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동진짜초가집>
마산아구찜의 원조로 알려진 집이다. 음식은 맛보다 역사와 음식 창조의 공에 중심을 두고 먹어야 할 거 같다. 전국에 마산아구찜이 퍼져나간 시발점으로의 공적은 누가 뭐래도 하늘같이 클 것이다. 찬은 무물김치 딱 하나다. 큰 기대를 가지고 오지 않으면 먹을 만하다.
1.식당대강
상호 : 오동동진짜초가집
주소 :
전화 : 055-246-0427
주요음식 : 아구찜
2. 먹은날 : 2023.12.22.저녁
먹은음식 : 아구찜 중
3. 맛보기
상차림의 전부이다. 자신있는 상차림인지 무성의한 상차림인지 헷갈린다. 한끼 식사인데 영양의 균형은 어떻게 되나? 비벼먹기 좋은 메뉴인데 참기름은 필요없나. 속이 쓰리면 어떻게 하나. 짜장면보다 더 단조로운 밥상에 여러 우려가 순식간에 일어난다.
맵지 않은 것을 주문했더니 맵지는 않다. 다행이다.
아구는 말렸다가 다시 불려 쓴단다. 그런데 너무 단단하다. 먹기 힘들다. 이렇게 단단한데 조리중 맛이 나와 콩나물과 합쳐질까. 다른 집보다 콩나물 거섶맛이 부드럽기는 하나 맛이 깊지 않고 단조롭다. 미나리도 약간 보이나 거섶은 콩나물이 대부분이다. 아구를 먹기 힘드니 결국 콩나물하고 먹어야 한다.
물김치도 매우 단조롭게 무만 들어 있다. 김치는 익지 않았고, 국물맛은 싱겁고 밍밍하다. 아구찜을 먹으면서 보조가 잘 안 된다.
밥은 다행히 좋다. 잡곡이 하나도 안 섞여 있지만. 금방 해내온 밥이라 쫀득거리고 좋다.
맛보다 문화로 먹는다. 마산아구찜은 어떻게 전국을 제패했을까. 다른 곳에서 먹었던 아구찜 맛을 떠올려본다. 서울 인사동의 아구찜이 괜찮았었다. 너무 맵기는 했지만 전문화되어 있고, 자신있는 솜씨가 음식 전체에 담겨 있었다. 그래도 최고의 맛은 전주의 군산아구찜인 거 같다. 값은 별로 싸지 않았던 거 같은데, 양도 푸지고 풍성한 맛에 먹을수록 군침이 더 도는 최상의 맛을 제공했었다. 눈감고 떠올리면 아구찜을 먹고 싶게 만드는 그런 맛이었다.
누군가 개발해놓으면 음식문화는 이렇게 퍼져나가는 것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먹을 수 있는 아구찜, 개발해주신 공에 감사하며 먹는다. 그래도 먹을수록 허전하다. 이렇게 한끼를 때우는 것은 맛집에 대한 기대와는 한참 멀어서이다. 엊그제 들른 두 명의 대통령이 다녀갔다는 근처 식당의 아구찜 맛도 속만 맵고 별게 없어서 의아했는데, 마산아구찜은 현재형보다 과거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근처 마산어시장을 보니 횟집거리가 어마어마하다. 그 비싼 킹크랩도 어마어마하게 팔려나간다. 마산은 해산물의 도시, 식재료의 고장이다. 또 그것이 소화되는 고장이다. 생선회는 저렴하고 양이 많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언제나 구할 수 있는데 굳이 어렵게 복잡한 요리를 할 필요가 있을까.
마산은 깊은 조리솜씨가 굳이 필요없는 동네일 수 있다. 아구찜을 개발은 했지만, 굳이 애써 맛을 높이려고 애쓸 필요는 없는 거다. 전주는 마산만큼 풍부한 식재료를 공급받지 못하는 탓에 조리법이 발전한 것일까?
엄청난 훈장을 보니 시발점인 것은 분명하다. 식당의 허술한 분위기도 오히려 역사와 전통성을 말해주는 신뢰의 근거로 읽힌다.
4. 먹은 후 : 아구찜거리와 통술거리
근처는 아구찜 거리이고 통술거리이다. 통술은 술을 통으로 담아낸다고 해서, 혹은 한상을 통으로 내 놓는다고 해서 통술이라 한단다.
아구찜 거리와 통술거리가 이어져 길게 먹자골목이 이어지는 이곳은 식도락의 천국이다. 통술 안주상은 마산답게 주로 해물로 채워진다. 전주 서신동 막걸리골목을 연상케 한다. 술 한주전자 더 시킬 때마다 한상씩 그득하게 차려지며 새 안주상이 더해지는 곳, 술마시려고 원거리 원정을 가도 남는다는 그곳.
이곳도 저렴한 값에 한상 술상을 받을 수 있다. 골고루 해물을 먹기에는 횟집보다 오히려 실속 있는 거 같다. 아구찜거리가 이곳에 바톤을 넘겨준 것이 아닌가 싶다.
첫댓글 아구찜이 입안 가득인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