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대비하는 무술로는 호신술이 최고예요." 멀리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온 청년 루스템 아메르케세프(28) 씨. 강원대학에서 한국어 연수과정을 밟고 있는 그가 호신술을 배워 보고 내린 결론이다. 그가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한 까닭은 무엇일까? 배워보니까 호신술 만큼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무술이 없더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루스템 씨는 3년 전 한국에서 한국 고유의 무술 택견을 배운 적이 있다. 얼마 전 택견선수로 출전하여 우승한 바도 있다.또 카자흐스탄에서는 태권도를 익히기도 했다. 그 때 한국의 무술이 퍽 쓸모있는 무술이고 익혀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열심히 배웠다고 한다. 올 들어 한국어 연수과정을 신청한 것도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무술을 더 익히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미 한국에서 호신술을 배운 여자친구 클로리타(영국 거주 의학박사)로 부터 호신술 얘기를 들은 것은 이 때였다. 서울 중구 을지로 5가에 있는 대한호신술협회를 찾아 호신술 배우기를 자청했다. 호신술을 창안한 조원상 중앙연수원장으로 부터 호신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아하, 이것이 바로 내가 원했던 무술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온 몸을 움직이면서 땀을 뻘뻘 흘리지 않고도 간단하게 자신의 몸을 위험으로 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데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태권도는 일정한 수준에 오르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비해 호신술은 그 반대였다. 또 공격적이기 보다는 방어형 무술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작은 몸짓, 간단한 기술만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은 그를 더욱 놀라게 했다. 특히 힘이 모자란 사람이 힘 센 사람을 물리칠 수 있다는 점이 그를 더욱 감동시켰다. 그는 호신술의 자세와 기술을 통해 지금까지 배웠던 다른 무술과 큰 차이가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다른 무술이 몸으로 하는 운동에 가까운데 비해 호신술은 머리와 몸이 함께 조화를 이뤄 상대를 제압한다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생각이 변했어요. 호신술은 내가 지금까지 배웠던 무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으면서 실생활에서 유용한 방어수단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호신술을 더욱 연마할 생각입니다." 그는 특히 남자는 물론 여자들과 어린이들에게 호신술이 큰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루스템 씨는 오는 8월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간다. 하던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서이다. 알마타 시 카자흐국립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계속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루스템 씨는 조국에서 하고싶은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알마티 시에서 여성들에게 자신이 배운 호신술을 보급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도장을 열어 가르칠 생각은 없다. 약자에게 쓸모있는 호신술을 주변의 아는 여성 중심으로 그룹을 만들어 한국 호신술의 재미와 맛을 알게 하고 싶은 것이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는 까닭도 몸짓으로 하는 언어보다는 한국어를 알아들어가며 호신술을 배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