3. 필기구는 반드시 흑색 펜만을 사용하여야 한다. (연필을 사용하여 작성한 답안,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작성한 답안, 흑색 이외의 색 필기구로 작성한 답안은 모두 0점으로 처리한다.)
4. 수정시에 흑색 이외의 색 필기구나 수정액 등을 사용한 경우에도 0점으로 처리한다.
5.문제와 관계없는 불필요한 내용이나 자신의 성명 또는 신분이 드러나는 내용이 있는 답안, 낙서 또는 표식이 있는 답안은 모두 0점으로 처리한다.
※ 다음 각각의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제시문 1]
(가) 구급차가 지나갈 때 사이렌 소리를 듣고 있으면 다가올 때와 멀어져 갈 때 소리의 높낮이가 실제보다 다르게 들린다. 예컨대 구급차가 다가올 때는 소리(음파)의 전파 되어지는 공간이 줄어드는 효과에 의하여 음이 더 높아지고(진동수가 증가) 멀어질 때는 반대로 음이 낮아진다(진동수가 감소). 이를 도플러 효과라고 부르는데 이 원리는 전자기 파동의 일종인 빛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 관찰자와 빛을 내는 물체의 상대적 운동방향에 따라 진동수가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즉 빛을 내는 물체와 가까워지면 원래의 빛보다 더 푸르게(Blue shift, 진동수가 증가), 멀어지면 더 붉게 보인다(Red shift, 진동수가 감소). 1842년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인 동시에 수학자였던 도플러(Christian Doppler)에 의해 발표된 ‘도플러 효과’는 별의 움직임을 비롯한 천체물리학의 연구와 스피드건, 레이다, 의료, 기상관측 등에 활용된다. 태양계 밖 행성을 지구에서 직접 관측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행성은 항상 직접 빛을 내지도 않을뿐더러 작고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동안 ‘행성사냥’에 나선 천문학자들은 이 도플러 효과를 응용 하였다.
아빠가 아이의 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려주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때 아이는 공중에 뜬 채 아빠 주위를 원을 그리며 돌고, 아빠 또한 아이의 무게 때문에 몸이 약간 뒤로 젖혀져 작지만 자연스레 고유의 원운동을 하게 된다. 아이가 무거울수록 아빠의 고유 원운동의 반지름은 커질 것이 예상된다. 같은 원리로 목성(아이)과 중력으로 연결된 태양(아빠)은 제자리에서 천천히 원을 그리며 움직인다. 태양이 목성의 중력 때문에 초속 12m로 작은 원운동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다.
(문제 1-1) 어떤 별을 관측한 결과 별빛의 스펙트럼이 주기적으로 파란색과 붉은색으로 치우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관측 결과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기술하시오.
(문제 1-2)
(문제 1-3) 같은 속력으로 마주보며 달려오는 자동차 두 대가 있다. 한 자동차에서 반대편 자동차가 울린 경적소리의 진동수를 측정하여 보았더니 원래 진동수보다 1.2배 높았다면 자동차의 속도는 음속의 몇 배인지 구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제시문 2]
(가) 고체는 일정한 모양을 가지며, 온도와 압력의 변화에 따른 부피의 변화가 매우 작다. 이는 고체를 이루고 있는 분자들간의 인력이 매우 커서 분자들이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진동 운동만 하기 때문이다. 고체를 계속 가열하면 고체를 이루는 입자들이 점점 빠르게 진동하여 마침내 입자들간의 인력을 이기고 비교적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액체 상태로 되는데, 이때의 온도를 그 고체 물질의 녹는점이라고 한다. 고체는 다이아몬드나 금속과 같이 입자들이 규칙적 배열을 이루고 있는 결정성 고체와 고무, 플라스틱, 유리와 같이 입자들이 불규칙적인 배열을 이루고 있는 비결정성 고체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결정을 이루는 기본 단위의 종류에 따라 분자 결정, 원자 결정, 이온 결정, 금속 결정으로 나누기도 한다. 요오드, 얼음, 드라이 아이스, 나프탈렌 등은 약한 분자간 인력에 의해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을 이루는 분자 결정들이고 다이아몬드나 수정과 같은 결정은 원자들이 서로 공유결합을 형성하여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원자 결정이다. 소금 등은 규칙적으로 배열된 양이온과 음이온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이온 결정이고 금속 결정은 금속 양이온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자유 전자와 금속 양이온간의 정전기적 인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 2-1) 단일성분으로 이루어진 결정성 고체와 비결정성 고체인 두 가지 시료가 있다. 가열하여 액체로 변화시킬 때 각각의 시료에서 가열시간에 대한 시료의 온도 그래프가 아래와 같았다. 두 그래프의 차이가 의미하는 바를 기술하고 그러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 이유를 설명하시오.
(문제 2-2) 망치로 두드리면 대부분의 금속 결정 물질은 잘 펴지고 길게 늘어질 수도 있지만 이온 결정은 쉽게 부서진다. 두 가지 결정 구조의 특징을 고려하여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문제 2-3) 입사광과 반사광의 파장은 λ로 동일하다. 그리고 첫 번째 원자층과 두 번째 원자층을 통과한 빛의 위상이 동일해야만 보강간섭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과 제시문에 주어진 그림을 이용하여 첫 번째 원자층과 두 번째 원자층을 통과한 빛의 X선원으로부터의 이동거리의 차(경로차)를 구한 뒤 보강 간섭이 일어날 수 있는 λ와 d 그리고 θ 사이의 관계식(브래그 식)을 도출하고 그 과정을 설명하시오.
[제시문 3]
(가) 바이러스는 숙주세포 내에서 복제를 위해 ‘용균성 감염’과 ‘용원성 감염’의 2가지 바이러스 생활사(life cycle)를 갖는다. 용균성 생활사에서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숙주세포 내에 들어오자마자 전사와 해독이 개시되고 많은 수의 바이러스 입자가 조립되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자손 바이러스 입자는 숙주세포를 파괴하고 방출되어 다른 숙주세포를 감염시킨다. 이에 반해 용원성 생활사에서는 숙주세포에 침입 후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숙주세포의 유전물질에 삽입시킨다. 그리고 숙주가 분열할 때 바이러스 유전물질 역시 복제됨으로써 바이러스의 생존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용원성 생활사를 통해서도 바이러스 입자는 조립되고 숙주세포 외부로 방출된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생활환경에 따라 용균성과 용원성 생활사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한다.
...중략...
흔히 에이즈(AIDS)라고 불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은 HIV라고 하는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레트로바이러스는 DNA 대신 RNA를 유전물질로 갖는 RNA바이러스이다. 또한 RNA를 모형으로 하여 DNA를 합성하는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를 가지고 있으며, 숙주세포에 침입 시 RNA와 역전사효소를 함께 숙주세포 내에 삽입시킨다. HIV의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은 인간 보조 T림프구(혹은 T세포) 표면의 두 가지 수용체 단백질인 CD4와 CCD5만을 특이적으로 인지하고 이 단백질에 바이러스를 결합시킴으로써 T림프구 내로 침투할 수 있게 된다. HIV에 인간이 감염되면, 우선적으로 바이러스와 인체의 면역체계가 서로 생존경쟁을 하게 된다. 이후 약 수개월에서 수년 또는 그 이상 동안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체는 약 1억에서 10억에 달하는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서 매일 새로운 T림프구를 생산한다. 감염된 개체에서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나, HIV는 감염된 개체의 혈액에 존재한다. 이를 ‘무증상기’ 혹은 ‘무자각기’ 라고 한다. 이런 상태는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그 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어떤 자극에 의해서 다시 지속적으로 증식되기 시작한 바이러스는 몸 안의 거의 모든 T림프구를 파괴하며, 인체의 면역기능을 결핍상태까지 이르게 하여 결국 에이즈 환자는 사망하게 된다.
(나) 동물세포융합의 대표적인 예로는 특정한 한 가지 항체만을 생산하는 ‘단일클론항체 생산세포’를 들 수 있다. 백혈구 중 하나인 B림프구는 항원에 특이적인 항체를 생성하지만 체외에서는 분열능력이 없으므로 짧은 시간 안에 대량의 항체를 만들 수 없다. 그러나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와 B림프구를 융합하면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렇게 얻은 융합세포가 활발히 증식하는 암세포의 특성과 항체를 생성하는 B림프구의 특성을 모두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이 세포를 계속 인공배양하여 분리하면 단일클론항체를 다량으로 얻을 수 있다.
HIV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단일클론 항체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우선 HIV를 실험용 쥐에 주입시키고 면역반응이 충분히 일어나도록 일정 기간 경과 후 B림프구를 쥐의 비장으로부터 분리했다. 이렇게 분리한 쥐의 B림프구와 인공배양을 통해 미리 준비한 암세포화된 인간 보조 T림프구를 시험관 내에서 세포융합 시켰다. 그 후 단일클론항체를 생산하는 융합세포를 선택적으로 확보하여 이로부터 HIV의 항체를 대량 생산했다.
(다) 생물의 유전자나 염색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 뒤 자손에게 물려져 새로운 형질이 나타나는 경우를 돌연변이(mutation)라고 한다. 돌연변이의 형질은 다음 대의 자손에게 유전되며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빈도수는 종과 유전자에 따라 다르다. 인간과 같은 복잡한 종보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가 더 빈번히 일어난다. 또한 돌연변이는 유해한 환경에 노출될 때 더 빈번히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세균 A의 돌연변이 빈도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하였다. 이 세균을 돌연변이 관찰박스에서 증식시키면서 세균의 변이율을 조사한 결과, 매 24시간 마다 이 세균의 25%씩 변이종 세균 B와 변이종 세균 C로 각각 돌연변이 되고, 변이종 세균 B 중 50%가 다시 변이종 세균 C로 돌연변이 되었다.
(문제 3-1) 같은 시기에 동일한 HIV에 감염된 두 사람 갑과 을이 있다고 가정하자. 갑은 감염된 사실을 알지 못하여 약물치료를 받지 못하였으나, 을은 감염 후 3개월째부터 HIV의 역전사효소를 완벽하게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약물로 지속적으로 치료받았다. 이 경우 을의 (i) HIV 감염에 의한 무증상기 진행정도와 (ii) 에이즈 발병여부를 갑의 경우와 비교하여 추론하시오. (단, HIV는 돌연변이를 일으키지 않으며, 숙주세포 내에 침입 후 용원성 생활사만을 갖는다고 가정한다.)
(문제 3-2) 지문 (나)의 실험에서 만들어진 ‘HIV 단일클론항체 생산용 융합세포’가 HIV에 감염되었을 지에 대해 판정하고 이유를 설명하시오.
(문제 3-3) 지문 (다)의 실험에서 최소 며칠이 지나야 변이종 세균 B의 개체수가 원래 실험에 사용되었던 세균 A 개체수의 4배 이상이 될 지 구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단, 세균 A와 변이종 세균 B, 변이종 세균 C의 증식속도는 동일하다.)
2008학년도 수시 1학기 모집 논술고사 출제 의도(자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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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의도
이번 수시 1학기 논술 문제는 고등학교 자연계 교과의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형 논술 방식으로 출제되었다. 이는 과학적 사고를 통한 문제 해결력과 더불어 현대 자연과학의 연구자가 지녀야할 자질로 여겨지는 여러 학문 영역의 지식을 융합하여 사고하는 능력인 통합적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함이다. 지문 선정 과정에서 출제위원회는 통합형 논술 방식에 부합하도록 두 가지 이상의 자연계 교과 영역의 지식이 필요한 문항이 제작되도록 지문 선정에 유의하였다. 제시된 지문의 출처는 고등학교 교과서, 과학 잡지, 자연과학 서적 등이고 그 내용의 난이도는 고등학교 교과서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였다.
제시문 1은 도플러 효과와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에 관련된 내용의 지문으로 구성되었는데, 현상에 대한 물리적인 분석과 수학적인 분석을 담고 있다. 고체의 결정구조와 X선 파동의 성격에 대한 내용의 지문으로 구성된 제시문 2는 화학, 물리, 수학 세 영역의 지식을 결합하여 자연 현상을 분석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시문 3에는 HIV 바이러스와 돌연변이에 관련된 핵심 원리 및 생명공학 기술에 대한 설명이 제시되었다. 각 문항은 제시문에 제공되어있는 다양한 정보로부터 핵심적인 내용을 추출해내고 그로부터 과학적으로 결론을 추론해 내는 능력을 측정하는데 적절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제시문 1과 관련된 문항에서는 자연현상의 물리적 해석능력, 수학적 분석방법, 그리고 이들을 융합한 사고능력, 제시문 2와 관련된 문항에서는 화학, 물리, 수학의 지식을 결합한 사고능력, 제시문 3과 관련된 문항에서는 생명현상에 대한 생물학적 분석 능력과 수리적인 문제 해결력을 각각 측정하고자 하였다.
이번 논술고사에서는 선지식이 없어도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분야의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지문의 내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평이하면서도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지문을 구성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험생의 지식 정도를 측정하기보다는 주어진 자료를 근거로 한 과학적 사실에 대한 이해력,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력과 함께,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였다.
건국대_2008학년도_수시1학기_논술(자연)_기출.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