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까지 예뻐지고 싶다는 열망은 죽어서까지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과 동일하다 모든 꽃들이 시가 되고 모든 여자들이
시가 된다
하지만 오늘날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외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여자가 드물다 그래서 시가 되는 여자도 드물다
수많은 여자들이 진실한 사랑을 촉발시키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모른는 양상을 나타내 보인다 대다수가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에 영혼을 저당 잡힌 채 외모를 치장하는 일에 여념이
없다
남자를 평가할 때도 심성이나 가치관은 중시하지 않는다 외모와 재산과 가문과 학벌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다 네티즌들은 이런 여자들을 된장녀라 부른다 그녀들은 실연을 당해도, 실직을 당해도 자신의 외모 때문이라
생각한다
세상에 모든 남자들이 여자의 가치를 외모로 판단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성이나 교양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당연히 도서관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미용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휠씬 많다
그런 여자일수록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경시하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오로지 인공적인 아름다움으로 자신을 치장하기 여념이 없다 쌍커풀수술은 기본이고 지방흡입
수술이나 유방확대수술 정도는 필수로 생각한다 거액을 들여서 코뼈를 높이거나 턱 뼈를 깍는 일도 불사한다
뿐만
아니라 명품으로 자신을 치장해야만 아름다움이 배가된다는 미신에 사로잡혀 있다 집안 사정은 고려치도 않고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카드를 남발하거나 사채를 얻어 쓰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중독상태에 돌입하면 명품구입비를 마련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몸을 파는 행위도 불사한다
위장된 자태에 속아서 그런 여자들까지 꽃으로 비유해서는 안 된다 그런
여자들까지 꽃으로 비유한다는 사실은 꽃에 대한 일종의 모독이다
굳이 꽃으로 비유하자면 그런 여자들은 플라스틱 가화假花에
해당한다 플라스틱 가화假花는 겉으로 보기에는 화사해 보이지만 내면에 간직한 향기가 없다 긴혹 정신 나간 벌나비가 속아서
날아오기는 하지만 절대로 오래 머무는 법이 없다 그러니 진정한 사랑도 기대할 수가 없다
진정한 아름다움이
외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여자는 드물다 그래서 시가 되는 여자도
드물다
장 에티엔 리오타르, 마담 아델라이드, 1753년, 우피치 미술관,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에 열광했던 제네바 시만 장 에티엔 리오타르는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이 궁정에서 저 궁정으로 옮겨다녔다.
그는 오직 자신의 자유를 유지하는 것에만 골몰했던 18세기의 예술가 전형에
속하는 화가였다.
지금의 이스탄불인 콘스탄티노플에서 5년 동안 체류하고 난 다음부터 그는 터키식
옷을 입고, 터키 모피 모자를 쓰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수염을 길렀다.
그것 때문에 그는 '터키 화가'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으며,
그것은 그림 판매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초상화로 그린 여자들, 특히 책을 읽고 있는 미녀들에게도 그는 자주 터키 복장을
하도록 했다.
13년 후 결혼하게 되어서야 그는 그 복장을 벗었다.
리오타르의 파스텔 그림이 지닌 장점은
오스만 제국의 매력과 여자의 아름다움을 매혹적인 방식으로 조합한 것에
있다
18세기 프랑스의 장르화는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의 전통과 같은 선상에 있다. 덧없는 순간을 포착하고
귀중한 순간을 재현하는 것이 선배들보다는 그들에게 훨씬 중요했다.
그림은 완벽한 순간을 찍은 사진처럼 되었다.
몸짓과 자세, 생기에 찬 시선이 여자다움이 지닌 비밀을 포착하고 있다.
편지는 분명 연애편지다(열린 보석합 뚜껑 뒷면에 보이는 남자의 초상화가 그 사실을 암시한다).
하지만 그림은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랑의
순간(사랑의 눈빛)을 보여주려 할 뿐이다
Jean-Honoré
Fragonard, A Young Girl Reading, c.1770,
Oil on canvas 32 1/4 x 25 1/2 inches (82 x
65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USA
시대의 유행에 맞는 옷차림을
한 젊은 여인이
찻잔을 든 것처럼 얌전하게 손가락을 펴고서 책을 든 채 읽고 있다.
네 개의 손가락만 사용하고 새끼손가락은 살짝 펼친 모양으로,
책을 읽은 것은 이제 가벼운 것, 거의 공중을 떠다니는 것이 되었다.
글의 숨은 의미를 탐구하려는 노고의 흔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화가는 독서의 순간에 보이는 두 개의 시선, 즉 주의 깊게 책의 행간에 고정된 시선과,
독서 때문에 생겨난 감정과 꿈 속에서 자신을 잊은 채 자유롭게 떠다니는 시선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François BOUCHER, Portrait of Marquise de Pompadour, 1756 Oil on
canvas, 201 x 157 cm, Alte Pinakothek, Munich
심한 낭비벽 때문에 국민의 경멸을 받았던
루이 15세의 후궁 퐁파두르 후작 부인은 시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파리 상인의 사생아로 태어난 그녀는 24세가 지나면서부터 프랑스 궁정의 취미를
결정적으로 좌우했다. 1756년 왕비의 시녀로 임명되자 그녀는
나중에 '왕실 수석 화가'가 될 프랑수아 부셰에게 공식적인 초상화를 그리도록
주문했다 이 그림에서 우연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흩어져 있는 악보, 동판화 그리고 필기도구는 나태함을 증언한다.
사치, 취미와 더불어 나태함은 화려한 개인 방을 장식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세
번째 기준이었다.
이 방에 동시대인에게 '즐거움이 머무는 방'으로 보인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주인공은 현란한 궁정 복장을 한 채 거울이 달린 벽 앞쪽에 놓인 안락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있다.
방 안에 값비싼 장식의 책장이 보인다. 책등에는 소유자의 문양이 찍혔다.
그림 속의 모든 것이 내밀함을 드러내고 있고, 세세하게 연출되어 있다.
대중매체가 탄생하기 오래 전에 그려진 이 그림은 소망과 열정이 드러난 세계를
우리에게 부여준다.
즐거움의 제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은 여전히 책이다. 후작 부인은
책에서 눈을 떼고 위를 쳐다보고 있다.
그녀는 오른손 검지는 방금 읽은 책장 사이에 끼운 채 책을 펼쳐 들고 있다.
오른팔 아래쪽과 책이 접힌 선은 정확하게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
이미 다른 책이 떨어져 흩어진 곳까지 연결되는 대각선 위에 놓여 있다.
이 책이 그녀의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지게 되면 그녀의 무릎은 비게 될 것이다.
그 자리는 후작 부인의 발치에 앉아 있는,
그녀의 머리 위에서 이어져 또 다른 대각선을 이루고 있는 개를 위한 자리일까?
하지만 그것도 왕이 올 때까지일 뿐이다.
항상 정확한 순간이 언제인지 잘 알고 있던 이 아름다운 여인은 지금 왕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Gustav Adolph Hennig, 독서하는 소녀, 1828년,
조형예술미술관, 독일, 라이프치히
헤이니의 그림은 간결함을 통해서 효과를 발휘한다.
동시에 이런 간결함은 그림에 현대적 특성을 부여한다.
단색조의 배경으로 인해 그녀의 출신과 책을 읽은 동기에 관한 것을 드러낼 만한
모든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연관에서 소녀는 벗어나 있다.
남녀 모두에게 무난한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연관에서 소녀는 벗어나
있다. 짧은 머리의 검은색은 소녀가 가슴 앞에 든 책 표지에서도 되풀이 된다.
겸손하게 내리깐 소녀의 눈과 책 읽는 자세가 무의식적으로 기도서를 떠올리게
만들지만,
여기에서는 특별한 책이 문제라기보다는 추상적 관념으로서의 책이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끌어당겨 세운 무릎 위에 십자로 포갠 손은
소녀의 좁은 얼굴 특징과 꽉 다문 얇은 입술에서 다시금 나타나는 심한 수줍음을
표현한다
Franz Eybl, 독서하는 처녀, 1850년, 벨베데레 박물관의 오스트리아 회랑, 오스트리아,
빈
젊은 여자는 독서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다.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블라우스가 어깨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그녀는 가끔씩 가느다란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던 오른손을 가슴에 가져다 댄다.
책이 그녀의 숨을 멈추게 한다.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독서가 그녀의 감정이입 능력을 자극하고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독서하는 여자의 내면적 흥분은 헝클어진 책 테두리의 모습에 반영되어 있다.
넘겨진 책장은 정확하게 위로 겹쳐 있지 않다.
그리고 책장 사이로 벌어진 미세한 틈새는 빛의 유희에 자신을 내맡기도
있다
Vittorio Matteo Corcos, 꿈, 1896년 국립현대예술미술관, 이탈리아, 로마
바람에 날려
땅바닥에 뒹구는 나뭇잎과
책 옆에 놓인 여름용 밀짚모자와 양산은 이 그림의 첫 번째 존재의 덧없음을 나타낸다.
여름에 뒤이어 가을이 왔지만 젊은 여자의 생각은
과연 어떤 대상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일까? 말라버린 나뭇잎 사이에 붉은 꽃잎이 보인다.
꽃잎은 책 더미에 눌려 의자에 매달려 있는 장미에서 떨어진 것이다.
장미, 더구나 붉은 장미는 사랑의 상징이다. 사랑도 시들고 지나가고 사라져버린 것이다.
막 작별한 여름은 젊은
처녀를 자의식이 강한 여인으로 만들었다. 아마도 독서가 그 일에 일정한 몫을 담당했을 것이다.
장미는 책갈피로 사용된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책 읽은 여자가 머리를 힘차게, 거의 반항적으로 치켜든 모습은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순진한 상대로 되돌아가려는 동경이 아니다. 그림의 제목이
사람을 헷갈리게 만든다.
책 읽는 이 여자는 결코 꿈꾸는 사람이 아니다
슈테판 볼만의 "책읽은 여자는 위험하다"
中
Adolphe Piot , A
Little Girl Reading
Adolphe Piot, A Blonde Beauty Holding a
Book
Adolphe Piot, Young Girl Reading A
Book
James Jacques Joseph Tissot, Quiet, c.1881,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James Jacques Joseph Tissot, Room Overlooking the
Harbour(private)-1878
James Jacques Joseph Tissot, In The
Greenhouse(private)-1869
James Jacques Joseph Tissot, A
Widow(private)-1868
James Jacques Joseph Tissot, Hide
& Seek(National Gallery, W.S.D.C.)-1882
James Jacques Joseph Tissot, Le Dimanche Matin,
Translated title: Sunday Morning.
1883, Etching and drypoint, 15 3/4 x 7 3/4 inches
(40.01 x 19.94 cm) William Weston Gallery,
London
James Jacques Joseph Tissot, Kathleen Newton In An
Armchair, 1878 Oil on panel, 12 x 17 inches (30.5 x 43.2 cm), Private
collection
암브로시우스 벤손, 책을 읽는 마리아 막달레나, 1540년
Edward Hopper, Compartment C, Car
293
Edward Hopper, Hotel Lobby
Edward Hopper, Hotel By A
Railroad
Edward Hopper, Hotel Room
Edward Hopper
Alfred Stevens, Reverie
Alfred Stevens, The Bath
장 자크 에네르, 책 읽는 여자,
1880/90년경
James Jebusa Shannon, Mother and
Child
Ather Hughes, Mrs. Norman Hill and Children, 1897,
Oil on canvas, Bruce Castle Museum, Tottenham
Ather Hughes, The Compleat Angler, 1884, Oil on
canvas
첫댓글 요즈음 시대에는 외모에만 집중하는 假花 같은 여자 들이 넘처나 공허합니다. 순수한 향기를 지닌 자연의 美 가 그립습니다 . 이 시간은 미술관에 온듯한 기분이구요 책읽고 있는 여자들의 다양한 생각과 표정 . 음악과 함께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책읽은 여자는 위험하다 라는 책은 참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책 읽는 모습의 사람은 누구나 아름답다.
시대를 초월하여 책을 가가이 하는 모습 참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