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 제23권 제31 증상품增上品 ⓶
七.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서 큰 비구들 五백인과 함께 계셨다.
그때에 슈라아바스티이 성안의 어떤 우바새는 목숨을 마치고
도로 슈라아바스티이 성안의 어떤 정자의 집에 태어났는데 그 부인이 아기를 배었었다.
그때에 세존께선 깨끗하여 흐림이 없는 하늘 눈으로 우바새가 슈라아바스티이 성안의 제일 부잣집에 태어난 것을 보았다.
바로 그 날에 어떤 범지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지옥에 떨어졌다.
또 세존께서는 하늘 눈으로 바로 그 날에 아나아타핀디카 장자가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의 좋은 곳에 난 것을 보시고
또 바로 그 날에 어떤 비구가 열반에 든 것을 보셨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 네 가지 일을 보시고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다 같이 후생 몸을 받은 사람이라도 악을 행하면 지옥에 들어가고 선을 행한 이 천상에 나며 번뇌가 없는 이는 열반에 든다.
저 우바새는 후생 몸을 받았고 범지는 지옥에 떨어졌으며 아나아타핀디카는 천상에 났고 저 비구는 열반에 들었나니
세존께서는 고요한 방에서 일어나 보집강당으로 가시어 자리에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일이 있다.
사람이 그것을 닦아 행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난다.
어떤 네 가지인가.
이른바 청정한 몸, 입, 뜻, 명이니 그것이 흐림이 없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나느니라.
비구들이여, 또 네 가지가 있다.
사람이 그것을 익혀 행하면 지옥에 떨어진다.
어떤 네 가지인가. 이른바 깨끗하지 않은 몸, 입, 뜻, 명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네 가지 법으로서 만일 사람이 그것을 친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나느니라.
비구들이여, 또 네 가지 법이 있다.
그것을 익혀 수행하면 천상의 좋은 곳에 난다.
어떤 네 가지인가. 보시와 사랑과 남의 이익과 고른 이익이다.
비구들이여, 사람이 이 법을 행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의 좋은 곳에 나느니라.
비구들이여, 또 네 가지 법이 있다.
만일 사람이 그것을 닦아 행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번뇌가 없다 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한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아느니라.
어떤 네 가지인가.
각覺과 관觀이 있는 선정, 각도 관도 없는 선정, 보호해 생각하는 선정, 괴로움도 즐거움도 사라진 선정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네 가지 선정이라 한다.
만일 사람이 그것을 익혀 행하면 번뇌가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한다.
그래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아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만일 선남자나 네 무리로서 인간에 나고자 하거든 방편을 구해 청정한 몸, 입, 뜻, 명을 닦아 행하라.
또 만일 천상에 나려고 하거든 방편을 구해 네 가지 은혜를 행하라.
또 만일 번뇌가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하려 하거든
방편을 구해 이 네 가지 선정을 닦아 행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八.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이샤알리 밖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성불하기 전에 나는 저 대외산大畏山을 의지해 머물러 있었다.
그때에 그 산은 욕심이 있거나 욕심이 없거나 거기 들어가는 사람은 모두 두려워 몸의 털이 일어섰다.
한창 뜨거울 때에 아지랑이가 이리 저리 끼이면 나는 몸을 드러내어 앉았다가 밤이 되어서야 깊은 숲 속에 들어갔고
또 몹시 추운 날에 바람과 눈이 섞어 치면 낮에는 숲 속에 들어갔다가 밤에는 한데 나와 앉았었다.
나는 그 때에 한 게송을 읊을 수 있었다.
그것은 일찍 듣지도 보지도 못하던 것이었다.
나는 밤에 담담히 대외산에서 편해 했나니
그 형체를 드러내는 것 그것이 내 서원이어라.
나는 무덤 사이로 가면 죽은 사람의 옷을 주워 내 몸을 덮었다.
그때에 그 안타촌 사람들은 나뭇가지를 꺾어 내 귓구멍을 찌르기도 하고 혹은 콧구멍을 찔렀다.
또는 침을 뱉는 이도 있었고 오줌을 깔기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흙을 내 몸에 끼얹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끝내 그들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그때에는 이런 평등한 마음이 있었느니라.
그때에는 외양간이라서 송아지 똥을 보면 곧 그것을 집어먹었고 송아지 똥이 없으면 큰 소똥을 집어먹었다.
나는 그것을 먹고 생각하였다. '이제 나는 먹었으니 오늘은 한 종일 먹지 않으리라'고.
내가 이렇게 생각했을 때 저 하늘들은 내게 와서 말하였다.
'너는 단식하지 말라. 그래도 굳이 단식한다면 우리는 단 이슬로써 정기를 대어 주어 목숨을 보전하게 할 것이다.'
그때에 나는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단식하였다. 그런데 무엇 하러 저 하늘들로 하여금 단 이슬을 보내어 내게 주게 하겠는가.
그것은 장차 내 몸에 대한 거짓이 될 것이다'고.
그때에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지금부터는 깨와 싸라기를 먹자'고.
그때부터 나는 하루에 깨 한 알과 쌀 한 알씩을 먹었다.
몸은 쇠약해서 뼈는 서로 맞붙고 정수리에는 부스럼이 생겨 가죽과 살이 절로 떨어졌다.
그것은 마치 조롱박 같아서 머리가 다시 살아나지 않는 것처럼 정수리에 부스럼이 생겨 가죽과 살이 절로 떨어졌다.
그것은 다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깊은 물속에 별이 나타나는 것처럼 내 눈도 그와 같았다.
그것도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낡은 수레가 부서진 것처럼 내 몸도 모두 부서져 뜻대로 되지 않았다. 또 낙타 다리처럼 내 엉덩이도 그와 같았다.
내가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면 곧 등뼈가 손에 대이고 또 등을 어루만지면 뱃가죽이 손에 대이었다.
몸이 이처럼 쇠약한 것은 다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때에 깨 한 알과 쌀 한 알로 음식을 삼았으나 끝내 이익이 없었고 또 그 거룩한 법도 얻지 못하였느니라.
또 나는 변소에 가고 싶어 일어나면 곧 땅에 넘어져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였다.
때에 저 하늘들은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이 사문 고오타마는 벌써 열반에 들었다'고.
또 어떤 하늘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러나 곧 죽을 것이다'고.
또 어떤 하늘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은 아직 죽지 않았다. 이 사문은 진실로 아라한이다. 대개 아라한 법에는 이런 고행이 있다'고.
나는 그때에 그래도 아직 의식이 있어서 밖에서 오는 일들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숨이 없는 선정에 들자'고.
나는 곧 숨이 없는 선정에 들어 드나드는 숨길을 세었다.
나는 그 드나드는 숨길을 세다가 어떤 기운에 귀에서 나오는 것을 깨달아 알았다.
그것은 바람 소리와 우뢰소리 같았다.
나는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입을 막고 귀를 막고 숨을 나오지 못하게 하자'고.
숨은 나오지 않았다.
그때에 나는 안 기운이 손과 다리로 좇아 나와 기운으로 하여금 귀, 코, 혀로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때에 내 안 소리는 우뢰처럼 울렸다. 그때의 내 의식은 온 몸을 따라 도는 것과 같았다.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다시 숨이 없는 선정에 들자'고.
나는 곧 모든 구멍의 숨길을 막았다. 모든 드나드는 숨길을 막음으로써 곧 머리와 이마가 아팠다.
마치 어떤 사람이 송곳으로 머리를 쑤시는 것처럼 내 머리 아픔도 그와 같이 심하였다.
그래도 나는 아직 의식이 있었다.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다시 선정에 들어 숨길을 드나들지 못하게 하자'고.
나는 곧 드나드는 숨을 막았다.
그때에 모든 숨은 다 배속에 모였다. 그때의 내 숨의 움직임은 지극히 미세하였다.
그러나 마치 백정이가 칼로 소를 죽이는 것처럼 그때의 내 고통은 심하였다.
또 건장한 두 사람이 약한 사람을 맞들고 불 위에 구우면 그 고통이 지독해 견딜 수 없는 것처럼
그때의 내 고통도 그와 같아서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나는 아직 의식이 있었다.
내가 좌선할 그때에는 내 형체는 사람 꼴이 아니었다.
그 중의 어떤 사람은 나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은 얼굴빛이 매우 검다.'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의 얼굴빛은 마지막인 것 같다.'
비구들이여, 알라. 나는 六년 동안 이렇게 고행하였다. 그러나 그 거룩한 법은 얻지 못하였다.
그때에 나는 생각하였다. '오늘은 과일 하나를 먹자'고.
나는 곧 과일 하나를 먹었다. 과일 하나를 먹은 그 날도 몸이 쇠약하여 스스로 일어날 수 없었다.
나이 백 二十세가 되어 뼈마디가 허물어져 부지할 수 없는 것과 같았다.
비구들이여, 알라. 그 때의 과일 하나란 오늘의 조그만 대추와 같았느니라.
그때에 나는 생각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은 도를 성취하는 근본이 아니다. 반드시 다른 길이 있을 것이다'고.
나는 생각하였다.
'나는 기억한다.
옛날 내가 부왕의 나무 밑에 있을 때에 음욕과 욕심이 없어 온갖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버리고 첫째 선정에 놀았고
각과 관이 없는 둘째 선정에 놀았으며 보호하는 생각이 청정해 어떤 생각도 없는 셋째 선정에 놀았고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어 생각이 청정한 넷째 선정에 놀았었다.
이것이 혹 그 길일는지 모른다. 나는 이제 그 길을 찾자'고.
그리하여 나는 六년 동안 괴로이 그 도를 구하였으나 능히 얻지 못하였느니라.
혹은 가시 위에 눕기도 하고 널판자나 쇠못 위에 눕기도 하며 새처럼 땅에서 떨어져 달리기도 하였고
두 다리를 위로 올리고 머리를 땅에 두기도 하였으며 다리를 꼬아 걸터앉기도 하였고
수염과 머리를 길러 깍지 않기도 하였으며 볕에 쬐고 불로 굽기도 하였고 한 겨울에 얼음에 앉기도 하고
몸을 물에 잠그기도 하였으며 혹은 잠자코 말하지 않기도 하였다.
혹은 하루에 한 번 먹기도 하고 혹은 두 번, 세 번, 네 번 내지 일곱 번 먹기도 하였다.
혹은 나물과 과일을 먹고 벼나 깨를 먹었으며 풀뿌리와 나무 열매와 꽃 냄새를 먹기도 하고
혹은 여러 가지 과일과 고기를 먹기도 하였었다.
때로는 옷을 벗고, 때로는 헤어진 옷을 입었으며, 때로는 띠풀 옷, 털옷을 입었고
때로는 사람털로 몸을 가리었으며 때로는 머리를 길러 남의 머리털로 다리를 들이기도 하였느니라.
비구들이여, 나는 옛날 이처럼 고행하였다.
그러나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얻지 못하였다.
어떤 네 가지인가,
알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운 성현의 계율과 알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운 성현의 지혜와
알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운 성현의 해탈과 알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운 성현의 삼매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네 가지 법이다.
나는 옛날 그렇게 고행하였으나 이 법은 얻지 못하였느니라.
그때에 나는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위없는 도를 구하자'고.
어떤 것이 위없는 도인가.
이른바 네 가지 법으로 향하는 것이니 성현의 계율과 성현의 삼매와 성현의 지혜와 성현의 해탈이다.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처럼 쇠약한 몸으로는 그 위없는 도를 구할 수 없다.
얼마만의 정미精微한 기운을 먹어 몸을 기르고 기력이 왕성한 뒤에라야 도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정미한 기운을 먹자'고.
때에 다섯 사람 비구는 나를 버리고 돌아가면서
'이 사문 고오타마는 그 성행이 어지러워져 참 법을 버리고 삿된 업으로 나아갔다'고 하였다.
나는 그때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동쪽을 향해 거닐면서 생각하였다.
'먼 과거의 항하수 모래알 같은 모든 부처님의 성도하신 곳은 어디 있는가'고.
그때에 허공에서 하늘 신은 내게 말하였다.
'현자여, 알라.
과거의 항하수 모래알 같은 모든 부처 세존은 저 보리수의 시원한 그늘 밑에 앉아 부처를 이루게 되었습니다'고.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어디 앉아 부처가 되었던가. 앉았던가, 섰던가'고.
그때에 하늘은 다시 내게 말하였다.
'과거 항하수 모래알 같은 부처 세존은 풀 자리에 앉아 부처가 되었습니다'고.
그때에 내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길상吉祥이라는 범지가 풀을 베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가서 물었다.
'너는 어떤 사람인가. 이름은 무엇이며 성은 무엇인가.'
범지는 대답하였다.
'내 이름은 길상이요, 성은 불성입니다.'
나는 그때에 그에게 말하였다.
'좋고, 좋구나. 그런 성명은 세상에 드물다. 성명이란 헛되지 않아 반드시 그 성명대로 되는 것이다.
너는 이 현세로 하여금 길吉하게 하여 이익 되지 않음이 없게 하고, 남, 늙음, 병, 죽음을 아주 없앨 것이다.
네 성 <불성>은 내 옛날 성과 같구나. 나는 지금 그 풀을 조금 얻고 싶다.'
길상은 내게 물었다.
'고오타마님은 오늘 이 풀을 어디에 쓰려고 하십니까.'
나는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그것을 나무 밑에 깔고 앉아 네 가지 법을 구하고자 한다. 어떤 네 가지인가.
이른바 성현의 계율과 성현의 삼매와 성현의 지혜와 성현의 해탈이다.'
비구들이여, 알라. 그때에 길상은 몸소 풀을 가지고 나무 밑에 가서 깔았다.
나는 그 위에서 몸과 마음을 바루고 가부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었다.
그때에 나는 탐욕이 풀리고 온갖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없어지고 다만 각과 관이 있어 마음이 첫째 선정에 놀았고
다음에는 각과 관이 모두 없어져 마음이 둘째, 셋째 선정에 놀았으며
보호하는 생각이 청정해지고 근심과 기쁨이 모두 없어져 마음이 넷째 선정에 놀았다.
그때에 나는 이 청정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번뇌가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게 되어 과거에 무수히 변해 내려온 전생 일을 알았다.
나는 곧 스스로 무수한 세상일을 기억하였다.
즉 一생, 二생, 三생, 四생, 五생, 十생, 二十생, 三十생, 四十생, 五十생, 백생, 천생, 백천만생과 이루어진 겁, 무너진 겁과
무수한 이루어진 겁, 무수한 무너진 겁과 무수한 이루어지고 무너진 겁 동안에 나는 일찍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났고
저기서 죽어 여기 와서 났다는 처음이 없는 그 본말과 인연의 무수한 세상일을 모두 기억하였다.
또 나는 청정하여 흐림이 없는 하늘 눈으로 중생들의 나는 이와 죽는 이, 좋은 세계와 좋은 몸, 나쁜 세계와 나쁜 몸,
혹은 좋고 추한 것은 모두 그 행의 근본을 따른 다는 것을 관찰해 알았다.
즉 어떤 중생은 몸으로 악행을 짓고 업과 뜻으로 악행을 지어 성현을 비방하고
삿된 업의 근본을 지어 삿된 소견과 서로 어울림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났다.
또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의 행이 선하여 성현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과 서로 알맞음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났다.
이것이 이른바 그 중생은 몸과 입과 뜻의 삿된 업이 없었다는 것이니라.
그래서 나는 청정하여 흐림이 없는 삼매의 마음으로 번뇌가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하였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태를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알고 곧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었느니라.
비구들이여,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모든 세계를 밝게 안다면
그 세계로서 내가 과거에 일찍 가지 않은 곳이 없고 한 淨居天을 제하고는 이 세상에 오지 않은 것을 알 것이다.
또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장차 가서 나야 할 곳에도 내가 거기 가서 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옳지 않은 것이요,
이미 정거천에 났으면 다시는 이 세상에 오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은 이미 성현의 계율을 얻었고 나도 그것을 얻었다.
성현의 삼매를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 그것을 얻었다.
성현의 지혜를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 그것을 얻었다.
성현의 해탈을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 그것을 얻었다.
성현의 해탈지견을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 그것을 얻었다.
그래서 후생 몸을 받는 근본을 끊고 나고 죽음이 아주 다해 다시는 후생 몸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방편을 구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하라.
왜 그러냐 하면 만일 비구로서 이 네 가지 법을 얻으면 도를 이루기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룬 것도 다 이 네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결과를 이룬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九.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먼 과거에 三十三천의 제석천왕은 여러 천녀들을 거느리고 난단반나 동산으로 나가 놀았다.
그때에 어떤 천인은 곧 다음 게송을 읊었다.
난단 동산을 보지 않고는 어떠한 즐거움도 알지 못하리
모든 하늘의 사는 곳으로 이보다 나은 곳 다시없나니.
그때에 어떤 하늘은 그 하늘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무지하여 바른 이치를 분별하지 못하는구나.
근심스럽고 괴로운 것을 도리어 즐겁다 말하고 든든하지 않은 것을 든든하다 말하며
덧없는 것을 항상하다 말하고 긴요하지 않은 것을 긴요하다 말한다.
왜 그러냐 하면 너는 마침내 여래의 말씀하신 다음 게송을 듣지 못하였는가. 즉
일체의 행은 덧없는 것이어서 한 번 난 것은 반드시 죽음 있다
나지 않으면 결코 죽지 않나니 그 열반이 가장 즐거우니라.
여기에 이런 이치가 있기에 또 이 게송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가.'
너는 알아야 한다. 여래께서는 또 네 가지 흐름법[流法]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이 흐름에 빠져 있으면 그는 끝내 도를 얻지 못할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이른바 탐욕의 흐름, 생존의 흐름, 소견의 흐름, 무명의 흐름이다.
어떤 것을 탐욕의 흐름이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탐욕이 곧 그것이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만일 눈으로 빛깔을 보면 빛깔이라는 분별을 일으키고
귀로 소리를 들으면 소리라는 분별을 일으키며
코로 냄새를 맡으면 냄새라는 분별을 일으키고
혀로 맛을 보면 맛이라는 분별을 일으키며
몸으로 부드러움을 알면 부드럽다는 분별을 일으킨다.
이것을 탐욕의 흐름이라 한다.
어떤 것을 생존의 흐름이라 하는가. 세 가지 생존이 곧 그것이다.
어떤 세 가지인가.
이른바 욕심 세계의 생존, 형상 세계의 생존, 무형 세계의 생존이다.
이것을 생존의 흐름이라 한다.
어떤 것을 소견의 흐름이라 하는가. 이른바 소견의 흐름이란
'세상은 항상 되다. 항상 되지 않다. 세상은 가이 있다 가이 없다. 몸은 곧 목숨이다. 목숨이 아니다.
여래는 죽음이 있다. 죽음이 없다. 여래는 죽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여래는 죽음이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고.
이것을 소견의 흐름이라 한다.
어떤 것을 무명의 흐름이라 하는가.
이른바 무명이란 앎이 없고 믿음이 없고 소견이 없어서 마음에 항상 탐욕이 있고 바램이 있으며
또 탐욕 덮개, 성냄 덮개, 잠 덮개, 들뜸 덮개, 의심 덮개의 다섯 가지 덮개가 있다.
그리고 괴로움을 알지 못하고 그 원인을 알지 못하며 그 사라짐을 알지 못하고 그 사라지는 길을 알지 못한다.
이것을 무명의 흐름이라 한다.
천자여, 알라. 여래께서는 이 네 가지 흐름을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여기에 빠져 있으면 도를 얻을 수 없느니라.
그때에 그 천자는 이 말을 듣고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33천에서 사라져 내게로 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내게 말하였다.
'장하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런 말씀을 잘 하셨나이다.
여래께서는 네 가지 흐름을 말씀하셨나이다.
만일 범부로서 이 네 가지 흐름을 듣지 않으면 그는 네 가지 즐거움을 얻지 못할 것이옵니다.
그 네 가지란 이른바 고요히 쉬는 즐거움, 바르게 깨닫는 즐거움, 사문의 즐거움, 열반의 즐거움이옵니다.
만일 범부로서 이 네 가지 흐름을 알지 못하면 그는 이 네 가지 즐거움을 얻지 못할 것이옵니다.'
이렇게 말할 때 나는 그에게 말하였다.
'그렇다, 천자여. 네 말과 같다.
만일 이 네 가지 흐름을 깨닫지 못하면 이 네 가지 즐거움을 깨닫지 못할 것이다.'
나는 곧 그를 위해 차례로 설명하였었다.
이른바 논이란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나는 데 대한 논이었고
탐욕과 번뇌는 더럽고 큰 근심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말하였다.
그때에 천자는 기뻐하였다.
나는 다시 네 가지 흐름 법과 네 가지 즐거움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 천자는 알뜰한 마음으로 이 법을 생각하고는 온갖 번뇌가 없어져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었다.
나도 그때에 이 네 가지 법과 네 가지 즐거움을 설명하고 곧 네 가지 진리의 법을 얻었었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덧없다는 생각을 닦고 덧없다는 생각을 널리 펴라.
덧없다는 생각을 닦고 덧없는 생각을 널리 펴면 욕심 세계의 욕망을 끊고 형상 세계와 무형 세계의 욕망을 끊을 것이요.
무명과 교만을 모두 끊게 될 것이다.
마치 불을 놓아 태우면 초목이 모두 없어지는 것처럼, 만일 덧없다는 생각을 닦으면 일체 번뇌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하리라.
먼 옛날에 어떤 천자는 五백 미녀를 데리고 앞뒤로 둘러싸이어 난단반나 동산의 유희장에 나가 놀다가
다시 가니나무 밑으로 가서 다섯 가지 향락으로 스스로 즐기었었다.
때에 그 천자는 나무에 올라가 놀았다.
거기서 마음이 어수선해져 다시 꽃을 꺾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이내 죽어 이 슈라아바스티이 성안의 큰 장자 집에 태어났다.
그때에 五백 미녀들은 가슴을 치고 울부짖으면서 어쩔 줄을 몰랐었다.
나는 그 때에 하늘 눈으로 천자가 목숨을 마치고 슈라아바스티이 성안의 큰 장자 집에 태어난 것을 보았었다.
八, 九월이 지나 그들은 사내를 낳았다. 단정하기 짝이 없고 도화 빛처럼 아름다웠다.
그 아들은 점점 자랐다. 부모는 그 아내를 구해 장가 들였다.
장가든지 오래지 않아 그는 이내 죽어 큰 바다의 용으로 태어났다.
이 장자는 문에 서서 아들을 생각하고 울부짖으면서 마음을 아파하였다.
그 용은 다시 금시조에게 잡아 먹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떨어졌다.
그때에 그 용녀의 생각하는 정의 간절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때에 그 천자 꽃을 꺾을 때 마음이 어지러워 편하지 못해
큰물이 마을을 띄워 보내어 모두 빠져 구할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때에 아름다운 그 여자들이 그를 둘러싸고 통곡할 때에
그 얼굴은 그처럼 단정했건만 그는 꽃을 사랑하며 목숨 마쳤네.
그 부모 또한 통곡하였네 내 속에서 난 아들 잃어 버렸다
그들도 이내 목숨을 마치었나 그것은 다 덧없음이 부순 것이다.
용녀가 용의 뒤를 따를 그때에 모든 용들 모두 다 모여들었다
일곱 개 머리로 용맹했지만 이내 금시조한테 먹혀 죽었네.
모든 하늘도 근심하고 걱정하고 세상 사람도 또한 그러하였고
용녀도 근심하고 걱정 하였네 그러나 지옥에서 고통 받았네.
네 가지 진리의 묘한 그 법문 그것을 여실히 알지 못하면
남(生)도 있고 또한 죽음도 있어 긴 흐름의 바다를 못 벗어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생각을 내어 청정한 모든 법을 닦아 행하면
반드시 괴로움과 번민을 떠나 후생 몸의 근심을 받지 않으리.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항상 덧없다는 생각을 닦아 행하고 덧없다는 생각을 널리 펴면 곧 욕심 세계의 욕망을 끊고
형상 세계와 무형 세계의 욕망을 끊고 또 교만과 무명을 아주 끊어 남음이 없게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十一.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제자 모옥갈라아나와 제자 아아난다는 서로 내기하였다.
"우리 둘이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이기는가."
때에 다른 비구들은 이 둘이 서로 내기하는 말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지금 저 두 사람은 내기하였나이다,
'우리 둘이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잘하는가'고"
세존께서는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그 두 비구를 불러오너라."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비구는 부처님 분부를 받고 곧 그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당신들을 부르십니다."
그 두 사람은 비구의 말을 듣고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 미련한 사람들아, 참으로 그런 말을 하였는가.
'우리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잘하는가'고"
두 사람은 사뢰었다.
"그러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너희들은 혹 내가 서로 다투는 일을 설법하는 것을 들은 일이 있는가, 그런 법이라면 범지들과 무엇이 다른가."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였나이다."
"나는 처음부터 비구들을 위해 그런 법을 말한 일이 없다. 그런데 서로 승부를 다투어 되겠는가.
내가 지금 설법하는 것은 항복시키고 교화시키려는 것이다.
만일 어떤 비구로서 내 법을 들을 때에는 명심하여 네 가지 인연을 생각하라.
즉 '이 법은 경과 아비다르마와 계율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고.
그래서 만일 맞거든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많이 외운다고 이익 될 것 없나니 그것은 훌륭하다 하지 않는다
그것은 소머리를 셈과 같나니 사문으로서의 중요한 일 아니다.
적거나 많거나 외우고 익혀 그 법을 법대로 따라 행하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하나니 사문의 법이라 할 만하니라.
아무리 一천 문장을 외운다 해도 이치 아니면 무슨 이익 있으리
그보다 차라리 한 글귀나마 들어서 도 얻음만 같지 못하다.
비록 천 마디 말 외운다 해도 이치 아니면 무슨 이익 있으리
그보다 차라리 한 이치나마 들어서 도 얻음만 같지 못하네.
천을 천 곱한 적이 있을 때 나 혼자 그것을 이긴다 해도
자기를 이기는 것만 같지 못하네 스스로 참는 것이 제일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지금부터는 다투는 마음으로 승부를 겨루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일체 사람들을 항복시키려 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비구로서 승부를 겨루려는 마음으로 서로 다투면 곧 법률로써 그를 다스릴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스스로 수행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그 두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발에 예배하고 용서를 구하였다.
"지금부터는 다시 하지 않겠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참회를 받아 들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큰 법안에서 잘 허물을 고쳤다. 겨루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알았구나.
너희들의 참회를 용서한다. 비구들이여, 다시는 그런 짓을 말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증상과 앉기와 행적과 덧없음과 동산 못과 번뇌 없음과 쉼 없음과 선정과 네 가지 즐거움과 다툼 없기다)
출처 : NIRV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