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숙소의 엘베는 너무 신기하다. 완전 오래된 건데 수동이다.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고 가만있으면 문이 안 열린다. 손으로 당겨야 열리고 3층을 누르면 덜컹하고 움직였다. 내릴 때도 멍하니 있으면 안 되고 문을 밀어야 열렸다. 물론 3층에 도착해서 엘베가 설 때도 덜컹하면서 선다.
그 엘베가 우리가 떠나는 날 점검을 한다고 열시부터 운행 못한다고 체코어로 쪽지를 붙여놨다. 우리가 체코어는 모르니 숙소 사장님이 얘기해 준거다. 브라티로 가는 기차가 11시 15분이라서 열시 반쯤 나가면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열지 전에 나왔다. 짐을 들어 주겠다고 하는 걸 엘베 타면 되는데 괜찮다고 사양을 몇 번 하고 나왔다.
골목에서 우버 대신 볼트를 불렀다. 앱을 깔고 카드를 등록하고 처음 해보는 거다. 우버랑 사용법이 같다. 우버 때는 카드 등록이 꺼림칙해서 현금을 사용했는데 여기서는 트레블 카드를 써서 현금 만질 일이 없기에 카드 등록을 했다. 이게 요금 시비도 없이 편했다.
볼트 기사가 가방을 트렁크에 넣어 줘서 다행이었다. 역까지는 가까워서 금방 왔다. 차비는 100코루나다.
역이 앞쪽은 현대식이고 뒤쪽은 옛날식 모습이다. 안은 꽤 넓고 가게들이 많았다. 음식을 포장해가도 되겠다. 남은 돈이 있었는데 털었으면 좋으련만 아무 생각 없이 기차를 기다렸었다.
모형도 만들어 놨는데 애들이 구경하고 있었다.
앞쪽 모습이다.
우리가 탈 레지오젯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 mav, obb에 이어 세 번째 종류의 기차다. 골고루 체험해 본다고 이걸 예약했다. 브라티까지 플릭스 버스도 가는데 6시간 이상 걸린다고 해서 4시간 걸리는 기차를 타고 간다.
젤 산 이등석을 예약했다. 좌석 간격도 넓고 저렇게 좌석 사이에 가방을 둘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두 개를 와이어로 묶어놨다.
점심시간이 끼여 있어서 간식을 가져갔지만 기차 안에서 음식을 판다기에 주문했다. 쉽지 않았지만 그녀가 해 냈다. 의지의 한국인이다.
맨 뒤 칸이라 뒷모습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창문이 너무 더럽다.
저기 빨간 옷을 입은 여자분이 승무원이었는데 내릴 때 우리 가방을 들어줘서 고마웠다.
브라티 기차역 안이 신기했다. 역 입구로 가려면 지하로 가서 벽이 금속인 통로를 지나 다시 일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아마 우리가 반대편으로 내려서 철길 밑을 지나야 했는가 보다. 표시가 온통 이 나라 언어뿐이라서 뭔지도 모르겠고 다른 한 가족과 적당히 헤매면서 그래도 나오긴 했다. 무슨 역 탈출하기 미션 같았다.
브라티 기차역 안이 신기했다. 역 입구로 가려면 지하로 가서 벽이 금속인 통로를 지나 다시 일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아마 우리가 반대편으로 내려서 철길 밑을 지나야 했는가 보다. 표시가 온통 이 나라 언어뿐이라서 뭔지도 모르겠고 다른 한 가족과 적당히 헤매면서 그래도 나오긴 했다. 무슨 역 탈출하기 미션 같았다.
버스 티켓 파는 기계인데 이것도 몇 군데 없다고 미리 몇 장 사라는데 지폐는 안되고 동전이 필요했다. 카드도 되지만 우린 환전해온 현금을 소비하기로 해서 동전이 없다.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이때까지 올드타운을 너무 봐서 그런가 한국의 소도시 같은 건물들이 오히려 편안해서 여기가 담박 마음에 들었다.
가방을 끌면서 30분을 걸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망했다. 셀프 체크인이라서 미리 비번과 방 번호를 받았는데 3층이고 여긴 엘베가 없다. 이때까지 고르고 골라 엘베 있는 곳만 예약했었는데 순간 방심했었나 보다.
건물 앞 비번을 누르고 들어갔다.
힘겹게 17킬로에서 하나도 줄지 않은듯한 가방을 방까지 올렸다. 둘이서 녹다운이 되었다.
이층은 도미토리와 부엌이 있다. 삼층에 방이 두 개인데 손님이 없어서 우리가 독차지한 셈이 되었다.
villa 마트가 바로 옆에 있어서 장을 봐와서 저녁을 먹고 아무 데도 안 가고 뻗었다. 아무리 잘 잤어도 도미토리 일주일이라 은근 피로가 쌓였고 짐올린다고 기운을 다 써서 에너지가 하나도 없다. 굳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