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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어질러놓고 살면 위생점검때 한소리 듣습니다. 실습생은 한소리 듣는 행동을 하면 안됨. 녹색생활복]
폰의 알람이 요란하게 울어댔다. 아침 6시 반인가 보다..무거운 몸을 일으켜 빠르게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을 툭툭 털고 작업복을 걸친다. 어제 자기전에 알람기능을 가장 시끄러운 것으로 해 놓았던게 잘한것 같다. 선내는 역시 조용하다. 신발소리 나지않게 조용히 식당을 향해본다. 사관식당엔 아무도 없다. 내가 들어서니 펜트리에서 인니 조리장이 나오더니 "굿모닝" 하길래 어떨결에 인사를 하였다. 얼굴이 거무잡잡한 아저씨가 한 40살은 되어 보인다. 어제 정해진 식탁에 앉으니 조리장과 메스보이가 반찬을 내온다. 그리고 밥은 직접 뜨라고 신호를 보낸다. 아..밥을 자기가 먹을만큼 직접 뜨는 거구나. 전기밥솥에 아무도 손대지 않은 밥을 뜨려니 조금 거시기 했지만 과감히 많이 펐다. 그리고 옆에 밥통이 하나 더 있다. 뭔가 하고 열어보니 고소한 내음의 미소된장국이 있었다. 아. 이것도 알아서 떠먹는구나. 밥과 국을 들고 자리에 앉으니 메스보이가 계란후라이하나와 식사트레이를 내온다. 그리고 이미 테이블 중앙에는 봉지김 4개, 김치통, 젓갈통, 마늘장아찌통이 있어서 트레이에 덜어서 먹는것 같았다. 계란후라이를 미소국에 넣어서 밥을 넣어 말아먹어야겠다. 그사이 실기사가 들어온다. 슬리퍼 신고 들어오길래 "야..실기사 운동화 신고와!!" 빨리 돌려보냈다. 아빠께 들은 얘기가 있는데 감히 실습생이 슬리퍼 차림으로 식당에 나타나다니!! 학교 다닐때도 식당 출입시 복장은 보통 통상복 이상이잖아..작업복에 운동화 신고 다시 나타난 실기사..
실기 "형, 잘 잤어?"
실항 "피곤해서 훅 갔어. 거기 밥하고 국 떠서 이리 와!!"
실기사는 새벽까지 여친하고 통화한다고 늦게 잤대나..졸립다고 한다. 자슥이 약올리나..롤리나??
잠시후 2기사님이 들어오신다. 우리는 일어서서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를 했다. 또 2항사님이 들어오신다. 또 일어서서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하니 두 분도 밥하고 국을 떠서 자리로 오신다. 메스보이가 부지런히 계란후라이를 나른다.
이항 "실항기사들아..잘 잤어? 처음 배에서 자면 엔진소리 때문에 잠자기가 힘들지?"
실항 "아녀. 피곤해서 잘 잤는데요. 아무소리도 안들리던데요."
이항 "ㅎㅎ..실항사는 배 체질이네..넌 선장까지 하겠다" "이 아침메뉴는 아마 전세계에 떠있는 한국인 배에선는 똑같은 메뉴일거야. 맜있게 먹어야해"
우쒸..내 승근역 3년만 타고 내릴라고 했는데, 이 무슨 악담이여 !!!
선장님, 기관장님 들어오시고 우리는 연이어 일어서 "안녕하십니까??" 큰소리로 인사를 드리는데, 2항기사는 앉은채로 "안녕하십니까? 식사하십시오"라고 때운다. 흠..나도 짠밥이 되면 저렇게 인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선기장님은 들어오시면서 아래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사할까요?? [퀴즈]
선장 "이항사, 지금 어디까지 코스라인 그려놨지??"
이항 "예. 싱가폴까지만 돼 있습니다."
선장 "그렇게 일단 내려가 보자"
우리는 먼저 일어서며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하고 인사하고 나와 방에 들러 안전화로 갈아신고 브릿지로 올라갔다. 실기사는??? 엔진룸으로 내려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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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반쯤 브리지에 가니 1항사님이 인니 갑판장, 3항사, 타수하고 영어반 한국말반 대화를 하고 계신다. 인사를 하고 다가가니 인니 타수가 커피 한잔 줄까 물어온다. "뜨리 마까시" 하니까 킥킥 웃으면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잔을 준다..더워 죽겠는데..처음이라고 다들 배려를 해 주는것 같다. 커피 타먹는 법도 눈치껏 알아놔야겠다. 어느덧 2항사님도 올라오고..갑판부 아침미팅이 브릿지에서 열린다. 학교에서 배웠듯이 갑판부는 일항사가 모든 것을 관장한다. 갑판장에게 홀드크리닝 일정을 지시하고는
일항 "이항사, 이번 싱가폴쪽 갈때까지 실항사 데리고 기초교육 좀 시켜라..그담에 데이웍에 투입해야겠네"
이항 "예..오늘부터 미드워치 데리고 하겠습니다."
작업지시를 받은 갑판부는 다들 헤쳐서 내려간다. 일항사님도 이제야 아침 먹으러 내려가신다. 브릿지에 2항사님과 둘이 남아서 뭘 할지 뻘쭘하다.
실항 "이항사님. 커피 한잔 타 드릴까요?"
이항 "어..그럴까??"
브릿지 구석의 티테이블에 보니 네스카페골드 커피와 프리마, 설탕이 있다. 다시 질문이 이어진다.
실항 "이항사님, 커피는 어떻게 타 드릴까요?"
이항 "우리같은 촌넘은 그냥 프리마하고 설탕하고 마구 넣어서 달달하게 먹는거 좋아하지"
커피를 2-2-2로 2잔 타서 한잔 드리고 나도 먹는데 아까 커피보다 훨 맛있다..달달하고..ㅋㅋ..
이항 "우와..실항사 너 커피 맛있게 타네..보통 실력이 아닌데.."
실항 "예..제가 목해대 오기 전에 외국에서 2년제 호텔경영학과를 다녔어요. 그 과정에 커피 타는것도 있어서 쫌 알죠.헤헤"
커피 한잔을 하며 이항사님 따라 우리가 항해할 해역의 해도를 모두 펼쳐놓고 해도소개정을 하는 작업을 한단다. 해도의 등대표시나 부표등이 수시로 바뀌므로 NOTICE TO MARINER라는 책자를 이용하여 해도상의 변경된 정보를 수정해 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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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 "실항사야..다른배는 요새 다 전자해도로 다니는데, 우리는 아직도 이러고 있다. 나중에 좋은 배 타라"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넣기도 하고 글씨를 오려 붙이기도 하고..학교에서 말로만 듣던 CHART CORRECTION을 보니 어느덧 또 점심시간이다.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니 오늘 메뉴는 물냉면이 나왔다. 인니 조리장이 한다고 했는데 면이 좀 불었다. 육수는 아무리 봐도 CJ 봉지육수맛이다. 선장님이 먼저 올라가시면서 "이항사, 12시 40분에 스탠바이 걸라고 해라" 실기사는 역시 땀에 흠뻑 젖은 차림으로 옷에 어제보다 더 많은 기름자국이 있는채로 냉면을 먹고 있었다. 힘들어 보이는데..나도 힘든데 누굴 위로할 처지도 아니고 위치도 아니걸..운명인것을 어쩌랴..
12시 40분 인니 3항사의 콜이 나온다
"ALL STATION STANDBY" "ALL STATION STANDBY"
복도로 나와 어디로 가나? 보니 이항사님이 올라가신다. 실항사는 내당직이니까 나만 따라다녀!!! 브릿지로 잽싸게 따라 올라갔다.
선장님은 이미 워키토키(트랜시버)로 일항사님과 통화중이었고 "이항사 빨리 현위치 내봐" 폭슬에서 앵커 감아올리는 소리가 들리고 "2샤클 온덱입니다" 하더니 "업&다운 앵커" 이후 바로 엔진오더가 떨어진다. 배가 광양항 앵커리지를 드디어 출항하는 것이다. 배가 큰바다를 향해 힘차게 연기를 뿜으며 달려 나간다. 선장님이 해산을 명하시고 내려가시면 "이항사..잘보고 가라"
아..이항사 당직 오후 12시부터 오후4시까지 시간에 딱 걸렸네..브릿지에 이항사님, 나, 조타수 셋이 남았다. 전방에 자잘한 어선들이 많아 이항사님이 무척 신경을 쓰신다. 나도 같이 레이다를 들여다보며 작은 점들을 스폿팅하여 추적해본다..선박친숙훈련때 잠깐 만져본 기억으로 해 보았다. 이항사님은 여기저기 신경쓰느라 바쁘니까 말할 여유도 없다. 드디어 첫항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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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곧 다가올 일이네요.. 기관부는 스즈키복 여벌 한개 더 있으면 좋습니다.
오 이렇게 실습하는군요.
완전 실감 납니다.
감사합니다~^^
나가서 닥치면 다 잘합니다
실감나게 읽었습니다
낼. 모레 졸업인데.. 실습기를 관심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ㅋㅋ
너무 잼나게 읽었네요
벌써 담편이 기대됩니당~^^
낼. 모레 졸업인데.. 실습기를 관심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ㅋㅋ
힝~실습기 좀 읽겠다는데 칼같이 자르시넹~
다 읽어놓곤 뭘 짤랐다는거죠?
그럼 실습기 말고 '승근기' 올려 주실랑가요? ㅋ~~
제 승선기는 이미 여러편 올려놨는디요
그려요? 보물창고 다시 뒤져봐야긋네요~ ㅋ
살아남으려면 눈치도 빨라야되고 행동도 잽싸게
알아서 척척해야 되는데
얼마나 어리버리 할런지~~~
잘 읽었습니다.
아직 멀었잖유
눈치없음 우째요?ㅎㅎ 아주 재미진 한편의 책을 마스터한느낌 이네요ㆍ베리굿
동생도 오고 하니 형이 잘 안하겠심껴..
내년에 잘 할려는지~~믿어야지요..ㅋ
닥치면 다 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남 일이 아니다 싶으시죠..
네 ㅠㅠ 남 일이 아니네요~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퀴즈~~앉아서 먹어라
아님 말구요 ㅎㅎ 아랫사람들 생각해서라고 ㅋㅋ 참 글도 잘 써요
커피도 잘타야하고
222
인사도 잘하고 복장도 잘 챙겨 입고
슬리퍼 신고 다니지말고
기관부는 기관실 내려갈때 안전화에 헬멧 필히 착용하고요.. 갑판부는 실외 갑판상에 갈때 안전화. 헬멧 필참.. 비당직시는 하우스안에서는 운동화 차림에 츄리닝 입어도 됩니다. 잠깐 이동시 슬리퍼 신어도 되구요. 브릿지 당직 올라갈때는 단정한 옷에 운동화나 구두..식당도 역시 식사예절 드레스코드 준수. 기관부는 작업후 땀에 쩔은 옷 입고 와서 밥먹어도 다 이해해줍니다.
헬멧은 배에 있는거 쓰나요?
당연히 사람수대로 헷멧이 다 있습니다.
머리 사이즈하고 안맞을텐데
큰사이즈도 있나요?
ㅋㅋ.. 헬멧이 머리 사이즈에 마추도록 안에 덧대논 충격완화 플라스틱 머리통이 조절 가능합니다.. 걱정이 넘 많습니다. 그집애 머리가크네요?
어쩰수 없어요
헬멧이 크면 상관없는데 작으면
어찌할수 없어서요
작으면 작게 다 조절이 된다니까요..
아~
귀욤은 아직 멀었는데 1년을 뒤돌아보면 후딱 지나간거 같아요~
곧 나가올꺼 같은데 눈치가 바닥인 놈ㅇㅣ라 ㅠ
미리 걱정입니다
머리통 자체가 인간계 사이즈가 아니면 주문제작 들어가야죠. 귀요미 안전화 미리 주문하셔요
퀴즈 정답이 궁금합니다. ㅋ
분명 일반적인 인사는 아닐 거 같은데...ㅋㅋ
굿모닝.. 식사합시다아
...이정도죠..배안도 사람사는 세상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