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츠 in hearts.
2022년 BEFORE_MIDNIGHT 콘서트 직후에 썼던 열여섯 번째 덕질기록의 제목이다.
2024년이 되었고 멈춰있던 덕질기록을 다시 시작했고 이 글은 스물세 번째의 기록이다. 근 2년 동안 롤러코스터에 버금가는 외적 일상의 극적 체감과는 별개로 나의 내면은 더할 나위 없이 고요하기만 했다. 실상은 그 지루한 고요 때문에 기록이 멈춰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글을 쓴다는 건 어느 방향이든 마음이 동하여 스스로 폭발하는 순기능을 갖춘 행위이니.
다시 글을 쓰는 것과 더불어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대로 하고 싶은 일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처음 덕질을 시작했을 때 나만의 공간 전체를 덕질로 꽉 채우는 상상을 하곤 했었지. 한때 내 집이었던 곳에서, 어쩌면 내 집이 될 수도 있었던 곳에서, 공간을 마주할 때마다 최애과 함께인 나를 꿈꾸고 그 꿈을 실현하고자 애를 썼다.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전시나 공연을 일상적인 일로 대하는 나와 달리 일반적인 시야 속에서 다른 일상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 자체가 어쩌면 꿈같은 일일 수도 있었을 테니 불평하거나 서운한 마음을 갖지 않는다.
우연한 기회가 인연이 되어 작은 공간을 전시 활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주어진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기가 어려워 실험적인 전시를 실행하고 나서야 온전히 내 공간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갤러리 모베’는 모션베드 전문브랜드인 ‘모베’의 기업후원형 복합문화공간이다. 꽤 오랜 기간 이어진 현장경험에 비추어 기업이 문화예술후원에 진심이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진심에 가까운, 아주 작은 그 무엇이라도 자양분이 부족한 문화예술기획에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도움이다. 개인에 대한 호감이든, 기획에 대한 지원이든, 어느 쪽이라도 이런 도움을 사양할 이유가 없다. 그리하여, 두둥~
처음 시작은 팬카페의 댓글 놀이 중, 그야말로 문득! 이었는데 관심이나 애정과 무관하게 저지르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어서 결국 뜻이 같은 덕메 둘과 함께 사부작거리는 모양새가 되었다. 보통 일을 추진할 때는 아무리 기분 좋은 기획이라고 해도 이런저런 잡동사니들이 끼어들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인데, 이거 거짓말 아니고, 진짜다! 스트레스라고는 1도 없이 그저 좋기만 한 일을 드디어 해봤다. 준비하는 과정도, 설치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도, 어느 것 하나 즐겁지 않은 일이 없다.
좀 더 멋지게, 좀 더 그럴~듯하게를 향한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최애를 표현한 누군가의 작품이나 사진을 쓰자니 걸리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인원도 많지 않은 상황에 헛꿈으로 시작했다 서로에게 부담감만 줄 수도 있었다. 결국 공식 굿즈를 활용하고 이미 판매용으로 쓰였거나 나눔이 이루어진 굿즈들로 공간을 채웠고 공연 후 발매된 공식 영상들과 최애돌셀럽커뮤니티에서 활동할 당시에 만들었던 소소한 기록을 감상할 수 있게 배치했다. 매년 1월에 최애의 생일축하 카페들을 순례하면서 기록을 남기는데 그 버전의 확장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상시 운영되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뿐.
나는, 살면서 어떤 결정들을 내릴 때, 크기, 깊이, 넓이, 길이 같은 정량적 사고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 보통 다른 사람들이 어렵다거나 피하는 쪽 방향을 선택한다. 좋게 보면 용기고 나쁘게 보면 치기다. 우물쭈물하다 사라지는 수많은 기회를 가졌었고 뭐가 뭔지 몰라도 일단 해보자 덤빈 덕분에 작은 성공도 가졌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할 수 있는 바탕을 가지게 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큰 축복이다. 돈이 없어서, 능력이 없어서, 하다못해 시간이 없어서 못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다 늙어 시작한 덕질에 이만큼 쏟을 수 있으니 즐겁고 신이 난다.
밥을 먹는데 크고 번듯하고 어마무시하게 차려진 뷔페를 찾는 사람이 있고 시골 길가 작은 식당을 먼 길 돌아 찾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양쪽 다 좋아하고 매 순간 진심이다. 하다하다 덕질전이라니, 나를 아는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주겠지. 꾸준히 활동하면서 소처럼 열일하는 최애 덕분에 그동안 사 모은 공식 굿즈와 덕메들의 나눔으로 쌓인 굿즈만으로도 공간이 차고 넘친다. 겹치는 부분들을 늘어놓기만 하는 것을 자제하고 더 신기하고 특별한 것들을 기다리고 있다. 애정과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문이니 머뭇거리지 말고 여시라~ 장담컨대 여러분이 원한다면 ‘365일 준호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Fandom이란 말은 '팬'에 '상태, 지위, 영토'를 뜻하는 접미사 '-dom'을 붙인 것이다. 텔레비전의 보급과 대중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팬덤이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팬덤 문화'라는 말이 탄생했다. 팬덤에 대한 학문적 논의를 본격화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연구서는 1992년 발간된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의 『텍스트 밀렵자들(Textual Poachers)』이다. 젠킨스는 팬덤을 생산적이며 참여적인 하위문화로 파악했다. 단순히 문화 상품을 소비하는 일반 수용자들과 달리 팬덤은 지배적 헤게모니 문화에 도전하는 해석을 통해 스스로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창조적이고 능동적이며 참여적인 생산 활동을 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이제 팬들은 단순히 주류 미디어 문화 상품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들을 재료 삼아 자신들을 위한 즐거움을 창조해 가는 방식으로 그들만의 대중문화를 구축해 간다. 우리처럼. ^^
준비 과정에서, 언제 샀는지 기억도 안 나는 굿즈들이 숨겨둔 내 보물함속에서 마구 쏟아져 나왔다. 누군들 그렇지 않으랴, 아마 더했으면 더했지, 조금도 덜 하지 않을 덕메들이 수없이 많겠지. 구슬이 세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고,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괜히 진리가 아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최애를 계속 보고 싶어 우리가 이렇게 그를 아낀다고, 이렇게 많다고, 그 모양들이 이렇게 다양하다고, 알리고 싶다. 최애를 공유하는 공간에서, 우리는 함께 행복하다. 1년 열두 달, 365일이 안 된다면(된다면 그 또한 기꺼이) 적어도 여름만이라도 무조건! 이나츠 in hearts! 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덕메들이 참여하길 바라며!
#배우이준호 #2PM이준호 #이준호_응원해 #갤러리모베
#이나츠inhearts #이준호배우데뷔11주년축하해
#어덕첫덕늦덕늙덕혼덕도덕성덕행덕 #남은생은덕질에
#끝날때까지끝난게아니야 #기대해캐셔로 #기다릴게상웅아
#마녀작가 #마녀일기 #마녀스타그램 #깜장마녀의덕질기록2
첫댓글 3분이서 준비하셨다니..고생 많으셨어요..그러나 즐겁게 준비하셨다니 다행이고요🥰 영상이 빨리 스쳐지나가서 10번 넘게 돌려봤는데도 세세히 못 봐서 아쉬운데ㅠㅠ덕력이 얼마나 되시는지? 플라 가방도 보이고(부럽😳) 소장하고 계신게 많아보여서 부럽습니다. 옷소매 이후 늦덕이라 보태드릴 것도 없을 것 같고 먼, 먼, 지방이라 방문도 기약이 없어서 댓글로나마 인사드려요. 저....영상 좀 길게 찍어주시면 안될까요?
요샌 랜선 집들이도 하는데 랜선 전시회라 생각하시고 🥹🙏굽신굽신
아! 그런 방법이! 코너별로 따로 찍어서 올리겠습니닺! ^^
감사합니다 ㅎㅎ
최근의 덕질은 "유사"에서 "육아"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잘키운 나의 최애가 나에게 기쁨으로 돌아온다는 마인드같은데 특히 울 준호님 팬덤은 점점 더 후자의 모양새를 많이 보이는것 같더군요.이것은 간혹 팬덤에게 물리적 경제적 부담감을 주기도 하는데 저의 덕질지향스타일과는 많이 다릅니다만, 해야할것들은 하고 나머지는 온전히 즐겨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마녀님의 이번 전시가 스트레스라곤 1도 없었다고 하시는 점에서 그것이 바로 진짜 성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ㅎㅎ
멋진 추진력에 경외의 박수를 드립니다~~👍👏👏👏
이게 아무래도 스트레스 될 만한 그 무엇도 용납하질 않는 성격탓인거 같어요 ㅋㅋㅋㅋ
우와 전시회라니!!스트레스 없는 일이라니 축하드립니다~
늦덕은 꼭 가보고 싶지만...혼자서 용기를 내볼 수 있을까...ㅠㅠ
힘든 준비~이셨을텐데~ 행복함이 느껴집니다^^
이나츠를 그리워하는 시기에 정말 감사한 공간이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