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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산 선유도.. 고군분투 놀자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6-06-06/짝재기양말
어디 한번 갔다 오는데 있어서
이처럼 오래 전부터 염두에 두고 갈망하긴 첨이다.
계획한대로 준비해 나서는 여정이란..
--- 선유도.. 전라북도 군산 고군산군도~
공식적 개인적으로 자가용은 못 들어간다는 섬. 자전거로 돌아다녀야 한다는 섬.
소 돼지 닭이 없다는 섬.(개는 많다)
버스 택시가 없다는 섬.(대신 3륜 오토바이 콜택시가 있다)
천박한 여관 모텔 네온사인 불빛이 없는 섬.
옛날群山이라해서 古群山군도라는 60개의 有無인도가 모여있는 섬의 군락~
기차 타고, 배타고, 자전거 타고,
가솔린엔진에 안 기대고 디젤엔진으로 갔다오는 섬.
기차든 배편이든 고속버스든 그렇다.
지난 겨울 끝자락, 날씨 좋은 계절 잡아 친구랑
자전거 타러 가는 섬으로 찜 해놓고 예비탐사를 감행했던 곳이다.
또한, 지난주쯤 이름 같은 서울의 선유도를 갔다왔고
그담, 여의도샛강 생태공원을 자전거로 둘러보는 등의 워밍업까지 감행했었다.
글고 드뎌 대망의 찻길 뱃길 자전거길 여행길에 오른 것이다.
그간 들어간 쏠쏠한 경비, 낭비된 시간, 관심에 신경 씀이란~
친구랑 난 민주적인 배려를 꾀한다며 여행비용을 반반씩 부담하기로 하고 여정에 올랐다.
넉넉하진 않지만 부족하진 말자며 남겨 올 만큼의 경비를 책정했다.
--- 고군산군도, 2박3일, 2인분, 20만원씩 40만원으로~
'서해의 보석'이란 명찰의 선유도는
자수정 같은 보랏빛 바위 자갈들.. 연두 녹색 물빛으로..
보석덩어리 섬에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
상습적 자전거 음주운전에 음주노래연주에
조금도 심심할 겨를 없었던 생기발랄한 환상의 환타지-투어로..
바람개비+모자에 동그랑땡+기타는 어딜 가든 누구에게나
지나친 관심에 초점으로 화제집중을 일궈내며 막강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지방선거 막바지라는 시류랑 전혀 상관없는 딴 판의 마인드로..
어딜 싸돌아다님에 따라주는 주효한 功德(공덕=공들인+덕)으로
튼튼한 발바닥에 굳센 다리, 돈 걱정을 초월하고 말동무 증거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나?
술이든 술 먹이든 장난꾸러기 기질에 막강 건강체질에 유흥도락이면..
사지육신 멀쩡할 때 한없이 한 서림 없이 돌아다니다 죽어야
구천 떠도는 귀신 안 된다는 엄마의 읊조림을 색경 삼아 작심 작당을 또 저지른 것이다.
노는 방향으로 지극히 성실하게 발달된 근성을 무기삼아 되살리며..
자~ 지금부터 무진장 재밌고 특색있고 자랑스럽고 행복했고 감동마저 먹이며
다시 가보고 싶도록 만족스러웠던 여정에 줄거리를 풀어본다.
일단 군산까지 가는 장도는 디젤기관 장항선 열차랑
강남고속터미널 옆 신식터미널 신세계센트럴시티에 우등고속 교통메뉴가..
선발탐사 때 무궁화호 기차로 간 것보다 요금은 약간 비싸
편도 16900원이나 1시간에 하나씩 있는 기차보다 배차간격이 금방금방 20분마다 있고,
넉넉한 승차감 짱이고 소요시간도 많이 짧고 하여간 모든 게 낫다.
버스 한대에 28석밖에 안 되는 좌석 수에다
중간에 한번 쉬어 가는 휴게소가 있으니 기차 획일성을 비웃을 밖에..
각박한 기차보다 버스는 여유 있는 배려가 존재한다.
내가 갈 때는 서산휴게소에 쉬며 기념촬영까지 했다.
우등고속의 장점은 무엇보다 맨 앞자리에 타고 가는 '정면성의 시야확보'다.
소주한잔 함서 이것저것 참견하면서 트집잡는 재미가 있으니..
버스 운짱의 지루한 심심함까지 덜어주는 친절을 베푼다.
전혀 모르는 사람도 동네사람처럼 말 쉽게 사귀는 사교성이 저절로 발휘되면서
나 또한 운행 내내 한 점 지루함에 무료함 없이 졸거나 안잔다.
그러니 돌아올 때도 기차보다 버스 쪽으로 발길 돌아감은 당근~
1시간 넘게 타고 가는 뱃길은 또 다른 낭만자객 재미다.
강이나 호수 유람선에 밋밋한 잔잔함이 아닌 짜릿하고 비릿한 염분냄새가 실린
거칠고 세찬 바닷바람을 즐기는 기분이란 상쾌함 그 자체다.
한림해운 아림 카페리1호 명찰의 100톤 남짓 체중 쇳덩이 배..
카페리라 했지만 차는 탈수 없도록 전형적 갑판 선수를 하고있는 철선의 모양이다.
홈피에 있는 같은 명찰 아림 카페리는 431톤급에 400명 타는 밴데
나를 태운 건 그것보다 절반 크기로 생겨먹은 아담사이즈에 디젤심장을 달고 달리는 오래된 놈이다.
배든 비행기든 적당히 작아야~ 너무 크면 탈것답지 않은 재미없음이다.
배 꽁무니에서 부서지는 바닷물 포말은 엄청난 폭포가 연상된다.
무지막지한 엔진 힘과 수중에서 물을 어찌 밀쳐내는지 상상하며 잠시 넋빠지게 감상했다.
이 작은 덩치가 이러니 수십만 톤 벙커나 항공모함은 어떨지 경악해본다.
배를 조종 운전하는 조타실 바로 앞 밖에서
친구랑 나란히 앉아 바다를 타고 달리는 기분을 흠뻑 만끽해본다.
바로 뒤는 조타실 수직 철벽이니 바람막는 저항으로
바람이 외려 거의 없는.. 정면 전망 끝내주는 배의 구조상 최고의 명당자리다.
30여분을 달리니 섬이나 잡스런 것 하나 없는 망망대해 같다.
한눈 파는 사이 나타난 섬은 무인도로 보인다.
저만한 섬에(너무 작나?) 집 짓고 예쁜 암컷이랑 한평생 살면 좋으련만~
세상 풍파에 시름 따위 완전 무시하고 발가 벗고서..
눈앞 세상은 오로지 온통 끝없는 뿌연 바다와 수평선뿐이다.
한반도 지도로.. 군산연안 선유도 지도로.. 세계지도상 점도 안 되는 좁은 곳인데..
또다시 자연의 scale, 지구의 scale, 내 면적의 size를 생각해본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딱 알맞은 안성맞춤의 적당한 뱃놀이..
우리만의 뱃놀이가 잦아들 즈음 친구는
조타실에서 선장인 듯한 분이 우릴 초대한다는 전갈을 전한다.
머, 기꺼이 승객입장에서 초대손님이 되어줬는데,
이유인즉, 내 차림새에 기타가 막강하게 재밌을 매력적 끌림으로 작용했다는 것.
그래 타주는 커피 한잔씩 마시며 이런저런 얘길 날렸다.
항해 중 나타나는 섬 이름과 곡절 등 바다에 뱃사람 얘기까지 친절한 가이드로..
43살 먹었다는 선장은 아직 NO총각임을 밝힘에 관심을 끄는데..
젊은 선장은 급기야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늙은 선장에게 조종을 맡기더니 기타잡고 노래부르는 흥분을 보였다.
튀기가수 '함중아'의 '긴 세월 흘러서 가면~♬'을..
그 전 내가 노래를 불러줬기에 주고받는 개념의 답가로서..
운전하는 늙은 선장은 자길 건들면 배가 물 밖으로 나갈 듯 옹고집 내숭내공이다.
달리는 여객선 조종실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전경 참 근사했다.
10수년 전, 순천여수 가는 열차에서 기관차조종실을 무단침입
소주 한잔에 노래부르며 기관사들과 같이 놀며 간 전과가 있는데 그때가 생각나는 장면이다.
달리는 열차 맨 앞 정면에서 감상하는 기분이란 참 기분좋은 덕목이다.
막중하고 거대한 교통기관을 마치 조종하는 착각을 즐기는..
배든 기차든 비행기든 측면만 봐야하는 일반의 상식을 깨고 보는 정면성이란 특권으로..
언제부턴가 고속버스든 시내버스든 맨 앞에 앉는 버릇이 생겼다.
타고 온 우등고속도 맨 앞에 승객은 고작 7~8명.
여객선 승객도 7~8명 수준의 비수기 끝물 성수기 직전의 한가로운 쪽수다.
왜? 성수기 때 다니며 '과소비 벌레'취급 받으며 놀지?
아무 때나 어딜 갈 수 있는 입장이라면 가는 시기 따지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바다를 인접하거나 특별히 섬 기행의 가고 먹고 자고 값은..
비싼 바가지로 벌레취급 받는 게 좋은가~ 값싼 덕목으로 귀족대접 받는 게 나은가~
성수기 끝물도 바가지 잔상이 남아있어 불쾌해지긴 마찬가지다.
내가 먹고 취하고 잠잘 곳은 둘러보고 올인 하는데 있어
선유도 최고입지 포인트에 자리잡은 집으로 배에서 내리자마자 봉고차로 모셔졌다.
거기서 젤 좋은 방으로 성수기 때 10만인데 3만이란 정상가로..
상호-우리파크, 주인장-임건길, 063-465-0657, 018-644-4687.
행정구역상 위치-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270번지.
내가 머물던 곳을 이처럼 소상하게 밝히는 것은
재수 없이 돌발적인 봉변을 당할지 모르는 변수가 작용하기에 그런 거다.
'경계하자 현지 텃세, 꺼진 텃세 다시 보자!'는 개념..
아침 일찍 서둘러 온 부지런함에 시간은 고작 점심때다.
가만 보니 2박3일은 장기사치에 해당되고 1박2일이면 무난할만한 계산이 나온다.
치밀하게 일과시간표 짜 가지고 빈틈없이 돌아다닌다면 여유로..
허나, 각박해지기 싫고 내 맘대로 사는데 빡빡하긴 싫었다.
그저 눈길 닿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발길가는 대로 구름처럼 바람처럼 쏘다니고 싶었다.
먼저 선유도 마빡 망주봉 앞까지 명사십리 길을 자전거로 달렸다.
바닷 바람의 싱그러움이란~
빨간 핑크 Magenta빛 해당화 자태와 향기란~
웃기는 몰골로 서서 죽은 폐차트럭..
철저하게 녹슨 자태는 차가 살지 말라는 이미지 같다.
일부러 세워둔 기념조형 같기도.. 아닌가~
해발 152m 망주봉.. 쌍봉의 형제 자매봉..
얼핏 마니산에 숫마이봉 암마니봉이 연상되는 바위섬 암봉이다.
바로 옆에서 더듬어보니 덩치가 시선을 압도한다.
빈틈없이 거창한 바위 틈새로 돋아 솟아난 소나무는 모진 생명력의 신비감이다.
암반이나 바위나 부스러진 돌무더기까지 신비한 색감이다.
비위에 무지 강한 내가 토할 기분 같았던 공중화장실은
재래식 똥간보다 더 역겨웠던 '흠'에 하나다.
작년 여름 지나고 성수기 끝난 상태로 고스란히 방치된 상태로 그 더러운 꼴이란~
아무리 성수기 직전이지만 선유도 이미지 최고의 '흉'이다.
그 옛날 10000년 전이면 수심 100m도 안 되는 서해바다는 없었다.
제주도나 대마도나 서해의 섬 몽땅에 남해의 섬까지 몽땅 없었고 그냥 낮은 육지였다는 거다.
지질학 판구조론에 근거로.. 기상학 빙하기 근거로.. 역사고고학 근거로..
그렇담 이 망주봉은 서울에 남산만한 산이었을 게다.
장구한 세월의 비밀과 신비를 간직한 채 우뚝 서있는 선유도의 얼굴마담 봉우리다.
과학적 합리주의에 입각한 학문적 시각의 탐색은 그리 싫은가~
어딜 가든 멋지고 기묘하면 꼭 갖다 부치는
모호하고 근거 없는 '전설 따라 삼10 센티'가 늘 웃기지만~
장마철이라면 대머리에 물 붓듯 쏟아져 떨어지는 망주폭포 장관을 볼텐데..
나와 친구 컨디션이 허가하고 마음이 결제하면 함 올라보리라~
작당했는데 꼭대기로 가는 발길은 딴 데로만 갔다.
어쨌든, 친구랑 작년부터 제주도 선유도 자전거타령을 했는데 그중 하나를 이룩한 것!
밀물처럼 밀려오는 성취감이란 뭘 수확한 농심의 그것처럼 뿌듯하다.
여기서의 식사나 술자리는 일맥상통함으로 한통속이다.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자전거로 곳곳을 돌아다니며 술과 기타노래가 범벅이 되어 즐겼다.
어느덧 낙조가 섬들 전체를 발갛게 물들이며 하루마감을 알린다.
어느 사진에 선유도 낙조풍경 보고 거기다 날 집어넣고,
평소 얼마나 갈망해왔던 장소에 시간이던가~
사진가 작품장면 같이 그다지 아름답지 않아도 현장성에 만족하면서 어울리는 노래
'바위섬' '섬소년' '사랑한후에' '서른즈음에'로 낭만을 때렸다.
그런 멋진 추억 만들기를 담보로 모기떼에게 피를 뜯겨야했다.
대비한다 하고 갔는데 고작 물파스만 갖고 간 것.
어두워지고.. 빠지고 들어오는 물때를 바라보며..
멀리서 밀려오는 작은 파도소리도..
친구에게 밀물썰물이 왜? 일어나나 묻고 알려줬더니 이해를 확장하고 경악한다.
하늘 저 멀리 떠있는 달이 그 범인으로 끄는 인력 힘으로..
자연은 공부하고 이해하고 생각할수록 위대하고 신비하다.
선유도 주변을 채우고 빠지는 물의 양만 봐도 그 엄청난 힘에 상상이 안 되는 경악인데,
지구전체 바다를 쥐락펴락 하는 지구인력 5분의 1인 달의 힘이란..
서해남해 모세의 기적이라 바다 갈라짐 원동력도 달 때문이다.
모세의 기적인 곳들은 아슬아슬한 해발고도 해면이기에 그렇지 이곳에 명사십리는 그보다
아슬아슬하게 높은 관계로 육지가 바다를 쪼갠 다리처럼 있는 거다.
지질+천문+기상과 연계되는 지구지리학은 이래서 따져볼수록 흥미로운 것.
담날 아침엔 아침밥을 챙겨먹고 자전거로 나들이를 했다.
오전엔 장자대교 건너 장자도로 대장도로 대장봉이 잘 뵈는 인적 없는 해변에서..
오후엔 여객터미널 지나 선유대교 건너 무녀도를 대충 돌았다.
섬 전체의 자전거 길은 가파르고 험한 곳 없어 꼬마들도 만만히 볼만하다.
지도에 나있는 것처럼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고 적당하게..
서울 여의도에 비할 수 없는 절경들을 끼고 돌며 곡예 하듯..
친구가 힘겨워 할까봐 지나친 배려를 하면서 쉬엄쉬엄 놀다가다 하면서 천천히 돌았다.
이 나이에 이런데 와서 친구랑 자전거로 논다는 건 값진 행복이다.
내가 다녀본 길은 선유도 일대에서 대표적 코스가 된다.
돈 걱정 없고 시간에 메이지 않는다면 거기 사는 주민 흉내내며 한 10일간 놀텐데..
안 가본 곳 전혀 없이 꼼꼼하게 구석구석 탐색에 탐식 할 터다.
대장도 어디 인적 없는 구석에서 한량처럼 마냥 논 것처럼..
친구는 거기서 배설이란 동물적 영역표시를 했었고 나 또한 물 빠진 해변바위 웅덩이들
살피며 따개비니 조개니 고둥이니 새끼손톱 만한 어린 게들 살폈다.
말미잘새끼들이 곳곳에 빨판 터 잡고 있기에 하나 떼어내
물 적는 웅덩이에 넣고 오줌으로 오염시킨 뒤 생태적 화학적 이상반응을 살피기도..
천부적으로 타고난 내 장난끼로 소주 먹이지 못한 게 후회된다.
바로 뒤에는 숲이요 바로 앞에는 해면생물들 천지다.
안 나가봤지만 갯벌에 나가면 더 다양한 안주먹이 메뉴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횟집수족관만 봐도 뭍의 어족먹이완 차원 다른 특색이 있다.
선착장근처 길가에서 바닷바람 맞으며 점심으로 먹었던
식사도 기가 막혔고 그전 선유대교 건너기 전에 주막 비슷한 곳에 낮거리로 먹은
소라안주는 서울에서 몇 만원 하는 일품요리가 우스웠을 정도..
선유도엔 버스 택시 자가용이 없으나 섬 영업용은 다닌다.
서울 청계천 을지로에서 흔히 보는 오토바이3륜 콜택시가 보일 때마다 날 웃겼다.
핸드폰으로 콜을 받으며 부지런히 돌아다니는데 가격은 얼만지?
탑승관광객은 주로 아줌마 아저씨 할매 할배로 자전거 순회투어가 마땅치 않은 다리 나쁜 손님들..
그 작은 화물용 뒤칸을 여객용으로 마주보도록 개조해 8인분을 태운다.
갈비씨가 앞에 타고 뚱뚱이가 뒤에 타면 오르막에서
이 작고 나약한 관광교통이 뒤로 나자빠질까봐 인간들 탑재하는데 신경을 쓴다.
필리핀이나 베트남 태국에선 이런 것이 전문화 되어있는데..
또한 선유도엔 소 돼지 닭이 없다하나 토종닭은 가끔 보이고
대신 개는 집집마다 방범용 식용으로 키우는지 무지 흔하게 돌아다니고 눈에 띈다.
내가 묵은 3거리 근처 4륜구동 오토바이 가게 앞에 있는 똥개는
첨 본 사람이나 며칠간 몇번 본 사람이나 주인이나 간첩이나 할 것 없이 무차별로 짖어대는 바람에
지날 때마다 주둥이 붙잡고 톱으로 아가리 전체를 썰어버릴 기분이 들었다.
반면, 거기서 좀더 명사십리 쪽에는 전봇대에 묶인 개가 있다.
Siberian Huskey(시베리안 허스키) 같기도 Alaskan Malamute(알래스칸 맬러뮤트)같은
썰매 개로 보이는데 진돗개 교배종 같기도 한 털북숭이 '왕개'가 있다.
대형견이라면 일찍이 메뉴별로 길러본 전과가 있는 난
이 푸른눈을 가진 섬뜩한 종자의 무지 순한 특성을 알기에 친한 척을 해봤다.
자식이 자기가 무슨 생쥐 만한 애완견인양 온갖 재롱을 떤다.
누굴 봐도 짖는 일없고 개줄 풀어줘도 어딜 갈 생각도 안하고 그 자리에서만 도를 닦는다.
기쁨 주고 사랑 받는 귀여움에 내 먹이를 베푸는 선행을 저질렀다.
무심코 발견한 이 경고문에 '무심코'가 우릴 신나게 웃겼다.
이른 새벽 3시쯤 술에 잠에 홀라당 깨버려 맹숭맹숭해진
속과 기분을 따스하고 흥겹게 달구려 나갔으나 동네는 온통 꿈나라 침실분위기다.
그 왈왈이같은 개들은 그와중에서도 왈왈 기분 나쁘게 짖어댄다.
개가 개다워야지 개가 왈왈이처럼 떠들면 혀를 뽑아버려야 한다.
그 와중에서 소주 1병을 구해오는 날보고 경악하는 친구..
서울에서도 뭐 얻어오는데 있어 열악한 현실 불가항력 상황에서도 능히 성공하는데..
이런 시골 섬나라에서의 물자조달은 누워서 천장보기보다 쉽다.
늦은 저녁이나 이른 밤에 취해 자정이나 이른 새벽에 깨는
라이프사이클 스타일이 틀어지는 경우를 대비하지 못한 흠을 극복 여흥을 돋군 것.
해맞이 새벽에 잔잔히 들려주는 노래 소리 또한 애잔한 슬픔이다.
도시에서 일출은.. 서울 내 동네에서 해뜸은 무지 늦지만
수평선 지평선이 사방인 이곳에서는 거의 5시면 하늘 빛깔이 색이 변하며 날이 샌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가운데 자연의 소리만이 잔잔히 청취된다.
3일 동안의 환상투어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에 각인될 터다.
돌아오는 길은 가슴 가득히 뭔가가 듬뿍 채워서 선유도 체류일정을 돌아보게 하고,
다음에 꼭 다시 오고픈 곳으로 찜하며 어느 철이 좋은가 골라본다.
나올 때는 못 봤는데 회귀할 때는 군산외항에 쪼로롱 서있는
항만 골리앗 크레인인가~ 앉은키 150m인 인간이 앉는 의자처럼 지극히 인상적인 꼴이다.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데 그 덩치와 무게의 움직임은 무지 엄청나다.
군산외항여객선터미널에서 시내 들어가는 택시는 퍽 드물다.
친구의 재치로 검정고급 자가용을 타고 버스터미널에 내렸는데 그냥 완전 공짜로 왔다.
군산의 역사와 산업경제적 현실 관광실태를 친절히 안내 받으며..
별나게 차리고 다님에 관광세트로 보이면 노상에서 이런 횡재도 있다.
이거 참~ 요새는 거의 불가능한 無錢(무전)여행에서
허벅지 까서 내미는 여자들에게 잘 먹히는 hitch-hike(히치하이크)도 아닌데..
친구 덕분에 책정한 여행경비 근검절약이 저절로 실천됐다.
당초 1인분 20만원씩 40만원은 15만원씩 30만원으로
예상비용에 성공적으로 근접 승리하며 여비의 여유는 여유로 고스란히 남았다.
남은 공돈은 영양보충 먹이 값으로 소비하기로 작정을 하고..
오삼일 지방선거 투표일이지만 民心離反(민심이반)을
선도적으로 실천하는 일탈의 여정인데 뭐 결과는 안 봐도 뻔하고 관심도 없다.
한 나라에 딴 나라 전라도 갔다와 그런지 서울은 딴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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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글과 사진이 어우러진 멋진 기행이네요.. 우와! 선유도 가고 싶어요. 소망소망소망 갈망갈망갈망
갓 대학생이 되어 떠난 MT처럼 들떠있고 낭만적이고 여유있고 뭔가를 기대케 하네요, 글이...
절머서 여행으로 돌아 다니지 않으면 늘거서 할말이 없는 영국속담이 있지요~ 한국에서 효도여행은 웃기는 말이지요.
멀리 멀리 다니면 시간 많이 잡아먹으니 가까운 데라도 싸게 싸게 돌아 다니세염~ 시내 외출도 여행은 여행입니다.