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1일(5일차)
주사가 효과가 있는건지 약발이 받는건지 가려움이 많이 가라앉았다. 병원에서 9시쯤 호텔로 전화 한다고 해서 밥 먹고 들어와 기다리니 9시 땡~! 전화가 온다. 목소리가 어제 그 의사가 아니다. 뭐라고 하는데 발음이 영 듣기가 힘들다. 나도 엉망이지만 너두 만만치 않구나.. 얘기인즉 검사결과가 아직 안 나왔으니 한 시간쯤 있다가 다시 연락한다는 내용이다. 별 내용도 아닌데 뭘 그리 오래 떠드는거니.. 골치 아프게시리.
10시 좀 안되어서 병원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어제 그 의사선생님이다. 기쁜 소식이라며 댕기열은 아니란다. 증상이 어떠냐 묻기에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의사가 증상이 좋아졌어도 처방한 약을 다 먹고 음식 조심하란다. 음.. 이제 한 걱정은 덜었다. 오늘은 별다른 스케줄을 잡지 않았다. 뭘할까.. 어제 너무 무리했더니 종아리가 딱딱하다. 나가서 발마사지나 받아야겠다. 이것 저것 정리하느라 방에 있었는데 방 청소를 하러 왔다. 메이드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다. 슬쩍 방을 둘러보니 그리 지저분하지 않다. 속옷이라도 나와 있으면 쫌 뻘쭘 했을텐데.. 다행이다.
대충 정리하고 호텔 밖으로 나오니 바로 앞에 레몬트리라는 마사지샵이 있다. 호텔 입구에서 찍은 레몬트리 전경. 초록색 간판이 레몬트리..
안에 사람이 있는데 바깥 사정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바로 옆 건물에 망고라는 또 다른 마사지 샵이 있다. 근처로 가니 환한 얼굴로 어서 오란다. 그래, 환영해 주는 곳으로 가자.. 발마사지는 70,000루피아. 5,000루피아만 더하면 어깨랑 머리도 해 준단다. 오케이.. 니 맘대로 하세요~ 했다. 의자에 편하게 앉아 발마사지를 받았다. 뭉친 다리가 조금 좋아지는 듯했지만 완전히 좋아지지는 않는다. 이게이게 아닌데 말이지.. 그래도 안 받은 것보단 훨씬 가벼워졌다. 머리와 어깨를 누르니 온몸에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주인이 서양인이다. 올빽으로 머리를 묶었는데 잘 어울린다. 또 묻는다. 일본사람이냐고… 하긴 나도 서양사람 보면 미국사람인지 영국사람인지 유럽사람인지 잘 구분이 안 가는데 너희라고 구분하겠니.. 그냥 노랗고 작은 동양사람으로 보이겠지.. 괜챃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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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테라스 잠금장치..
좀 약한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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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line 번호가 있다.
잠금장치가 부실해서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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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다빈땅발리,
내방 테라스는 이렇게 생겼다. |
나가서 한바퀴 돌아볼까 하다가 컨디션이 별로여서 그냥 오늘은 호텔에서 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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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방에 있을 수는 없는 일, 수영장으로 고고씽~!
수영장에서 맥주마시기 대회를 한다.
아까비~ 내가 술만 잘 마셨어도 나가보는건데..
오늘의 승자는 러시아사람..
하지만 져도 상관없지 모.. 공짜로 마셨으니 남는 장사니까..
오늘은 수영장과 연결되어 있는 비치도 가보기로 했다.
호텔 앞 비치는 이런 모습이구나.
머리를 땋는 아이가 보인다. 몰래 한 컷 찍었다.
함 해볼까 했는데 풀 때 애 먹을 것 같아서 그만 두기로 했다.
몸에 열이 나는 것 같아 열도 식힐겸 수영을 한판 하고 나니
피로가 확 밀려온다.
짧게 한숨 자고 나니 몸도 나른한 것이 기분이 좋아졌다.
다시 가라앉기 전에 움직여야지.
옷을 갈아입고 그 유명한 락바로 향했다.
오호~ 이렇게 생겼구나.. 들어가는 길이 복잡스럽다.
락바 입구에 가니 이름과 숙소를 적으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절벽과 연결되어 있는 곳이라 클로징 타임에 안에 남는 사람이 있는지, 혹시 뛰어내린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라나 모라나…ㅋㅋ
내려다 보니 미친발리에서 본 바로 그 광경이 펼쳐져 있다.
아직 날이 어둡지 않아서 시원해 보이는 것이 예뻐보인다.
밤이 되면 더 이쁠 것 같다.
엘리베이터도 아닌 것이 케이블카도 아닌것이.. 저걸 뭐라고 하나..
암튼 그걸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다들 창에 붙어 바깥풍경 구경하는데 난 다리가 후들거려 앉아있었다.
도대체 이런 날 어디다 써 먹냐고.. ㅠ.ㅠ
자리를 잡고 파인애플&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했다.
바람도 좋고, 날씨도 좋고..
옆에 이 아이는 메뉴판..
아크릴 원통안에 메뉴를 쭉~ 적어 놓았는데
아이디어가 아주 좋다. 모양새도 이쁘고..
잠시 앉아있다가 저녁을 먹으러 스미냑으로 향했다. 참 잘 돌아다닌다. 꽁돌아.. 발리의 청담동이라는데 안 가볼 수 없지.. Ultimo에 가니 사람 엄청 많다. 대부분 서양애들이다. 예약을 하지 않아서 기다려야했다.
꾸따와는 분위기가 영 다르다. 꾸따는 애들이 많고 옷을 벗은 아이들이 대부분이라면 스미냑은 조금 더 나이가 있는 잘 갖춰 입은 아이들이 많다. 분위기는 강남역과 청담동쯤으로 비교하면 좋을 듯하다. 컨디션이 완전 회복된 건 아닌가 보다. 입맛이 없다. 스테이크를 반도 못 먹었다. 아깝다.. 지금이라면 완전 싹싹 먹었을텐데..
정신이 없어 사진도 못찍었다. 옆 사진은 다음날 쇼핑 나와서 찍은 스미냑 거리.. 쩌~~어~~기 앞쪽에 Ultimo 간판이 개미콧구멍만하게 보인다.
눈 크게 뜨고 찾아보시길..
저녁 먹고 나오니 비가 살짝 오기 시작한다.
기분도 좋아진다. 호텔로 돌아가긴 이른 시간, 피곤하다고 이리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방향을 KU DE TA로 향했다.
입구에서 검사를 한다. 이 아이들은 검사하는 거 참 좋아라한다. 별로 하는 것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바닷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한다. 자리를 조금 옮겨 안쪽으로 들어왔다. 나는 비를 좋아한다. 호텔 조명에 바다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선명하게 보인다.
비가 쏟아지는 밤 바다가 악!!! 소리나게 멋있다. 너무 좋아서 가슴이 쿵쿵거린다. 사람들만 없었으면 울었을지도 모른다. 신체나이와 정신나이는 확실히 다르다는걸 또한번 느낀다.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바람이 불어서 더 이상 앉아 있기 힘들었다. 이만 가야겠다. 아이스 라떼가 30,000루피아. 세금과 봉사료는 별도지만 이만하면 착한 가격이다.
이곳에서 보는 석양이 멋있다고 소개 받았지만 오늘 이 비 오는 바다는 그 석양에 절대 지지 않을꺼란 생각이 든다.
사진을 잘 찍을 줄 알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그런 재주가 없다. 이 멋진 풍경을 함께 나눌 수 없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 맘 속으로만 이 멋진 풍경 꾹꾹 담아가야겠다.
호텔로 돌아오니 12시 전이다. 여러 곳을 아주 효율적으로 잘 다녔다. 오늘 하루도 성공이다!!
첫댓글 마지막 날까지 성공 스토리 기대 할께요 ^^
벌써 댓글을.. 감사합니다.
1주일전이네요.... 그 곳 생각 많이 나시죠?
전 아직 떠나기도 전인데..... 발리에서 회사로 돌아올게 벌써 걱정이랍니다 --;
벌써 마지막인감요,,,앵콜!!앵콜!! 끝나기전에......
다시 가고 싶어 팔짝 뛰겠어요.. 일단 춥지 않으니 너무 그리워요.
다음 휴가가 너무 기다려지네요.. ^^
저는 개미콧구멍만한 울티모 간판이 잘 보여요.. 검은색에 흰글씨.... 아프지 않았음 더 잼났을거 같은데.... 이젠 괜찮으시죠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파도 잘 놀았습니다. 꿋꿋하게.. 덕분에 외국에서 병원도 다녀오고 재미있었어요.
지금은 완전 좋아졌구요, 대신 돌아와서 감기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ㅋ
3월에가는데 꽁돌님 후기읽고있으면 전 하루에도 발리를 몇번씩 왔다갔다하네요!!
재밌는후기 잘보고있어용!
저처럼 준비없이 가서 헤매지 마시고 많이 준비하세요.
우리나라 역사, 남북사정, 음식, 문화.. 이런 거 많이 알고 계시면 외국친구들과 얘기하기 더 편합니다.
다녀온지 얼마 안되는데 또 가고 싶네요..
준비없이 가서 마니 헤맨 일인자 김정희 ㅋㅋㅋㅋ ㅠ.ㅠ
다시 가면 여왕처럼 즐기다 올꺼에용 ♥
아무것도 몰라도 재미만 좋던걸요~
우와 락바 낮에 가야 진짜..저흰 밤에 가서...ㅋㅋㅋ 그냥 밤바다와 컴컴....그래도 멋지긴 했답니다..일단 분위기..ㅎㅎ
울티모랑 쿠데타..!! 참 좋았어요...쿠데타 분위기 진짜 장난 아니던걸요..ㅎㅎ 참 라마다빈땅은 맥주마시기 대회도 하는군효...그렇담 다음 호텔은 저기로 정해야겠어요..ㅋㅋㅋㅋㅋㅋ
라마다빈땅은 낮에 수영장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이 많더라구요..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